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김건희 씨 명품 수수 의혹'과 짖지 않는 개

道雨 2023. 11. 30. 11:58

'김건희 씨 명품 수수 의혹'과 짖지 않는 개

 

 

명품 선물 "성의니까 받겠다" 생생한 영상 '충격'

다수 주류 언론들 침묵하거나 '견월망지'식 보도

대통령 일가·측근 비리 의혹 터져도 침묵 이어져

윤 정권 경제·외교 무능·무책임에도 계속 침묵만

시민들, 언론에 "만일 문재인 정부였다면" 비판

 

 

                                   * 경향신문 11월30일자 사설 빅카인즈 화면 갈무리

 

 

 

언론은 흔히 개에 비유된다. 꼭 나쁜 의미에서가 아니라 언론의 역할이 본래 개와 비슷해서 그렇다.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을 ‘감시견(watch dog)’ 또는 ‘경비견(guard dog)’이라고 부르고, 꼬리를 흔들며 권력에 아부하는 언론은 ‘애완견(lap dog)’으로 부른다. ‘수면견(sleeping dog)’도 있다. 짖지 않고 잠만 자는 언론을 말한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지인으로부터 지난해 고가의 명품 향수, 화장품, 가방을 선물로 받은 사실이 폭로됐다. 김 씨와 친분이 있는 최 아무개 목사가 김 씨를 만나 선물을 건넸고, 김 씨가 선물을 받는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해 기자에게 제보했다. 이 내용은 인터넷 매체인 ‘서울의 소리’와 ‘뉴스버스’에서 폭로했다.

최 목사는 김 씨 방문 전에 “(미리) 선물 사진까지 보냈는데 (김 씨가) 들어오라고 그랬다”고도 증언했다.

대통령 부인이 수백만원 짜리 명품 선물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는 장면은 충격적이다. 그 자리에서 선물 포장을 뜯어보고는 고가의 명품인 것을 확인하자 “아유 알았습니다. 그래도 성의니까”라며 선물을 받아 챙기는 장면을 보면 기가 막혀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영상 속 선물을 받은 사람이 정말 대통령 부인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선물을 받은 대통령 부인이 김영란법을 알고는 있었는지, 김영란법 위반 여부를 떠나 대통령 부인이 수백만원 상당의 선물을 거리낌 없이 받는 것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도 궁금하다.

폭로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대통령과 그 가족의 청렴은 국민에 대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사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의혹 제기가 사실로 확인되면 김건희 씨는 감옥에 가야할 지도 모른다.

대통령 또는 대통령 가족의 불법과 부도덕, 비윤리는 당연히 언론 취재·보도의 첫 번째 대상이다. 이번 의혹도 정상적인 ‘감시견’ 언론이라면 중요한 사안으로 비중있게 보도하는 것이 마땅하다. ‘의혹’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경우는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부인할 수 없는 '팩트(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혹시 언론이 의심의 여지가 있다고 보여 더 확실한 증거를 토대로 보도하고 싶다면, ‘크로스체크(교차확인)’나 보충 취재를 통해 추가 취재한 뒤 보도하면 된다. 그러나 이른바 주류 언론 대부분은 ‘이번에도’ 침묵을 지켰다. 도둑이 수상한 짓을 하는 장면이 눈으로 목격되었는데도 개들은 짖지 않은 것이다. 

 

                                       * 한겨레 11월29일 사설 빅카인즈 화면 갈무리

 

 

 

지난 27일 밤 이 내용이 처음 공개된 뒤, 29일 현재 이를 기사화하거나 사설에서 다룬 이른바 ‘주류 언론’은, 신문 가운데 한겨레와 경향, 방송 가운데 JTBC가 유일했다.

한겨레는 29일자 사설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 선물, 대통령실 제대로 사실 밝혀야”라고 썼고, 경향은 다음날 “의혹 줄 잇는 김건희 명품 백 왜 침묵하나” 제목의 사설을 썼다.

다른 언론들은 이 내용을 기사로 전혀 다루지 않거나 야당의 반응만을 전달했을 뿐이다. 일부 언론들은 김건희 씨의 명품 선물 수수라는 본질은 덮어두고, ‘함정수사 논란’을 키워 보도하기도 했다. 달을 가리키는 데 손톱의 때만 욕하고 있는 '견월망지(見月忘指)' 언론들이다.

주류 언론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그 가족, 권력의 측근들의 불법·부도덕·무능·무책임 행위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을 뭉개고 보도하지 않거나 축소보도해 온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윤 대통령의 장모이자 김건희 씨 모친인 최은순 씨가 은행 잔고 위조라는 금융사기 혐의로 대법원에서 확정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주류 언론들은 이를 크게 보도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취임 전 ‘10원 한 장 남에게 피해준 적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던 장모의 유죄 확정에 사과 한 마디 없었지만, 주류 언론들은 대통령의 뻔뻔한 허언에도 침묵을 지켰다.

최은순 씨 일가의 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 양평 공흥지구 개발 비리 의혹, 김건희 씨 주가조작 개입 의혹에도 마찬가지다. 김건희 씨의 이유 없는 해외순방 동행, 해외 순방시 명품 쇼핑 의혹 등 여러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고 있다.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 검사’인 이정섭 검사의 수사 개입 행위와 불법 행위가 처남댁의 실명 증언을 통해 폭로되었는데도, 주류 언론들은 마치 사전에 모의라도 한 듯 하나같이 입을 닫았다. 지난 여름에는 후쿠시마 핵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일본이 IAEA에 돈을 주고 안전진단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에도 철저히 침묵했다.

주류 언론들은 ‘작은 인터넷 매체의 보도라서’라거나 ‘폭로자와 폭로 매체를 신뢰할 수 없어서’라는 이유를 대고 있다. 주류 언론들의 오만이거나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과거 ‘작은 인터넷 매체’의 보도가 단서가 되어 세상을 바꾼 사례는 얼마든지 많다.

폭로된 주장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데도 폭로자·폭로매체를 신뢰할 수 없다면, 추가 취재로 신뢰할 수 있는 증거를 찾아나서야지, 취재도 하지 않고 덮어버리는 것이 기자가 할 일은 아니다.

윤 대통령의 숱한 거짓말, 말바꾸기, 말실수는 물론이고, 이 정부의 경제·외교·남북관계·행정 등 여러 분야의 오류와 잘못에 대해서도 따져묻지 않고 축소보도하거나 침묵을 지키고 있다. 특히 물가, 환율, 주가, 무역수지, 가계대출, 성장률 등 경제지표 등이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는데도 ‘입꾹닫’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배출한 국민의힘이 25년 전 IMF 외환위기로 나라 경제를 산산조각 내기 직전, 주류 언론들이 ‘한국경제 이상없다’며 침묵했던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SNS와 커뮤니티 등 디지털 여론시장에서는 요즘 ‘만.문.정’ 놀이가 유행한다고 한다. ‘만약 문재인 정부였다면 언론이 어땠을까’를 줄인 말이다. 직전 정부인 민주당 출신의 문재인 정부 당시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노동’으로 한국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던 주류 언론들이, 지금은 거의 모든 경제지표들이 추락하고 있는데도 조용하다는 것이다.

‘만일 문재인 대통령 부인이 명품 선물을 받았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친인척이 비리에 연루되었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 무대에서 망언이나 실수를 했더라면’ ‘문재인 대통령 때에 정부 전산망이 먹통이 되었다면’ ‘문재인 정부 때 세수가 펑크나고 국민소득이 대만에 뒤처지고 성장률이 일본에 추월당했다면’ 등 끝이 없다.

언론은 누가 정권을 잡든 권력의 비리와 무능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다. 그것이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 자유다. 그러나 언론 자유가 만개한 시기에는 사납게 짖다가, 언론 자유를 옥죄고 협박하는 정권이 들어서면 순한 애완견이나 짖지 않는 수면견으로 돌변한다면, 그런 언론이 과연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을지 모르겠다.

 

 

 

김성재 에디터seong6806@gmail.com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