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고통을 주는 전화

道雨 2009. 3. 24. 17:48

 

 

 

                                               고통을 주는 전화

 

오늘 오전에 전화가 걸려와 집사람이 받았다.

내가 있는 방에서도 전화가 연결되어 있어서 번호를 보니 이상한 전화번호(08888888888)여서, 직감적으로 사기전화가 아닌가 하고 생각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집사람 표정과 말소리가 이상하다.

 

"사기전화야, 사기전화..."

 

요즘에 툭하면 사기 전화가 걸려와 짜증이 나는 경우가 많았던 터라 내가 옆에서 말했다.

 

"공진(아들 이름이다)이가 피투성이가 되어 누워있어요."

 

"너는 누구냐, 공진이 좀 바꿔봐라."

 

"엄마! 살려주세요...."

 

그런데 집사람 말이 전화 목소리가 공진이가 아니란다.

 

"너 왜 사기치냐?"

하고 집사람이 전화를 끊는다.

그리고는 공진이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더니, 공진이가 바로 받는다. 지금 보건소에서 진료 중이라고 한다. 너를 사칭하는 사기전화가 걸려와서 확인하느라 전화했다고 하고는 바로 끊었다.

 

 

요즘 우체국이나 신용카드사, 검찰청, 세무서, 보험공단 등을 사칭하는 전화가 자주 걸려오는 탓에 참 짜증난다.

그래도 이러한 것들은 사기전화라고 해도 거의 익숙해있는데, 오늘 전화온 것 처럼, 자식이 피투성이가 되어있다고 하고, 살려달라고 하는 전화를 받으면 기분이 매우 좋지 않다.

사기전화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식이 사고로 다쳐서 피투성이가 되어있다고 하니, 부모입장에서는 가슴이 섬뜩하기 마련인 것이다.

 

가족 이름과 집 전화번호까지 누출되어 있으니, 어떤 피해를 입을지 불안하기도 하다. 

귀가 어둡거나 어수룩한 노인들은 쉽게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외국에서 인터넷 전화로 이러한 사기를 많이 친다고 하는데, 인터폴의 활용 등 국제적인 공조만 잘 된다면 이러한 범죄자들은 쉽게 검거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국가적 차원에서 이러한 사기 전화에 대비한 대비책을 세우고, 국민들에게 홍보물을 만들어 각 가정에 배포하고, 신고요령 및 전담 신고처를 명시해주면 좋겠다.

 

사기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끔찍한 상상이 떠 오르는 등, 온 국민에게 무차별적으로 고통을 안겨주는 이러한 사기범들을 조속히 퇴치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