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음악 관련

꽃구경 (노랫말 및 음악감상)

道雨 2011. 5. 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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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구 경

                                                      

                                                       - 김형영 작시,  장사익 노래

 

 

 

어머니, 꽃구경 가요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는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산길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켜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더니

 

꽃구경 봄구경

눈감아 버리더니

한움큼씩 한움큼씩 솔잎을 따서

가는 길 뒤에다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뭐허신데요

아, 솔잎은 뿌려서 뭐허신데요

 

아들아 ! 아들아 !  내 아들아 !

너 혼자 내려갈 일 걱정이구나

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어머니, 꽃구경 가요"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는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 내일 모레가 어버이날이네요.

 

   가사와 곡이 너무 슬퍼

   배경음악으로 띄우기도 조심스럽지만

   어버이날이 되어도 찾아뵙지 못하는데다

   아래의 기사로 가슴이 저려서

   감히 올려봅니다.

 

 

 

 

 

                                             노인자살

 

 

» 구인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리나라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라는 사실이 가끔 언론에 보도되긴 했다.

2009년 자살자가 1만5000명이 넘었으니 얼마 전 일본을 휩쓴 지진해일(쓰나미)을 우리는 매년 겪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자살률이 이렇듯 높은 이유는 노인 자살이 많기 때문이다. 75살 이상의 초고령 노인으로 가면 자살률이 다른 나라들의 20~30배에 이를 정도이다.

 

하지만 노인 자살 문제는 그 심각성에 비해 너무나 사회적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

노인 자살은 1990년대에 빠르게 늘기 시작하여, 2000년대에 들어서는 몇년 사이 두배씩 느는 무서운 속도로 치솟았지만 여전히 별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도 무덤덤한 이유는 무얼까?

자살은 우울증 등 당사자의 정신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자살이 이렇듯 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되니, 사회가 대처하기 어렵고 대처해도 효과를 낼 수 없는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노인 자살을 개인의 정신건강 탓으로 돌려서는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이렇게 짧은 시기에 급증한 사실을 설명하기 어렵다.

노인 우울을 불러오는 우리 사회 환경의 변화를 둘러보고서야 노인 자살을 설명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노인 ‘자살’이 방치되는 것은 그것이 ‘노인’ 자살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저명인사나 인기 연예인의 자살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곤 한다. 청소년이나 젊은이의 자살은 부모 등 기성세대의 우려와 연민의 대상이 되기 쉽다.

그런데 인생의 뒤안길에서 퇴장을 준비하고 있는 노인들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그에 턱없이 모자라는 것이 아니었는지 돌아볼 일이다.

 

더욱이 자살하는 노인 중 많은 수가 취약계층에 속하기 때문에 더 외면된 것은 아닌지도 우려하게 된다.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지역일수록, 학력이 낮은 계층일수록 노인 자살이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한다.

 

노인 자살에 대한 관심이 적으니 과학적 연구도 미흡하여 그 원인이 정밀하게 밝혀지지 못하고 있다. 아프고 외롭고 가난한 삶이 노인 자살의 뿌리에 놓여 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짐작이지만, 이것이 어떻게 노인을 죽음으로 이끄는지에 대해서 세밀한 내막이 밝혀진 게 없다.

 

그럼에도 나는 우리나라의 심각한 노인 빈곤이 노인 자살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다른 나라 노인에 비해서 우리나라 노인만 건강이 좋지 않은 체질을 가지고 있다거나, 자식이나 이웃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성향을 가졌다고는 상상되지 않는다.

 

반면에 우리나라 노인 빈곤은 열 분 가운데 다섯이 겪는 정도로 최악이어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1위를 달리기로 노인 자살에 뒤처지지 않는다. 게다가 가난이 건강을 악화시키고 사회적 고립을 불러온다는 건 충분히 확인된 사실이기도 하다.

가난은 인간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잔인한 것이어서 그 절망감은 삶에 대한 애착까지 앗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노인 자살을 ‘자살’ 문제로 보기보다는 ‘노인’ 문제, 특히 노인 ‘빈곤’ 문제로 보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문명국가에서 당연시되는 노후생활에 대한 공적 지원을 방기한 채 노인 당사자의 책임만을 강요하는 우리 사회의 몰인정을 반성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얼마 전 한 학술대회에서 노인 자살에 관해 우리 사회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발표가 있었다.

한림대 보건대학원 김동현 교수시인 김형영의 ‘따뜻한 봄날’로 그 발표를 마무리하였다.

마침 다가온 어버이날, 우리 사회 노인 문제를 생각하며 여기 몇 구절을 옮겨본다.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어머니는…

 

봄구경 꽃구경 눈감아 버리더니

한 움큼 한 움큼 솔잎을 따서

가는 길바닥에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뭐 하시나요

꽃구경은 안 하시고 뭐 하시나요

솔잎을 뿌려서 뭐 하시나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돌아갈 길 걱정이구나

산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 구인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