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정월 대보름 '오곡밥', 현대인의 건강 웰빙식

道雨 2009. 2. 7. 15:02

 

 

* "체내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과일과 채소, 견과류를 많이 먹는 것이다"

 

 

정월 대보름 '오곡밥', 현대인의 건강 웰빙식

< 아이뉴스24 >

오는 9일은 정월 대보름이다. 최근 명절로서의 의미가 다소 퇴색됐음에도 대보름날귀밝이술을 마시고 오곡밥에 묵은 나물을 먹고 부럼을 깨는 풍습만큼은 아직도 많은 가정에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어째서 이런 식문화가 자리 잡았는지에 대해선 간과하고 지나치기 일쑤다. "늘 그래왔으니까 당연한 것 아닌가요?"라고 말한다면 대보름날 먹는 음식과 관련된 선조들의 놀라운 지혜를 알 기회는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다.

◇오곡밥=전천후 웰빙 식품

대보름 음식 중 대표적인 것은 역시 오곡밥이다. 오곡밥은 장수를 기원하는 음식의 하나로 신라시대 까치에게 감사하며 정월대보름 제사상에 올리던 약밥에서부터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약밥에 사용되는 잣, 밤, 대추 등의 귀한 재료를 구할 수 없었던 일반 평민들이 약밥 대신 쌀과 콩 등의 다섯 가지 곡식을 넣어 오곡밥을 지어 먹었다고 한다.

오곡밥에 들어가는 재료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어 찹쌀 멥쌀 팥 차조 찰수수 검정콩 찰기장 보리 등 무수히 많지만 일반적으로는 쌀(찹쌀) 콩 팥 수수 조 등 5가지를 사용한다.

농업과학기술원이 개발한 '소비자가 알기 쉬운 식품영양평가표 2009년판'에 의하면 일반적인 성인 1인당 오곡밥 섭취량은 240㎖이다. 쌀밥 한 공기(250㎖)보다 섭취량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칼슘과 철을 2.5배 많이 함유돼 있다. 또 쌀에 부족하기 쉬운 각종 성분들이 많이 함유돼 있어 생활습관병 및 비만 예방식으로 제격이다.

◇묵은 나물=비타민 보충

묵은 나물은 호박고지 박고지 말린가지 무시래기 고사리 고비 도라지 취나물 고구마순 등 최소 9가지 이상의 나물들을 여름이나 가을에 잘 말렸다가 대보름에 기름에 볶아서 먹는 음식이다.

겨우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해 원기를 북돋아 줌으로써 그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게 도와주는데 이유는 비타민 A가 많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비타민 A는 기름에 잘 녹는 지용성 비타민이므로 묵은 나물은 기름으로 볶아야 제 맛을 낼 수가 있고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가 있다고 한다.

◇부럼=노화방지

호두, 땅콩 등 부럼을 깨무는 견과류는 추위를 이길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되는 동시에 암을 억제하는 물질인 '프로테아제 억제제'와 '폴리페놀류'가 많이 함유돼 있어 암예방 효과가 있다.

또한 항산화 효과가 있는 비타민 E가 많아 노화방지는 물론 불포화 지방산의 함량이 많아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밖에도 딱딱한 견과류를 먹는 것은 턱관절을 튼튼하게 하며 뇌에 자극을 줘 뇌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 정월 보름 약밥의 유래와 사금갑 이야기

@ 사금갑(射琴匣) 이야기

     신라 제21대 소지왕은 즉위 10년(488)에 천천정(天泉亭)에 행차하였다. 이때 까마귀와 쥐가 나타나서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잘 살피시오” 하였다. 왕이 이 말을 듣고 신하에게 명령하여 뒤쫓게 하였다. 신하가 남쪽 피촌(지금의 남산동 양피사)에 이르러 두 돼지가 싸우는 것을 한참 보고 있다가 문득 까마귀가 가는 곳을 잃어버렸다.

 이때 한 노인이 못 속에서 나와 글을 올리니 겉봉에 이렇게 씌어 있었다. “이것을 떼어보면 두 사람이 죽을 것이요, 떼어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이다.”

 신하가 왕에게 황급히 알리자 왕이 말하기를 “두 사람이 죽는 것보다 한 사람만 죽는 것이 낫다”고 하였다. 이때 한 신하가 말하기를 “두 사람이란 백성이요, 한 사람은 임금이오.” 이 말을 옳게 여겨 왕이 글을 펴보니 ‘금갑(琴匣)을 쏘라’ 라고 적혀 있었다.

 왕이 궁에 들어가서 거문고 갑을 보고 활을 쏘니 그곳에서는 내전에서 분향 수도하던 중이 궁녀와 몰래 간통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곧 사형을 당했다.

 이로부터 나라풍속에 정월 상순 돼지·쥐·까마귀 날에는 모든 일을 조심하여 감히 움직이지도 않았고, 15일을 오기일(烏忌日)이라 하여 찰밥으로 제사를 지냈다.

 

 

*****  경주 동남산 자락, 화랑교육원 옆에 고목나무들이 둘러싼 연못이 있는데, 위의 설화에서 보이듯, 연못 속에서 나온 노인이 글이 쓰인 봉투를 건넸다고 하여, 서출지(書出池)라고 하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