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추위를 견딘 푸르름과 싱싱함 (시금치)

道雨 2009. 3. 12. 18:04

 

 

 

       추위를 견딘 푸르름과 싱싱함

                                                                        - 시금치 -

 

녹색은 마음을 편하게 진정시키는 색으로, 녹색 음식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푸른 혈액', 엽록소가 풍부해 자연치유력을 높인다.

모든 것은 내 마음에 달렸지만, 조화와 균형을 생각하고, 감정선을 잡을 수 있는 초록의 효과를, 우리는 식탁 위 시금치 나물, 시금치 된장국, 시금치 샐러드 등에서도 만날 수 있다.  

 

 

 

힘세고 정의로운 캐릭터로 우리 마음에 남아있는 뽀빠이(Popeye)가 탄생한지 올해로 80년이다. 2004년에는 뽀빠이 탄생 75주년을 맞아 회고전까지 열렸다고 하니, 꼬부랑 할아버지가 된 뽀빠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아무튼 뽀빠이의 덕을 톡톡히 본 식품은 시금치이다.‘시금치를 먹으면 뽀빠이 아저씨처럼 힘이 세진다’는 이야기는 전 세계 엄마들의 단독 레퍼토리가 되었고, 실제로 1930년대 미국인의 시금치소비는 무려 33%나 증가했다고 한다.

뽀빠이가 시금치 소비를 부추기기 위한 시금치 통조림 회사의 홍보 프로젝트였다는 설도 있지만, 시금치는 칼슘과 철분 성분이 많아 어린이 성장 촉진과 빈혈 예방에 더없이 좋은 식품이라고 하니 뽀빠이와 시금치를 일부러 짝지은 노력은 봐줄 만하다.

 

 


시금치는 아시아 서남부 더운 지역에서 전해져 왔지만, 동양의 재래종은 추운 겨울을 당당하게 견뎌낸다. 시금치는 가꾸기도 쉽고, 생육 기간도 짧은 데다, 봄과 가을에 심을 수 있어 연중 수확이 가능하지만, 하얀 눈과 얼음 속에서도 푸릇푸릇한 생명력을 잃지 않고 수확해낸 시금치는 그 중에서도 으뜸으로 친다. 특히 포항초, 일명 섬초라 불리는 시금치는  겨울의 바닷가에서 해풍을 맞으며 자연이 기른 시금치를 일컫는 것으로, 거울에 나는 제철 나물이라는 가치와 자연 재배법을 인정받아 값이 비싸다.

시금치는 영양가가 매우 높아, 녹황색 채소의 왕으로까지 불린다. 시금치에는 비타민 A의 모체가 되는 카로틴이 매우 많고, 비타민 B1, B2, C를 비롯하여 엽산과 철, 칼슘, 요오드 등 무기 영양물이 많이 들어있다. 카로틴은 암 예방에 좋으며, 철분은 시금치 100g중 약 2.5mg로 당근(0.7mg)이나 고추(0.9mg), 피망(0.5mg)의 약 3배량을 포함하여 빈혈 예방에 효과적이다. 시금치 뿌리에는 구리와 망간도 들어있다.

특히, 다량 들어있는 엽산은 시금치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이다.

고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관계자는, “혈액속에 ‘호모시스테인’이라는 물질이 증가하면, 혈관이 자극을 받아 동맥경화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를 없애는 물질이 엽산이다. 시금치 등 채소를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다는 막연한 이론이 논리적으로 증명된 것이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엽산은 특히 임산부들에게 강조되는 영양물이다. 엽산은 아기의 적혈구와 뇌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발달시키는 데 도움을주고 척추액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서, 미국 질병치료센터에서는 엽산을 매일 복용한 여성이 분만할 때 겪는 출생 결함의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발표했다. 엽산이 많은 음식은 시금치 외에도 순무, 근대, 무잎, 소간 등이 있다.

 



이러한 시금치의 효능을 조상들은 일찍 터득한 탓인지, 민간요법을 겸한 다양한 요리 방식을 소개할 수 있다. 생명력이 충만한 자연의 산물로 약 없이 여러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시금치의 붉은 뿌리를 다린 물을 마시면 피가 맑아진다. 갈증이 심하거나 목의 통증, 기침 등의 증세를 한방에서는 음이 부족해서 생기는 ‘폐음허’라고 하는데, 시금치, 특히 뿌리쪽 붉은 부분이 음을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는 판단이다. 빈혈로 인한 눈 밑의 기미도 시금치로 철분을 보충해 치료한다.

중국에는 시금치와 목이버섯을 이용한 요리가 전해지는데, 이는 변비 개선효과가 있다. 스태미나와 미용 효과가 뛰어나고 혈액 순환을 돕는 흰색 목이버섯과 위장의 운동을 원활하게 하는 시금치를 30분 정도 삶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두 재료가 조화를 이루어 묵직하고 답답한 위를 시원하게 해준다.

그러나, 좋은 채소인 시금치에도 결점은 있다. 시금치에 들어있는 수산이 과잉 섭취될 경우, 체내에서 칼슘과 결합하여 신장 결석이나 방광 결석을 만들어낸다.

예방법은 칼슘을 더 많이 섭취하는것. 칼슘과 수산의 비율이 1:2일 때 결석이 가장 잘 생성된다고 하므로, 칼슘을 더 많이 섭취해 비율을 바꾸면 수산은 몸밖으로 배출된다.

그런 의미에서 칼슘이 풍부한 통깨를 뿌린 시금치 나물은 매우 과학적인 조립법이라고 할 수 있다. 고소한 맛이 첨가되어 맛도 좋아질 뿐 아니라 풍부한 칼슘이 수산을 압도해 결석을 예방하기 때문이다. 또, 결석을 방지하는 아미노산의 하나인 리진이나 시금치에 부족한 단백질, 지방 등도 참깨에는 많이 들어있어, 이들 재로는 찰떡궁합이다.

 



그리고 현대인에게 시금치는‘color food'로 재해석된다. 식탁위에 놓인 음식물의 영양가치도 따져야겠지만, 더불어 식탁의 색감을 통해 건강을 극대화하려는‘color food'에서 시금치는 ’green'을 대표하는 채소이다.

녹색은 마음을 편하게 진정시키는 색으로, 녹색 음식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피로를 풀어 주는 ‘푸른 혈액’, 엽록소가 풍부해 자연 치유력을 높인다.

모든 것은 내 마음에 달렸지만, 조화와 균형을 생각하고 감정선을 잡을 수 있는 초록의 효과를 우리는 식탁 위 시금치 나물, 시금치 된장국, 시금치 샐러드 등에서도 만날 수 있다.

 

 

 

* 윗 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보내는 e-health letter 3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