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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후 당 복귀한 이재명 “법, 펜, 칼로도 죽지 않는다”

道雨 2024. 1. 18. 10:42

테러 후 당 복귀한 이재명 “법, 펜, 칼로도 죽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 고통 비하면 제가 겪은 일은 사소”

“민주당, 혁신 공천으로 총선에서 윤 정권 심판”

당 대표실에 김구 사진 걸어 “역사 속 한길 가신 분”

영입한 김구 증손자 김용만 “민주당, 임정정신 계승”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재환영식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김용만 이사와 함께 김구 선생 사진 제막식을 하고 있다. 이날 인재로 영입된 김 이사는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이다. 2024.1.17. 연합뉴스

 

 

 

지난 2일 살인미수 테러를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보름 만에 당무에 복귀했다.

민주당은 당 대표실에 김구 선생의 사진을 걸고, 이날 영입 인재 8호로 김구 선생의 증손자 김용만 씨를 영입했다.

이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법으로도 죽여보고 펜으로도 죽여보고, 그래도 안 되니 칼로 죽이려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회도 새롭고, 언론인 여러분을 뵙는 것도 새롭다”면서 “조금은 낯설기도 한 것 같고 익숙하기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고통에 비한다면, 제가 겪은 이런 일들은 어쩌면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된다”면서 “새해 벽두에 많은 분들이 놀라셨을 것 같은데, 제게 주어진 국민들께서 맡긴 책임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집에서 쉬는 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왜 정치를 하는가 하는 생각에 결국 되돌아 가게 됐다”면서 “살자고 하는 일이고 살리자고 하는 일인데, 정치가 오히려 죽음의 장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를 제거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내가 모든 것을 다 가지겠다는 생각 때문에 정치가 전쟁이 되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의 삶도 전쟁터와 비슷하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누구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것 같고, 혼자 버려져 있는 것 같고, 각자의 삶을 각자가 다 스스로 알아서 챙겨야 하는 각자도생의 세상”이라면서 “외로움, 고통 이런 것들이 많은 사람들을 힘겹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반도 정세의 엄중함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북한이 남한을 주적이라고 표시하고, 평화통일 단어를 삭제하고 이제는 한 번 싸워보겠다, 전쟁을 피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면서 “국제 사회가 동북아의 화약고가 되는 것 아닌가, 한반도의 전쟁을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먼 이야기, 동화 속 이야기, 역사 속 이야기 같지만, 전쟁이 내일 시작되어도 이상할 게 없는 그런 상황으로 한반도가 내몰리고 있다”면서 “대결하고 인정하지 않는 이런 사회 풍토, 분위기가 우리 국민의 삶을, 대한민국의 미래를 얼마나 위험하게 만드는지 정부, 여당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윤석열 정권이 지난 2년간 만들어낸 결과물도 만족스러운 수준에 못 이른 것은 당연하고, 오히려 현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경제도 더 어려워졌고, 안보도 더 나빠졌고, 민생도 더 나빠졌고, 좋아진 것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국민에게 평등해야 할 법이 특정인에게는 특혜가 되고 있다”면서 “똑같은 잣대가 누군가에게는 휘어진다.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라 비정상의 나라로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의 의미를 윤석열 정권 심판으로 규정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정당하게 행사했는가, 그로 인해 세상을 좀 더 낫게 바꾸었는가, 후퇴시켰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라면서 “지난 2년간 정부 여당이 잘했으면 상을, 못했으면 책임을 묻는 그런 엄중한 계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권력에 대한 심판 선거”라면서 “민주당은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통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한 혁신적인 공천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법으로도 죽여보고, 펜으로도 죽여보고, 그래도 안 되니 칼로 죽이려고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면서 “우리 국민들께서 저를 살려주신 것처럼, 국민들께서 이 나라의 미래를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책임지고 제대로 이끌어 가 주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1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살인미수 테러 후 보름 만에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 2024.1.17. 연합뉴스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진행된 인재영입식에서는,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 김용만 씨가 민주당에 공식 입당했다. 김 씨는 수도권 지역구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누군가의 손자, 증손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누군가의 삶과 같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 속을 뚜벅뚜벅 걸어서 한길로 가셨던 분”이라면서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에서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지하에 계신 김구 선생께서 통탄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통일 대한민국, 자주독립 국가를 만드는 것이 김구 선생이 꿈꿨던 나라”라면서 “목숨과 인생을 바쳐서 독립시킨 이 나라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로 변질되고 있어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일부 인사의 탈당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내비쳤지만, 이후에도 ‘통합과 단합’의 길을 가겠다고 천명했다. 이 대표는 “이낙연 전 총리가 당을 떠나셨고 몇몇 의원이 탈당했다”면서 “통합과 단합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안타깝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단일한 대오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희망,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면서 “김용만 씨도 민주당과 함께 새로운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함께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용만 씨는 “1910년 일제에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해 독립운동가들이 희생해 대한민국이 탄생했다”면서 “그 사진(백범 김구 선생)이 오늘 민주당 당 대표실에 걸리게 돼 벅차면서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랑스러워 해야 할 독립운동사가 국민을 편 가르는 이념 전쟁의 도구가 됐다”면서 “김구 선생을 참배하면 누군가가 나타나 이름을 캐묻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어서 몰래 참배하는 도둑 참배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금 독립운동사가 이념 전쟁의 도구로 전락하는 것을 막는 방법은, 우리 모두가 독립 정신을 한마음 한뜻으로 기리는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에는 독립운동사의 가치와 의미를 평가 절하하고 왜곡해야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고, 조상의 과거를 감추고 기득권을 물려줄 수 있는 세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제 동원에 대해 삼자 변제안을 내놓고, 위안부 할머니를 만나 일본의 사과를 받아오겠다고 한 약속은 증발됐다”면서 “여전히 독립운동은 삼대가 망하는 일로 치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국민의힘 비대위원 한 분이 증조부(김구 선생)에 대해 ‘폭탄을 던지던 분이 국제 정세를 잘 알까’라고 망언을 했다”면서 “국민에 의해 쫓겨난 독재자를 위한 친일파 역사관과 궤를 같이하는 저열한 역사 인식”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민주당을 통해 김구 선생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 씨는 “민주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당”이라면서 “민주당과 함께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고 헌법 정신 왜곡 움직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박승철 기자psc2023@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