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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적' 이스라엘 극우정권, 한국은 어떤가

道雨 2023. 10. 19. 16:12

'평화의 적' 이스라엘 극우정권, 한국은 어떤가

 

 

 

1 대 60, 구조적 폭력과 저항 사이의 비대칭 목숨값

민주주의 실천이 생명 재산 안전 등 모든 것의 기본

 

https://youtu.be/LqmpNI5cpe4

 

 

야훼가 약속한 땅’ 안에 있는 지붕없는 거대 감옥

 

서울시의 1/3밖에 안 되는 가자 지역에 230만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이 살고 있다. 그 중 14세 이하 인구가 절반에 가깝다. 바다에 닿은 곳을 제외한 동남북 방향은 높이 6m, 길이 65km의 장벽이 둘러싸고 있다. 전기는 하루에 절반 동안만 들어오고, 인구의 80% 이상이 정수되지 않은 물을 마신다. 실업률은 46%에 이른다.

가자 지역은 세상에서 제일 큰, 지붕없는 감옥이라 불리는 이유다.

 

대중 조작의 천재인 네타냐후 정권이 이스라엘을 오래 지배해 왔다. 부패 사건으로 실각했던 그는, 작년 11월 총선에서 연정을 구성하면서 유대교 근본주의 정당인 ‘종교적 시오니스트당’과 손을 잡았다.

그들은 요르단강부터 지중해에 이르는 “‘야훼가 약속한 땅’에 유대 국가 건설”을 최고 목표로 삼고, 점령지역인 가자와 서안 지구에 대한 정착촌 확대와 팔레스타인 정체성 말살 정책을 지휘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일상적 구조적 폭력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저항운동은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어왔다. 팔레스타인의 저항운동이 수반하는 피치 못할 일부 폭력은, 이스라엘의 국가폭력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통계를 보면, 이스라엘인 1명이 희생될 때 팔레스타인인 60명이 죽어나간다.

폭력과 저항폭력이 같은 차원에서 논의되고 비교되고 평가될 수는 없다.

영국 BBC 방송은 이슬람 무장조직 하마스를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부르지도 않는다.

 

 

1 대 60, 구조적 폭력과 저항 사이의 비대칭 목숨값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전면 공격을 개시한 지난 7일. 하버드 대학의 34개 학생단체가 가입한 ‘팔레스타인 연대 위원회(PSC)’가 “폭력을 일으킨 책임은 전적으로 이스라엘 정부에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20여 년 동안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수백만 명은 지붕 없는 감옥에서 살도록 강요받았으며, 가자 지구의 대학살은 이미 이스라엘에 의해 시작되었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느리게, 갑작스럽게 죽음의 상태에서 살도록 강요받았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인종차별과 강제점령, 이 탄압에 대한 미국의 공모야말로 이 모든 폭력의 원천”이라고, 성명은 분명히 밝혔다.

 

 

가자 지구는 커다란 아우슈비츠 수용소라고 비유할 수 있다. 유대인들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비극에서 가자 지구를 왜 떠올리지 못할까.

어제의 피해자 유대인은 오늘의 가해자가 되고 말았다.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유일한 교훈은 우리가 역사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한 독일 철학자 헤겔이 떠오른다.

유대인은 자신의 역사에서 배우는 것이 없는가.

 

일본 식민지 군대에 저항한 우리 독립군을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부르는 한국인이 어디 있을까. 홍범도 장군과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생각하는 한국인이 어디 있을까. 일본 군대와 우리 독립군 둘 다 틀렸다고 말할 한국인이 어디 있을까. 일본군 밀정과 친일파 한국인을 빼고 말이다.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발발한 지 열흘째인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가족들이 이스라엘 공습을 피해 집에서 나와 피신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병원을 공습해 최소 500명이 숨졌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의한 것이라며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2023.10.18. AP 연합뉴스

 

 

이스라엘 비판과 유대인 혐오는 다르다

 

서양 그리스도교는 유대 민족이 예수를 죽이게 했다며, 오랜 동안 악의적으로 유대인을 비난해 왔다. 예수 당시 모든 유대인이 예수 사형에 찬성하지도 않았고, 유대인의 후예들에게 예수 죽음의 책임을 추궁할 수도 없다.

현재 이스라엘이라는 국가와 그 정책을 그리스도교인이 무조건 지지할 의무도 없다.

이스라엘 정권의 잘못에 대한 비판이 곧 유대인 혐오는 아니다.

 

정의와 평화를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중에 누가 잘못했는지 모르지 않는다.

이스라엘 정부를 비판하는 유대교 랍비들의 시위가 뉴욕에서 벌어졌다.

우리는 어제의 유대인을 동정하고 편들듯이, 오늘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동정하고 편들 수밖에 없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억울한 심정을 이해하고 그들의 저항을 지지한다.

 

최근 수십 년간 전 세계가 보아온 위기 중에 가장 위험한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고, 제이피 모건 대표가 얼마 전 말했다.

우리 시민들은 지금 국제정세가 어떻게 될지 불안과 두려움으로 지켜보고 있다.

 

대한민국은, 한반도는, 대체 어떻게 될 것인가.

 

유대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책임 추궁, 이스라엘의 건국이념인 민주주의 실현, 평화를 실현하는 진지한 노력, 이 세 가지를 강하게 촉구했다.

그의 말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한반도 상황에도 충분히 고려하고 적용할 가치가 있다.

 

네타냐후 정권은 이스라엘 대법원의 권한을 제거하여 사법부를 무력화시키는 '사법부 기본법 개정안'을 지난 1월 공표하고, 합법적 독재를 밀어붙이고 있다.

네타냐후 정권에게서 윤석열 정권 냄새가 짙게 풍기고 있다.

네타냐후 정권이 정치적 위기를 전쟁으로 돌파하려고 하듯이, 윤석열 정권이 정치적 위기를 전쟁으로 모면하려고 잔꾀를 부릴 수도 있다.

 

 

민주주의 실천이 평화 생명 재산 안전 등 모든 것의 기본

 

윤석열 정권은 민주주의를 망가뜨리고 있지 않은가.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보호받지 못하고,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로 인해 바다가 죽어가고 있다.

민주시민들은 윤석열 정권의 이러한 잘못에 대한 책임을 철저하게 추궁해야 한다. 동시에 대한민국 건국이념이기도 한 민주주의를 끈질기게 실천해야 한다.

 

평화가 밥 먹여 주는가.

당연히 그렇다.

평화는 우리에게 밥도 먹여주고, 목숨과 재산도 지켜준다.

한반도에서 평화를 실현하는 진지한 노력 또한 중요하다. 두려움과 불신으로 지탱되는, 거짓 안보에 기초한 안정과 평화 보장은 허구에 불과하다.

전쟁으로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말은 형용모순이다.

 

“평화가 모든 것은 아니지만, 평화 없는 모든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수상의 말이다.

 

팔레스타인 역사와 현실을 보면, 심각한 정치적 우울증을 앓고 있는 현재의 우리 사회가 겹친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억압적 구조적 폭력과 심각한 불공정이 있다. 무력감과 절망에 잠긴 시민들이 적지 않다. 정치적 우울증에 빠진 시민들에게 현실로부터 거리를 두라는 조언은 뻔뻔한 사기요 속임수에 불과하다.

 

무기력을 긍정하는 것이 정치적 우울증에 대한 첫 처방이 될 수는 없다. 무기력을 극복하고 우뚝 일어서야 한다.

악의 세력에 대한 저항 없이는, 정치적 우울증에서 해방되기 어렵다.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을 하루 빨리 종식시키는 것이, 평화와 생명과 안전을 되찾고,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시급하고도 유일한 길이다.

 

 

 

김근수 칼럼  mindle@mindlenews.com

[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