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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엔 한국대사 "한국은 유엔이 지원한 첫 나라...러 즉각 철군하라"

道雨 2022. 3. 2. 10:37

주유엔 한국대사 "한국은 유엔이 지원한 첫 나라...러 즉각 철군하라"

 

조현 주유엔 한국대사는 1일(현지시간) “한국은 유엔이 초창기 침공 행위에 대응해 지원한 첫 번째 나라였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유엔의 단합된 역할을 강조했다.

조 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유엔 긴급특별총회 2일차 회의에서 “한국은 유엔이 그 당시 아무런 이유없이 고통받는 무고한 생명들의 울부짖음에 즉각 일어서준 덕분에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유엔 긴급특별총회 소집의 근거가 된 ‘평화를 위한 단결’ 결의가 1950년 한국전쟁을 계기로 탄생했고, 유엔군의 한국전 참전으로까지 이어진 사실을 환기한 것이다.

긴급특별총회는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로 안전보장이사회 기능이 마비될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회의 방식이다. 미국과 유럽 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 채택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되자, 이번 긴급특별총회 소집을 제안했다.

조 대사는 한국전쟁에 대한 유엔의 대응에 대해 “유엔 헌장의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 하나된 목소리로 단결할 때 유엔이 할 수 있는 일을 분명히 보여준 사례이자 증언”이라며 “이것이 한국 대표단은 우크라이나 상황을 동떨어진 비극으로 보지 않는 이유이자,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연대를 밝히는 이유”라고 밝혔다.

연설에서 조 대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무력 침공을 강하게 규탄한다”며, 한국이 러시아 침공 규탄 및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유엔 안보리와 총회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원국의 주권, 독립, 영토보전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어떠한 행동도 규탄한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즉시 철군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와 난민 증가 등에 우려를 표하면서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더 늘릴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긴급특별총회에는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도 발언자로 나섰다. 김 대사는 “우크라이나 위기의 근본 원인은 전적으로 다른 나라들을 향한 고압적이고 독단적인 태도에 심취한 미국과 서방의 패권 정책에 있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김 대사는 “미국과 서방은 법적 안보 보장을 제공해달라는 러시아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면서 더욱 노골적으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을 추구하고 공격무기 체계를 배치함으로써 조직적으로 유럽의 안보 환경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철군과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긴급특별총회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또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사례를 들어 미국과 서방에 의해 주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하며 “주권국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미국의 일방적이고 표리부동한 정책이 남아있는 한 세계 평화는 정착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긴급특별총회 러시아 규탄 결의안은 2일쯤 표결에 부쳐질 예정으로, 100개국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