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 85

기어이 ‘김태우 공천’ 하겠다니, 국민을 바보로 아는가

기어이 ‘김태우 공천’ 하겠다니, 국민을 바보로 아는가 국민의힘이 다음달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전략 공천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자당의 귀책사유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는 것도 몰염치한데, 심지어 선거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를 공천하겠다니 오만의 극치다. 국민의힘은 7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 후보 추천 절차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당규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인하여 재보궐선거가 발생한 경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당해 선거구의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공당으로서 유·무형의 막대한 선거 비용을 치르도록 한 정치적 책임을 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국민의..

시사, 상식 2023.09.08

대통령의 노기를 어찌할 것인가

대통령의 노기를 어찌할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과 임기훈 국방비서관을 교체한다며 밝힌 이유가 해괴하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채 상병 이슈를 포함해 최근 일어난 사건보다 훨씬 이전부터 준비되고 계획된 인사정책의 종합적 플랜의 일환”이란다. 또한 “2차장과 국방비서관이 군 출신이거나 현역 군인이기 때문에, 적어도 6개월 이상 전에는 준비하고 인수인계 등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방 분야를 담당하는 안보실 핵심 관계자를 동시에 교체하는 인사정책이란 게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 설명대로라면 지난해 8월에 부임한 임 차장이 6개월 정도 근무한 올봄부터 교체를 검토했단 이야기다. 그 말을 믿으라는 건가? 현역 육군 소장인 국방비서관의 경우는 더 해괴하다. 10월로 예상되는 군 정기..

국방장관 ‘거짓말’ 탄로, 국방부에 이 수사 못 맡긴다

국방장관 ‘거짓말’ 탄로, 국방부에 이 수사 못 맡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해 ‘혐의자를 특정하지 말고 경찰에 이첩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국방부 검찰단의 공식 문서에 적시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장관이 병사 순직의 진상 규명을 막으려 부당하게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군검찰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국방부 검찰단이 지난달 30일 군사법원에 제출한 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구속영장 청구서를 보면, 정종범 해병대 부사령관이 “혐의자를 특정하지 않고, 경찰에 필요한 자료만 주면 된다”는 ‘장관 지시사항’을 전달했다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진술이 기재돼 있다. 지난 7월31일 정 부사령관이 국방부 회의에 참석해 이종섭 장관의 지시를 받았고, 해병대 사령부로 돌아와..

누가 자유를 위협하는 ‘전체주의 세력’인가?

누가 자유를 위협하는 ‘전체주의 세력’인가? 자유센터는 한국자유총연맹의 본부 건물이다. 건축가 김수근의 설계로 1964년 서울 장충동 남산 자락에 들어섰다. 1966년 제12회 아시아민족반공총회, 1967년 세계반공연맹 총회가 이곳에서 열렸고, 1970~80년대엔 관 주도 이념 행사나 궐기대회, 공무원·학생 대상 반공 교육 장소로 활용됐다. 1990년대부터는 연맹 사무 공간을 제외한 건물 대부분이 웨딩홀과 식당, 양주클럽, 택배회사 등에 임대됐는데, 냉전이 해체되고 남북 간 대결 구도가 약화하면서 행사 공간으로 쓰임새가 줄어든 결과였다. 한동안 한국 반공주의의 조락을 상징하던 이곳이 돌연 활기를 띠게 된 건, ‘자유’를 취임 일성으로 내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면서부터다. 지난 6월28일엔 자유총..

시사, 상식 2023.09.07

주식 백지신탁 규정 알면서 고위 공직은 왜 맡았나

주식 백지신탁 규정 알면서 고위 공직은 왜 맡았나 박성근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배우자의 수십억원대 회사 주식을 백지신탁하라는 정부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도 배우자 주식 처분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낸 상태다. 공적 직무와 사적 이익의 이해충돌을 막도록 한 공직자윤리법을, 고위 공직자들이 소송을 통한 ‘시간 끌기’로 무력화시키고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고위 공직자가 3천만원을 초과한 주식을 보유한 경우, 임명일로부터 두달 안에 팔거나 금융기관에 백지신탁해 처분하도록 하고 있다.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장치다. 박 실장의 배우자는 중견 건설사인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의 장녀이자 이 회사 사내이사다. 올해 3월 고위 공직자 정..

검사 정권의 통치전략, 엄벌주의

검사 정권의 통치전략, 엄벌주의 “허세의 대가는 감옥에 가는 일이 될 것.”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말이다. 그는 최근 급증하는 살인예고와 관련해, 게시물 작성자를 예외 없이 기소해 “초장에 강력하게 잡”겠다고 했다. 강력한 대응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다수지만, 차분히 생각해보자. 허세에 감옥이 맞는가? 모방 범죄가 퍼질 때, 교육 등 대응 수단은 다양할 수 있다. 형벌의 최후 수단성은 언제나 문명국가의 중요한 원칙이어야 한다. 문제 되는 허세를 부리는 사람 절반이 미성년자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관심받고 싶어 살인예고 게시물을 올리는 청소년들이 성장기에 감옥에 갇히는 경험을 하고 전과자가 되면, ‘진짜’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범죄학의 낙인이론, 학습이론을 통해 검증된 이야기다. 하지만 대한민국 법무부..

시사, 상식 2023.09.06

10년이 아니라 30년쯤 후퇴했다

10년이 아니라 30년쯤 후퇴했다 뿔뿔이 흩어져 있을 때는 느껴지지 않는 특정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정체성이 같이 모여 있으면 매우 강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예를 들어, 간호사들은 전공을 선택할 때부터 환자 곁에서 살아가겠다고 결단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으면 선한 의지의 ‘아우라’ 같은 것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같은 내용의 강의를 해도 매우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직 대통령 중 한분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시민단체가 있다. 가끔 행사에 초대받아 가 보면 이마에 ‘착한 사람’이라고 써 붙인 것 같은 인상의 사람들이 여럿 모여 있다. 단체 사무실이 있는 건물의 분위기는 마치 공립도서관처럼 고즈넉하고 나도 모르게 행동거지가 조심스러워진다. 문재인 정부 말기 ..

시사, 상식 2023.09.06

최성해 조사 전 이미 정경심 기소 결정했던 검찰

검찰이 정경심 소환 한번 없이 기소부터 했던 까닭은 최성해 조사보다 동양대 압수수색이 먼저? 정경심 1차 기소의 유일한 근거, 최성해 주장 아무 물증 없이 빈손으로 기소 방침 결정해 1차 기소의 전제인 소환조사, 애초에 불가능 조사 건너뛴 기소 목적은 오직 조국 임명 차단 [조국 사태의 재구성] 30. 최성해 조사 전 이미 정경심 기소 결정했던 검찰 검찰은 2019년 9월 6일 청문회 도중에 정경심 교수를 전격적으로 기소하면서, ‘공소시효 임박’과 ‘충분한 증거 확보’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앞서 살펴봤듯 이 두가지 주장 모두 완전한 거짓말이었다. 그러면, 그와 별개로 검찰은 왜 정경심 교수를 조사 한번 없이 기소했을까. 이 문제에 대해 검찰이 중앙일보에 단독으로 내놓은 해명 보도가 있었다. 그리고..

강승규 수석, 극우 활동가에게 관제데모 사주 의혹

강승규 수석, 극우 활동가에게 관제데모 사주 의혹 '더탐사', 바이든-날리면 사태 때 통화 녹취록 공개 "MBC 시위해야 한다"고 하자 강 수석 "그렇게 해라" 나흘 뒤 강-활동가 셋 대통령실 부근 식당서 회동 "광화문 모여라" 유튜브 전파, 3만명 시위로 이어져 "여사님 구설수" 강신업 예비경선 사퇴 사주 의혹도 지난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지난해 9월 이른바 '바이든-날리면' 사태 당시 보도와 관련해, 극우 단체 활동가에게 관제 데모를 사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4일 가 단독 입수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MBC가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 X팔려서 어떡하나" 발언을 보도했던 지난해 9월 22일, 강 수석은 극우 단체 활동가이자 유튜버..

14년간 집요한 국가 소송…‘원고 대한민국’의 후안무치

14년간 집요한 국가 소송…‘원고 대한민국’의 후안무치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2009년 한여름, 티브이(TV)뉴스는 공장 옥상에서 경찰특공대가 노동자를 둘러싸고 곤봉으로 집단 구타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헬기가 공중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최루액을 사람에게 살포하는 모습, 거대한 기중기가 빈 컨테이너를 들어 올려 노동자들을 향해 휘두르는 모습도 방송됐다. 하루아침에 아무 잘못 없이 일자리를 잃게 된 쌍용차 노동자들의 절규를 대한민국은 잔혹한 폭력으로 응답했던 것이다. 파업이 이렇게 중단되고 나서도, 쌍용차 노동자들의 고통에는 마침표가 찍히지 않았다. 정부는 노동자들이 진압에 저항하는 바람에 경찰이 공격 무기로 사용한 헬기와 기중기가 크게 파손됐다며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1심과 2심 법원도 ‘..

시사, 상식 2023.09.05

‘고발사주’ 손준성 검사장 승진, 충성하면 보상하나

‘고발사주’ 손준성 검사장 승진, 충성하면 보상하나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기소된 검사를 1심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검사장으로 승진시킨 것도 문제인데, 더욱이 그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비판적인 인사를 고발하라고 야당에 사주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유죄가 인정되면 국가 사법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다. 또한 현직 대통령의 검찰 사유화 논란으로 번질 수 있는 ‘국기문란’ 사건이기도 하다. 그런 인물을 검사들이 선망하는 검사장으로 승진시키다니. 이런 인사가 검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겠는가. 충성을 하면 반드시 보상한다는 것인가. 법무부가 4일 발표한 검사장급 검찰 인사에서 손 검사는 대구고검 차장검사에 발령났다. 그는 지난해 5월 고위..

육사의 뿌리가 만주군관학교인가

육사의 뿌리가 만주군관학교인가 * 지난 2018년 3월1일 서울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에서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찬 광복회장,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청산리대첩을 이끈 김좌진 장군의 손녀인 김을동 전 새누리당 의원과 육사 생도 등이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범도 장군, 지청천 장군, 이회영 선생, 이범석 장군, 김좌진 장군. 연합뉴스 육군사관학교에서 근무지원단(연대급) 행정병으로 군 생활을 했다. 벌써 30년 전이지만, 어제 일처럼 기억이 생생하다. 육사 행정병은 ‘꽃보직’에 해당될 터이고 크게 고생한 적도 없어, 군대 얘기가 나오면 별로 할 말이 없다. 다만 육사 전체를 지원·총괄하는 근무지원단 행정병이어서, 당시 육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시사, 상식 2023.09.05

홍범도 장군 모셔올 자격이 있었나

홍범도 장군 모셔올 자격이 있었나 * 특별수송기를 통해 2021년 8월15일 서울공항에 도착한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하기 되고 있다. 연합뉴스 1923년 12월5일치 누렇게 바랜 ‘독립신문’ 1면. ‘슬프다 칠천의 가련한 동포가 적지에서 피바다를 이루엇다’라는 제목 아래로, ‘아프고도 분하도다 원수에게 죽은 동포…’라며 기사가 이어진다. 1923년 9월 간토대지진 때 조선인들은 떼죽음을 당했다. 일본 정부가 퍼뜨린 유언비어에 놀아난 ‘자경단’들은 닥치는 대로 조선인의 목을 베고 몸을 찔렀다. 그해 12월에 이르러 독립신문은 조선인 사망자가 6661명이라고 기록했는데, 독일 외무부 보고로는 2만3058명이 죽었다. 100년 세월이 흘렀지만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원혼들이 구천을 떠돈다. 일본 정부는 사과는커..

시사, 상식 2023.09.05

“캠핑장서 한 말 다 도청됐다니”…국정원 직원 1심 유죄

“캠핑장서 한 말 다 도청됐다니”…국정원 직원 1심 유죄 국정원 수사관 4명 징역형에 집행유예 프락치 활용해 소화기 모양 도청 장치 설치 캠핑장 간 대학생들 대화 5시간 동안 도청 재판부 “프락치 관여 불구 국정원 직원도 공동정범” 프락치 폭로로 알려져…“권력 압박 이기지 못했다” * '정권 위기 탈출용 공안 탄압 저지 국가보안법 폐지 경남대책위원회'가 30일 오후 경남 창원시 국가정보원 경남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포된 '창원 간첩단 사건' 관련자 4명에 대해 석방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2023.1.30. 연합뉴스 민간 정보원(프락치)을 이용해 일반인을 불법 도청한 혐의로 기소된 국정원 직원들에게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일반인들이 평소 동료들과 하는 말을 동의도 없이 녹음해 도청했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