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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언론과 외신의 '청와대 개방' 보도의 차이점

道雨 2022. 5. 11. 12:26

국내 언론과 외신의 '청와대 개방' 보도의 차이점

<가디언>, 집무실 이전 관련 찬반 의견 다뤄... '저주' 언급하기도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10일, 국내 언론은 청와대 개방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국내 언론은' 74년 만에 개방', '청와대가 활짝 열렸다'라며, 청와대 개방을 마치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과 업적으로 묘사했다. 그러나 해외 언론은 달랐다. 

영국을 대표하는 언론 중 하나로 꼽히는 <가디언>은 10일 "Claims of shamans and curses as South Korea's president shuns official residence"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개방 소식을 보도했다. 

제목에는 '무속'과 '저주'라는 단어가 포함됐다. 윤 대통령이 청와대가 아닌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긴 배경에 무속인들의 조언이 있다는 의혹을 전한 것이다. 

저스틴 맥커리와 라파엘 라시드 기자는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시절, 무속인들이 선거운동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과 부인 김건희씨가 자신을 가리켜 '영적인 사람'이라고 말한 사실을 함께 보도했다. 

There was speculation that Yoon was determined to avoid the Blue House "curse" that had befallen several of his predecessors, including the dictator Park Chung-hee, who was assassinated in the building's grounds in 1979, and his daughter, Park Geun-hye, who was impeached and imprisoned for corruption in 2017. (가디언, 5월 10일 보도 중) 

<가디언>은 윤 대통령이 1979년 박정희 암살과 그의 딸 박근혜가 부패 혐의로 탄핵된 '저주'를 피하기 위해서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겼다는 추측도 전했다. 

또 기사에 "권력의 상징이었던 청와대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것이 대단하다"라는 청와대 방문객의 우호적인 말과 "보여주기 위해 새 집무실에 수백만 달러가 사용된 것은 무리"라는 비판적인 인터뷰를 함께 실었다. 

 
이에 반해 대다수 국내 언론들은 "국민에게 처음으로 개방된 청와대에 와보게 돼 감격스럽다", "윤석열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며, 우호적인 방문객들의 인터뷰만 보도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가디언>의 기사가 화제가 됐다. "듣보잡 외신도 아닌 가디언지가 대놓고 무속과 저주 의혹을 보도했다"라며 "왜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인가"라는 댓글도 달렸다. 

이미 청와대가 일부 개방돼 왔고, 수천 억의 비용을 들여 새 집무실을 마련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상황에서, 국내 언론이 천편일률적인 청와대 개방의 장점만 부각하는 보도를 했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을 향한 언론의 과도한 충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임병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