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우아하게 내려가기

道雨 2009. 1. 3. 12:37

 

 

 

             우아하게 내려가기

 

 

 

 

 

 

오늘(2009년 1월 3일) 오전,  ‘한겨레 21’ 2009년 신년호에서 눈에 확 뜨이는 낱말을 발견하였다.


 ‘우아하게 내려가기’


2009년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모두들 말하고 있으니, 이러한 경제위기를 기회(핑계)로 삼아 평소 결행하지 못하던 생활의 변화(덜 쓰는 삶)를 실천해 보자는 것이다.



예전에 읽은 책에서 나이대별로 꿈이 다르다는 것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당시 나름대로  꽤 공감이 가는 바라서 자주 인용하곤 했었다.



                  나이대별로 본 꿈


1대(10세 미만) : 부모 : 아이의 눈에서 보면 부모가 슈퍼맨이라고 생각될 것이다.

10대(10세-19세) : 친구 :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친구가 제일 좋다.

20대(20세-29세) : 이성 : 평생의 반려자를 찾는 것이 가장 큰 목표가 된다.

30대(30세-39세) : 돈 : 자식을 키우고 가르치려면 돈과 집이 필요하지.

40대(40세-49세) : 명예 : 돈을 벌었으면 사회적인 위치도 욕심이 나는 법.

50대(50세-59세) : 자식 : 이제 자식의 앞길이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60대(60세 이상) : 죽음 : 웰다잉(well-dying)이 관심사라고...어떻게 잘 마무리하느냐?



요즘은 평균수명이 많이 늘어나, 60대에 죽음을 생각하기에는 조금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노년을 보람 있고 가치 있게 보내는 일과, 자신의 주변을 잘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할 듯싶다.



어쨌든 내 나이가 이제 50대이니, 옛 기준으로도 내 자신의 성장보다는 자식에 더 관심이 많을 때이고, 점점 내리막길로 내려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제 친구들도 현역에서 은퇴한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자식들 결혼시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자식들이 분가하고 나면 집안도 점차 적막해질 터이니, 무엇을 더 바라고 더 성취하고자 애쓸 것인가?

또한 더 성취하고 싶어도 그럴 능력도 되지 못할 뿐 더러, 노욕을 부린다고 핀잔이나 듣기 십상이다. 잘못되면 자칫 가파르게 떨어질 수도 있다.

 

한의학 용어 중에 탈영(脫營), 실정(失精)이라는 병증이 있다. 탈영은 귀한 신분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그 지위를 잃게 된데서 오는 정신적인 충격과 갈등이 원인이 되어 오는 증상이고, 재력이 풍족하던 사람이 재산을 탕진하든가, 졸지에 재산을 잃고 가난해지면, 실망과 회한 등의 정신적 갈등이 원인이 되어 오는 증상을 실정이라고 한다. 위의 두 가지는 모두 정신적인 갈등 속에서 생기는 병인 것이다. 


그러니 이제 바야흐로 우리들의 세대는 ‘우아하게 내려가기’를 목표로 삼음이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는 경제적 용어로 말하면 ‘연착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헛된 욕심 부리지 말고, 조금씩 줄이고, 덜 쓰고, 작게 하면서, 마음과 몸이, 돈이나 재물, 명예, 욕심 등으로 시달리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자, 정상은 이미 지나쳤으니, 이제는 우아하게 내려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