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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雨 2010. 10. 18. 15:22

 

 

 

흡착물과 1번 표기는 ‘합조단의 어뢰설’을 부정한다

시카고대학교 물리학사. 펜실베니아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펜실베니아대학교 대학원 국제정치학박사. 미 코넬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자문위원과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통일외교분과 위원을 역임했다.
BY : 서재정 | 2010.10.20 | 덧글수(1) | 트랙백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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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즈홉킨스 대학교 서재정 교수, 버지니아 대학교 이승헌 교수, 캐나다 매니터바 대학교 양판석 교수, 박선원 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원(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 ) 4인이 ‘합조단 천안함 최종 보고서’를 분석해 ‘훅’에 보내왔습니다. 이에 분석 보고서 전문을 공개합니다. 보고서는 총 3회에 걸쳐 연재될 예정입니다.  편집자.

 

<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분석 (2)

 

제1부 : 합조단 종합보고서에서 전문가들은 스스로 근거리 비접촉폭발에 의한 어뢰설을 부인하고 있다 / 존즈홉킨스 대학교 서재정 교수(http://hook.hani.co.kr/blog/archives/14127)

제2부: 흡착물과 1번 표기의 오류를 철저히 분석한다 / 이승헌 버지니아대학교 교수, 양판석 매니터바 대학교 교수

제3부: 합조단  종합보고서에서 전문가들은 스스로 원거리 비접촉 폭발에 의한 기뢰설을 지지하고 있다 / 존즈홉킨스 서재정 교수, 버지니아 대 이승헌 교수, 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 박선원 박사  (예정)

























 

 

 

 

 

 

             국방부 천안함 어뢰 도면 조작

 

» 국방부가 결정적 증거로 제시한 ‘1번’ 어뢰의 모습. 하얗게 보이는 흡착물질은 폭발의 비밀을 풀 수 있을까.한겨레 신소영

 

천안함 사건의 최종 보고서가 지난 9월10일 발간됐다. 제목부터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투영한 ‘천안함 피격사건’이다. 머리말의 문장에 등장하는 ‘북한’이라는 단어는 모두 빨간색으로 강조돼 있다. 지난 5월20일 민·군 합동조사단(이하 합조단)의 중간발표 이후 많은 논란이 있었음에도 결론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국방부의 최종 보고서는 그만큼의 자신감을 담고 있을까?

 

 

 

국방부, 흡착물질 재실험

보고서는 289쪽에 걸쳐 △사건 개요 등의 서문 △침몰 요인 판단 결과와 형상 및 흔적 분석, 증거물 분석 등을 담은 분야별 세부 분석 결과 △북한의 소행이라는 결론으로 구성된다. 자료의 두께만으로는 중간발표에서 공개된 자료보다 훨씬 많은 내용이 담긴 것처럼 보이지만, 중간발표에서 논란이 됐던 항목들은 모두 빠지거나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는 수준에 그쳤다. 천안함의 항로, 잠수함정의 정체, 북한의 어뢰 기술력 등이 언급되지 않았고, 1번 어뢰의 부식 상태와 폭약 성분, 스크루의 휜 상태 등도 내용이 배제되거나 기존 설명을 반복한 것이다.

중간발표 당시 유일한 과학적 근거로 지목됐던 ‘흡착물질’ 분석은 아예 본문이 아닌 부록에 실렸다. 국방부의 결론이 어뢰에 의한 피격이라면 그 시작은 어뢰 폭발이 있었다는 것이고, 최종 보고서는 그 대목에서 시작됐어야 했다. 지난 5월20일의 중간발표에서 흡착물질 분석이 주요하게 다뤄졌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또한 흡착물질 분석이 지난 몇 달 동안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것은 그 중대성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안이 이렇게 중요함에도 최종 보고서는 그동안의 논란에 대한 해명이나 언급 없이 흡착물질이 폭발의 결과물인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Al2O3)이라는 주장을 반복한다. 다만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새로운 실험을 추가했다. 천안함 선체와 어뢰 등의 흡착물질을 가열해 900도까지 온도를 높여가며 단계별로 구성 성분을 판독하는 실험과 흡착물질을 1200도의 고열로 열처리한 뒤 관찰하는 실험을 추가한 것이다.

흡착물질이 어뢰 폭발로 생긴 물질이 아니라는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승헌 버지니아대학 교수(물리학)는 최종 보고서를 접한 뒤 곧바로 보고서에 추가된 실험을 분석했다. 그리고 지난 9월28일 자신의 새로운 실험 결과를 <한겨레21>에 보내왔다.

 

 

 

새 실험도 ‘수분 증발’ 반박 못해

이 교수의 실험은 최종 보고서에 추가된 합조단의 실험을 가정을 달리해 시행한 것이다. 국방부는 시료인 흡착물질이 폭발의 결과물인 알루미늄 산화물(Al2O3)이라는 전제 아래 실험을 진행했고, 이 교수는 흡착물질이 폭발이 아니라 자연상태에서 부식 등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수산화알루미늄(Al2(OH)3)이라는 가정으로 실험을 해본 것이다.

국방부와 이 교수의 실험을 비교해보자.

국방부가 이번에 추가한 실험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실험은 흡착물질을 900도까지 가열하면서 에너지분광기 분석을 통해 그래프의 결과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본 것이다(최종 보고서 258쪽 그래프). 이 실험을 추가한 것은 지난 6월 말 양판석 박사(캐나다 매니토바대학 지질학과 분석실장)가 제기한 의문점과 관련이 있다. 양 박사는 당시 합조단이 공개한 흡착물질의 에너지분광기 그래프상 산소와 알루미늄의 비율을 분석하면, 폭발의 증거인 알루미늄 산화물(Al2O3)보다 산소의 비중이 많기 때문에 이는 자연상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수산화알루미늄(Al2(OH)3)으로 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합조단은 이에 대해 양 박사가 알루미늄 산화물이 함유하고 있는 (일상의 물이라는 의미에서의) 수분의 존재를 간과했으며, 그것을 고려하면 흡착물질은 알루미늄 산화물이 맞다고 해명했다. 당시 양 박사는 합조단이 말하는수분(일상의 물)은 실제 에너지분광기 실험에서 모두 증발하는 것이고, 수산화알루미늄처럼 화학적으로 수소와 산소가 결합돼 있는 상태(OH)여야 분광기를 통해 분석이 가능하다고 재반박했다. 결국 합조단이 분석한 흡착물질은 수산화알루미늄이라는 것이다.

국방부의 새로운 실험은 알루미늄 산화물이 수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을 재차 입증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실험에서는 흡착물질의 온도가 200도, 400도, 600도, 900도 등 순차적으로 올라가면서 산소 비율이 줄어드는 현상을 확인했는데, 이를 두고 국방부는 수소와 산소의 결합물인 수분(일상의 물)이 증발하면서 산소가 빠져나갔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양 박사가 이전에 합조단의 해명을 거듭 반박하며 제시했던 ‘수분은 에너지분광기 실험 과정에서 다 증발한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은 되지 못한다.

이승헌 교수가 이번에 실시한 실험에서도 이런 사실이 확인된다. 이 교수는 국방부와 동일한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 교수의 결론은 바뀌지 않았다. “흡착물질은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니라 폭발과는 관련이 없는 수산화알루미늄에 불과하다.”

이 교수는 우선 99% 순도의 수산화알루미늄(Al2(OH)3)을 준비했다. 실험 방법은 국방부의 최종 보고서를 따랐다. 준비한 수산화알루미늄을 가열하면서 에너지분광기로 성분을 분석했다(▶이승헌 보고서 그래프 3페이지). 실험 결과, 상온에서 산소와 알루미늄의 비율은 0.8이었으나 900도로 가열하자 그 비율이 0.4 정도로 산소의 비율이 줄어들었다. 국방부의 새로운 실험과 같은 결과를 보인 것이다. 국방부가 시료로 사용한 흡착물질이 수산화알루미늄이라도 결과는 똑같게 나오기 때문에 흡착물질을 알루미늄 산화물로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교수는 “국방부는 이번 실험을 폭발의 결과물인 알루미늄산화물 안에 있던 (일반적 의미의) 수분을 열처리를 통해 빼내는 과정이고 그것이 흡착물질이 폭발물질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 수분의 존재는 이미 에너지분광기 분석 과정에서 없어진다는 것을 또 한 번 간과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 최종 보고서 258쪽 그래프/이승헌 보고서 3쪽 그래프/이승헌 보고서 4쪽 그래프

물 탄 알루미늄 산화물도 흡착물질과 달라

이 교수의 실험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간다. 이 교수는 합조단이 양 박사의 주장을 해명하는 데 동원했던 수분 함유 문제를 반박하기 위해 합조단의 주장대로 알루미늄 산화물에 물을 40% 섞었다. 그리고 200도 열처리를 한 다음 에너지분광기 실험을 거쳐 산소와 알루미늄 비율을 따져본 것이다(이승헌 보고서 4쪽 그래프). 이 실험에서 나온 비율은 0.3이었다(이승헌 보고서 4쪽 그래프 상단 왼쪽). 이는 국방부의 이번 실험 가운데 200도 단계의 열처리 실험 결과값인 0.8과 큰 차이를 보인다(이승헌 보고서 4쪽 그래프 하단).

이번에는 수산화알루미늄(Al2(OH)3)을 200도로 가열했다가 냉각시킨 뒤 에너지분광기로 분석했다. 결과는 0.7이었다(이승헌 보고서 4쪽 그래프 상단 오른쪽). 이 교수는 이로써 물을 섞은 알루미늄 산화물보다 수산화알루미늄이 기존 흡착물질 실험 결과와 더 유사하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이 교수는 “실험 결과는 흡착물질이 물이 섞인 알루미늄 산화물이 아니라 수산화알루미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국방부 최종 보고서의 실험이 자신들의 논리만 꿰맞추기 위한 것이었음을 방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실험에는 ‘물을 섞는 과정에서 사건 당시의 환경이 고려되지 못했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폭발의 고열과 바닷물에서의 급랭이 가진 불규칙성과 복잡성이 개입된 원시료와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번 실험을 검토한 한 국공립대 교수는 “그럼에도 국방부는 이 교수의 실험에서 쓰인 시료가 원시료와 비교할 때 만들어진 환경이 다르다는 말만으로는 넘어갈 수 없을 것”이라며 “합리적인 의심을 가진 실험이다. 국방부는 공개 재실험을 통해 이 교수를 재반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흡착물질이 어디서 왔는지를 둘러싼 국방부의 폭약기원설, 이 교수의 수산화알루미늄설을 재실험을 통해 입증될 수 있을 만큼 우리는 세계적인 나노기술을 갖고 있다”며 “일부 흠결이 있음에도 이 교수의 실험이 여전히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상황 자체가 국방부가 내놓은 최종 보고서가 얼마나 부실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가 이번에 추가한 두번째 실험은 흡착물질을 1200도의 고열로 열처리한 뒤 관찰하는 실험이다. 이는 5월20일 중간발표 당시 엑스선회절기 분석에서 알루미늄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문제와 관련이 있다. 당시 이승헌 교수 등은 “애초 흡착물질에 폭발물질인 알루미늄 산화물이 없었기 때문에 알루미늄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문제제기했고, 합조단 쪽은 “알루미늄이 고온의 폭발을 거치면서 100% 비결정질로 바뀌었기 때문에 엑스선회절기 분석에서는 검출되지 않는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에 이 교수 등은 “고온에서도 알루미늄이 100% 비결정질로 바뀌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재반박했다.

국방부의 이번 실험은 흡착물질에서 검출되지 않았던 알루미늄이 열처리를 거치니 다시 검출됐다는 게 핵심이다. 국방부는 보고서에서 “흡착물질을 1200도로 30분동안 가열을 한 뒤 자연상태에서 서서히 냉각한 다음 엑스선 회절기로 분석해보니 애초 등장하지 않았던 알루미늄산화물이 등장했다”며 “이는 애초 흡착물질이 비결정질 산화물이었기 때문에 엑스선회절기 분석에서 나타나지 않았지만 열처리에 의해 결정질로 바뀌면서 분석결과에서 나타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로써 흡착물질이 알루미늄 산화물이었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박하기 위해 이승헌 교수는 국방부의 두번째 실험과 동일한 실험을 진행했다. 대신 조건 하나에 변화를 줬다. 국방부가 흡착물질을 시료로 쓴 것처럼 수산화알루미늄을 실험의 시료로 쓴 것이다. 이 교수의 실험에서 수산화알루미늄은 1200도의 고열처리를 거치면서 결정질 알루미늄으로 변화했다. 결론적으로는 국방부의 결과와 동일하게 나왔다. 하지만 이 교수는 “알루미늄 산화물이든 수산화알루미늄이든 이 실험 결과는 동일하게 나오게 된다”며 “국방부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최종보고서에 자신들의 실험으로 흡착물질이 폭발물질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는 식으로 단정짓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최종 보고서의 실험은 이승헌 교수의 “(결정질) 알루미늄이 폭발·냉각을 거치면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로 100% 변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전혀 해명하고 있지 않다. 그저 “폭발물에 들어 있는 알루미늄이 폭발과 급랭을 거치면서 100%에 가깝게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로 변해 엑스선회절기에는 알루미늄이 보이지 않는다”는 과거 주장을 되풀이할 뿐이다.

 

 

“최종 보고서 둘러싼 논쟁 기대”

이승헌 교수는 자신의 실험 결과를 들고 서재정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정치학)와 함께 강연에 나섰다. 지난 9월30일 뉴욕대 강연에는 한국 언론뿐만 아니라 미국 언론, 비정부기구 등이 참석했다. 지난 10월1일에는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버지니아대에서도 서 교수와 함께 강연을 했다.

어뢰 피격의 가장 기본 전제인 폭발물질 논란조차 해명하지 못한 최종 보고서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수 있을까.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학자들은 여전히 있다. 이 교수는 “최종 보고서를 둘러싼 활발한 논쟁을 기대한다”는 말을 남겼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