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미슬토 요법

道雨 2008. 10. 23. 16:17

 

 

      미슬토 요법

# 사례 1

암이 전신으로 퍼진 말기 유방암을 앓고 있는 유혜인(45)씨는 최근 인터넷 카페를 통해 고통스러운 항암 요법과 달리 큰 고통 없이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삶의 질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기존의 항암 치료를 포기하고 보조 항암요법인 '미슬토 요법'을 선택해 치료를 받고 있다.


유씨는 구토 등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편안이 잠을 잘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말기 암환자를 중심으로 일부 요양병원에서 흔히 암 대체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미슬토 요법'이 주목을 받으면서 서서히 제도권 내 의료권으로 확산되자 이에 대한 효능 논란이 일고 있다.

'미슬토(기생식물) 요법'이란 독일에서 처음 사용된 면역요법의 일종으로 참나무, 사과나무 등에서 기생하는 겨우살이에서 추출한 식물성 보조 항암주사요법이다.

지난 1960년대 초 스위스의 알레스하임의 루카스 병원에서 본격적으로 암 치료에 도입돼 항암 작용 등 일정 부분 효과를 보이면서 신약개발 등으로 이어졌으며 현재 스위스 루카스 병원을 비롯해 독일의 외셀브론병원, 바이오메드병원, 하벨회외병원, 프리덴바이얼병원 등 유럽 400여 곳의 암센터에서 미슬토 요법이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 도입된 미슬토 요법으로는 보령제약의 '헬릭소'와 한국아브노바의 '압노바비스쿰' 등 두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이들 제품은 모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미슬토 항암주사제인 '압노바비스쿰'을 판매하는 한국아브노바 관계자는 "최근 말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미슬토 요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독일 등 유럽에서는 전체 암환자의 약 40%가량이 미슬토 요법을 통해 암을 치료하고 있으며 미국 FDA 승인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활발하게 이용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슬토 요법은 세포독성 효과와 면역조절효과, β- 엔돌핀 분비 등 3가지 작용 기전을 통해 암을 치료한다"면서 "이러한 방식을 통해 암 세포의 성장 억제와 면역기능 활성화를 통해 암세포에 대한 저항력 등을 키우는 것은 물론 β- 엔돌핀 분비를 통해 통증에도 효과를 줘 전체적으로 암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암을 치료한다"고 덧붙였다.

보령제약 관계자 역시 "미슬토 요법은 보조항암요법으로 암 치료에 일반화되진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유럽 지역에서는 암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해 미슬토 요법이 활발하게 처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제품은 기존의 항암치료제가 암환자의 암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가장 소홀했으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질' 항목을 중점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

실제로 미슬토 항암주사를 일선 암환자에게 처방하고 있는 분당 Y클리닉 한 모 원장은 "미슬토 요법을 정식으로 인정받은 항암요법이 아닌 항암보조요법이지만 일정 부분 효과가 있다"며 "주 3회 약 6개월 가량 시술 받은 환자들 대부분이 치료 전에 비해 삶의 질이 현저히 높아졌다고 말한다"면서 미슬토 요법의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가격 역시 한 달 기준으로 20만원 가량 소요돼 일반적인 항암치료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며 "한국에서는 미국 의학을 중심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유럽에서는 미슬토 요법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의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미슬토 요법에 대해 암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종양내과 전문의는 임상적으로 아직 입증되지 않아 권고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A대학병원 종양내과 전문의는 "미슬토 요법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으나 아직까지 이와 관련해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다"면서 "일정부분 효과가 있을 수는 있지만 암을 치료한다고 주장하기에는 임상논문 등 자료가 많이 부족해 보조요법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떤 치료를 선택하느냐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환자의 몫이지만 임상적으로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제품을 환자에게 권고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해 미슬토 요법의 효능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이러한 이유로 인해 지난해 1월 서울고등법원은 헬릭소나 압노바비스쿰 등 미슬토 요법은 암 세포를 소멸시키거나 증식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아, 암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하는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일선 보험사가 이들 요법을 시술받은 환자들의 치료비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처럼 직접적으로 암세포를 제거하지 않아 항암치료제로 인정받지 못한 미슬토 요법을 두고 의료계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암을 정복하기 위한 또 다른 방안에 대해 암환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