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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신문사 휴직 중 일본계 기업서 고문료 1500만원”

道雨 2023. 11. 1. 10:11

“박민, 신문사 휴직 중 일본계 기업서 고문료 1500만원”

 

 

 

고민정 의원 폭로 “월 500만원 석달간 …청탁금지법 위반"

“법조언론인클럽 회장 자격, 정치·법조 인맥 소개했을 수도”

한덕수·정운찬처럼 현직 아닐 때 일본기업과 이해관계 생성

호사카 유지 과거 글 조명 “일본 극우, 한국 뉴라이트 육성”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고민정 최고위원(오른쪽) 2023.10.20. 연합뉴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박민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해 “청문 대상이 아닌 청탁금지법 위반 수사 대상”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박 후보자가 일본계 기업으로부터 고문료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고 최고위원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임기가 보장된 KBS 사장을 무참히 자르더니, 그 자리에 앉히겠다는 인물은 그야말로 가관”이라면서 “박민 후보자의 문제점을 파헤치겠다. 첫 번째는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이라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문화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박 후보자는 2021년 4월부터 6월까지 휴직했다. 이 3개월 동안 일본계 다목적 아웃소싱 회사 ‘트랜스코스모스 코리아’의 고문을 맡았다.

특히 박 후보자는 문화일보 편집국장을 맡고 있던 2019년 12월부터 법조언론인클럽 회장을 맡았다. 회장을 맡고 있던 당시 3개월간 회사에 휴직계를 내고 일본계 기업의 고문을 맡은 것이다. 박 후보자의 고문료는 월 500만 원으로 총 1500만 원이었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는 행위는 금지된다.

 

고 최고위원은 “휴직 중에도 청탁금지법은 적용된다고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최근 밝힌 바 있다”면서 “심지어 청문 요청안에 따르면 휴직했다고 주장하는 그 기간, 문화일보 논설위원으로 재직했다고 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민 씨는 청문 대상이 아닌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수사 대상”이라면서 “트랜스코스모스 코리아는 2021년 4월부터 3개월간 사내에 없는 고문직을 만들어서 법조언론인클럽 회장에 있던 박 씨에게 월 500만 원의 현금을 지급하면서, 그가 맺었던 정치·법조 인맥을 소개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또 “해당 기업은 아웃소싱 기업으로 노동 관련 사건 고발이 많은 기업이었다”라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의 발언을 보면 박 후보자는 휴직 기간 3개월 동안 일본계 기업으로부터 1500만 원을 수령한 것이 된다. 물론 이 금액을 받은 것 자체가 곧바로 친일로 연결된다고 볼 수 없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과거 공직 퇴임 후 4년여간 김앤장으로부터 18억 원 상당의 고문료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김앤장은 과거 일본의 전범 기업을 대리했던 법률사무소다. 한 총리는 직접 전범 기업 관련 업무를 담당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부적절한 인선’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009년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정운찬 전 총리는 일본 대기업 연구소에서 2년 남짓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돈을 지원받았다. 당시 재직했던 서울대의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기업 사외이사로 재직한 이후 국무총리로 임명된 것이다.

 

30일 MBC 스트레이트 보도에 따르면 ‘한국자유회의’는 윤석열 대통령이 사용한 ‘공산 전체주의’라는 용어를 창안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뉴라이트’ 성향의 모임이다. 이 모임에는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진입’ 관련한 논문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김태효 국가안보실 차장, 일본군 위안부, 식민지 근대화론 관련 친일적 시각을 드러낸 바 있는 유석춘, 이영훈 교수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모임에 참여한 인사 가운데 윤석열 정부에서 고위 공직에 취임한 사례가 많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대 협의회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10.29. 연합뉴스

 

 

아직까지 한국자유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과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공식적으로 드러난 바는 없다. 그러나 만약 일본계 기업이나 단체 등과 직간접적으로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면, 한국의 국익 관점에서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박민 후보자, 한덕수 총리, 정운찬 전 총리의 경우 공직자가 아닐 때 또는 현업 언론인이 아닐 때 일본 관련 기업과 직간접적 경제적 이해관계를 맺었다.

일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자금 지원을 통해 한국에서 친일적 기반을 확대하려고 한다면, 접근 대상이 되는 인물의 고정적 급여가 끊긴 상황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기사에서 거론하고 있는 인물이 실제 친일적 행위를 한 사실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지원을 받을 경우 친일적으로 경도될 가능성이 더 큰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한국의 입장에서 한국 내 일본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독립성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자금, 특히 전·현직 사회 지도층 인사로 자금이 유입되는 경로를 밝히고 관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미국 민주당 인사 가운데 친일적 인사가 많은 이유로, 일본의 이들 정치인에 대한 ‘자금 지원’이 거론되는 상황도 한국에는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2021년에 페이스북에 남긴 글은 여운을 남긴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일본 극우에 의한 한국 뉴라이트 육성계획’이라는 글에서, 2006년 출간된 ‘남북한의 거짓말을 간파하다-근현대사의 쟁점 30’이라는 책 속에 포함된 ‘뉴라이트 육성계획’ 대담을 소개했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인용한 것으로 이 책을 직접 읽고 기사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밝힌다.

 

대담에서 사쿠라이라는 인물은 “일본으로서는 한국에서의 보수파, 즉 노무현 정권의 노선에 우려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측면 원조해 나가는 것을 전략으로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후루타라는 인물은 “전략적으로는 필요하다고 저도 생각한다”면서 “그럼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원하느냐 이렇게 생각해 보면 꽤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에 사쿠라이는 “한나라당에 기대할 수는 없다고 해도, 자유주의연대, 이른바 뉴라이트로 불리는 사람들은 어떤가”라면서 “한국의 여론 조사 등에서는 한나라당보다 자유주의연대가 지지율이 높다는 현상도 있으며, 대부분 좌익계열 학생운동에서 자기 비판하여 전향한 그룹”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에도 불만을 갖고 있고, 노무현과는 정면으로 대립하고 있다”면서 “과거의 좌익 동료니까 노무현 측의 전략도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후루타도 “확실히 그들 뉴라이트가 유력한 세력으로 성장하는 것은 희망적 시나리오 중 하나인데, 그렇게 된다고 해도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담에 등장하는 사쿠라이와 후루타라는 인물이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2006년에 나온 이들의 구상이 이후 일본에서 실제로 시행됐는지도 밝혀진 바가 없다. 그러나 실제 시행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루타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했는데, 이 대담이 나온 이후 벌써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과거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미래다. 고위 공직자 등 지도층 인사 가운데 일본의 지원을 받는 등으로 일본의 영향력이 확대됐다면, 이를 줄일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박승철 기자psc2023@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