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윤석열의 ‘1도 2부 3빽’과 백색테러

道雨 2025. 1. 23. 09:18

윤석열의 ‘1도 2부 3빽’과 백색테러

 

 

 

 

내란 피의자 윤석열이 21일 헌법재판소 탄핵 재판에 출석해 일체의 혐의를 부인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계엄 당일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힌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문건(쪽지)의 존재 자체도 몰랐다고 했고,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도 하지 않았다고 발뺌했다.

 

뻔한 거짓말을 듣고 있어야 하는 국민은 속이 터지지만, ‘법비 수괴’ 윤석열은 ‘1도 2부 3빽’이라는 행동지침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수사를 받게 될 처지가 되면, 최상은 도주(체포 불응)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부인, 세번째는 ‘빽’을 쓰라는 지침이다. 대통령으로서 응당 기대되는 신뢰와 책임보단 법비의 책략을 선택했다.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해악이 세번째다. 대통령이 쓰는 ‘빽’이 다름 아닌 극우세력이다. 이들에게 끝까지 싸우라고 용기를 주고, 폭력적 일탈 행위를 부추기고 있다. 윤석열의 친구 석동현 변호사는 자신이 대신 벌금을 내주겠다고 말했다. 법원 습격은 그 결과다.

 

 

1·19 법원 폭동은 탄핵소추된 대통령의 선동에 응답하여, 극우세력이 자행한 전형적인 백색테러다. 백색테러는 반혁명세력 또는 우익이 저지른 폭력을 말한다.

하얀색이 왕당파의 색깔이 된 것은 프랑스혁명 때부터인데, 당시 부르봉 왕가의 상징인 백합의 색깔을 빗대어 왕당파를 백색세력이라고 불렀다. 러시아 혁명 때 차르(황제)의 복귀를 위해 싸웠던 왕당파가 백군이다.

 

우익이 세운 나라인 한국의 현대사에서 백색테러는 공권력의 보호를 받았다. 김구 선생 암살이나 제주 4·3 항쟁 당시 서북청년단의 만행, 1987년 조직폭력배들이 통일민주당 창당대회를 방해한 이른바 ‘용팔이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정치권력의 사주를 받아 테러를 저질렀고, 당연하게도 사건 당시엔 처벌을 받지 않았다.

 

 

백색테러가 다시 발생했다는 것은, 지금이 해방공간이나 민주화 전후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이란 얘기다. 하지만 이들이 국가권력의 비호를 받기는커녕, 신속한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윤석열이 임명한 관료들이 여전히 국가의 중추를 장악하고 있지만, 헌법과 법률을 대놓고 무시하지 못할 만큼은 세상이 바뀐 것이다.

 

윤석열은 극우를 등에 업고 이미 체제 밖으로 나갔고, 국민의힘은 이런 반체제 활동을 비호하고 있다.

이제 이들은 보수가 아니다.

보수의 사전적 의미가 ‘보전하여 지킨다’인데, 헌법과 국회와 사법부를 폭력으로 짓밟은 자들을 보수라고 부를 수는 없지 않은가.

 

 

 

이재성 논설위원 s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