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술잔 돌리기, 성병까지 부른다

道雨 2009. 2. 14. 12:36

 

 

 

   술잔 돌리기, 성병까지 부른다

 

(서울=연합뉴스)

 

직장인들의 한 회식자리. 분위기가 무르익고 자신이 마신 소주잔을 동료에게 건네며 술을 권합니다.


비위생적인 줄 알지만 거절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거절하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 탓에 술잔 돌리기는 좀처럼 없어지지 않습니다.

정욱재 (회사원) : 비위생적인 부분도 없지 않아 있는데 회식문화상 참고 견디고 가야 하는 부분도 있지 않나 싶네요

박주경 (회사원) : 괜히 거부하면 예의상 건방져 보인다든가 예의에 어긋나 보여서 나이 드신 분들이 술잔을 돌릴 때는 어쩔 수 없이 받습니다.

이렇게 술잔을 돌릴 경우 여러 가지 질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가장 흔히 걸릴 수 있는 질병은 감기.

술잔에 묻어 있는 침을 통해서 상대방의 입속으로 바이러스가 전염되기 때문입니다.

박원희(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치과 교수) : 철마다 걸리는 감기 같은 경우는 쉽게 전염이 될 수 있겠죠. 술잔을 돌린다면, 그 사람이 감기에 걸려 있으면 당연히 감기바이러스가 내 몸으로 침투되는 흔한 경로입니다.

또한 한국인의 70%가 보유하고 있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술잔을 통해 전염되는 가장 흔한 균입니다.

헬리코박터균이 만드는 독성 물질은 위 점막에 상처를 내거나, 위벽에 구멍을 내 위궤양이나 심할 경우 위암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향락(한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가장 가능성이 있는 전파 경로는 입에서 입으로 전파가 가능합니다. 즉 타액으로 전염될 수가 있으니까 술잔을 돌리게 되면 묻어있는 타액 때문에 다른 사람한테 (헬리코박터)균이 전염될 수가 있죠.

가능성은 적지만 놀랍게도 성병을 옮길 수도 있습니다. 술잔을 건네는 사람이 성병에 걸렸고, 받아마시는 사람의 입 안에 상처가 있다면 헤르페스나 임질같은 성병에 전염될 수도 있습니다.

박원희(한양대학교구리병원 치과 교수) : 입안에 상처가 있을 경우는 굉장히 희박하지만 상처부위를 통해서 (성병에) 감염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죠.

개인적으로 술잔을 건네는 문화도 문제지만, '폭탄주 문화'가 자리 잡으며 술잔을 돌리는 일은 더 잦아졌습니다.

누구나 비위생적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화합과 친분을 다지기 위해서는 감수하겠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 좀처럼 고쳐지지 않습니다.

건강에 크게 해가 되진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도 술잔 돌리기가 없어지지 않는 이유중 하나입니다.

 

 

 

* 술잔에 대한 위생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개인의 주량에 관계없이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게 되는 것이 건강상에 더욱 큰 위협이 된다. 자신의 주량에 맞게 마실 수 있도록, 잔은 돌리지 말고, 상대방의 잔이 비었을 때 권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