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용공(조작) 사건

"국정원에서 오래 일한 점 참작? 너무 관대한 재판부"

道雨 2019. 1. 19. 13:40




"국정원에서 오래 일한 점 참작? 너무 관대한 재판부"

서울시 공무원 '간첩증거' 조작 간부, 공문서변조 유죄·증거은닉 무죄





국가보안법 최종 무죄 판결 받은 유우성 '탈북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탈북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가 2015년 10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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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당시 증거조작에 가담한 국정원 간부의 혐의 일부를 무죄로 판단한 가운데, 피해자인 유우성씨는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라고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는 공문서변조·행사, 증거은닉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국정원 대공수사국 이태희 전 국장, 최현도 전 부국장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문서변조·행사는 유죄, 증거은닉은 무죄로 봤다. 앞서 검찰은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4년,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두 사람은 2013년 9월~12월 간첩으로 몰린 유씨의 항소심 재판에서 허위로 작성된 유씨의 중국-북한 출입경 기록에 대한 영사 사실확인서를 증거로 제출했다(공문서변조·행사). 재판부는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이 행위를 유죄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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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국정원 대공수사국 국장·부국장은 엄격한 준법의식으로 적법절차에 따라 증거를 수집해야 하며, 상급자로서 부하 직원들이 적법하게 활동하도록 지휘·감독하는 의무를 갖고 있다"라며 "(두 사람의) 거짓 때문에 유씨는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며, 공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이 훼손되고 국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훼손됐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거은닉 혐의는 무죄로 판결했다. 두 사람은 2014년 증거조작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내부 자료를 일부러 누락해 제출한 혐의도 받고 있었는데(증거은닉), 재판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국정원에서 진행된) 1차 조사 자료 발견을 곤란하게 하기 위해 2차 조사 자료만을 검찰에 제출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며 "(누락된) 1차 조사 자료의 경우 검찰이 국정원에 추가 확인하거나 그 존재를 충분히 밝힐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공문서변조·행사는 유죄, 증거은닉은 무죄로 판단한 것과 함께 "피고인들이 허위 공문서 작성에 대해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특히 최 전 부국장은 유씨와 그 가족에게 사죄의 뜻을 표시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오랜 기간 국정원에 근무하며 국가안보를 위해 봉사했으며 아무런 형사 처벌 전력이 없다"라며 "또한 대공수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국정원의 관행을 만연히 따르다가 이 사건을 저지른 것뿐 (대공수사국 과장) 김보현과 (국정원 협조자) 김원하가 주도한 증거조작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유우성 "간첩조작 꼬리 무는 이유, 윗선 책임 안 지기 때문"


유씨는 ▲ 검찰 구형에 비해 낮은 형량 ▲ 증거은닉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점 ▲ 양형 이유 중 피고인에게 유리한 부분 등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생업으로 재판에 참석하지 못한 유씨는 선고 직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은 만인에게 공평하다고 생각했는데 조작에 직접 관련된 사람들인데도 재판부에서 너무 관대하게 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하 직원이거나 조선족 협조자인 김보현과 김원하에겐 징역 4년, 징역 2년이 내려졌던 것(관련기사 : '국정원 간첩 증거조작' 항소심도 유죄 나왔지만...)을 보면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게 법인가"라며 "간첩조작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북수사의 어려움이 있다', '사인만 했을 뿐이다'라며 윗선 누구도 책임지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 전 부국장이 제게 사과를 했다고 하는데 저는 그 사람에게 사과 받은 적이 없다"라며 "또 오랜 시간 국정원에서 일했다면 형이 줄어드는 건가, 공권력을 이용해 일반인의 인생을 망쳐놓았다면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북한이탈주민이면서 서울시 공무원이었던 유씨는 2013년 국정원으로부터 간첩으로 몰려 체포됐다. 이를 위해 국정원은 유씨 여동생의 허위자백을 받아냈고 그 과정에서 가혹행위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유씨는 2015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관련기사 : 간첩 아니지만 추방 대상... 유우성의 싸움은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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