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감사위가 ‘보류’ 결정 내린 ‘대통령 관저’ 의혹 ‘부실감사’

道雨 2024. 5. 14. 12:06

감사위가 ‘보류’ 결정 내린 ‘대통령 관저’ 의혹 ‘부실감사’

 

 

 

감사원 최고 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의가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및 관저 이전 과정에 대한 감사 결과 심의를, 지난 10일 보류하는 결정을 내렸다.

감사위원회의 심의 보류는 매우 이례적인 결정으로, 김건희 여사 관련 업체의 ‘대통령 관저 공사 특혜 의혹’에 대한 조사가 부실해, 감사를 다시 하라는 취지였다고 한다.

 

감사원은 앞서 참여연대가 국민감사를 청구한 이래, 무려 다섯번이나 감사 기간을 연장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그럼에도 감사위원회의가 보류를 결정했다. ‘부실 감사’ 판정을 내린 것이다.

전 정권에 대해서는 ‘표적 감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혹독하게 하면서, 현 정권 관련 비위 의혹은 대충 넘어가려고 했다고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감사위원들은 특히 한남동 대통령 관저 공사에 김 여사 관련 업체가 참여한 과정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고 한다.

 

2022년 5월25일 행정안전부는 김 여사가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할 당시 전시를 후원한 업체에 12억원 규모의 관저 인테리어 공사를 맡겼다. 이 업체는 코바나컨텐츠가 2016년과 2018년 주최한 전시회의 후원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두고 관저 공사 수의계약에 김 여사와의 친소관계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참여연대는 2022년 10월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 비용이 날마다 불어나고, 예산 전용과 계약·공사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며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국민감사는 60일 이내 종결하는 것이 원칙인데도, 감사원은 감사 기간을 이례적으로 다섯차례나 연장해 15개월 동안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 처리 등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댔지만, 이번에 보류 결정이 내려질 정도로 부실한 걸 보면, 시간만 끌려던 게 아닌지 의문이다. 여당에 불리해질 것을 우려해 감사 결과 발표를 4·10 총선 이후로 미루려 했던 건 아닌가.

 

이번 감사는 윤석열 정권 들어 현 정부 비위 의혹에 대한 첫 감사였다. 주지하다시피 감사원은 그동안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등 전 정권 인사들을 겨냥한 감사만 줄곧 해왔다. 오죽하면 ‘윤석열 정권의 돌격대’라는 말까지 나왔겠나.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체제에서 감사원은 국가 최고 감찰기관의 권위를 잃었다. 오로지 윤 대통령 ‘심기 경호’에 혈안이 된 공직자들이 헌법기관을 망가뜨리는 것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가.

 

 

[ 2024. 5. 14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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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호 주도한 ‘대통령실 이전 의혹 감사’, 추가 조사 판정 받았다

 

1년4개월 조사하고도 감사위원회의서 보류 판정
정부 눈치 봐 ‘부실 감사’ 지적 피하기 어렵게 돼

 

 

감사원 감사위원회의가 감사원 사무처가 주도한 ‘대통령실 이전 불법 의혹 감사’에 ‘보류’ 결정을 내린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감사원 사무처의 감사가 보완이 필요하니 추가 조사하라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 감사는 문재인 정부 ‘표적 감사’를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유병호 감사위원이 감사원 사무총장일 때 이끌었다. 감사원 사무처가 윤석열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감사를 눈치를 보며 부실하게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감사원은 지난 10일 개최한 감사위원회의의 “일부 사항에 대한 사실관계 등을 보다 명확히 확인·보완한 후 심의할 필요가 있다는 사유로, 추후 다시 심의하기로 의결했음을 알려드린다”고 기자단에 공지했다.

감사위원회의는 대통령실 관저 이전 계약 체결 관련 의혹에 대한 감사원 사무처의 감사에 부족함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감사는 감사원이 2022년 12월 참여연대의 국민감사청구를 받아들이면서 시작됐다. 감사원 사무처는 △대통령실·관저 이전 의사결정 과정의 직권남용 등 부패행위 및 불법 여부 △건축 공사 계약 체결 과정에서의 국가계약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당시 관저 인테리어 공사를 김건희 여사와 인연이 있는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따낸 의혹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이어서 조사에 관심이 쏠렸다.

국민감사는 감사 실시 결정일로부터 60일 이내 종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감사원은 ‘필요에 따라 감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국민감사청구·부패행위신고 등 처리에 관한 규칙 14조(이하 규칙 14조)에 따라 다섯차례나 조사 기간을 연장했다.

그에 따라 1년4개월가량 감사를 진행했는데도 감사위원회의에서 보류 판정을 받은 것이다.

특히 지난 2월 다섯번째로 조사 기간을 연장했을 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감사 결과 발표를 총선 이후에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 정도면 ‘차마 대통령실은 못 건드리겠다’는 선언과도 같다”고 반발한 바 있다.

 

감사원은 감사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처와 감사 결과를 의결·확정하는 감사위원회의로 구성된다. 감사위원회의는 감사원장, 감사위원 6명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되는데, 지난 10일 감사위원회의엔 사무총장 시절 이번 감사를 이끌었던 유병호 감사위원은 제척 사유에 해당돼 참석하지 않았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 참석 감사위원 5명 중 과반이 감사 결과가 미흡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한다.

이번 감사 보류로 ‘대통령실 이전 불법 의혹 감사’ 결과 발표는 다시 미뤄지게 됐다. 보류 결정이 난 사안은 60일 안에 결과를 재보고하게 돼 있지만, 이 역시 규칙 14조에 따라 감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한겨레에 “감사가 부실해서가 아니라 추가적으로 조사할 부분이 있어 보류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