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만찬’ 뒷얘기…“두 정상, 술 처리 애먹었을 것”
화기애애한 2시간40분
참석자들 술잔 부딪치며 통성명
김 위원장, 술 상당히 마신 듯
화기애애 분위기에 40분 길어져
평양냉면집 북새통 소식에 ‘빵’ 터져
남북정상 부부 ‘물냉’으로 통일
조용필-현송월 ‘그 겨울의 찻집’ 불러
리설주 여사 ‘고향의 봄’ 함께 노래
북 마술사 ‘지폐 요술’에 모두 깜짝
참석자들 술잔 부딪치며 통성명
김 위원장, 술 상당히 마신 듯
화기애애 분위기에 40분 길어져
평양냉면집 북새통 소식에 ‘빵’ 터져
남북정상 부부 ‘물냉’으로 통일
조용필-현송월 ‘그 겨울의 찻집’ 불러
리설주 여사 ‘고향의 봄’ 함께 노래
북 마술사 ‘지폐 요술’에 모두 깜짝
“판문점 조명을 다 꺼버린 환송 공연, 서로 믿음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난 27일 판문점 남쪽지역 평화의집을 무대로 펼쳐진 12시간짜리 ‘드라마’의 후일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기자들과 만나 “판문점이라는 곳은 도심 한가운데가 아니어서 불을 끄면 굉장히 어둡다. 남과 북,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다 끈다는 것은 어려웠다. 불이 꺼졌을 때 짜릿했고 평화의집 앞마당은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분위기였다”고 회상했다.
공연에 앞서 열린 만찬은 한마디로 “일가친척의 잔칫집 같았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식 수행원을 포함해 만찬 참석자들이 서로를 소개하며 술을 권했다. 이 관계자는 “두 정상에게 술잔이 몰리는 분위기였고 그런 점을 감안해 조금씩 따른다고 했지만, 문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이나 (술을) 처리하는 데 애먹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어떤 국빈 만찬보다 자유로운 얘기들이 오갔고, 술잔을 부딪치고 술을 따라주며 통성명을 했다”며 “김 위원장이 술이 세 보이진 않았지만, 상당히 많이 드신 것으로 안다. 리설주 여사가 마셨는지는 보지 못했고,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술을 마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뒷 얘기와 B컷을 공개했다. 사진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촬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미 구면인 현송월 단장과 김정숙 여사의 분위기도 자연스럽습니다. 서훈 국정원장과 탁현민 행정관도 웃고 있는데, 저희도 내용이 궁금합니다."라는 설명을 달았다. 청와대 페이스북.
만찬장에서 가장 화제를 낳은 메뉴는 역시 평양냉면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 평양냉면집이 (정상회담 당일)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뉴스를 전해줬더니 (참석자들이) 좋아하더라. 그야말로 ‘빵’ 터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물냉면과, 비빔냉면으로 보이는 빨간 냉면이 있었다”며 “빨간 비빔냉면을 쟁반냉면이라고 부르는 것 같았는데,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위원장 부부의 선택은 물냉면이었다고 한다.
남과 북의 만찬 문화가 다른 점도 소개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는 (사전 시나리오에 따른) 공개적인 공연 분위기인데, 북쪽은 여흥이 강조되는 만찬이 일상화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남쪽이 준비한 공식적인 공연이 끝난 뒤엔 서로 약속되지 않은 즉석 공연이 펼쳐졌다고 한다. 북쪽 예술단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가수 윤도현씨와 함께 불렀고, 가수 조용필씨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을 무대로 불러내 ‘그 겨울의 찻집’을 함께 불렀다.
청와대 관계자는 “가수 조용필씨는 현 단장과 함께 노래를 하면서 ‘평양에서는 현 단장님이 키를 저에게 맞췄으니 이번에는 제가 키를 맞추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윤도현씨는 “분위기를 띄우겠다”며, 자신이 가져온 기타를 연주하면서 ‘나는 나비’를 불렀다고 한다.
청와대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뒷 얘기와 B컷을 공개했다. 사진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촬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한 잔 권하는 김여정 부부장. 김정숙 여사와 세 분이 함께 건배했습니다."라는 설명을 달았다. 청와대 페이스북.
만찬장에서 제주 초등학생인 오연준군이 부른 ‘고향의 봄’이 예정에 없는 곡이었던 점도 공개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연준군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만 부를 예정이었는데, 사회자가 부탁을 하자 흔쾌히 ‘고향의 봄’을 부르겠다고 했다. 원래는 분위기가 처질까봐 뺐던 곡인데 리 여사와 김 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이 따라 부르더라”고 했다. 리 여사가 ‘고향의 봄’ 일부를 따라 부르는 장면은 방송을 통해 전해졌다.
북쪽에서는 ‘요술’이라고 부르는 ‘마술 공연’도 펼쳐졌다. 만찬 참석자들 말을 종합하면, 이 마술사는 남쪽 참석자에게서 5만원권 지폐를 받아 순식간에 미화 1달러로 바꿨고, 돈 가치가 다르다고 하자 다시 5만원권으로 바꿔 돌려줬다고 한다. 이후 1달러를 자유자재로 늘려 10달러로, 이후 100달러로 바꿔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청와대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뒷 얘기와 B컷을 공개했다. 사진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촬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많은 참석자들이 술을 권한 주인공. 송영무 국방장관과 서훈 국정원장에게도 술을 따라주는 모습입니다."라는 설명을 달았다. 청와대 페이스북.
이날 만찬의 하이라이트 가운데 하나는 초콜릿으로 만든 공을 깨뜨리면 ‘한반도기’ 모양이 나오는 디저트였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어려움과 차이를 깨부순다는 의미로 함께 깨는 퍼포먼스가 있었고, 뒤이어 각 테이블에서도 작은 공 모양 디저트를 깨뜨리면서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잔칫집 여흥’은 예정 시간을 훨씬 넘겨 끝났다. 오후 6시30분에 시작해 2시간가량을 예상했는데 “워낙 화기애애한 분위기여서 9시10분에야 억지로 끝낼 수 있었다”고 당시 현장 상황을 전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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