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풍속,관습 등

[스크랩] 어느 쪽이 왕릉이고 어느 쪽이 왕비릉이야?

道雨 2008. 1. 23. 18:19

 

어느 쪽이 왕릉이고 어느 쪽이 왕비릉이야?

 

 

 

영릉은 같은 언덕에 나란히 배치한 쌍릉이라 많은 사람들이 어느 쪽이 왕이고 어느 쪽이 왕비냐고 궁금해 한다.

"어느 쪽에 왕이 있어요?"


왕과 왕비, 남자와 여자의 위치는 엄격하게 정해져 있다. 왕과 왕비가 한 자리에 있는 경우, 마주 보아 왼편이 왕이 잠든 곳이고 오른편이 왕비의 자리다.


"아아, 남좌여우야.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

우스갯소리로 아이들에게 쉽게 기억하라고 한 말하지만, 다시 재설명이 필요하다. 왼쪽이 오른쪽보다 서열상 높다는 규칙은 엄격히 지켜져 왔다. 이는 비록 왕실뿐 아니라, 사가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것을 남좌여우(男左女右)라고 한다.

그러나 이 원칙은 살아 생전에 지키던 것이고 죽으면 반대로 오른편이 높아진다. 즉, 살아서는 왼편이 왕의 자리로 좌의정이 섰고, 오른편에는 왕비와 우의정, 또 문인은 왼편, 무인은 오른편에 서는 규칙을 지켰다. 그러나 죽으면 오른쪽이 왕, 왼쪽이 왕비 자리가 된다.

언젠가 해설사 한 분이 좌우 방향이 헷갈린다고 자세히 설명 좀 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사실 헷갈린다. 계급사회였던 조선왕조에서 서열과 남녀에 따른 자리는 생전과 사후가 정반대로 달라지고, 보는 사람의 위치를 기준으로 할 것인가, 왕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에 따라 다르므로 혼란스럽다.

쉽게 왕이 가진 권력을 생각하면 된다. 모든 것은 왕을 기준으로 한다. 왕이 앉은 자리에서 왕의 왼쪽(동편)이 좌가 되고, 신하들에겐 우가 된다. 신하의 위치에서 오른쪽(동편)이 왕의 자리고, 왼쪽(서편)이 왕비 자리가 된다.

왕은 북쪽을 등지고 남쪽을 내려다보며 앉기에, 왕의 왼편이 동쪽이 되며 우편은 서쪽이 되므로 왕에게 절을 할 때는 무조건 임금이 계신 곳을 향하여 북향사배를 하는 것이다. 문무백관의 조회를 받을 때 동쪽이 문관의 자리고 서쪽이 무관의 자리가 되는 것은 그런 연유이다.

죽으면 반대로 오른쪽을 높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에겐 왼편이 왕의 무덤, 오른편이 왕비의 무덤이 되는 것이다. 합장릉일 때도 이 규칙은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북향에 머리를 두고 발은 정자각 쪽에 두는 것도 정해진 원칙이다. 두 언덕에 왕과 왕비가 묻혀 있고 정자각 하나를 쓰는 동원이강릉 형식의 왕릉도 마찬가지다.

이 원칙은 지금도 내려온다. 예절 교육을 받아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절을 하거나 두 손을 모아 서 있을 때, 남자는 왼손을 위로 올려 포개고 여자는 오른손을 위로 올린다. 그러나 상가에 갈 때는 정반대로 바뀐다. 남자는 오른손을 위로 포개 절을 하고 여자는 왼손을 위로 올려 포개는 것은 이 원칙에 따른 것이다.

서열에 따른 남녀차별이라고 분개할 일은 아니다. 원래의 의미는, 좌인 동편은 양이고 태양이 동쪽에서 떠오른다는 것이며 이는 남자의 위치이며, 우인 서편은 음이고 달이 서쪽에서 떠오른다는 여성의 위치를 본 뜬 것이라고 한다.

출처 : 토함산 솔이파리
글쓴이 : 솔뫼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