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김건희 계좌' 동원 거래 유죄 인정... 더 커진 김 여사 수사 필요성

道雨 2023. 2. 13. 16:25

'김건희 계좌' 동원 거래 유죄 인정... 더 커진 김 여사 수사 필요성

[해설] 법원, 2010년 10월 21일 이후 포괄일죄 적용.. 공범들 유죄판결, 공소시효 남아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가담자들에 대해, 1심에서 대부분 유죄 판단이 내려지면서,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원이 유죄로 인정한 주가조작 거래에 김 여사의 주식계좌가 동원된 정황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면서, 다른 공범들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실체적 진실 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증거를 검토해 필요한 수사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야권에서는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한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특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1차 주가조작 선수 이씨 공소시효 지나 무죄... 검건희 여사는?

1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1심 선고에서, 피고인들의 유·무죄 판단과 함께 가장 관심을 끌었던 사안은, 2009년 12월부터 3년동안 이어진 주가조작 행위를 '하나의 범죄(포괄일죄)'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아직 기소되지 않은 공범들의 공소시효가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김 여사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거래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진행되기 위해선 공소시효가 남아있어야 한다.  

검찰은 권오수 전 회장 등을 기소하면서 전체 범죄 기간을 2009년 12월 23일부터 2012년 12월 7일까지로 봤다. 또한 이 전체 기간을, 주가조작을 위한 거래가 집중된 시기를 기준으로 5단계로 나눴다. 1단계는 2009년 12월 23일부터 2010년 9월 20일까지, 2단계는 2010년 9월 24일부터 2011년 4월 18일까지다. 2011년 4월 19일부터 2012년 12월 7일까지가 3~5단계 구간이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이 5단계가 하나로 연결된 '하나의 범죄'라고 주장했다. 

검찰 주장을 재판부가 인정하면 마지막 범행이 끝난 시점이 2012년 12월 7일이므로, 이로부터 10년 후인 2022년 12월 7일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특히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사건 관련자 중 한 사람만 기소되면, 나머지 공범들에 대한 공소시효는 정지된다. 검찰이 지난 2021년 12월 3일 권 전 회장 등 가담자들을 재판에 넘겼으니, 다른 관련자들에 대한 공소시효는 남아 있는 셈이다. 

그런데 1심 재판부는 2009년 12월부터 3년 동안 이어진 5단계의 주가조작 행위를 포괄일죄로 본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재판부는 2010년 10월 21일부터 2012년 12월 7일(2단계 일부부터 5단계)까지 이뤄진 주가조작 행위에 대해서는 포괄일죄, 즉 하나의 범죄로 판단했다. 다시 말해 주가조작 1단계(2009년 12월 23일~2010년 9월 20일)와 2단계 일부(2010년 9월 24일~2010년 10월 20일) 시기에 이뤄진 주가조작에 대해서만 공소시효가 끝났다고 판단한 것. 

이에 따라 1단계 등 공소시효 만료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주가조작 '선수'로 가담한 이아무개씨에 대해서는 면소 및 무죄 선고가 내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1심 선고 직후 이씨에 대한 무죄 판결에 주목하면서,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주장을 편 것도 이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1심 법원은 대통령 배우자가 맡긴 계좌로 일임 매매를 했던 A(이아무개씨)에 대하여 '공소시효가 이미 도과되었다'며 면소 판결을 했다"며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님이 명백히 드러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년여 동안 이어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재판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의 경우 재판부가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고 판단한 시기에 주가조작 세력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시세조정 거래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들이 여럿 드러났기 때문에, 대통령실의 주장이 모두 맞다고 보기는 어렵다.  
 
 


재판에서 드러난 김건희-2차 작전 세력 연관 정황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12월 2일 공판에서 드러난 주가조작 의심 거래 관련 정황이다. 해당 거래는 2010년 11월 1일 이뤄졌다. 이 공판에서는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 임원 민아무개씨를 상대로 한 검찰의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의 이름이 30여 차례 이상 나왔다.
 
공판 당일 있었던 검사와 민씨의 대화 중 일부다. 
 


검사 : "2010년 11월 1일 문자메시지다. (주가조작 선수) 김OO이 '12시에 3300에 8만개 때려달라 해주셈'이라고 하니, 증인이 '준비시킬게요'라고 답했다." 
민OO : "네."

검사 : "7초 있다가 김건희 명의 계좌에서 3300원에 8만 주 매도 주문이 나왔다. 매수 성명은 민OO 등. 그럼 여기서 증인이 '준비시킬게요'라고 한 대상자는 누구냐?"
민OO : "추정밖에 할 수 없다. 이○○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

검사 : "하나만 추가로 더 묻자. 당시에 김건희 명의 증권 계좌는 영업점 단말로 김건희가 직접 직원에게 전화해 거래했다. 그럼 저 문자를 봤을 때 누군가가 김건희한테 전화해서 팔라고 했다는 거다. 증인은 이OO인 것 같다고 했는데, 그럼 이OO이 김건희한테 직접 연락해서 주문 내라고 할 수 있는 관계인가?"
민OO : "그건 잘 모른다."

 
 
 
 
주가조작 선수들의 지시 후 7초 뒤에 김 여사 명의의 계좌에서 도이치모터수 주식 8만 주를 3300원에 매도한 주문이 나왔는데, 이 거래를 한 인물이 김 여사 본인이거나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하던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정황이 검찰 심문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이 거래가 이뤄진 2010년 11월 1일은,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이 김 여사가 '선수' 이아무개씨와의 관계를 끊었다고 한 2010년 5월 이후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 2차 시기에 가담한 이들과 연관이 있다는 정황은 또 있다. 지난해 4월 8일 공판 때 공개된 '김건희.xlsx'라는 이름의 파일이다. 해당 파일은 2011년 1월 13일 작성된 것으로, 김 여사 명의 증권계좌의 인출액과 잔액 등이 자세히 기록됐다. 해당 파일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2차 작전 시기 핵심으로 활동한 작전세력이 임원으로 있는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 사무실 경리직원의 노트북에서 발견됐다.

이와 함께 지난 1월 26일 <뉴스타파>는 공판과정에서 드러난 내용을 바탕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2차 작전 세력이 1차 주가조작이 종료된 2010년 9월부터 10월 말 사이 김 여사의 '우리기술' 종목도 관리했고, 여기엔 김 여사와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 이름과 거래량도 기록돼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공소시효' 논란에 대해 민주당 중앙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 양태정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포괄일죄가 되면 결국 마지막 주가조작 행위를 기점으로 공소시효를 계산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실에서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공소시효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 그대로 아전인수와 침소봉대다. 김 여사가 (2차) 주가조작 세력과 연관됐다는 정황은 공판과정에서 계속 확인됐다"라고 지적했다. 
 


김건희 여사, 시세조종 3083건 중에 연루됐는지가 핵심 

이날 1심 선고 내용 중 김건희 여사에게 유리하게 해석될 만한 부분도 있다. 재판부는 김 여사와 비슷하게 주가조작 자금을 댄 혐의를 받았던 '전주' 손아무개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손씨는 2010년 8월 11일경부터 2012년 9월 5일께까지 고가매수 등 이상매매 주문을 통해 대량으로 주식을 매집해 인위적인 대량매수세를 형성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손씨의) 투자종목 선정 경향 비춰보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작전을 인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다른 피고인과 연락 하에 시세 조정행위를 했다는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큰손 투자자 혹은 이른바 '전주'에 해당할지언정 피고인들과 공모해 시세조정 행위를 가담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라고 봤다.

재판부가 "그 누구하고도 결탁이나 공모하지 않고 저의 주관으로 매수매도했다"는 손씨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김 여사의 경우 본인의 주식계좌가 1심 재판부가 주가조작 거래로 결론낸 통정거래와 가장거래 101개와 현실거래 시세조종 3083건 일부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조작 공범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김 여사가 단순히 자산을 불릴 의도로 주식계좌를 맡겨 거래한 것인지, 주가조작 사실을 알고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것인지는 추가로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검찰 수사 부실 꼬집은 재판부 
  
 
 
 
특히 재판부는 10일 선고공판에서 권오수 전 회장 등이 호재성 정보를 은밀히 알리거나 주가조작 등을 통해 주가가 올라갈 것이라는 소문을 내 '비정상적 매수 유도 행위'를 했거나 대량매집계좌를 동원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구체적 증명'이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권 전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주면서 투자를 권유해 주식을 산 것으로 본 계좌들에는, 김건희 여사 계좌 2개가 포함돼 있다.  

재판부는 "언제, 어느 피고인이 어떤 방식으로 누구에게 어떤 비밀정보를 유포 내지 유출하였다는 것이지에 대해 아무런 특정이 없다"라며 "불가피한 개괄적 기재라고 이해하더라도 구체적 증명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비정상적 매수유도행위에 대한 개념도 특정되지 않았고, 어느 정도 매수하면 '대량 매집'인지도 불특정됐다"고 덧붙였다. 결국 검찰 수사가 일부 부실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셈이다. 

때문에 1심 재판부가 권오수 전 회장 등 주가조작 주도 세력 및 가담자들에 대해 대거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이제 검찰의 추가 수사 여부가 주목받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 수사가 미진하다'는 지적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소유지 증거를 검토해 필요한 수사를 검토 중"이라며 "실체 진실 규명을 위해 수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검찰의 수사 의지 부족을 지적하면서 특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9월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 조작, 허위경력, 뇌물성 후원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었다. 하지만 특검법은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의원이 위원장인 국회 법사위에서 5개월째 계류 중이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0일 "불공정한 검찰의 잣대는 특검으로 바로잡을 수밖에 없다"며 "검찰이 국민 앞에 공정하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면 야당 대표를 수사하는 것과 똑같이 검사 60명을 동원해 김건희 여사를 수사해야 한다. 검찰이 계속 김 여사에 대해 수사하지 않는다면 진실 규명을 위해 특검에 나설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