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감기 “항생제 처방은 어리석은 짓”

道雨 2008. 7. 2. 12:23

 

 

 

감기 “항생제 처방은 어리석은 짓”

EBS 다큐프라임, 항생제 처방…‘당장 그만 둬야’

외국선 충분한 휴식 권고… 면역 조절 기능 중시
한의학적 치료 효과… 부작용 없고 생리기능 강화


가장 흔한 질병 감기. 전문가들은 며칠 휴식을 취하면 저절로 낫기 때문에 별다른 약이 필요 없을 뿐 아니라 감기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아직 없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한해 감기에 쓰이는 약값만 1조6048억원, 외래 환자 소요 비용만 2조5831억원에 이른다.

지난 23일과 24일 EBS 다큐프라임에서는 2부작 ‘감기’를 통해 돈 때문에 굳이 복용할 필요도 없고 효과도 없는 약과 주사를 환자들에게 권하고 있는 우리나라 의사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태에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다큐프라임 팀은 실제로 감기증상을 가지고 있지 않은 모의환자가 일반적인 감기 증세를 호소하며 한국을 포함한 미국, 영국, 독일, 네덜란드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았다.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동일 환자를 두고 외국 의사들은 하나같이 한국 의사들과는 극명하게 다른 진단과 치료법을 제시했다.
일반적인 가벼운 바이러스 감염이지만 건강하니까 별다른 약은 필요 없으니 좀 쉬면 나을 것이라며 환자를 돌려 보낸 것. 어느 병원에서도 단 한알의 약도 처방하지 않았다.

반면 한국 의료기관은 어땠을까?
7개 병원 모두에서 3일분의 약과 주사제를 권유했으며 약은 많게는 무려 10개까지 처방했다.

모의환자가 약을 많이 먹으면 내성이 생기지 않느냐고 물어보니 의사는 누가 그러냐며 아무런 의학적 근거 없는 위험한 속설이니 의사 말을 믿으라고 오히려 호통쳤다.

또다른 곳에서는 약에 항생제가 포함됐느냐고 물어보니 원하면 빼주는데 잘 낫지 않을 거라며 자신도 항생제 먹고 가족이 감기 걸려도 항생제를 쓴다며 탐탁치 않아 했다.

약을 처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감기는 자연적으로 낫는 질병이고 불필요한 질병에 약을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외국 의사들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더욱이 한국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본 외국 의사들은 하나같이 그 위험성을 경고했다.
반덴브링크 네널란드 라이덴대병원 내과 주임은 “이 약들 중 어느 것 하나도 감기에 효과가 없다는 것이 세계 수많은 의사들이 내린 결론”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외국 의사들에 따르면 감기약을 먹고난 후 감기가 나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약을 먹지 않았어도 감기가 나을 때가 된 경우와 플라시보 현상에 의한 경우, 광고를 통해 이러한 약이 효과가 있다고 들어와 어느 순간 이를 믿기 시작한 경우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들을 아연실색하게 한 한 종류의 약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항생제였다.

방송에 따르면 항생제는 세균이 원인이 되는 감염에 쓰이는 약물로 바이러스가 원인인 감기에는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한다. 
다시 말해 감기로 인한 2차 감염에는 항생제가 필요할 수 있지만 그러한 경우는 드물다는 것. 2차 감염을 우려해 예방 차원으로 항생제를 처방하는 우리나라 현실과 엇갈리는 대목이기도 하다.

로널드 에클스 영국 카디프대 감기연구소 소장은 “한국은 감기에 처방된 항생제 때문에 항생제가 정말 필요한 질병에 걸렸을때 전체 사회가 면역력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며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감기 같은 질병에 항생제를 처방하다니…어리석은 짓이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는 “한국의 의사들은 이런 처방을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한국 개원의 59%가 항생제가 감기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를 보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왜 한국 의사들은 이처럼 효과도 없는 감기약을 처방하는 것일까?

하버드대 의료사회학과의 마르시아 안젤 교수는 제약업계의 큰 시장은 건강한 사람을 겨냥한 시장인데 이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소비자를 상대로 한 시장보다 이윤이 높기 때문이며 감기는 가장 흔한 질병이어서 사람들에게 감기약의 효능을 믿게 해 약을 구매하도록 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약 시장은 없을 거라는 것.

그래서 제약회사들은 감기가 질병이고 걸리면 반드시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믿음을 주려고 하는데 그런 면에서 볼 때 한국 사람들이 가벼운 감기에도 평균 5개씩의 감기약을 복용한다는 사실은 무척 흥미롭다고 진단했다.

하르니에 네덜란드 암스텔페인 전문의도 “제약회사와 그들의 인센티브가 궁금하다”며 “나는 제약회사 걱정은 하지 않고 단지 내 환자만 걱정할 뿐”이라고 말했다.
간단히 말해 ‘돈’ 때문이라는 것이다.

외국 의사들은 “보통 정도 건강한 사람이면 어떠한 형태의 바이러스 공격에도 매우 조직적으로 대처해 며칠에 걸쳐 다양한 종류의 세포들이 바이러스를 공격해 물리친다”며 면역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감기를 외부의 다양한 환경변화에 대해 인체의 생리기능이 저하돼 적절한 적응 능력이 떨어져 나타나는 질환으로 보고 인체의 正氣의 강약과 六淫에 따라 祛風, 散寒, 祛濕, 淸熱, 補氣, 補血 등의 방법으로 치유하는 한의학적 치료가 가장 적합하고 뛰어난 치료임을 알 수 있다.

김달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교수도 “서양에서는 감기에 걸려도 병을 참고 견뎌내고 있어 페니실린 내성비율이 10% 미만이지만 한국의 경우 90% 이상으로 약효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특히 한의학적 치료방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며 그 효과 또한 우수하다”고 밝혔다.

조기호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교수도 “한·양방약을 동시에 사용하는 일본의사들이 한방약을 가장 많이 처방하는 질환 중 하나가 감기”라며 지난 2003년 7월 닛케이메디컬에서 실시한 한방약 선호도와 감기치료의 실제모습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의사들은 양약치료만의 한계, 환자들의 요구 등으로 72.1%가 한방약을 사용하고 있으며 부정수소·갱년기장애·자율신경실조증이 56.8%, 변비 46.7%, 급성상기도 감염(감기) 42.8%의 질환순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중 감기질환의 경우 21.7%가 한방약을 우선적으로 처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방약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40.9%가 ‘더욱 한방약이 중시된다’라고 답변해 한방약의 꾸준한 발전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조 교수는 “세밀한 대응이 가능한 한방 감기치료법은 한약의 효능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 질환”이라며 “특히 만성화된 경우나 위장, 허약 등 부작용 때문에 양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기 힘든 경우에도 한방이 뛰어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영 기자 [kdy26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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