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식품업계 세 이단아의 교훈

道雨 2009. 9. 18. 09:46

 

 

 

                    식품업계 세 이단아의 교훈



1. 식탁의 마술사 리오넬 푸알란(Lionel Poilane), 그리고 푸알란 빵


2002년 10월, 프랑스에서는 헬리콥터 한 대가 추락하였으며, 그 안에 타고 있던 푸알란 부부가 사망하였다.

푸알란은 작은 제빵회사의 기술자였는데, 그의 죽음으로 라파랭 프랑스 총리가 ‘식탁의 마술사를 잃었다’고 애도 성명을 내는 등, 프랑스 전체가 떠들썩했다.


푸알란의 빵은 맛이 매우 훌륭하여 푸알란 빵이 나올 시간이면 파리 시내에 있는 회사의 가게 앞에는 고객들로 장사진을 친다고 한다.

초현실주의 미술의 거장인 살바도르 달리는 푸알란을 제빵 기술자로 부르기보다는 아예 예술가로 칭송했다.


푸알란의 빵에는 향료는 물론이고 조미료도 일절 들어가지 않으며, 그의 빵은 16세기의 전통 제빵 기법에 의해 만들어진다. 당시 프랑스의 기술자들은 밀가루, 누룩, 식염만을 사용하여 빵을 만들었는데, 푸알란도 오직 이 세 가지 원료만을 사용하였다. 하지만 맛은 향료나 조미료를 사용한 그 어느 빵보다 좋다.


이 회사의 독특한 전통 제빵 비법을 보자.

우선 밀가루부터 다르다. 통밀을 맷돌로 직접 분쇄한다.

오늘날 맷돌이라니!

이는 물론 밀에 들어있는 비타민·미네랄·섬유질 등의 영양분을 최대한 살려낼 목적이다.

또 빵에 사용되는 발효균은 시중에서 유통되는 상업용 이스트가 아니고, 푸알란 집안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천연의 누룩이다.

또 간을 맞추기 위한 소금은 프랑스 서해안에서 중세시대부터 전통방식으로 생산해 온 천일염만을 고집한다.

발효과정에 있어서는 현대식 속성발효가 아닌, 공장 지하에 설치된 자연발효실에서 서서히 이루어지는 천연발효다.

빵을 굽는 오븐은 철제 설비가 아닌, 진흙과 벽돌로 이루어진 장작불 화덕이다.

또한 그는 손맛을 주기 위해 가능한 한 수작업으로 공정을 설계했다.


푸알란 빵은 통밀 씨눈의 귀중한 영양성분과 천일염의 풍부한 미네랄을 그대로 제공하며, 천연발효는 독특한 맛과 이상적인 식감을 오랫동안 유지시킨다. 진흙과 벽돌로 이루어진 장작불 화덕은 원적외선을 방출하며, 소성하는 과정에서의 방향은 인공향료로는 감히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맛을 부여한다.

이 빵 속에는 기술자의 혼과 아울러 자연의 혼이 함께 어우러져 들어 있는 것이다. 


푸알란은 부친으로부터 전통 제빵공장을 물려받아 1만 명이나 되는 제빵 전문가를 만났고, 80종에 이르는 프랑스 향토 빵을 분석했다. 자연의 영양을 가급적 파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가장 좋은 맛을 낼 수 있는 조건을 찾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그의 열정은 향료, 조미료를 사용한 오늘날의 빵보다 더 깊은 맛이 나고 영양적으로도 우수한 예술적인 빵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2.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좋은 마가린 : 베네콜


1995년, 핀란드의 한 무명 농산물 가공업체인 라이지오는 베네콜이라는 신제품 발표회를 가졌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세계적인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지(1995년 11월호)>에는 흥미로운 임상시험 결과가 하나 발표되었다.

식물성 유지를 경화시켜서 만든 일반 마가린은 나쁜 콜레스테롤치를 상승시켜 심장병의 원인이 되는데, 이 마가린(베네콜)은 좋은 콜레스테롤치는 변화가 없고, 총 콜레스테롤치와 나쁜 콜레스테롤치를 낮추었던 것이다.

시골의 무명회사였던 라이지오사는 이 제품 덕에 일약 핀란드 제2위의 식품 대기업으로 부상했다.


베네콜을 개발한 라이지오사의 연구팀은, 이 마가린의 신기한 기능이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는 ‘식물성 스테롤 성분’으로부터 기인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마가린에 트랜스지방산이 적게 들어있다는 사실을 더 중시한다.


지금까지 제유업자들은 식용유와 쇼트닝, 마가린 등에는 트랜스지방산의 혼입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베네콜의 사례는 회사에서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유해성분을 퇴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구미지역에서는 이미 트랜스지방산이 전혀 없는 마가린 제품들이 출시되었다.




3. 제유방법을 혁신하다 : 오메가뉴트리션


오메가뉴트리션은 캐나다의 제유회사다.

회사의 이름이 암시하듯, 이 회사의 식용유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매우 풍부하다. 오메가-3 지방산만이 아니라 다른 영양분들도 고스란히 살아있다.

그리고 일반적인 현대식 제유공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트랜스지방산은 전혀 들어 있지 않다. 

오메가-3 지방산은 현대인에게 가장 결핍되기 쉬운 필수지방산이고, 트랜스지방산은 이미 식품업계 최대의 스캔들로 기록될 만큼 해로운 성분이다.


이 회사는 많은 시행착오 끝에 제유방법을 혁신하였던 것이다.


이 회사의 제유공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원료 종자가 특수하게 제작된 압착기로 들어가서 착유가 시작된다. 착유기는 내용물이 빛과 산소에 접촉되지 않도록 고안되어 있다. 종자를 압착하는 과정에서도 자연스럽게 열이 발생하지만, 최고 섭씨 43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이 상태로 흘러나온 기름은 곧바로 검정색의 차광 유리용기로 들어간다. 용기는 불활성가스로 채워져 있어 산소의 접근을 사전에 막는다.

결국 착유과정은 물론, 유통되어 소비자 손에 들어갈 때까지 오메가-3 지방산을 비롯한 각종 영양분들의 파괴 또는 변질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는 것이다.


오메가뉴트리션사는 다양한 종류의 식물성 유지를 이와 같은 방법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이 회사 제품 가운데 백미는 아마인유다.

아마씨를 착유하여 만든 이 기름은 자연이 인류에게 선사한 가장 훌륭한 지방질이다. 오메가-3 지방산이 무려 60%나 들어 있고, 오메가-6 지방산도 20%가 들어 있다.

필수지방산은 결핍된 채, 트랜스지방산의 공격에 늘 시달려야 하는 현대인에게 이 기름은 약이나 마찬가지다.





@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배운다는 뜻이다.

 

모름지기 옛 것을 익히는 溫故가 우선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옛것은 무시하고 새것 만을 중시하고 배우는  知新 일색인 사회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자연의 섭리를 온전히 파악하지 못한 현대 과학과 경제성, 효율성에 밀려 수 천년 동안 우리 민족과 궤를 같이 한 우리 고유의 것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현대 과학과 서양 문물이라면 무턱대고 맹신하는 현대판 사대주의적 풍조 또한 이에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 문화의 자랑인 성덕대왕 신종은 지금으로부터 약 1,200여 년 전인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과학기술로도 똑같이 만들 수가 없다.

 

그리고 김치나 된장, 간장 등, 우리의 전통식품(음식)들은 대부분 과학적으로 합리적인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으며, 건강에 좋은 웰빙 식품이다.


오히려 지금은 현대 과학과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가공식품이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옛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성현의 철학이 새삼스레 소중해진다.

 

 

 

 

*** 윗 글의 세 가지 사례는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안병수 지음)>에서 요약,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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