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관련

천안함 사건 재조사 필요하다

道雨 2012. 8. 28. 11:43

 

 

 

젊은이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2년 반이 지났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정부는 4개국(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스웨덴)과 국내 12개 민간연구기관 및 군에서 총 73명의 전문가가 참가한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를 통해 북한 어뢰에 의한 격침이라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국내외에서 이를 반박하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가 합조단의 결론을 바탕으로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규탄 결의안을 추진하다가 실패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고려 때문만이 아니다. 본질적으론 우리 정부가 북한의 공격과 천안함 사건을 확실하게 연결짓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탓이 크다. 심지어 미국 중앙정보부 한국지부장과 주한대사를 지낸 도널드 그레그 같은 이도 합조단의 결론을 불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정권과 보수세력들이 합조단의 발표를 신성시하며 이에 대한 반대나 비판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야당이 헌법재판관 후보로 추천한 조용환 변호사가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지만 확신할 순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는 이유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국회 인준투표에서 부결시킨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정부의 발표를 기본적으로 신뢰하지만 의문을 풀어주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한 안철수씨에 대해, 보수언론들이 벌떼같이 달려들어 난타를 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 등이 지진파와 공중음파, 수중음파를 분석한 결과, “천안함이 기뢰 폭발로 침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순수·응용 지구물리학>이란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김 소장 등은 수중폭발로 인한 지진 규모로 볼 때 “1970년대 해군이 설치했다가 버려둔 육상조종기뢰의 폭약량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북한 어뢰가 아니라 우리 쪽의 기뢰에 의한 수중폭발일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김 소장 등의 논문은 지진파 등을 이용한 과학적 분석의 산물이고, 전문 평가위원들의 검토를 거쳐 게재됐다는 점에서 가벼이 볼 수 없는 주장이다.

물론 김 소장 등의 논문이 천안함 사건의 원인을 완전히 해명하고 있는 건 아니다. 재미 과학자인 김광섭·이승헌·양판석 박사처럼 어뢰에 붙은 알루미늄 흡착물 분석을 통해 정부의 결론과 다른 의견을 제기하는 쪽도 있다. 문제는 정부가 이런 문제제기를 정치적 목적을 위해 외면하고 있는 점이다. 사고 원인 규명은 신념이 아닌 과학이 할 일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도 참여하는 조사단을 다시 꾸려 ‘천안함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

[ 2012. 8. 28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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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 전문가도 “천안함 아군 기뢰로 침몰 가능성”

 

김소구 지진연구소장 국제학술 논문에 “지진 2.04, TNT 136kg 수심 8m 폭발”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지난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이 북한 어뢰가 아닌 우리 해군이 설치했다가 버려둔 기뢰의 수중폭발로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진 전문가들의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 결과는 앞서 홍태경 연세대 교수(지구시스템과학)가 지진파를 분석해 국방부 주장을 지지하는 연구결과를 냈던 것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천안함의 전면 재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에 힘을 얻고 있다.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과 이스라엘 지구물리연구소(GII)의 예핌 기터만 박사는 최근 국제 학술지 ‘순수·응용 지구물리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사고 당시에 발생한 지진파와 공중음파, 수중음파를 분석한 결과 “수중폭발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며, “폭발로 인한 지진 규모(2.04)는 대략 TNT 136㎏ 폭약량에 해당하고, 이는 1970년대 해군이 설치했다가 버려둔 육상조종기뢰의 폭약량과 일치한다”고 밝혔다고, 한겨레가 27일 보도했다.

이는 TNT 250㎏의 북한 어뢰(CHT-02D)가 수심 6~9m에서 폭발해 1.5 규모의 지진이 생겼다는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 발표와 크게 다르다.

 

연구팀은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는 수중폭발과 관련해, 폭발시 순간 팽창하는 가스버블(거품)의 주기가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0.990초였다는 것을 산출해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연구팀은 가스버블의 팽창주기와 이 때의 폭약량 규모에 대해 수중폭발 방정식과 모형,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했다고 한겨레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여러 경우의 폭약량과 수심을 가정해 계산한 결과, TNT 136㎏의 폭약이 수심 8m에서 폭발했을 때 관측 데이터의 버블 주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연구팀은 “여러 방법으로 확인해보면 (합조단 주장처럼) TNT 250㎏으로는 관측 데이터의 버블 주기와는 너무 큰 불일치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천안함 함미

 

합조단 보고서 내용과 다른 지진규모, 폭발량, 폭발 수심이 나온 이유에 대해 김소구 박사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2000년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가 심해에서 폭발했을 때 폭발 규모와 수심을 규명할 수 있었던 것은 수중음파에서 버블주기를 찾아냈기 때문”이라며 “버블 주기를 알면 폭발량과 수심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우리는 관측 데이터에서 0.990초의 버블주기를 추출했다”며 “수중폭발 방정식과 분석모형(BEM), 시뮬레이션의 여러 방법을 써서 교차확인을 해보니 TNT 136kg이 수심 8m에서 폭발할 때 관측 데이터에서 얻은 버블 주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진 규모가 1.5가 아닌 2.04로 나온 것과 관련해 김 교수는 “해저 지진도 땅 속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땅을 통해 지진파로 관측된다”며 “그런데 이번 폭발은 땅속이 아니라 물 속에서 일어난 것이라 해저지진 때에 쓰는 일반 공식으로 계산해 폭발 지진 규모를 산출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중에서는 물의 물질 특성 때문에 폭발 에너지가 잘 흩어지지 않는 반면, 육상 폭발에선 에너지가 많이 흩어진다”며 “그래서 같은 양의 폭약이 폭발했을 때 수중에서 규모가 더 크게 나타난다”고 답했다.

 

   
육상조종기뢰 부설 지역. ⓒ천안함 합조단 최종 보고서

 

김 교수는 “합조단의 결론은 수중폭발의 기초 분야와 버블 동역학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 다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므로 과학적 규명을 위해선 재조사가 마땅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 관계자는 김소구 소장의 논문에 대해 “북한 어뢰에 의해 천안함이 피격됐다는 것은 여러나라 전문가들이 참가해서 수개월 동안 국제적으로 검증된 것”이라며 “결정적인 증거물인 어뢰 추진체가 현장에서 발견됐다”고, 기뢰에 의한 폭발 가능성을 부정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