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에는 인민 직접 악명 높은 대서방 테러를 배후조종해, 사막의 미친개란 별명을 얻었다. 그런 그에게 아프리카의 여러 추장과 왕들은 “아프리카의 왕중왕”이란 시대착오적 칭호를 선사해, 온 세상이 비웃었다. 리비아 국고에서 600억달러나 빼돌린 사기꾼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권력과 거리가 먼 의상디자이너라며 괜한 너스레를 떤다. 그의 후안무치는 전례가 없다.
서방세계는 지금 카다피의 수렁에 빠졌다.
처음에 재스민 혁명의 여파로 리비아에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을 때만 해도 다들 사태를 낙관했다. 늙은 독재자는 시위 군중에 떠밀려 곧 실각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노회한 “사막의 미친개”가 호락호락 물러날 리 없다. 그가 악몽의 르완다 사태를 재현할 가능성이 커졌다.
프랑스를 비롯해 미국, 영국 및 이탈리아는 카다피의 강제퇴진을 결심했다.
그들은 유엔에서 아랍연맹을 내세워 리비아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했다. 카다피를 두들겨 잡기 위한 조처다. 먼저 프랑스가 카다피에 대한 폭격을 시작했고, 미국 등이 뒤따랐다.
막상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보니 만만치 않다. 지상군이 파견되지 않는 한, 카다피의 몰락에는 긴 세월이 걸릴 수도 있다.
불길한 예측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프랑스와 영국 등은 서로 엇박자를 낸다. 서방 쪽의 카다피 사냥이 이라크 전쟁의 제2탄과 다름없이 실패한 전쟁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카다피 같은 독재자는 제거되어 마땅하지만 그를 쫓아내는 것은 리비아 시민들의 몫이다. 국제사회에 보안관 따위가 있을 수는 없다. 이익이 걸리기만 하면, 누구하고든 손잡는 것이 이 세상 악습이다. 카다피의 숨통을 끊으려고 저 야단들이라니, 원유가 꽤 탐나기는 한가 보다. 그래도 민간인 살상을 무릅쓴 공중폭격은 시민에 대한 범죄행위다.
카다피의 목
» 백승종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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