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친일 매국 족쇄'로 변질된 '캠프 데이비드 합의' 1주년

道雨 2024. 8. 20. 09:36

'친일 매국 족쇄'로 변질된 '캠프 데이비드 합의' 1주년

 

 

 

'3자 안보협력 프레임워크'…'군사 동맹화' 가속

북·러 군사협력 등 북·중·러 3국 결속도 강화

윤, 미국 설득해 일본의 변화 이끌 기회 버려

윤석열-기시다, 일제 과거사 세탁 '이심전심'

윤, 정권 유지 위해 미국‧일본만 바라보나

구속력 없는 '정치적 선언'이나 뒤집기 힘들어

트럼프 복귀 땐 합의 백지화 가능성도 있어

 

"우리는 한국, 미국, 일본 간 협력이 오늘의 도전들에 대응하는 데 필수 불가결하며, 번영하는 미래를 위한 무대를 마련할 것이란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갖고 있다."

 

한·미·일 3국 안보협력 제도화에 합의한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1주년을 맞이한 18일, 세 나라 정상은 공동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공동의 비전하에 연대하며, 세계 최대 도전들에 맞설 각오가 되어 있다"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 미국 매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 도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로 악수를 하고 있다. 2023.8.18. AP 연합뉴스

 

 

 

한·미·일 정상, 캠프 데이비드 1년 공동 성명

중·북·러에 맞설 '3국 안보협력 제도화' 합의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8월 18일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해, 정상회의 공동 성명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과 부속 문서인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한·미·일 간 협의 공약' 등 3건의 문건을 발표했다.

그 핵심은 중국·북한·러시아를 '적대 세력'이라 규정하고, 이에 대응할 집단방위 기구로서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을 향한 첫걸음으로, 3국 안보협력 제도화에 합의했다는 점이다.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선 3국 안보협력이 인·태 지역과 포괄안보 분야에 집중된다는 점과 함께, 정보 공유와 메시지 및 대응책 조율을 위한 고위 안보 협의체 출범 약속을 담았다.

또한 '캠프 데이비드 원칙'은 주권, 영토보전,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강압에 의한 현상 변경 반대를 3국 안보협력의 기본방침으로 제시하는 한편, 지역 내 공약으로 북한 비핵화와 대만의 평화·안정, 경제 공약으론 금융안정과 기술 표준, 기후변화 분야의 협력을 내세웠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2024. 08.1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구속력 없는 '정치적 선언'이나 뒤집기 힘들어

트럼프 복귀 땐 합의 백지화 가능성도 있어

 

'한·미·일 간 협의 공약'에선 이번 캠프 데이비드 합의가 강제성이 없는 '정치적 선언'임을 못박았다. 법적 구속력은 없어도, 정상 차원의 선언인데다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선언인 만큼, 세 나라에 다른 정권이 들어서도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제일)와 '고립주의'를 표방해온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합의를 백지화할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어차피 내년 1월 교체되고, 일본은 기시다 총리도 다음 달 치러질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해 머지않아 교체된다.

그리고 한국의 윤 대통령도 별반 다르지 않다. 본인의 각종 실정과 부인ㆍ처가의 부정비리 의혹들로 언제 탄핵되도 이상하지 않을 만한 처지에 놓여있다.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 서명했던 3국 정상의 얼굴이 앞으로 모두 교체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1주년을 맞이해 3국 정상이 '이례적으로' 3국 안보협력을 약속한 '캠프 데이비드 합의'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는 사실은, 뒤집어 보면 3국 정상이 각국에 다른 정부가 들어서면 이 합의가 깨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3국은 연내에 국제회의를 계기로 정상회의를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8일 브리핑에서 "미국과 일본의 조야와 여야를 막론하고 한미동맹과 한일관계의 중요성, 캠프데이비드 가치에 대해 전부 높이 평가하고 있으므로, 미국과 일본의 지도부 교체와 관계없이 캠프데이비드에 대한 지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 지난 28일 사상 첫 한미일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훈련의 일환으로 제주 남방 공해상에 떠 있는 미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에서 슈퍼호넷기가 발진하고 있다. 2024. 06.28.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제공] 연합뉴스 

 

 

 

캠프 데이비드 합의 후 '3국 군사 동맹화' 가속

6월 제주 공해서 다영역 '프리덤 에지' 첫 훈련

 

1주년 공동 성명에서 세 정상은 지난 1년에 대해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의 우선적 과제들에 대한 긴밀한 협의와 조율을 통해, 이러한 공동 목표들에 대한 우리의 변함없는 의지를 과시했다"고 자평했다.

그 구체적 성취 사례로 △ 3국 간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 최초 시행 △ 새로운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 협력 각서 서명 등을 들었다.

캠프 데이비드 합의 이후 지난 1년 한·미·일이 '3국 군사 동맹화'를 위해 줄달음쳐온 결과물인 셈이다.

 

'프리덤 에지'는 바다(해상)와 하늘(공중), 사이버 공간 등 여러 영역에 걸친 새로운 형태의 정례화된 연합훈련이다. 3국은 처음으로 6월 27일부터 사흘간 제주 남방 공해상에 이 훈련을 시행했다. 해상 미사일방어, 대잠수함전, 방공전, 수색구조, 해양차단, 사이버방어 등이 담겼다.

3국 부대 간의 '상호운용성' 제고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3국 군사동맹화'의 실질적 조치라고 하겠다. 특히 그 대상 지역을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영역"으로 상정함으로써, 대만해협 유사시 중국과의 무력 분쟁에 주한미군과 함께 한국군도 끌려 들어갈 우려가 크다.

 

* 한미일 국방장관이 28일 일본 도쿄 방위성에서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협력 각서에 서명하고는 악수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신원식 국방부 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2024. 07.28. 연합뉴스

 

 

 

'3자 안보협력 프레임워크'…군사협력 제도화

북·러 군사협력 등 북·중·러 3국 결속도 강화

 

다른 하나는 '3자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 협력 각서(MOC)다. 지난 7월 28일 도쿄에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현 국가안보실장)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이 이 각서에 서명했다. 이는 3국 간 실시간 군사정보 공유와 정기적인 연합군사훈련 등의 안보협력을 제도화하는 게 그 핵심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이 각서가 11월 미국 대선 전에 3국 안보군사 협력을 제도화함으로써,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되돌릴 수 없게 하려는 의도를 지녔다고 봤다.

기하라 방위상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각서는 지금까지 행해 온 정책협의나 공동훈련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는 것을 문서 형태로 정한 것"이라면서, "이로써 한미일 3국의 협력은 여러 국제정세 변화 속에서도 흔들림이 없는 더 강고한 것이 됐다"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캠프 데이비드 합의'가 성공적이었다는 한·미·일 정상의 '자평'과는 달리 부작용도 많았다는 점이다. 세 정상은 "역사적인 정상회의 이후 1년간 3국 협력에서 이루어진 대단한 진전을 기념한다"라고 했지만, 한·미·일 3국 안보‧군사 협력의 강화에 비례해, 북·러 군사협력을 포함한 북·중·러 3국 결속도 강화시키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급속히 끌어 올렸기 때문이다.

남방의 한·미·일과 북방의 북·중·러가 대치하는 '신냉전 구도'가 재구축되는 양상이다. 양 진영의 대치가 과거보다 훨씬 더 군사적 성격을 띠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 북한을 국빈방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마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평양 거리를 걷고 있다. 2024. 06. 19 [스푸트니크=연합뉴스]

 

 

 

한일 간 진정한 과거사 해결, 미국에도 바람직

윤, 미국 설득해 일본의 변화 이끌 기회 버려

 

더 큰 문제는 '캠프 데이비드 합의'가 태동 과정은 물론 탄생 이후 지난 1년간 한국에선 '친일 매국의 족쇄'로 작용해왔다는 점이다. '일제 과거사 지우기'로 압축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친일 사대 매국 행각은, 미국 주도의 '캠프 데이비드 합의'를 빼놓고는 설명이 불가하다.

 

바이든 미 행정부의 최종 목표는 '최대 위협'인 중국에 맞서는 한·미·일 군사동맹의 구축이다. 그 첫걸음이 바로 3국의 안보협력 제도화를 담은 '캠프 데이비드 합의'이다.

여기서 가장 취약한 고리는 견원지간의 한일관계였고, 그 바탕에는 잔혹했던 일제 과거사가 있었다. 일제 과거사 문제를 말끔히 정리해야 진정한 한일관계 개선이 가능하며, 그런 과정을 거쳐야만 제대로 된 한‧미‧일 안보협력이 가능함은 물론이다. 그것이 미국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이었다.

 

한국도 한‧미‧일 안보협력을 희망하고, 그러려면 한일관계 개선이 필수적이란 점을 잘 알고 있지만, 한일관계의 진짜 걸림돌은, 일제의 불법적 한반도 강점과 잔혹했던 식민 통치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전쟁 범죄에 대한 반성과 배상을 시종일관 거부하는 현 집권 일본 극우세력이란 점을 지적하고, 진정한 일본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도록 미국을 설득하는 '기회'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었다.

 

* 17일 오후 서울 시청역~숭례문 대로에서 열린 103차 촛불대행진(8월 전국집중촛불)에 참가한 시민들이 자주독립기를 들고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2024.8.17. 이호 작가

 

 

 

캠프 데이비드 합의, '친일 매국 족쇄'로 변질

윤, 미국에 지레 겁먹고 일본에 백기 투항

 

하지만 윤 정권은 '일제 과거사 지우기'란 자해의 길을 택했다. 한일관계를 개선하라는 미국의 압박에, 지레 겁을 먹고 일본에 백기 투항을 한 것이다.

결과는 참혹했다.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일제 전범 기업의 불법적 강제동원(징용) 범죄에 일방적 면죄부를 준 작년 3월의 '3자 변제 해법'을 시작으로 해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핵폐기수 방출 '용인'을 거쳐, 지난달 27일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역장'이란 사실 적시를 일본이 거부했는데도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찬성'한 데에 이르기까지, 윤 대통령의 '굴욕 외교'는 점입가경이다.

 

안으로는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하다. 윤 정권이 일제 과거사 지우기 작업에 전력을 쏟고 있기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 사례가 항일 독립운동가를 추모하는 독립기념관의 관장에 일제 강점과 식민 통치를 부인하는 일본 극우와 유사한 시각을 지닌 뉴라이트 의혹을 받는 역사학자 김형석에 대한 임명을, 윤 대통령이 거센 반대를 묵살하고 강행한 것이다. 그 바람에 지난 15일 제79주면 광복절 기념식은 광복회(회장 이종찬)와 야당이 불참해 최초로 파행을 겪었다.

 

윤 대통령은 집권 이후 이번 독립기념관장을 비롯해 국가교육위원회, 동북아역사재단, 국사편찬위원회, 한국학중앙연구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등 주요 역사 관련 국책 연구소와 기관의 책임자에 모두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을 임명해왔다.

 

* 일본 패전일인 15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신사에서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칼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2024.8.15 연합뉴스

 

 

 

윤석열-기시다, 일제 과거사 세탁 '이심전심'

윤, 정권 유지 위해 미국‧일본 만 바라보나

 

'역사 전쟁 팀'을 창설해 일제 과거사를 세탁하려는 기시다 정부와 '이심전심'으로 보조를 맞춰 △ 일제 식민 통치는 합법적이다 △ 일제 때 조선인은 국적이 일본이었다 △ 김구는 테러리스트였다 △ 일본 식민 통치로 한국이 근대화됐다 △ 대한민국은 1948년 8월 15일 건국됐다 등의 친일 역사관 전파를 시도하고 있다. 일종의 역사 쿠데타가 아닐 수 없다.

 

올해 윤 대통령의 광복설 경축사는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우리 민족이 잔혹했던 35년의 일제 식민 통치에서 해방되고 조국을 되찾게 된 걸 축하하는 나라의 경사인 만큼, 마땅히 일제의 강점과 식민 통치,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어야 했건만, 윤 대통령의 경축사에는 일본도 강점도 식민지도 민족도 없었다.

 

문제는 윤 대통령의 '친일 사대 매국' 행각이 더 가속화된다는 점이다. 내년은 조선의 외교권을 일본에 강탈당한 을사늑약(1905) 120년, 그리고 한 갑자 후 을사년인 1965년 한일 청구권협약을 맺은 지 다시 60년이 되는 해다. 양국이 내년에 '신(新) 한일관계'를 선언하면서 여권 면제, 독도 군사기지 공유 등 '심리적 금지선'마저 건드릴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 주도의 '캠프 데이비드 합의'가 윤 대통령의 친일 매국 행각을 부추기는 한편, 거기서 벗고자 해도 벗을 수 없는 '족쇄'로 변질된 셈이다. 탄핵 압박에 직면한 윤 대통령이 정권 유지를 위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생각은 포기한 채 오직 미국과 일본만을 바라본다는 인상을 주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유 에디터yooillee2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