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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기극 주도한 이명박, 가장 큰 책임져야"

道雨 2017. 5. 26. 12:07





"4대강 사기극 주도한 이명박, 가장 큰 책임져야"
['이명박 4대강' 탄핵하자]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김정욱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정대희



"감격했습니다."

이 말을 하는 순간, 노학자의 얼굴에 옅은 홍조가 스쳤다.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에게 4대강 수문 상시 개방 소식을 들은 소감을 묻자 건넨 말이다.

김 교수는 "4대강 녹조를 해결할 당연한 해답인데, 수문을 닫아걸고 녹조를 키운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안타까웠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반갑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서울 자택에서 만난 김 교수의 이런 반응엔 이유가 있다. 이명박 정권이 2008년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려 할 때 대부분의 학자와 전문가는 가만히 있었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모임'이 침묵의 카르텔을 깼다. 운하 사업 백지화 성명서를 발표했고, 전국 대학으로 일파만파 확산됐다. 김 교수는 이 모임 공동대표였다.   

이명박 정부는 국정원을 동원해 운하반대 모임에 참가한 교수들을 사찰했다. 교육부는 김 교수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3~4년 전에 학교 수업을 30분 늦게 시작했다는 사실을 찾아 사유서를 요구했다. 그리고 특강을 비롯한 외부활동을 일일이 보고하도록 요구했다.

그럼에도 그는 전국을 다니며 200여 차례에 걸쳐 대운하와 4대강 사업 반대 특강을 했다. 김 교수 특강 장소에도 가는 곳마다 이상한 사람들이 따라다니면서 훼방을 놓았다.

'종북-빨갱이 몰이'하던 이명박 전 대통령, 이제 와서

▲ 김정욱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정대희


그는 4대강 수문 개방 소식을 접하고 "이 정부가 4대강 사업 청산 공약을 했기에 기대를 하긴 했는데, 이렇게 빨리, 과감하게, 깨끗하게 결정할 줄은 몰랐다"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아마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은 죄가 커서 어쩔 줄 몰라 할 것"이라면서 "엉터리 사업에 대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정부 발표를 반박하는 입장을 냈다. 그 첫 번째는 "정부는 감사와 재판, 평가가 끝난 전전(前前) 정부의 정책 사업을 또다시 들춰 정치적 시빗거리를 만들기보다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후속사업을 완결하고 확보한 물을 잘 관리하여 당면한 가뭄을 극복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가 한 일을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란 말이 떠오른다. 이 전 대통령은 4대강 정책을 반대하는 학자들을 '종북' '빨갱이'로 몰았다. 한반도 대운하와 4대강 사업에 대한 학자들의 학문적 견해 표명을 정치색으로 덧씌워서 탄압했다.

이번에도 이 전 대통령은 검증의 칼날을 피해가려고 '정치적 보복' 프레임을 내세웠다. 4대강 사업에 부역했던 보수언론들은 사설 등을 통해 이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정권이 교체됐지만 이들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조 원짜리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저는 강을 파면 지류도 정비한다고 나설 것이기에 '아마도 50조~100조가 넘는 돈을 요구할 것'이라고 특강에서 말하고 다녔다"면서 "지금 후속사업을 운운하는 것을 보면, 22조 원으로 끝낸다는 말부터가 사기"라고 말했다.

현 정부가 4대강 수문 개방 결정을 하면서 그간의 사기 행각을 파헤치는 건, 정치적 시빗거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 상식적이고 정당한 법 집행이라는 말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의 두 번째 반격은 "수계별로 제기한 4건의 행정소송에서 대법원이 모두 적법하다고 판결했고, 총리실이 주관한 전문가 종합평가에서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는 논리다.



'엉터리 판결'로 반격한 이명박

▲ 김정욱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정대희


김 교수는 "엉터리 판결이고, 엉터리 종합평가"라고 일축했다.

"대법원은 4대강 사업을 하면서 국가재정법이 규정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은 것은 예산편성의 하자이지 4대강 사업의 절차상 하자가 아니라는 해괴망측한 논리로 면죄부를 줬다.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라고 해도 인정해야 하며, 정부 재량권 일탈 남용을 정부의 광범위한 자유로 인정한 판결이었다. 대법원은 또 4대강 사업으로 생태계에 다소 변화가 예상되더라도 사업으로 인해 얻어지는 이익을 능가할 정도의 생태계 파괴가 예상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 4대강은 어떤가? 가뭄과 홍수 예방 효과는 거의 없다. 보를 유지·관리하려고 매년 수천억 원의 국민 세금을 쓰는데도 녹조가 창궐한다. 불법에 눈감은 부끄러운 사법부의 역사로 남을 판결이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한 종합평가도 4대강에 관심을 갖고 문제를 제기한 전문가들은 배제했다. 사업 시행주체인 국토부, 환경부, 수자원공사 등으로부터 협조받은 자료를 근거로 평가했다. 이걸 정치보복의 근거로 내세우는 게 말이 되나?"   

이 전 대통령 측의 세 번째 반박은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종합적인 치수 사업으로 그동안 버려졌던 강을 되살리고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에 대비해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수행됐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기후변화 대비책은 홍수와 가뭄 대책이다. 댐을 지어 홍수를 막는 시대는 지났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록적인 폭우로 댐이 터지는 날에는 더욱 큰 재앙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과거 홍수 예방용 댐을 상류에 지은 적은 있지만, 하류에 지어 홍수를 예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낙동강만 해도 4대강 사업으로 지은 댐 8개 등 총 13개의 댐이 있다. 홍수가 온다면 아무 댐이나 수문을 제멋대로 열어서는 안 되고 각 지역의 홍수 상황에 따라 13개의 댐이 연계하여 수문을 열거나 닫아야 한다. 이런 긴박한 홍수 상황에 대처할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지 않다. 낙동강 물그릇을 11배 키웠는데, 홍수 위험을 그 이상 키운 셈이다.

수자원을 확보했다는 말은 맞다. 하지만 가뭄 때 그 물을 쓰지 못했고 사용할 수도 없다. 가뭄은 주로 4대강과 멀리 떨어진 산골 지역이나 도서지역에서 발생한다. 이곳은 마실 물을 공급할 광역 상수도도 안 들어간다. 4대강 사업 찬성론자들은 '반대세력 때문에 공사를 절반밖에 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말하면서, 펌프장과 송수관 시설, 저수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100년에 한 번 오는 가뭄에 대비하여 농업용수를 보내려고 수십조 원을 들여서 100년 동안 놀아야 하는 시설을 짓고 유지 관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6개 수문 상시 개방, 환영하지만..."

▲ 김정욱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정대희


정부 발표에 따르면 오는 6월 1일부터 수문을 상시 개방하는 댐은 낙동강의 고령보, 달성보, 창녕보, 함안보, 금강의 공주보, 영산강의 죽산보이다. 6개 수문 개방에 적용한 기준은 '취수와 농업용수 이용을 고려하고 지하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까지'이다. 

김 교수는 "강바닥을 많이 준설했기에 수문을 한꺼번에 열기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 "강변에 쌓아놓은 준설토를 다시 집어넣는 등 수문을 개방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점은 보완하면서 진행하고, 하구둑을 개방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낙동강의 내성천이 하루가 다르게 죽어가고 있다"면서 "영주댐을 철거해서 모래가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조치에서 금강 백제보를 제외했다. '녹조 우려가 높지만 물 부족 지역(충남 보령 등 8개 시군)에 물 공급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김 교수는 "공급하는 물은 엄밀하게 말하면 백제댐에 모아둔 물이 아니라, 대청댐에서 흘려보낸 물을 백제댐 아래에서 취수해서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제댐 개방은 미룰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수량은 국토부, 수질은 환경부가 관리하는 이원화된 관리 시스템을 환경부로 일원화한다는 정부 조직개편 방향에 대해서도 환영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갔다. 

"지자체와 농수산부도 물을 관리하고 있는데, 이 부분도 통합해야 한다. 그 뿐 아니라 물은 하늘이 모든 사람에게 공짜로 내린 건데 정부 부처가 자기 물인 것처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물은 수계 단위로 관리해야 한다. 유역관리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서 유역의 주민, 정부기관, 기업체가 권리를 행사하고 의무도 다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부서는 행정적인 것만 도와주면 된다."

댐 해체와 유지관리 비용을 비교하면...

▲ 김정욱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정대희


그는 앞으로 구성될 '4대강 민관합동 조사·평가단'에 대한 기대감도 표시했다. 청와대의 발표에 따르면 이 평가단은 향후 1년 동안 16개 보의 생태계 변화, 수질, 수량 상태 등을 면밀히 관찰한 뒤 내년까지 나머지 수문의 개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수문 개방 여부를 결정할 때 댐의 유지관리 비용과 복원 비용을 철저하게 계산해야 한다. 한 개 댐의 시설 유지관리 비용은 중소기업 규모이다. 물이 나쁘기 때문에 수질관리 비용도 있을 것이다. 매년 1조 원이나 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강바닥을 준설한 지 1년이 지난 뒤에 대한하천학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낙동강의 경우 재퇴적 비율이 20~25%나 진행됐다고 한다. 수심 6미터를 유지하려면 준설비용도 매년 2조 원이 든다. 자전거도로, 수변공원, 하수처리장 등 5천억 원이나 된다.

그런데 서울과학기술대 윤석구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4대강에 세운 16개 댐을 모두 해체하는 비용은 2016억 원이었다. 홍수와 가뭄 예방에 무용지물, 어디에 쓸데도 없는 물을 계속 가둬두어야만 할까? 강변에 산더미처럼 쌓인 준설 모래를 다시 집어넣으려면 막대한 돈이 든다고 하는데, 땅의 임대료와 농민들이 농사를 짓지 못하는 비용도 생각해야 한다."    

김 교수는 "녹조가 심한 물은 마실 수 없고 그냥 놔둘 수 없다"면서 "녹조가 죽으면서 내뿜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은 물고기나 강바닥에 축적되고 농산물에도 쌓이기 때문에,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6개 수문뿐만 다른 수문까지 추가적으로 열고, 철거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4대강 비리, 청문회에 올려라"

▲ 김정욱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정대희


청와대는 "4대강 사업 정책결정, 집행과정에 대한 정책감사 추진한다"고 밝혔다. 감사과정에서 명백한 불법행위나 비리가 나타나면 법적 처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지만, 김 교수는 할 말이 많았다.

"4대강 사업을 시행하면서 환경정책기본법 25조에 있는 사전환경성 검토를 하지 않았다. 국가재정법 38조의 예비타당성 조사도 생략했다. 하천법 23조 수자원장기종합계획 수립, 24조 유역종합치수계획의 수립, 25조 하천기본계획도 건너뛰었다. 환경영향평가는 부실덩어리였다. 1년~2년 동안 해야하는데 4달 만에 끝냈다. 환경영향평가서를 쓰는 기간도 1년 이상이 걸리는 데 2달 반 만에 끝냈다. 이걸 대법원이 인정했으니... 웃긴 판결이다."

그는 사업 비리와 관련해서도 "경실련은 4대강 사업을 통해 건설재벌에 수조 원의 부당이익이 돌아갔다는 성명서를 냈는데, 엄청난 돈이 부정하게 유통이 됐을 것"이라며 "건설계의 기본적인 턴키방식 낙찰률은 55%선인데, 4대강 사업은 98%선에서 낙찰을 했고, 기업들의 담합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4대강 청문회나 국정조사 등을 통해 불법과 비리를 심판대에 올려야 한다. 4대강 사업을 추진했던 정치인과 관료도 문제이지만, 이에 부역한 엉터리 전문가에 대해서도 그에 합당한 죄를 물어야 한다. 몇 해 전 이탈리아는 돈을 받아먹은 것도 아니고 연구를 게을리 해서 지진 예측을 잘못한 전문가들을 7년 징역형에 처했다. 잘못한 일에 대해 벌을 주지 않으면 4대강 사업 같은 사기극이 다시 일어난다."

김 교수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4대강을 망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자는 누구인가?

"4대강 사업은 사기극이다. 이를 주도한 사람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 그에게 합당한 죄를 물어야 한다. 죽어가는 4대강을 복원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다."





| 글:김병기쪽지보내기,정대희쪽지보내기|편집:김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