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감상문, 관람후기

연극 '연기가 눈에 들어갈 때'를 보고

道雨 2008. 6. 6. 13:27

 

 

 

                    연극 '연기가 눈에 들어갈 때'를 보고

 

 

 

 

* 부산문화회관 소극장의 걸개 앞에서. 연극을 다 보고 나와서 찍음.

 

 

* 어젯 저녁 집사람과 함께 부산문화회관에서 '연기가 눈에 들어갈 때'라고 하는 연극을 보았다. 부산시립극단 제32회 정기공연인데, 어제와 오늘 이틀간 부산문화회관 소극장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영화감상이나 음악회에 가 본적은 있었지만, 연극을 보러가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너무너무 좋았고,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집사람과 얘기하기를, 올해를 우리들 문화생활의 원년으로 삼아야겠다고 하였다. 그 만큼 영화 감상과는 또 다른 감동을 우리에게 선사하였으며, 공연 내내 눈물과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다.

  이로 인해 나는 지금까지의 연극 배우들에 대한 추상적인 이미지와는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는 놀라운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바로 연극배우라는 강렬한 인상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 팜플렛과 티켓.

 

 

 

 '연기가 눈에 들어갈 때'라는 연극에 대하여, 인터넷과 팜플렛에 소개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갈림길에서, 산 자와 죽은 자의 유희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한 번 더 되새겨보게 하는, 감동의 휴먼드라마이다. 

  일본 출신의 작가 쓰쓰미 야스유끼의 작품으로, 1997년에 초연되었으며, 화장터에서 연기가 되기 직전의 두 영혼이 이승을 하직하면서 나누는 진솔한 우리네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연기처럼 덧없고 안타까운 인생에 대한 성찰을 엿볼 수 있다.

  동양적 사고(상상력)와 가치관이 친밀감과 극적 흥미를 더해주며, 무엇을 태울 것인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유쾌하게 던진다.

  배우들의 열정과 끼를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며, 화장터의 풍경을 통해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 팜플렛의 그림에는 망자 2명과 저승사자까지 망라해서 출연진 13명이 모두 포함.

 

 

 

 

***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벚꽃이 만발한 어느 봄날의 화장터에 흰 수의를 입은 두 남자가 각자 소파에 앉아 꽃잎이 부서지는 바깥 세상의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이들은 급작스런 사고로 죽음을 맞이한 김진우와 기영식이다. 자신들의 육신이 태워지기를 기다리며 못내 아쉬운 듯 이승에서의 마지막 이야기를 나눈다. 이것 또한 인연이 되어 아득하고 긴 여행이 될지도 모르는 저승길의 길동무가 되기로 한다.

  한편, 김진우와 기영식의 유족들은 고인의 관이 가마 속으로 들어가자 슬픔에 잠긴다. 잠시 후 김진우의 유족들은 문상객들의 점심을 챙기느라 분주하지만, 기영식 쪽은 문상객이 없어 조용하다.

  이때, 불에 그을린 수의를 입은 김진우와 기영식은 대기실로 와 서로의 가족을 소개하며 주위를 맴돈다. 뜻밖에도 치매를 앓고 있는 김진우의 어머니를 만나고, 죽은 사람을 볼 수도,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머니를 통해 김진우는 아내와 자식들에게 그동안 하지 못한 말들을 하고 고마움을 전하고, 기영식도 자신의 딸과의 오해를 풀고 용서와 화해를 하며, 나이 어린 연인과도 마지막 이야기를 나눈다.

  이제 두 사람의 육신은 타서 재가 되어버리고...

  두 가족은 화장터에서 작별의 사진을 한 컷 찍는다.

 

 

 

* 공연의 마지막, 화장터에서 찍은 가족들의 작별사진이 천장에서 내려왔다. 사진 속의 10명과 두 명의 망자(영혼), 그리고 저승사자 등 모두 13명이 출연하였다. 망자와 저승사자도 모두 함께 사진을 찍었지만, 현상된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다.

 

 

** 출연 배우 모두의 연기가 훌륭했는데, 그 중에서도 주인공 망자인 김진우역(유성주), 김진우의 부인 박정미역(이현주), 김진우의 어머니역(정행심)을 한 세 배우의 연기가 나에겐 더욱 인상적으로 돋보였다.

 

**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문화회관 소극장의 의자 앞뒤 거리가 너무 좁아 불편하였다. 소극장이라면 편안한 좌석이 되어야 하는데, 체격이 크지않은 나에게도 좁을진대, 요즘 체격이 큰 청소년들이 많은데, 이들에게는 너무도 비좁았을 것 같다. 문화회관 측의 개선이 요망된다.

 

* 출연 배우들의 사진. 

 

 

 

*** 이 연극을 보고나서, 앞으로 가능하면 자주 연극 공연을 관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울러 다른 가족이나 친구, 이웃들에게도 연극공연을 관람해볼 것을 권해야겠다.

 

 

  여보게, 친구들!!!

  '연기가 눈에 들어갈 때'에 이르기 전에, 가족과 함께 한 편이라도 더 연극감상을 해보시게... 

  아울러 다른 문화생활에도 투자를 ...

 

 

 

 * 연극을 다 보고 난 후, 걸개그림 앞에서 기념사진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