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이상돈 “기소청탁 사실이면 신영철 사건보다 심각”

道雨 2012. 3. 2. 12:33

 

 

 

“김 판사 전화는 조폭의 “딸이 참 예쁘더군요”랑 비슷”

 

 

김두식 교수 트위터에서 “8년 선배 판사의 전화는 청탁”
사정당국 관계자 “김 판사, 블로그 글 검토하라 전화했다” 밝히기도

 

 “국회의원(나경원)과 현직 판사(김재호)의 네티즌 칼질 사건(기소청탁)을 보니 무섭다는 생각 외에 다른 생각은 들지 않는다. 살인귀 전두환은 그 행위에 대해 욕먹고 감옥이라도 가는데 나경원과 김재호의 행위에 대해서는 수사조차 하지 않는다.”(트위터 이용자 @doax)

 

나경원 새누리당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가 검찰 쪽에 나 전 의원을 비방한 누리꾼을 처벌해달라고 청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양심 선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가 2일 오전 검찰 내부통신망을 통해 사의를 표함에 따라 누리꾼들은 “정의가 사라진 사회”라며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트위터에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나경원 전 의원이 1일 연 기자회견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비판하면서, 김재호 판사의 통화내역 등을 공개하고 사건과 관련해 김재호 판사와 나경원 전 의원, 두 당사자를 조사하라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나경원 새누리당 전 의원은 지난 1일 기소청탁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제 남편인 김재호 판사는 기소청탁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전화를 건 사실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기소청탁을 한 적이 없다’는 엉뚱한 답변만 반복한 채 기자회견을 마쳤다.  

 

 나 전 의원은 나아가 자신에 대한 의혹제기를 ‘성추행과 다름없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나 전 의원은 “(기소청탁 주장은) 서울시장 선거 이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나온 또다른 음해와 꼼수로, 저에 대한 집중적인 음해는 최근 제기된 ‘1억 피부과’논란에서도 증명되고 있다”며“여성 정치인에 대한 성차별적 공격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여성 정치인에 대한 거짓 폭로, 성추행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인 2일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는 사정당국 관계자가 “김 판사가 박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친일파 나경원, 이완용 땅 찾아주기 등 친일에 앞장섰다’라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김모씨에 대한 고발사건 기록을 조속히 검토해달라고 한 것으로 안다”고 김 판사가 박은정 검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법관윤리강령을 보면 ‘법관은 타인의 법적 분쟁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어 김 판사가 박 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해당 사건을 언급한 것은 법관윤리강령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김두식 한동대 교수(법학)는 자신의 트위터에 “조폭이 채무자에게 ‘딸이 참 예쁘더군요’라고 얘기하는 걸 상상해보세요. 연수원 8년 선배 판사가 전화해서 자기 아내와 관련된 사건을 묻는 것도 비슷합니다. 전문용어로 앞의 것을 공갈, 뒤의 것을 청탁이라 합니다”라고 썼다.

 

김재호 판사는 연수원 21기고, 박은정 검사는 연수원 29기 출신으로 김재호 판사가 박 검사의 8년 선배다. 결국 나경원 전 의원이 ‘성추행’ 운운하며 연 기자회견으로 남편의 ‘청탁 사실이 없었다’고 입증하기엔 힘들어 보인다. 그리고 박은정 검사는 2일 오전 7시55분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리고 사의를 표했다.  

 

검찰이 박 검사를 조사하면서도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인 김 판사를 조사하지 않는 것을 놓고도 비판이 일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사건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달 29일 논평을 내고 “나경원 부부의 직권남용에 대한 조사 소식은 들리지 않고, 양심선언을 한 박은정 검사만 경찰이 조사한다고 하니, 이 나라의 사법정의는 코미디보다 못한 수준인가보다”면서 “우리는 나경원 부부와 사법당국의 처신을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며 사법당국의 엄정한 사건 처리를 주문했다.


트위터 이용자 @FrieB***는 “나경원, 어설픈 기자회견으로 넘어가려 하지 말고 통화기록 까라. 박원순(서울시장)도 MRI 깠다”며 통화기록 공개를 요구했다.

@deulsem***도 “김재호 판사가 박은정 검사에게 전화한 내용을 추적하면 금세 들통날 나경원 꼼수의 실체, 검찰은 그저 보고만 있을 것인가”라며 “선한 박은정만 억울하게 사표 쓰게 하고….”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박 검사의 사의 뜻이 알려지면서 분노와 허탈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skn***는“박은정 검사 결국 사의표명. 박성호 기자회장은 해고, 서기호 판사는 재임용 탈락. 반면, 신영철은 대법관, 김재철은 사장, 김재호는 부장판사는? 나경원은 국회의원 공천신청.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가요”라며 “분노합니다”라고 썼다.

@syoh_5***은 “학생들을 대할 때 기성세대의 추잡함에 고개 들기가 부끄럽다”며 “진실도 많은 대가를 치르는구나”라고 말했다.

 

 @kangha***는 “박은정 검사가 내부통신망에 사의 밝혔다는 트윗을 보니 가슴이 먹먹하다. 이게 대한민국 검찰 조직의 현주소인가”라며 “그러면서 과연 검찰이 국민 앞에 떳떳할 수 있는가? 검찰, 사법부가 정의를 외칠 수 있는 조직인가? 참 슬프다”라고 한탄했다.

@park_gy***는 “떠날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진실한 사람이 떠나야 하는가? 결국 남는 사람은 거짓이나 불의에 침묵하는 사람만 남는가? 누가 검찰은 지키나요?”라며 검찰 조직에서 정의로운 검사들이 남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부 digitalne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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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기소청탁 사실이면 신영철 사건보다 심각”

 

 

 

이상돈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2일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가 박은정 검사에게 나 전 의원을 비방한 누리꾼에 대한 기소 청탁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 “만일 사실이라면 굉장히 심각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우리 사법사상 별로 들어본 적이 없는 일이고 세계적으로도 이런 경우가 과연 있는지 의심스럽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이 현재 일종의 진실게임처럼 됐는데, 대개 이런 문제는 검찰의 내부감찰 건이 바깥으로 노출돼 나오는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이 정권 초기에 있었던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의혹사건보다 더 심각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현직 판사가 특정 관계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찰에 기소를 해달라고 부탁하고 청탁한 사건 아닌가”라며 “법원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법원과 검찰 간에 거래가 있었다는 것인데, 그러면 도대체 국민은 판사와 검사를 어떻게 보겠으며 이런 재판을 어떻게 신뢰하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비대위원은 친이(이명박)계 인사인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안상수 전 대표가 당의 전략공천 방침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과 관련, “이 전 수석은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사실 이 전 수석이 봉사했던 정권은 누차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아왔고 더 이상 어떤 심판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분들이 무소속, 심지어 무소속 연대를 만들어 출마한다고 하는데 2008년 (친박 무소속 출마 당시와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며 “그 당시에는 공천이 불공정했기 때문에 국민의 호응이 있었던 것이고 지금은 책임을 질 사람들이 공천신청을 했기 때문에 공직후보자추천심사위원회가 조치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비대위원은 친박계 중진 홍사덕 의원의 종로 전략공천 가능성에 대해 “민주통합당 정세균 후보는 낙하산 중진인데 다선인 홍사덕 의원이 지역구를 변경해서 나서면 판이 커지고 심판선거로 갈 가능성이 많다.”라며 “정 후보와 대조적인 젊고 참신한 후보를 내 지역·세대선거로 대응하는 것이 훨씬 승산 있다는 게 내 개인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비대위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가족의 미국 아파트 구입 의혹과 관련, “수사를 할 생각이 있더라도 총선이 끝나고 하는 것이 순리에 맞다.”라며 “지난 3년간 아무 일도 없다가 총선을 앞두고 수사를 하면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