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소금 팍팍 치세요

道雨 2008. 6. 28. 10:38

 

 

 

                        소금 팍팍 치세요

몸에 해로운 ‘정제염’ 권하던 식품위생법 개정, 자연산 ‘천일염’으로 건강 지키기

 

▣ 안병수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지은이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t@hani.co.kr

 

일본의 마을 이름을 보면 ‘염’자 들어가는 곳이 많다. 대개 해안 지역의 마을이 그렇다. 이들 마을은 전엔 염전이었다고 보면 틀림없다. 지금은 물론 염전의 자취는 없다. 이름만 남아 있을 뿐이다. 모두 공단이나 주택단지로 변해 있다. 이 현실을 놓고 일본의 건강전문가들은 땅을 치며 후회한다. 염전이 없어진 탓에 국민 건강이 크게 나빠졌다는 것이다.

 


 

안타깝게 우리나라도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최근 10여 년 사이에 염전이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1990년에 9341ha였던 것이 요즘엔 3900ha라고 하니 말이다. 일본 전문가들의 말대로라면 우리나라도 위기다. 물론 염전이 거의 전멸하다시피 한 일본보다는 훨씬 나은 편이지만.

염전과 국민 건강. 어떤 관계가 있을까. 전문가들이 염전을 끔찍이 아끼는 까닭은 무엇일까? 당연히 소금 때문이다. 소금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천일염과 정제염이다. 언뜻 같은 소금으로 생각되지만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 인체는 염전에서 만드는 천일염을 좋아하고, 공장에서 만드는 정제염은 싫어한다. 염전이 줄어든다 함은 우리 몸이 좋아하는 소금은 줄어들고, 싫어하는 소금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인체가 천일염을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 바닷물을 햇볕에 말려 만드니 자연물질이 그대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미네랄을 비롯한 유익한 성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몸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천일염의 칼슘과 마그네슘이 혈압을 낮춘다”는 연세대 김현원 교수의 설명이 그 예다.

반면 기계적으로 생산하는 정제염에는 미네랄이 거의 없다. 순수한 염화나트륨뿐이다. 인체는 이런 고순도의 나트륨 덩어리를 처리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건강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지사. 국제자연의학회 회장인 일본의 모리시타 게이치 박사는 “정제염이 뇌, 신경계, 혈관계, 신장 등에 나쁘게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사실 천일염과 정제염을 비교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굳이 전문가의 이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천일염은 무조건 ‘KO승’을 거두게 돼 있다. 그렇다면 천일염의 요람인 염전은 더욱 활성화돼야 마땅한데도, 왜 거꾸로 퇴출의 위기에 내몰린 것일까?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오류다. 천일염에는 ‘옥에 티’ 같은 허물이 하나 있다. 비정제품이다 보니 유해물질이 잔존할 수 있다는 것. 이 사실이 무책임하게 침소봉대된다. 그리고 희한한 결과물을 내놓는다. ‘천일염은 식품에 사용할 수 없다’는 식품위생법의 규정이 그것이다. 이 규정 덕분에 우리는 천일염을 먹고 싶어도 먹을 수가 없었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청정해역에서 제대로 만든 천일염은 유해물질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천일염은 안전할뿐더러 미네랄 조성도 탁월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식으로 한심하게 자연의 선물을 걷어찬 꼴이었다.

뒤늦게나마 오류를 바로잡은 것은 천만다행이다. 지난 3월28일부로 천일염도 식품에 사용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크게 환영할 일이다. 이 조처가 식탁에서 정제염을 추방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그렇게 되면 무조건 짜지 않게 먹으라는 상투적인 충고도 추방될 것이다.

한 가지만 기억하자. 조선대 전홍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소금이 해롭다고요? 정제염이기 때문이에요. 천일염과는 분명히 구별해야 합니다.” 하긴 천일염의 속맛을 아는 이에게는 굳이 이런 충고가 필요 없을지 모른다. 달짝지근한 듯 은은하게 감도는 자연소금의 깊은 맛에 이미 매료돼 있을 테니까.


 

■ 죽염 이야기

천일염의 유해물질에는 황산염이나 비소화합물 등이 있다. 이 물질들은 보통 높은 온도로 가열하면 휘발해 없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중에서 천일염이 주로 구운 소금의 형태로 판매되는 것이 그래서다. 구운 소금 가운데 우리에게 친숙한 제품이 죽염이다. 천일염을 대나무통에 넣고 굽는다고 해서 죽염이라고 한다. 대나무통을 황토로 막고 소나무 장작불을 이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런 방법으로 구우면 천일염의 유해물질이 더 효과적으로 제거되고 좋은 성분들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의 주장이다. 한때 이 죽염이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소나무 장작이 아닌, 잘못된 목재를 사용한 탓이다. 제대로 만든 죽염에서는 환경호르몬이 검출될 리 없다. 죽염은 천일염을 이용하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다.

 

 

* 위 내용은 한겨레21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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