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관련

20개의 키워드로 읽는 천안함

道雨 2010. 10. 26. 18:00

 

 

 

          20개의 키워드로 읽는 천안함

 

① 충격파 100G

어뢰 피격이면 승조원이 총알처럼 날아갔어야
하니Only
» <봉인된 천안함의 진실>

 

 

“어뢰를 맞고도 승조원이 저렇게 멀쩡할 수 있나?”

2010년 5월 20일 민군합동조사단이 천안함의 침몰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을 때 많은 시민들이 가졌던 의문이다. 이 상식적 의문에 대해 합조단은 “일반 시민의 상식과 전문가의 상식은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의 상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천안함을 침몰시킬 정도의 수중 폭발이 발생하면 승조원들이 ‘총알처럼 날아갈’ 정도의 큰 충격을 받아 심각한 외상을 입거나 죽게 된다고 지적했다. ‘총알처럼 날아갈’ 것이라는 표현을 쓴 전문가는 국제적인 수중 폭발 전문가이자 민·군 합동조사단 자문위원인 신영식(70) 카이스트 교수다.

신 교수는 “승조원들은 공중에 붕 떠 있지는 않고 의자에 앉아 있든 서 있든 선체에 달려 있는 (철로 된) 구조물에 접해 있다”며 “이 때문에 의자에 앉아 있다가 충격을 받으면 이 사람이 총알같이 날아간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합조단은 5월20일 조사결과 발표와 9월13일 최종보고서 발간 때까지 천안함 승조원들이 커다란 외상이 없는 데 대해 충격파가 선체에만 영향을 줄 뿐 공기를 통해서는 충격을 전파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선실 안에 공기가 있었기 때문에 승조원들이 ‘멀쩡’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교묘한 속임수다. 합조단 자문위원인 신 교수 말대로 승조원들이 그냥 선실의 공기 중에 떠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신체의 일부분이 철로 된 구조물에 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라면 ‘공기중’이라는 가정이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만약 국방부가 주장하듯이 어뢰에 의한 피격이라면 승조원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어야 하는 것이다.

 

이 충격파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신 교수는 “(천안함 침몰로) 죽은 사람(장병)들이 얼마만큼의 충격을 받았을지 계산은 안 했지만, 과거 경험으로 추측컨대 중력가속도 100G 정도의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그냥 벽이나 천장에 꽝 부딪히면, 찢어지고 부러지고 죽게 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G는 중력가속도의 단위로, 1G는 어떤 물체가 공중에서 지상으로 추락하는 정도의 가속도를 뜻한다. 따라서 100G는 사람이나 물체가 떨어질 때 받는 충격(1G)보다 100배 큰 힘이 승조원들한테 작용했다는 것을 뜻한다.

수중 폭발을 연구한 국내 한 민간연구소의 ㄱ 연구원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18G와 50G 이상의 하중을 받을 경우 각각 머리와 척추의 인체 보호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며 “이 수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실험한 기준값에 근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천안함 승조원들은 인체 보호 안정성을 훨씬 넘어서는 충격을 받았어야 하는 셈이다.

 

지난 6월24일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천안함 사망자들의 사인에 대해 국방부가 제출한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이 자료를 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사체 검안 결과에 대해 ‘외상 또는 질식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희박하고 정황상 익사로 추정된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국방부는 “천안함 생존자 58명 중 중상자 8명이 요추, 늑골, 우쇄골, 경추 부위에 골절상을 입었고, 기타 인원들은 타박상 등으로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들은 신 교수 등 전문가들이 설명한 충격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김도성피디kdspd@hani.co.kr

 

 

 

 

 

 

안과 바깥으로 2번 휜 스크루 시뮬레이션으로도 재현 못해
의혹① 스크루
폭발은 좌현쪽 발생했는데, 실제 스크루 휨 현상은 우현쪽에서 발생
“저희들이 폭발 현장에 있지 않아서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얼버무려
한겨레 이충신 기자 메일보내기 이용인 기자기자블로그
 
 
천안함 우현(오른쪽) 스크루가 안쪽으로 휘었다가 끝부분은 다시 바깥으로 휜 ‘두번 휨’ 현상은 ‘폭발’로는 가장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어서, 큰 논란거리였다. 국방부가 13일 내놓은 스크루의 두번 휨 현상에 대한 설명도 의혹을 풀기엔 역부족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국방부는 그간 스크루 휨 현상에 대해 여러차례 말을 바꾸었다. 처음에는 천안함 함미가 침몰하면서 해저에 닿아 휘었다고 주장했다. 5월20일 발표 때는 스크루가 급작스럽게 멈추면서 이른바 ‘회전 관성력’이 작용해 휘었다며 시뮬레이션을 공개했다. 그러나 사고 당시 천안함이 6.7노트(약 12.4㎞)의 정상 속도로 기동하고 있었는데도 시뮬레이션은 최대 속도로 전진할 때를 가상하는 등 극단적인 값을 대입했고, 스크루도 약간 휘는 데 그쳤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탓인지 13일 발표에서 국방부는 이른바 ‘축 관성력’에 의한 변형을 추가했다. 폭발의 힘으로 변속을 담당하는 우현 기어박스가 뒤로 10cm 정도 밀렸고, 기어박스와 맞물려 있는 스크루의 축도 함께 밀려나면서 이 충격으로 스크루가 안쪽으로 휘어졌다는 것이다. 바람개비를 확 밀면, 바람개비의 날개들이 안쪽으로 휘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축 관성력에 의해 스크루의 휨 현상을 설명하는 것도 깔끔하지 못하다. 우선, 폭발은 좌현 쪽에서 발생했는데, 실제 스크루의 휨 현상은 폭발지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우현 쪽에서 일어났다.

민·군 합동조사단 민간위원으로 활동했던 노인식 충남대 교수는 이날 설명회 자리에서 “저희들이 폭발 현장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며 “추정하기로는 좌현 쪽이 우현보다 (기어박스가) 빠져 나올 때 속도가 조금 느리지 않았겠느냐”고 말했지만 똑 부러지는 설명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국방부가 이날 공개한 스크루 휨 시뮬레이션도 5월20일 발표 때보다 좀더 휘기는 했지만, ‘두번 휨’ 현상을 재현하지는 못했다.

스크루가 두번 휠 정도로 엄청난 ‘축 관성력’이 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한 군함 전문가는 “스크루가 배를 앞으로 밀어주는 엄청난 힘이 있는데, 이런 힘을 잡아주지 않으면 스크루 축이 선체를 뚫고 지나간다”며 “이 때문에 기어박스와 축 사이에는 스크루가 전진하거나 후진할 때 선체를 간섭하지 않도록 잡아주는 베어링 장치가 설치돼 있다”고 전했다. 기어박스에 강한 충격이 전달됐어도 베어링 장치에 의해 크게 감속될 것이란 얘기다. 유독 기어박스에만 커다란 충격이 가해졌는지도 의문이다. 근처 디젤엔진실이나 탄약고 등은 멀쩡했기 때문이다.

 

<이충신 이용인 기자 cslee@hani.co.kr >

 

 

 

 

지진파는 TNT 140~180kg 규모 어뢰는 TNT 350~500kg ‘모순’
의혹② 지진파
한겨레
 
 
국방부가 13일 발표한 천안함 최종보고서는 ‘1번 어뢰’와 ‘지진파’의 모순관계를 결국 풀지 못했다. 최종보고서에 ‘1번 어뢰’의 폭발력을 높인 시뮬레이션 결과를 실었으나, 천안함 사건 당일 발생한 지진파의 폭발력과 큰 괴리를 보였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최종보고서에 ‘1번 어뢰’의 폭발력을 티엔티(TNT) 360㎏으로 높인 뒤 수심 7m와 9m에서 폭발시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실었다. 이는 지난 5월20일 발표 때 합조단이 제시한 시뮬레이션의 기준 폭발력인 티엔티 250㎏보다 1.44배 강력해진 것이다(<한겨레> 9월9일치 1면 참조).

국방부는 실험 결과 “티엔티 폭발량 360㎏이 수심 7m에서 폭발했을 때 천안함의 상태와 좀더 유사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수심 9m에서 폭발한 시뮬레이션은 천안함 상태와 견줘 “약한”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한겨레다큐] 심층 리포트, ‘천안암 사건’ 5대 미스터리

하지만 이는 지진파와의 괴리를 키운 것이다.

당일 밤 9시22분에 발생해서 천안함 사고 지점을 ‘확정’했던 유일한 근거인 1.5 규모 지진파의 폭발력은 티엔티로 환산할 때 약 140~18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질자원연구원은 수중 10m에서 폭발이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폭발력은 티엔티 260㎏에 그친다고 밝혔다. 새 실험 결과는 이런 지진파 규모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합조단이 이렇게 애초 발표 때보다 티엔티 폭발력을 크게 높임으로써 합조단의 5월20일 결론과 관련해 신뢰성 논란을 불러오게 됐다. 특히 합조단이 당시 티엔티 250㎏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1번 어뢰’의 폭발력을 그에 맞는 것으로 오해하도록 해왔다는 것이다.

합조단은 실제로 그동안 ‘폭약 250㎏’과 ‘고성능 폭약 250㎏’을 상황에 따라 섞어서 사용함으로써 마치 티엔티 250㎏으로 시뮬레이션한 대상이 ‘1번 어뢰’인 듯이 몰고 갔다.

합조단은 이날 “북한 어뢰 CHT-02D의 폭약이 고성능이라고 밝혀왔다”고 해명했지만, 최종보고서에도 여전히 CHT-02D 어뢰를 설명하면서 “무게가 1.7톤으로 폭발장약이 250㎏”이라고 하는 등 ‘고성능’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있다.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

 

 

 

 

 

 

    CCTV 6대 시각 제각각…최대 4분 차이
의혹③ CCTV
전문가 “고장나도 10초 사이…상식 벗어나”
당직자없던 ‘가스터빈실’ 14분43초동안 녹화
국방부 “움직임 감지때만 촬영” 설득력 없어
한겨레 김도성 피디 메일보내기 권오성 기자기자블로그
국방부가 13일 천안함 함내 상황을 기록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시시티브이) 복원 결과를 공개했지만, 영상마다 시간이 제각각이고 당시 정황과 맞지 않아 오히려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국방부가 이날 천안함 최종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복원 결과를 보면, 복구된 6대의 종료 시각이 모두 다르다. 촬영 1분 뒤에 저장되는 천안함 시시티브이의 특성을 고려하면 21시21분께 영상이 멈췄어야 하지만 가장 늦게까지 촬영된 곳도 21시17분께 멈췄다. 더군다나 각각의 시시티브이가 종료시각이 달라 최대 4분가량 오차를 보였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카메라 각각의 시계와 통제 컴퓨터상의 시계에서 발생하는 시간 오차가 있고, (카메라가) 움직임을 감지할 경우에만 촬영하기 때문”에 종료시각이 서로 다르다고 밝혔다.

[한겨레다큐] 심층 리포트, ‘천안암 사건’ 5대 미스터리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설명이 상식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는 한 시시티브이 설치업체 대표는 “군납용 시시티브이가 설치 6개월 만에 고장날 확률은 1%도 안 되며, 고장이 난다 해도 기껏해야 10~20초 사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시시티브이 업체 누구한테 물어봐도 똑같은 대답을 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겨레>는 지난 7월부터 천안함 시시티브이 설치 업체인 미드텍스에 거듭 취재 요청을 했지만 미드텍스는 끝까지 응하지 않았다. 천안함 시시티브이는 지난해 9월17일 설치된 최신형이다.

각각 카메라가 움직임을 감지할 경우에만 촬영하기 때문에 종료 시각이 다르다고 가정해도, 당시 정황과 비교하면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은 여전히 존재한다.





첫째, 당시 당직이 없었던 ‘가스터빈실 후부’ 영상이 사고 직전까지 14분43초 동안이나 녹화돼 있다. 천안함의 기관장 이채권 대위는 지난달 20일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이뤄진 신학용 민주당 의원(국방위)과의 면담에서 “당시 가스터빈은 작동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순찰자 외에는 가스터빈실에 갈 사람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예외적인 어떤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이 위치의 카메라가 14분가량 촬영할 일은 없었던 셈이다. 가스터빈실은 천안함의 함수와 함미가 분리된 지점이다.

둘째, 가스터빈실과 반대로 당직자가 근무를 서고 있던 ‘디젤기관실 전부’의 영상은 21시13분16초에 일찌감치 끊겼다. 이곳 영상에는 ㅅ 하사 등 2명이 근무를 서고 있는 모습이 잡혀 있다. ㅅ 하사의 주검은 천안함 함미 인양 때도 같은 장소에서 발견돼, 그는 사고 직전까지 디젤기관실에 계속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시시티브이가 13분16초를 마지막으로 촬영을 멈춰 의문이 일고 있다.

 

<김도성 권오성 기자>

 

 

 

 

 

20개의 키워드로 읽는 천안함-③ 흡착물 논쟁
그 모래와 소금, 흡착물과 무관
한겨레
» 20개의 키워드로 읽는 천안함-③ 흡착물 논쟁

흡착물은 천안함 사건의 진실 규명 과정에서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의 과학적 분석에 오류가 있다는 논란을 불러왔던 사안이다. 이 오류는 곧 ‘어뢰 폭발은 없었다’는 의혹과 직결된다. 이는 또 ‘1번 어뢰’의 존재 등 정부 발표의 신뢰가 무너지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문제다.

여기서 흡착물은 천안함 선체와 어뢰추진체 프로펠러에 붙어 있는 물질을 의미한다. 국방부는 이 흡착물이 폭발에 의해 생성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서재정·이승헌·양판석 교수 등은 이것이 상온에서 오랜시간에 걸쳐 형성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가 10월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함 사건 재조사가 절실하다”고 강조하면서 그 이유로 제일 먼저 꼽은 것이 흡착물질이었다. 검증위는 천안함 선체와 어뢰추진체의 프로펠러에서 발견된 흡착물질이, 폭발과 무관하게 상온에서 생성되는 ‘비결정질 바스알루미나이트’라고 강조했다. 검증위는 ‘비결정질 바스알루미나이트’가 상온 또는 저온에서 생성되는 수산화물이라고 밝혔다. 폭발 등으로는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흡착물질이 폭발로 인한 고온 탓에 형성됐다면서 ‘어뢰설’의 주요 근거로 발표했던 국방부의 주장은 설득력을 크게 상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증위는 흡착물질을 캐나다 매니토바대학 지질과학과 분석실장으로 있는 양판석 교수에게 보내 분석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이 물질을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실의 도움을 받아 확보했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이를 받아 9월24일부터 10월7일까지 엑스선회절분석(XRD), 에너지분광분석(EDS) 등 국방부가 진행한 조사 이외에도 적외선분광분석(FT-IR), 전자현미분석(EMP), 레이저라만(Laser Raman) 분광분석, 주사전자현미경(SEM) 관찰 등의 추가적인 조사방법으로 흡착물질을 분석했다.

검증위는 양 교수가 이런 추가적인 조사를 마친 결과 흡착물질의 주요 원소가 알루미늄(AI), 황(S), 염소(CI)인 것으로 확인했으며, 이들이 결합된 분자식은 ‘비결정질 바스알루미나이트 (AI4(OH)10(SO4)4H20)’와 대단히 흡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폭발물질 논란이 촉발된 것은 이승헌 버지니아대 교수(물리학)와 서재정 존스홉킨스대 교수(정치학)가 보낸 한 보고서를 통해서였다. 두 교수가 보고서를 낸 시점은 합조단의 흡착물 분석 결과 발표가 있은 지 열흘이 지난 6월 초였다.

이승헌 교수는 지난 6월10일 <한겨레21>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 실험을 공개했다. 이 실험은 합조단의 말처럼 폭발에 따르는 고열과 용해, 급냉각이 이뤄질 경우 알루미늄이 전부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로 바뀌는지를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왜냐하면 국방부는 선체와 어뢰추진체에 붙어 있는 흡착물을 엑스선회절기 검사를 한 결과 알루미늄 성분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그 이유로 폭발과 같은 고온·고압의 상태에서는 산화된 알루미늄이 비결정질로 바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이 지난 5월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국방부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서 공개한 어뢰의 프로펠러 부분. 합조단은 어뢰의 흡착물과 천안함 함체의 흡착물질 모두 폭발로 생긴 알루미늄 산화물로 동일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우선 99.9% 순도의 알루미늄 시료를 고열에도 녹지 않는 시험관에 담은 뒤 고열을 견디는 철사로 연결해 전기로에 집어넣었다. 열은 알루미늄의 녹는점인 660도보다 훨씬 높은 1,100도까지 올렸다. 그리고 그 온도에서 40분 정도를 유지했다. 그런 뒤 철사를 당겨 2초 이내에 상온의 찬물에 집어넣어 급속히 식힌 다음 에너지분광기와 엑스선회절기 분석을 한 것이다.

이 실험 결과 알루미늄이 상당 부분 검출됐다. 이 교수는 고열처리와 급속냉각 과정에서 알루미늄은 100% 비결정질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해보인 것이다. 이 교수는 실험 뒤 “합조단의 발표처럼 알루미늄이 100% 산화할 확률은 0%에 가깝고, 그 산화한 알루미늄이 모두 비결정질로 될 확률 또한 0%에 가깝다”며 “합조단이 발표한 것처럼 모든 알루미늄이 100%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로 변해 엑스선회절기 분석에서 검출되지 않을 확률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그럼 흡착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모래와 소금밖에는 보이지 않아요. 폭발과는 상관없는 물질이죠.”(이승헌 교수) 이는 알루미늄 성분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고 알루미늄이 들어간 폭발물의 폭발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알루미늄 논란이 계속되던 지난 6월24일 캐나다 매니토바대 지질과학과 분석실장으로 있는 양판석 박사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양 박사는 메일에 담긴 보고서에서 “합조단이 내놓은 분석 결과를 검토하면 흡착물질은 폭발물질에서 발생하는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었다. 양 박사의 분석은 간단하다. 흡착물질을 알루미늄 산화물(산화알루미늄)의 비율로 보기에는 알루미늄과 산소의 비율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어 양 박사는 <한겨레21>과 한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승헌 교수가 알루미늄 용해와 급속냉각 실험에서 얻은 자료에서는 알루미늄을 1로 했을 때 산소비율이 0.25가 나고, 미국표준기술연구소의 에너지분광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해 얻은 산화알루미늄 분석에서도 0.23이 나왔다”며 “이 비율이 0.8~0.9로 나온 합조단의 물질을 폭발의 결과물인 알루미늄 산화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논쟁을 거치면서 이승헌·서재정·양판석 교수들은 현재 국회 등 공신력 있는 제3자가 다시 실험을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국방부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하어영 <한겨레> 한겨레21부 기자 >

※ ‘흡착물 논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봉인된 천안함의 진실>(한겨레출판)을 참조하세요.


»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이 지난 5월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국방부에서 열린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서 공개한 어뢰의 프로펠러 부분. 합조단은 어뢰의 흡착물과 천안함 함체의 흡착물질 모두 폭발로 생긴 알루미늄 산화물로 동일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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