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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돌봄 기술 ‘보듬이’ 시스템

道雨 2021. 3. 13. 09:15

8시간째 움직임 없자 '경보' 떴다...홀로 사는 어르신에 'AI 효자'

 

8시간 생활반응 없으면 알림 울려

 

* 강원 원주시 원동 밥상공동체 종합사회복지관 사무실에 있는 ‘보듬이’ 안전 현황판. [사진 밥상공동체 종합사회복지관]

 


지난 10일 오전 8시50분 강원 원주시 원동 밥상공동체 종합사회복지관 사무실. 안전 현황판에 ‘문막읍에 혼자 사는 한 노인이 12시간 넘게 생활 반응이 없었다’는 것을 알리는 알림 ‘경보’가 떴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돌봄 기술 ‘보듬이’ 시스템이 가동한 순간이었다.

이를 본 복지관 직원이 곧바로 경보가 뜬 주택에 사는 최모(84·여)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씨로부터 “어제 저녁부터 컨디션이 안 좋아 딸의 집에 와 있다”는 말은 들은 직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원주 밥상공동체 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9일부터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의 하나로 보듬이를 독거노인 100가정에 보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47대를 설치했고, 남은 53대도 독거노인의 동의를 얻어 순차적으로 보급을 완료할 계획이다.

보듬이는 환경 데이터 수집 센서 기기로 독거노인 가정에서 일정 시간 움직임이 없거나 온도·습도·조도·이산화탄소 발생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날 경우 주의와 경보, 위험 등 3단계로 안전 현황판에 메시지를 전송한다. 8시간 이상 생활반응이 없으면 주의, 12시간 이상은 경보, 24시간 이상은 위험 알림이 뜬다.

 

 

━ 깜박하고 가스 불 켜놓은 것도 감지

* 강원 원주시 원동 밥상공동체 종합사회복지관 사무실에 있는 ‘보듬이’ 안전 현황판. [사진 밥상공동체 종합사회복지관]

 

* 강원 원주시에 있는 밥상공동체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독거노인 주택에 설치한 ‘보듬이’ [사진 밥상공동체 종합사회복지관]

 


현재 현황판은 복지관과 원인동 마을관리소에 각각 1대씩 설치돼 있다. 또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담당 사회복지사와 생활지원사가 스마트폰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허태화 밥상공동체 종합사회복지관 부장은 “어르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쓰러지시거나 사망했을 때 발견되지 못하고 방치되는 것”이라며 “보듬이를 설치하면 깜박하고 가스 불을 켜놓은 것까지 감지가 되기 때문에 걱정 없이 생활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일 보듬이를 집에 설치한 안모(96·여)씨는 “혹시나 쓰러지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야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8월 밥상공동체 종합사회복지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독거·치매 노인에게 AI 로봇 ‘효돌’ 65대를 보급하기도 했다. 효돌은 원인동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 ‘치매 안심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각각 35대, 30대를 지원받았다.

 

━ 언택드 시대 신개념 스마트 복지

 

* 강원 원주시에 있는 밥상공동체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독거노인 가정에 보급한 AI 로봇 ‘효돌’ [사진 밥상공동체 종합사회복지관]

 


인형 형태로 만들어진 효돌은 사물인터넷 기반의 고령자 정서·안정 관리 기능이 탑재돼 있다. 만성질환자를 위한 약 복용 알림과 치매 예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주요 기능이다. 예컨대 머리를 쓰다듬거나 등을 어루만지면 센서가 반응해 안부 인사와 노래, 대화 등을 할 수 있다. 또 움직임이 장시간 느껴지지 않으면 보호자 스마트폰에 비상 신호가 전송된다.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조희숙 교수팀이 6개월간 노인이 거주하는 42가구를 대상으로 효돌을 사용하게 한 결과, 우울감 점수가 평균 5.76점에서 4.96점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허기복 밥상공동체 종합사회복지관장은 “코로나19 시대 안전·건강에 취약한 독거노인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보듬이와 효돌 보급은 언택트 시대의 신개념 스마트 복지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