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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국힘, MBC 이어 YTN까지 노골적 적대감·민영화 가속화

道雨 2022. 11. 21. 15:41

MBC 이어 YTN까지...대통령과 여당, 언론과 전쟁 선포

헌법수호 내걸고 노골적 적대감·민영화 가속화... 검찰, 방통위 수사로 위원장 사퇴 압박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MBC·YTN 등 언론사에 대한 전방위적 총공세에 나섰다. 마치 '언론과의 전쟁'이라도 선포한 양상이다.

윤 대통령과 여당 인사들의 발언은 연일 'MBC 때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국세청은 MBC에 수백억 원 과징금을 부과했다.
YTN도 타깃이 되고 있다. 정부가 공기업 등이 보유하고 있는 YTN 지분 매각 방침을 결정한 가운데,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YTN은 이재명 캠프"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악의적"... 대통령의 거칠어진 말  

MBC를 향한 윤석열 대통령의 말은 더욱 거칠어졌다. MBC를 직접 겨냥해 '가짜뉴스'를 보도했다면서 "아주 악의적인 행태"라고 맹비난했다. 

18일 출근길 문답에서 윤 대통령은 MBC 전용기 탑승 배제와 관련해 "MBC에 대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는, 우리 국가안보의 핵심 축인 동맹 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써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미국 순방 중 비속어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른 보도는 동맹을 훼손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간접적으로 MBC를 비판했다. 그런데 18일 대통령 발언은 MBC를 직접 지칭하면서 거친 표현들까지 여과 없이 동원됐다.

'어떤 부분이 악의적이라는 것이냐'는 MBC 기자의 질문이 나왔지만, 윤 대통령은 답변하지 않고 그대로 집무실로 올라갔다. 현장에 있던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은 '들어가시는 분한테 왜 질문을 하느냐'는 취지로 말하면서, MBC 기자와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MBC를 대하는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인식이 여실히 드러난 자리였다.
 
 


임이자 "MBC 특별 근로감독"... 국세청도 수백억 과징금 부과
 
 
같은날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MBC의 계속되는 만행과 관련해서 특별근로감독을 더 철저히 해야 한다"며 "파업 불참자 88명에 대해 지난 2017년 말부터 자행한 인권유린과 부당노동행위는 도저히 공영방송에서 일어날 수 없는 수준의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전날(17일)엔 MBC에 대한 광고 중단 압박도 나왔다. 김상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MBC에 광고를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은 당시 "모 대기업(삼성전자 지칭한 발언으로 해석)은 수십 년간 메인뉴스에 시보 광고를 몰아주고 있으며, MBC 주요 프로그램에 광고비를 대고 있다"며 "국민 기업인 삼성 등이 MBC에 광고를 제공하는 것을 즉각 중단해야 하고, 이는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세청도 MBC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해 수백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국세청은 지난 11일 MBC에 468억 원의 세금을 추징한다고 통보했다. MBC가 2019년 여의도 사옥 부지 매각 등의 과정에서 법인세를 누락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방소득세까지 더해지면 MBC는 511억 원이 넘는 세금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영화 결정된 YTN, 여당 공세도 본격화
 
 
이에 더해 여당은 YTN에 대한 공세도 본격 시작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YTN은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공영방송의 책무를 우선하기보단 친노조, 친민주당 세력의 나팔수 노릇에 여념이 없었다"며 "20대 대선뿐 아니라 18대 지방선거에서도 노골적으로 왜곡 방송을 했다"고 주장했다.
   
YTN이 '이재명 캠프'였다는 발언까지 했다. 박 의원은 "대선 개표 방송에서 '49% 이재명 당선' 그림이 사무실에 다 게재됐다"며 "이재명 캠프가 아니고 뭐겠나"라고 규정했다.

이런 가운데, 한전KDN이 최대 주주인 YTN의 민영화 작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1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한전KDN과 마사회 등 공공기관이 보유 중인 YTN 지분 31%를 모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한전KDN이 보고한 YTN 지분 21.43%(장부가 518억 원) 매각안과 마사회가 제출한 YTN 지분 9.52%(장부가 227억 원) 매각안을 정부가 수용한 것이다.

한전KDN과 마사회는 조만간 지분 매각 시기와 방법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지분을 인수한 기업은 자동적으로 YTN 최대주주가 되는데, 보수성향의 <한국경제신문>이 유력한 매수자로 거론되고 있다.
 


검찰은 방통위 겨냥... 언론 장악 움직임 노골화

검찰은 방송정책과 방송사 재승인 등을 관할하는 방송통신위원회를 겨냥하고 있다. 2020년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당시 TV조선의 점수를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17일 방통위를 다시 압수수색했다. 지난 9월에 이어 두 번째다. 여당에서는 이미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이 정치적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보장된 임기를 마치겠다고 하자 검찰이 나선 모양새다. 

이처럼 정부·여당이 공격 대상을 전방위로 확대하면서 '언론장악'을 둘러싼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있다. 언론단체와 시민단체들은 정부와 여당의 일련의 행태는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는 국민의힘 측 인사의 MBC 광고 중단 발언에 대해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는 단지 MBC에 대한 광고 탄압이 아니다. 정권 눈밖에 나면 어느 언론사든 가만두지 않겠다는 시그널이나 마찬가지"라며 "기자협회는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정권의 탄압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MBC와 KBS, YTN 등 언론사에 대해 감사원과 국세청 등을 동원해 협박하고, 광고 불매까지 거론한다는 것은 공영방송부터 장악하겠다는 정권 차원의 명확한 의지와 목표를 갖고 있는 것"이라며 "언론을 길들이고 보수 정권의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시대적 언론관을 바탕으로 언론장악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반하는 시민 저항도 거세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