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감세 '윤석열 재정', 급기야 '세수펑크' 국제인증
IMF "한국 총수입 증가율 상위 30위 국가 중 꼴찌"
작년 8.8% 감소로 평균 증가율 4.2%에 크게 미달
총지출도 10.2% 감소 최하위…평균은 6.9% 증가
올해 8월 누적 재정적자 84조…작년보다 18조 늘어
국세 9.4조 줄어…대기업 감세로 법인세 준 게 원인
나라살림이 말 그대로 꼴이 아니다.
올해 8월 말 현재 재정적자는 84조 원을 넘었다. 역대 최대 '세수 펑크'를 기록한 작년보다도 적자 규모가 18조 원이나 커졌다.
중앙정부의 국가채무도 1167조 원으로 작년 말보다 75조 원 가까이 늘어났다.
윤석열 정부의 무분별한 '부자감세'의 여파는, 한국의 재정 운용 상태를 국제적인 망신 수준으로 몰아넣고 있다. 올해 재정운용의 바탕이 되는 정부의 총수입 증가율은, 전 세계의 경제 규모 30위권 나라 가운데 한국이 단연 꼴찌다. 지난해 총수입은 아예 전년 대비 8.8%나 감소했다.
쓸 돈이 없으니 총지출도 10.2%나 감소해 역시 최하위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10일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 10월호'에서, 8월 말 누계 총수입은 작년 동기 대비 2조 3000억 원 증가한 396조 7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증가율이 0.58%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도 세외수입과 기금수입을 쥐어짠 결과다. 국세수입은 8월 기준으로나 올해 누계로나 작년보다 감소했다.
8월까지 누계 국세수입은 232조 2000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9조 4000억 원 감소했다. 경기부진과 대기업 감세 등의 영향으로, 법인세가 16조 8000억 원이나 줄어든 게 결정적이다. 소득세도 취업자 수 증가 등으로 근로소득세는 늘었지만, 양도소득세와 종합소득세가 줄면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부자 감세'의 여파다.
주요 국세 세목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것은 부가가치세가 유일하다. 부가세는 8월까지 59조 원이 걷혀 전년 동기(51조 9000억 원)보다 7조 1000억 원이 늘었다. 재산이나 소득의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고 부과하는 세금만 늘어난 셈이다.
국세 수입 감소를 땜질한 것은 세외수입과 기금들이었다.
8월 누계 세외수입은 20조 600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조 3000억 원 늘었다. 기금수입은 143조 8000억 원으로 10조 4000억 원이 증가했다.
총지출은 8월까지 누계 447조 원으로, 전년 동기(425조 8000억 원)보다 21조 3000억 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5% 수준이다. 예산 지출이 15조 9000억 원 늘었지만, 일반회계는 9000억 원 증가에 그치고, 특별회계에서 10조 6000억 원 증가했다.
증가 내역을 성질별로 보면, 이전지출이 14조 2000억 원으로 절반 넘게 차지하고, 인건비는 1조 5000억 원 느는데 그쳤다.
8월까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50조 4000억 원 적자였다. 작년 동기(-31조 3000억 원)보다 적자 규모가 19조 원이나 커졌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 수지 33조 9000억 원 흑자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84조 2000억 원 적자였다.
8월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작년보다 18조 2000억 원이 늘었다. 2020년(96조 원 적자), 2022년(85조 3000억 원 적자)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수준이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차감한 것으로,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나타낸다.
8월 말 기준 국가채무(중앙정부 채무) 잔액은 전월보다 8조 원 증가한 1167조 3000억 원이다. 본예산에 편성된 1163조 원을 이미 넘어섰다. 전년말 대비로는 국민주택채권(-1조 7000억 원), 외평채(-1000억 원) 등이 감소했으나, 국고채 잔액이 76조 6000억 원 증가로 74조 8000억 원이 증가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국제통화기금(IMF) 재정 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수입 규모는 전년 대비 8.8% 감소했다. 세계 경제규모 상위 30위권 국가 중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한국의 총수입 증가율은 지난 2021년 20.6%에서 2022년 9.4%로 하락했다가, 지난해에는 아예 감소세를 전환됐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상위 30위권 국가의 평균 총수입 증가율은, 수치가 유독 높았던 아르헨티나(121.3%)와 튀르키예(86.7%)를 제외하더라도 4.2%로 집계됐다.
총지출 증가율도 마찬가지 형편이다. 지난해 한국 정부의 총지출 규모는 전년 대비 10.2% 감소했다. 30위권 국가 중 가장 저조한 기록이다.
지난 2021년 9.9%, 2022년 15.8%의 증가율을 보였던 총지출 역시, 지난해에는 큰 폭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상위 30위권 국가의 평균 총지출 증가율은 아르헨티나(125.0%)와 튀르키예(113.9%)를 제외해도 6.9%에 달했다.
IMF가 내다 본 올해 한국의 재정 운용도 어둡다. IMF는 올해 한국 정부의 총수입 증가율 잠정치는 4.8%로, 30개 국가(아르헨티나, 튀르키예 제외) 평균 5.1%에 미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총지출 증가율도 3.0%로 30개 국가 중 23위 수준으로 전망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일반정부 부채(D2)는 주요국보다 더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55.2%로 전년보다 1.4%p 높아졌으며, 올해 연말까지 56.6%로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 의원은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총수입이 급감하는 실태가 국제 비교에서 더 여실히 드러났다"며 "정부 부채비율까지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국가재정 악순환 추세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상규 에디터skrhew@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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