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측근) 비리

박근혜 형 확정, ‘국민 동의’ 없는 사면 안된다

道雨 2021. 1. 15. 09:58

박근혜 형 확정, ‘국민 동의’ 없는 사면 안된다

대법원이 14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 추징금 35억원의 중형을 확정 선고했다. 2017년 4월 박 전 대통령이 기소된 지 3년8개월 만에 최종적으로 사법적 단죄가 내려진 것이다. 이번 판결은 대통령이라고 해도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유화하고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면 엄중한 처벌을 면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누구보다 박 전 대통령 자신이 깊이 새기고 이제라도 역사와 국민 앞에 통렬하게 사죄하기 바란다.

 

형이 확정되자마자 보수 야권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은 “‘당사자의 반성’을 요구하는 여권과 지지자들의 협량에 대통령이 휘둘리지 않기를 바란다”며 “국민 눈높이라는 구실을 찾지도 말고, 선거에 이용할 생각도 하지 말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은 “더 늦기 전에 끝없이 증폭된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이제는 청산하도록 대통령의 조건 없는 사면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같은 당 박형준 전 의원도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할 의지가 있다면 결단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주장들이다. 판결문의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판결이 확정되자마자 사면을 하라는 건, 우리 사회가 어렵게 진전시켜온 ‘법 앞의 평등’을 통째로 저버리라는 무책임한 요구다. 더구나 두 전직 대통령은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한 적이 없다. 되레 ‘정치 보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대법원 확정 판결 뒤 “법치가 무너졌다.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황당한 반응을 내놨고,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최종 공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풀려난다면 통합은커녕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만 더 부추기지 않을까 걱정된다.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의 의견도 ‘사면 반대’(54%)가 ‘찬성’(37%)을 크게 앞섰다. 국민의힘도 이날 공식 논평에선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국민과 함께 엄중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민주 공화국이라는 헌법 정신이 구현된 것이며,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과 발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조만간 있을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면 관련 질문이 나올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적 동의’가 없는 사면은 고려하지 않기를 바란다.

 

[ 2021. 1. 15  한겨레 사설 ]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978838.html#csidxd1fd7b56628b9748e993615a124e8b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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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박근혜가 원했던 대통령 ‘사면 원칙’

 

후보 시절부터 ‘엄격한 사면권’ 제한 수차례 약속한 박근혜

 

 

 

후보 시절부터 ‘엄격한 사면권’ 제한 수차례 약속한 박근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20년형이 확정되자마자 야당에서는 사면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고, 어떤 발언을 했는지 찾아봤습니다.

박근혜는 후보 시절부터 대통령 사면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2012년 7월 새누리당 대선 예비후보 정치포럼에서는 “돈이 있고 힘이 있으면 책임을 안 져도 되는 모습이 만연한 상황에서 국민에게 법을 지키라고 한다면 법질서를 확립할 수 없다. 대통령 사면권을 분명하게 제한해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대통령 사면권 제한을 주장했습니다.

박근혜의 생각은 그대로 대선공약까지도 이어져 2012년 대선 당시 특별사면권의 엄격한 제한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이명박이 대통령 임기말에 사면권을 행사하려고 하자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히기도 했습니다.

과거 (대통령의) 임기 말에 이뤄졌던 특별사면 관행은 그 고리를 끊을 필요가 있다. 더구나 국민정서와 배치되는 특별사면은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부정부패나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에 대한 사면은 국민을 분노케 할 것이고, 그러한 사면을 단행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2013년 1월 26일 박근혜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 인수위 대변인 브리핑)

박근혜는 대통령에 취임해서도 ‘엄격한 사면’ 원칙을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기존에 주장했던 기업인 사면 제한은 어느 정도 풀어졌지만, 정치인 배제는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 시절 단행했던 특별사면에서 정치인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대통령 임기말 사면, 하면 안 되는 이유

대통령이 임기말에 사면을 했던 사례 중 가장 논란이 된 인물은 이명박입니다.

이명박은 임기 말에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과 천신일 세종나모 회장 등 자신의 측근을 사면해 ‘셀프 사면’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서도 대통령의 임기말 사면은 끊임없이 논란의 대상이 됐습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조세 포탈 혐의로 조사를 받다 해외로 도피한 금융업자 마크 리치에 대해 사면을 했고, 부시 대통령도 위증과 수사 방해 혐의로 유죄가 선고된 딕 체니 부통령 전 비서실장을 사면했습니다.

대통령의 사면권이 남용되다 보니, 트럼프는 본인 스스로 사면권이 있다며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자신의 측근과 가족에 대한 ‘셀프 사면’을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당시 미국의 헌법학자들은 “ ‘셀프사면’은 미국의 기본 가치에 대한 모욕이다” 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대통령의 임기말 사면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퇴임 후를 고려한 정치적 수단이지만,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입니다. 

대통령 사면권, 법을 무시하게 만드는 원인

역대 정권에서 가장 많은 특별사면 복권을 한 대통령은 박정희였습니다. 박정희는 모두 25차례 특별사면 복권을 실시했습니다.

이어서 전두환이 13회, 김영삼 대통령이 9회, 노태우 8회, 이명박 7회,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6회, 박근혜가 3회를 기록했습니다.

박정희와 전두환이 특별사면을 자주 실시한 이유는 제왕적 대통령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마치 임금이 은혜를 베풀 듯 이루어졌습니다.

리나라에서는 범죄의 규모가 클수록 범죄자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사면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민들 사이에서 형평성에 대한 불만이 나올 뿐만 아니라 법을 존중하는 의식을 저하하거나 상실하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박근혜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어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게 만든 인물입니다. 국정원 특활비와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상납받는 비리를 저질렀습니다. 박근혜는 이제야 형이 확정됐을 뿐, 그 죗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인수위 브리핑에 나온 “부정부패와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에 대한 사면은 국민을 분노케 할 것이다”라는 말을 되새겨 볼 시점입니다. 



             ▲이명박은 임기말에 자신의 측근들을 사면하는 ‘셀프 사면’으로 비판을 받았다. ⓒ연한뉴스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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