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는 10월3일, 한나라는 10월26일 끝났다"
<뷰스칼럼> 한나라 "제갈공명이 살아와도 해법이 없다"
"민주당은 10월3일 끝났고 한나라당은 10월26일 끝났다."
김종인 전 경제수석이 28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우제창 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하면서 한 말이다.
10월3일은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야권 서울시장후보 경선에서 박원순 후보에게 패한 날이다. 10월26일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박원순 후보에게 패한 날이다. 두번의 선거 패배로 여야 기성정당은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다는 지적이다.
두 정당의 공통점은 '노쇠하다'는 사실이다.
박원순 캠프의 한 관계자는 10월3일 경선에서 박원순 후보가 이길 수 있었던 결정적 원인을 3만 선거인단의 '연령별 배정'에서 찾았다. 막판까지 가는 진통끝에 양측은 2030는 1만2천명, 40대이상은 1만8천명으로 하기로 했다. '4대 6'의 비율로 정한 것.
투표 당일, 오전에는 민주당의 동원버스들이 장충체육관 일대를 메웠다. 그러나 오후에는 지하철을 타고온 젊은세대가 체육관을 메우기 시작했다. 여기서 게임은 끝났다.
10월26일 서울시장 보선도 마찬가지였다. 퇴근 무렵 젊은세대가 우르르 투표장에 몰려들면서, 그것으로 승패는 결정났다.
지금 민주당, 한나라당 모두가 패닉 상태다. 사망선고를 받은 사실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40 파워는 지난 4월 분당 재보선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이어 10월3일, 10월26일 잇따라 스스로의 힘을 다시 확인했다. 그 힘은 내년 4월 총선, 12월 대선에서 더욱 가공스런 형태로 폭발할 것이다.
민주당은 극심한 진통끝에 야권통합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 민주당이란 간판은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에 연연할 때가 아니다.
한미FTA 무효화 장외집회때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수많은 시민들로부터 "물러가라"는 야유를 들어야 했다. 이것이 민주당의 현주소다.
'반MB 야권통합'이란 더이상 민주당에게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문제다.
한나라당은 아직 방향조차 못잡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만난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제갈공명이 살아와도 해법이 없다"고 탄식했다.
그는 "4월 분당 재보선때 이미 적신호가 켜졌는데도 10월26일 서울시장 선거에 패할 때까지 예전 모습 그대로 왔고, 10.26 패배이후에도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며 "내년 총선 참패는 기정사실이고 각자 구명도생하는 길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일주일에 닷새는 중앙당 일을 제쳐놓고 지역구에 내려가 산다고 했다.
쇄신파들은 29일 연찬회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하지만 주변에선 별 기대들을 안한다. 태산명동에 서일필로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도 그러했다는 이유에서다.
친박 진영도 침울하기란 마찬가지다. 일각에서 MB와의 완전 결별을 주장하며 '박근혜 신당'을 주장했다가 박근혜 전 대표에게서 호된 질책을 당했다. 박 전 대표는 그대신 '정책'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신당을 주장했던 한 친박은 "암담하다"고 탄식했다.
28일 만난 김종인 전 수석은 "요즘은 정치가 재미 없어져 관심밖"이라며 대신 '경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는 요즘 최대 현안인 한미FTA에 대해서도 "두고두고 한국경제에 문제가 될 것"이라며 "그런 일은 함부로 저지르는 게 아닌데 노무현 대통령이 불을 붙이고 이명박 대통령이 결국 사고를 쳤다"고 후폭풍을 우려했다.
지난주말 만난 한 CEO는 "요즘 정치권에서 경제대란을 걱정하는 이들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여권의 한 대선캠프에서 오는 2014~2015년에 IMF사태 같은 경제대란이 발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집권후 대응 시나리오를 짜고 있더라"고 전해줬다.
그러자 그 CEO는 "너무 낙관적인 게 아닐까. 내가 봤을 땐 훨씬 이전에 대란이 발발할 것 같은데..."라고 우려했다. 부동산거품 파열, 가계대출 폭발, 한계 대기업 도산, 금융 부실화 등 일련의 공포스런 상황 전개가 예상된다는 우려였다.
지금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구체제'는 급속 붕괴중이다.
'1대 99' 갈등에서 읽을 수 있듯, 신자유주의가 촉발시킨 양극화가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모순이 전세계적으로 동시폭발중인 양상이다.
세계 각국에서 2040은 분노하고 있으며, 기존 정치권은 극도로 무기력함을 드러내며 우왕좌왕하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당국자회의에 다녀온 한 인사는 "모두가 요즘 최대 위기는 '리더십 리스크'라고 하더라"며 초유의 사태에 방향을 잡지 못하고 헤매는 각국의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요즘 보면 집권에만 관심이 있지, 집권후 직면하게 될 거대한 난제들을 어떻게 풀지에 대한 고민들은 안하는듯 하다. 그러면 정권은 실패하고, 국민은 더 도탄에 빠지게 된다. 권력 욕심에 앞서 자신의 능력부터 알고 대란에 대비해야 하는데 걱정이다."
한 CEO의 말이다. 그는 차기정권에서 공황적 위기가 도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었다.
[ 박태견 대표 겸 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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