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술을 마시면 간(肝), 위(胃) 뿐이 아니고 온 몸이 망가진다

道雨 2008. 12. 24. 11:47

 

 

 

 

 

술을 마시면 간(肝), 위(胃) 뿐이 아니고 온 몸이 망가진다

 

 

 

술을 마시면 간이나 위만 망치는 게 아니다. 몸 전체가 상하고, 정신마저 망가진다.


 

 

우리가 마시는 물은 입을 지나 위, 장을 거쳐 간과 심장에 흘러간 뒤, 혈액에 담겨 신체의 구석구석을 돌아, 다시 신장으로 들어온 다음 배설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 몸은 수분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물 대신 술을 마시면 어떻게 될까.

거의 유사한 과정을 밟는다. 입과 식도를 지나면서 극소량이 점막을 통해 흡수되고, 위에서 10~20% 정도 흡수된 다음, 나머지는 장에서 흡수된다.

이렇게 흡수된 술은 해독작용을 담당하는 간에서 대사과정을 거쳐 아세트알데히드란 물질로 바뀐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물질은 신체 내 분해효소에 의해 분해된 뒤, 신장과 폐를 통해 밖으로 배출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알코올은 자체로 염증을 유발하는 자극물질이며, 체내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독성물질이자 발암물질로 규정된 아세트알데히드로 변한다는 사실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혈액에 담겨 온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게 된다. 그러면서 온몸 세포를 공격한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전문 다사랑병원 전용준 원장은 "아세트알데히드는 뼈, 지방 조직을 제외한 신체 모든 조직에 분포하면서 각종 변화를 일으킨다"며, "몸에 장기간 축적된 아세트알데히드는 신체 각 세포에 만성적 자극을 줘 각종 질병과 구강암, 식도암, 대장암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경고한다.

전용준 원장과 고려대병원 소화기내과 서연석 교수의 조언으로 술이 야기할 수 있는 각종 질환을 알아보자.


위궤양, 역류성 위식도염, 식도선암

술은 우선 위로 내려오면서 위산으로부터 위 점막을 보호해주는 방어벽을 부숴 버린다.

한번에 많은 양의 알코올이 위에 들어오면, 우리 몸은 장이라도 보호하기 위해 장 입구가 봉쇄된다. 이때 위산의 공격으로 구토 증세가 유발되며, 그러는 사이 위와 식도는 염증을 일으킨다.

위에서 간을 거친 알코올에서 나온 아세트알데히드도, 위의 괄약근을 헐겁게 하고, 위산 분비를 촉진하면서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이렇게 생긴 식도염은 식도궤양, 협착, 식도선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위산이 식도를 지나 기도까지 넘어오면 목이 쉬거나 후두염, 만성기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지방간, 간염, 간경변, 간암

위를 지나 소장에서 흡수된 알코올은 간으로 간다.

간에 흡수되며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는 간 자체를 먼저 파괴한다. 이때 파괴되는 간의 지방이 과산화지질로 변해 간에 들러붙으면 알코올성 지방간이 되며, 증세가 심해질수록 알코올성 간염이나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간경변증의 약 25%가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은 질환 초기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재생능력이 뛰어난 장기임에도 발견했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한 경우가 많다.


심장질환, 부정맥, 관상동맥질환

위에서 바로 흡수되든, 장에서 흡수되든, 간을 거친 알코올은 아세트알데히드가 돼 심장에도 마수를 뻗는다.

심장 근육에 직접 손상을 줘 심장이 빨리 뛰거나 불규칙적으로 뛰는 각종 심장질환을 일으키며,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도 병을 일으킨다.

상습적으로 오랫동안 과음하는 사람에서는 고혈압의 발생률도 높다. 알코올 때문에 판단과 지각 능력이 흐려져 심장질환이 있어도 징후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수도 있다.


만성, 급성 췌장염의 주범 중 하나

아세트알데히드는 음식물 소화와 흡수에 필요한 소화효소 분비 기능과 체내 대사를 조절하는 췌장에도 염증을 일으킨다.

만성 췌장염과 급성 췌장염 모두 알코올과 관련이 있다.

담즙이 췌장 안으로 역류해 췌장이 터지면 주변 장기까지 녹을 수 있으며, 이 같은 중증 췌장염은 사망률이 10~15%나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장기간 음주는 만성 췌장염뿐 아니라, 췌장 내 특정 세포를 파괴해 췌장 기능을 저하시킴으로써 당뇨병 증세를 일으키기도 한다.


뇌세포 파괴로 정신질환 유발

아세트알데히드는 혈액을 타고 뇌까지 도달해 뇌 세포를 파괴한다.

일시적으로 판단력을 잃거나 기억 장애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영구히 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다. 알코올성 치매가 대표적이다.

장기간 다량의 알코올을 마시면 뇌의 한 조직인 해마 부분이 손상을 받아 찌그러진다. 그러면 화를 잘 내고 폭력적이 된다. 신체 마비가 동반될 수도 있다. 술을 끊더라도 이는 회복되지 않는다.


고려대병원 서연석 교수는 "술을 마시면 급성 알코올 중독, 토혈 등 바로 나타나는 증상도 있지만, 당장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만성적으로 병을 키우게 된다"며 무엇보다 절주하는 게 몸에는 가장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