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남강휴게소의 명물 마술사 아저씨

道雨 2007. 9. 10. 21:57

 

 

        남강휴게소의 명물 마술사 아저씨


  어제 벌초를 마치고, 작은 아들(범진)을 거제도에 내려주고 돌아오는데, 남강휴게소에서부터 15km가 정체된다고 하여, 휴게소에 들어가 쉬기로 했다. 휴게소에 쉬는 동안 한 마술사 아저씨의 마술을 구경하게 되었다.

  이 분은 남강휴게소에서 작은 좌판을 벌여놓고 마술용품을 판매하면서, 마술용품을 사는 사람에게만 즉석에서 마술기술을 개별적으로 가르쳐주는 것이었다. 어차피 차도 밀리니 한동안 쉬면서 아저씨의 마술을 구경하게 되었는데 꽤 흥미가 있었다.

  

  나는 원래 마술에 흥미로움을 느끼기는 했지만(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줄 이벤트 성으로서), 한편으로는 원래 마술이란 것이 남을 속이는 기술이니만큼, 내 스스로가 마술 기술을 배우거나 쓰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지금껏 살아왔다. 이는 TV에서 외에는 마술을 직접 본 경험도 없고, 마술하는 것을 직접 눈으로 접해볼 것이라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았던 때문이기도 하다. 즉 지금까지 마술은 머리속 생각으로만 왔다갔다하던 것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남강휴게소의 마술사 아저씨는 바로 내 코앞에서 마술기술을 펼쳐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내 눈앞에서 꽃이 생겨나고, 구멍 뚫린 돈이 감쪽같이 되살아나고, 카드마술을 여러 가지 보여주고, 고리마술을 보여주는 등, 참으로 신기하였다.

  그리고 마술용품을 사는 사람한테만 앉은 그 자리에서 살짝 기술을 전수해주는데, 눈 앞에 앉아 있는 나를 포함한 다른 사람은 도무지 모르겠는데, 마술용품을 산 사람은 그 짧은 시간(1분 정도밖에 안 되는 듯한) 동안에 기술을 전수받은 듯 수긍을 하는 것이었다.

  

  한참을 구경하고 있던 내게도 호기심이 크게 발동하여, 만원을 주고 마술용품 2가지를 샀다. 3,000원 짜리 매직링과  7,000원 짜리 매직펜이다.

  그리고 마술사는 나를 자기 옆으로 오게 하더니,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게 손을 좌판 책상 밑으로 내려서는, 나에게 두 가지 기술을 가르쳐 주었다. 이런 방면에 매우 둔한 나는 다른 사람보다 더 시간이 걸려서 2-3분 정도 걸린 것 같았는데, 나도 ‘아하’ 하고 수긍을 하게 되었다.

  매직링은 과학적 원리에 의한 것이었고(보는 사람을 속이는 것은 아님), 매직펜은 특수하게 제작된 펜으로써 다른 사람의 눈을 속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잘 숙달된 손놀림이 필수적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원래 마술이란 것이, 그 방법이나 이치를 알고 나면 시시해지는 법이니(특히 남을 속이는 종류의 마술이 그렇다), 마술사란 늘 새로운 마술을 개발하기 위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것으로 여겨진다. 겉모습의 화려함 뒤에는 치열한 개발 노력과 손기술의 연마 등 각고의 노력이 깔려있음을 물 위에 떠 있는 백조에 비유할 수가 있을 것이다.

  백조는 우아하게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물 속에서는 끊임없는 발놀림이 있어서 가라앉지 않고 버틸 수가 있는 것이다.

  

  오늘 나는 남강 휴게소의 마술사 아저씨 덕분에, 내 생애에 마술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한 가지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손기술이 모자라 매직링 한 가지만 익히는데도 수십분을 더 투자하여야 했지만, 추석 때는 조카들한테 시연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매직펜은 특수도구를 사용한 눈속임이라 아직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자, 추석 때는 서울 큰집에서 (비록 매직링이라는 한 가지뿐이지만) 마술쇼를 벌여볼까?  

 

 

 

***  남해고속도로에서 차가 막힐 때는 여유있게 쉬어가십시오.

남강휴게소에 들어가시면 좌판을 차린 마술사 아저씨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간단한 마술용품도 사 주시고, 기다리는 동안 마술(기술)을  한두가지씩  배워서 가족들에게 웃음꽃을 선사해 보세요.

 

 

* 남강휴게소의 마술사 아저씨가 좌판을 차려놓고 카드마술을 선보이고 있다. 앞에 있는 것들이 판매용마술용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