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영약 인삼 ‘그것이 알고싶다’
고려인삼, 간암과 간경변도 치료한다!
주간동아 / 2010-11-01 18:01
건강에 웬만큼 관심 있는 사람은 우리 인삼(고려인삼)이 지닌 치유 효과를 조금씩은 알고 있다. 항암, 혈류 개선, 면역력 강화, 항당뇨, 갱년기 개선, 항피로, 항스트레스, 정력 증진, 피부 미용, 숙취 해소, 멀미 방지, 뇌 기능 향상…. 이 같은 효능은 고대로부터 내려온 동양의학 문헌에 씌어 있는 것들이 아니다. 현대과학이 지난 50여 년간 각종 임상실험을 통해 증명해낸 결과들이다. 지금까지 인삼의 효능과 관련된 의미 있는 논문만 6000여 편. 이렇게 가다간 머지않은 장래에 ‘고려인삼’이란 단어 앞에 붙어 다니던 ‘불로장생(不老長生)의 명약’이란 수식어와 인삼의 학명인 ‘파낙스 진생(Panax Ginseng)’의 원뜻이 사실로 밝혀질지도 모른다. ‘파낙스’는 그리스어로 ‘만병통치약’이라는 뜻이다.
다양한 질환에 대한 인삼의 치료 효능을 여러 학자들이 연구했지만, 이상하게도 “인삼이 간질환을 치료한다”는 결과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일까. 혹자는 ‘인삼의 독성이 간에 부담을 준다’는 식으로 인삼의 간질환 치료 또는 예방 효과를 부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2010년 9월 중순 ㈔고려인삼학회가 주관하고 농림수산식품부가 후원해 개최된 제10회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놀라운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고려인삼(홍삼)이 일반 간질환도 아닌, 간암과 간경변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약물과 함께 병행 치료 효과 극대화
인삼의 질환 치료 연구에서 또 하나의 획을 그은 연구진은 이집트 국립연구소 모사드 박사팀이다. 모사드 박사는 국제 학술지에 실린 논문 수만 110편 이상에 달하고 20개 국제 학술지의 감수위원을 맡고 있는 세계적 석학으로, 2007년과 2009년 ‘올해의 세계 의학자(International Health Professional)’로 선정된 인물이다. 현재 5개 국제 학술지의 공동 편집자이기도 하다.
연구진의 실험은 간암 환자와 C형 바이러스성 간경변을 앓고 있는 환자(C형 간염이 간경변으로 악화된 환자) 두 그룹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남녀 각각 30명씩 약물 치료 및 홍삼 섭취를 병행한 그룹과 약물 치료만 시행한 그룹으로 나눠 11주간 관찰했더니, 매일 홍삼 600mg을 먹으면서 약물 치료를 병행한 C형 바이러스성 간경변 환자는 약물 치료만 한 대조군과 비교해 혈중 바이러스 수가 남성은 91.8%, 여성은 4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암 환자 그룹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간암 환자에게 약물 치료와 함께 매일 홍삼 900mg을 섭취하게 했더니, 간암의 지표가 되는 알파태아단백효소(α-fetoprotein·AFP)의 발현량이 남성은 47%, 여성은 71% 감소했다. 또한 혈중 빌리루빈, 단백질, 프로트롬빈 수치도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홍삼을 섭취한 두 그룹 모두 어떤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아, 간경변과 간암 치료에서 홍삼의 가능성이 주목된다. 두 질환 모두 약물 치료만 한 경우에는 환자에게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모사드 박사팀은 “간암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대중적인 악성종양이다. 전 세계적으로 지난 10년간 발병률이 해마다 3~9%씩 증가하고 있는 무서운 질환인데, 기존의 약물 치료로는 효과를 보지 못하던 환자를 고려홍삼이 치료했다. 이번 실험을 통해 고려홍삼이 C형 바이러스성 간경변과 간암 치료에 강력한 효과를 지닌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모사드 박사는 간암이 전 세계적으로 다섯 번째로 많은 암이라고 했지만, 국내의 상황은 좀 더 심각하다. 2008년 국가 암 등록 통계자료에 따르면, 간암은 폐암에 이어 국내 암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 해 1만5000명의 환자가 간암으로 사망하고 있는 것. 특히 간암은 위암, 폐암과 함께 남성에게 가장 자주 발생하는 3대 암으로 꼽히며, 40세 이상 남성의 암 사망원인 1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은 간암 발병률 및 사망률 1위다.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은 암이 발생해도 증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 탓에 조기 발견이 어렵다. 국내 간암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는 B형 간염(간경변증과 만성 간염 포함·70%), C형 간염(10%), 알코올성 간질환(10%), 비만 등과 관련된 지방간염(10%)을 들 수 있다. B형 간염은 예방접종의 확대로 점차 환자가 줄고 있고, C형 간염도 대부분 수혈사고로 인한 감염자가 많아 혈액 안전 관리만 강화하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알코올성, 비만성 간질환 예방에 최고
문제는 알코올성 간질환과 비만성 간질환이다. 이 둘은 환자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술과 비만에 따른 지방간 환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대한간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지방간 환자는 1988년 7%에서 2007년에는 28%로 20년 사이 4배나 급증했다. 지방간은 치료받지 않거나 술을 계속 마시면 알코올성 간염과 간경변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제10회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고려홍삼이 지방간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간에 지방을 축적하고 지방간을 유발하는 인자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우리 인삼이 고지방식이로 인한 간지방증 및 간 손상을 예방하는 효과를 지닌다는 점이 입증된 것이다.
한국인삼공사 R&D 본부 송용범 박사팀이 실험쥐를 대상으로 정상식이, 고지방식이, 고지방+0.5%의 홍삼식이, 고지방+1.0% 홍삼식이를 12주간 시행하면서 관찰한 결과, 고지방식이를 한 쥐들은 지방 축적으로 인해 간 지방 무게, 간 중성지방 및 콜레스테롤이 증가한 반면, 홍삼식이를 한 쥐들은 이들 인자가 확실하게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송 박사는 “간 지방과 간 중성지방은 지방간을 유발하는 인자라는 점에서 홍삼식이가 간지방증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종플루-독감 방어 고려인삼의 면역력 실제 입증
주간동아 / 2010-11-01 18:01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 호흡하는 공기 중에는 질병을 옮기는 온갖 세균과 바이러스가 섞여 있다. 정부가 아무리 불량식품과 대기오염을 규제해도 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그런데 왜 우리는 갖은 질병에 걸리지 않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바로 우리 몸이 가진 원초적 면역 반응에서 찾을 수 있다. 인체는 이물질이 들어오면 재채기나 구토로 1차 걸러내며, 그것을 뚫고 세포 속에 흡수된 병원체(병균)들은 면역세포들이 공격해 죽임으로써 막아낸다. 병원체와 면역세포가 싸울 때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면역세포가 이겨 ‘면역전쟁’이 종료되면 상처가 아물면서 새로운 세포가 생겨난다. 그리고 공격(항원)에서 한 번 이기고 나면 우리 몸에는 면역(항체)이 생겨 다시는 그와 같은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 우리가 예방 백신을 맞는 이유도 바로 우리 몸에 질병에 대한 항체를 만들기 위해서다.
세균과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의 공격을 막는 이런 면역 반응에는 자연살해세포라고 불리는 NK(Natural Killer)세포, 백혈구(림프구), 대식세포(탐식세포·Macrophage) 등이 관여한다. 면역력은 바로 이들이 얼마나 왕성하게 활동해 질병을 막아내고 항체를 잘 형성하는지의 정도를 말한다. 같이 상한 음식을 먹었는데 멀쩡한 사람이 있고 식중독에 걸리는 사람이 있는 것도, 또한 같은 공기를 마셨는데 ‘신종인플루엔자(이하 신종플루)’에 걸리는 사람이 있고 멀쩡한 사람이 있는 것도 바로 이 면역력의 차이 때문이다.
백신+인삼 섭취 신종플루 감염 쥐 100% 생존
고려인삼, 특히 홍삼의 면역력 증강 효과는 이미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입증됐다(관련 기사 22쪽 참조). 심지어 홍삼의 조류인플루엔자(AI·조류독감) 예방 효과가 국내에서 입증된 바도 있다. 신종플루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던 2009년 홍삼 제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간 이유는 사람들이 고려인삼의 면역력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홍삼이 몸 전체의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사실에 근거한 것일 뿐, 홍삼의 신종플루 관련 효과는 임상학적으로 딱히 검증된 바 없었다.
하지만 9월 중순 서울에서 개최된 제10회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고려인삼(홍삼)의 신종플루 관련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가 최초로 공개됐다. 결론은 홍삼이 신종플루 감염에 대한 방어 효과가 있으며, 신종플루 백신의 효능을 한층 높여준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최근 신종플루, 슈퍼박테리아 등 새로운 감염원의 출현이 국제 문제로 떠오르는 상황과 맞물려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에모리대학 의대 미생물 및 면역학과 강상무 교수는 실험쥐 감염 모델을 이용해, 홍삼이 신종플루 감염으로 인한 생체 반응과 치사율에 미치는 효과, 그리고 신종플루 백신의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홍삼을 매일 10mg씩 먹은 실험쥐와 일반 실험쥐를 2009년 유행한 H1N1 바이러스에 고농도로 감염시킨 후 체중 변화와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일반 실험쥐의 경우 25% 이상 체중 감소가 나타나고 감염 8일 이후 모두 폐사한 반면, 홍삼 섭취군은 20% 정도의 체중 감소 현상이 아주 서서히 나타났으며, 생존율은 66%였다. 특히 H1N1 바이러스에 저농도로 감염시킨 후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에서는 더욱 극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대조군의 생존율이 20%에 그친 반면, 홍삼 섭취군은 생존율이 80%에 달했다. 60%의 생존율 차이를 보인 것이다.
또한 일반 쥐, 신종플루 백신만 접종한 쥐, 백신 접종과 홍삼 섭취를 병행한 쥐 각각을 H1N1 바이러스에 감염시킨 후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백신 접종과 홍삼 섭취를 병행한 경우 생존율이 100%로 나타나 백신만 접종한 경우의 생존율 60%와는 40% 정도 차이를 보였다.
한편, 홍삼 엑기스를 섭취한 쥐는 신종플루 백신을 접종했을 경우 신종플루뿐 아니라 계절성 독감에도 저항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홍삼이 여러 독감에 대한 교차방어 면역을 유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NK세포 활성도와 항체 상승에 영향
한편,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고려인삼이 일반 계절성 독감(인플루엔자)의 감염률을 크게 떨어뜨리고 백신 효능도 진작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이탈리아 약물치료학회장인 스카글리온 밀라노대학 의대 교수는 사람에 대한 임상실험을 통해 인플루엔자에 대한 인삼의 면역 효과와 메커니즘을 증명했다. 이번 실험에는 밀라노에 있는 3개 임상센터를 통해 무작위로 선발한 총 227명이 피험자로 참가했는데, 실험은 위약(가짜 약)을 먹은 그룹과 인삼 추출물을 먹은 그룹에 각각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뒤 인플루엔자나 일반 감기의 발병률을 알아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그룹으로 나뉘었지만 피험자는 자신이 무슨 약을 먹는지 알 수 없었다(이중맹검 방식).
스카글리온 교수팀은 총 12주간 진행된 연구에서 위약 복용군과 매일 인삼 추출물을 100mg씩 섭취한 그룹 모두에게 4주차에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고, 이후 8주간 인플루엔자 감염과 감기 발생 건수, 면역세포 활성화 정도, 항체역가를 비교 평가했다. 그 결과, 인삼 추출물 섭취군 114명 중 인플루엔자나 일반 감기에 걸린 사람은 15명(13%)으로 위약 복용군 113명 중 42명(37%)에 비해 발병률이 크게 낮았다.
이는 인삼 추출물이 NK세포의 활성도와 항체 상승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실제 면역세포 활성화 정도와 항체역가를 비교 평가한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인삼 추출물을 매일 100mg씩 섭취하고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그룹은 인플루엔자 백신만 접종한 그룹과 비교해 NK세포의 활성도가 2배 상승했으며, 항체역가도 272unit으로 인플루엔자 백신만 접종한 그룹의 171unit보다 100unit 정도 높게 나타났다.
한편, 인삼 추출물은 박테리아성 감염 질환의 항생제 치료 효과도 높여준다. 스카글리온 교수팀이 75명의 만성 기관지염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항생제 치료만 한 그룹보다 항생제 치료와 인삼 추출물 섭취를 병행한 그룹의 박테리아 수 감소 및 회복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미생물학교실 서주영 교수는 “(이 실험은) 인삼이 바이러스성 감염과 박테리아성 감염에서 모두 인체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인삼은 정력 탱탱 ‘천연 비아그라’
주간동아 / 2010-11-01 18:01
“장백산 인삼이 동이 나고 팔도 벌통이 텅텅 비었구나.”
‘인삼정과’를 즐겼다는 조선시대 연산군의 방탕한 생활과 실정을 빗대어 민간에 전승되던 노래다. 인삼정과는 꿀에 재운 인삼으로, 술이나 차와 함께 먹었다. 인삼은 오래전부터 정력제로 인식됐다. ‘꼭 있어야 할 것이 없다’라는 뜻의 ‘인삼정과 없는 기생 첩방’이라는 속담도 여기에서 나왔다.
조선시대 최장수 왕으로 83세까지 왕위를 누렸던 영조는 인삼을 최고의 보약으로 여겨 72세 되던 해에는 1년에 무려 20여 근의 인삼을 먹기도 했다. 인삼이 정력 식품이라는 점은 유럽에도 적잖이 알려져 있다. 프랑스의 유력 시사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는 1991년 8월 15일자 커버스토리에서 ‘사랑의 미약(媚藥)’이라는 주제로 인삼의 효능을 다뤘는데, 이 기사에서 성의학 전문가 자크 웨인베르그 박사는 “인삼의 학명인 파낙스(Panax)는 만병통치약을 뜻한다. 인삼은 원기 회복은 물론,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자연강장제”라고 강조했다.
성호르몬 분비 촉진 발기력 개선
남성의 성기능은 주로 두 가지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생식과 발기. 생식은 최근 급증하는 남성 불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정자가 생산되지 않는 무정자증, 정자 감소증, 정자의 운동성 감소가 불임의 주된 원인이다. 이는 기형아 출산과 함께 산업화의 폐해인 환경오염 탓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남성이 50대에 이르면 정자 기능이 급격히 약화되는데,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도 볼 수 있지만 사람마다 그 차이가 크다. 생식 다음의 문제는 남성들의 일반적인 고민인 발기부전. 음경이 성행위를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발기하지 않거나 발기하더라도 유지되지 못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최근 남성의 성기능 장애 중 생식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홍삼을 섭취하면 정자를 생산하는 고환의 기능이 회복된다는 내용이다. 불임 환자나 늦둥이를 간절히 원하는 갱년기 부부에게는 눈이 번쩍 뜨일 소식이다. 제10회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대전대 임상병리학부, 건국대 생명과학부, 한국인삼공사가 공동연구로 ‘고려홍삼이 노령 흰쥐의 고환 기능 감퇴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 건국대 김시관 교수팀 등은 흰쥐 실험을 바탕으로, 혈액 화학지수 분석과 고환 내 정세관의 조직학적 관찰을 통해 정자 형성 과정 및 정자의 운동성을 분석했다. 이 실험결과에 따르면, 고려홍삼이 노화와 환경 독성물질로 인한 고환 기능 감퇴를 효과적으로 회복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화로 감퇴한 여러 성기능이 두드러지게 개선됐다. 또한 노화에 따라 비정상적으로 상승한 호르몬 수치를 정상화시키고 남성 호르몬 함량도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의 가장 큰 관심은 발기력이다. 많은 남성들이 인삼을 먹으면 성적 욕구가 왕성해지고, 발기력이 좋아지며, 성교 시 만족감이 높아진다는 속설을 과학적으로 확인하고자 한다. 다행히 이런 욕구를 속 시원히 해결해준 연구결과가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최영득 교수팀은 2007년 6월부터 10월까지 외래 환자 73명을 대상으로 홍삼 효능 실험을 실시, “홍삼이 남성의 성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 교수팀은 먼저 대상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은 홍삼 농축액을 200mg짜리 캡슐로 만들어 하루에 4알씩 복용하게 했다. 다른 그룹에게는 홍삼 캡슐과 맛, 모양, 크기가 같지만 홍삼 성분이 전혀 없는 위약(가짜 약)을 먹게 했다. 단, 실험을 마칠 때까지 누가 진짜 홍삼 캡슐을 먹고 누가 위약을 먹었는지는 모르게 했다. 4개월 후 이들의 발기력을 측정했다. 남성의 발기력을 평가하는 ‘국제발기능지수(IIEF5+1·International Index of Erectile Function)는 30점 만점. 홍삼 캡슐을 먹은 그룹은 17.2점에서 23.2점으로 올랐다. 그러나 홍삼 성분이 없는 위약을 복용한 그룹은 17.7점에서 19.6점으로 변했다. 홍삼 캡슐을 먹은 그룹은 성교 시 만족도도 6.5점에서 9.7점으로 크게 높아졌다. 위약을 복용한 그룹은 7.2점에서 8.6점으로 좋아졌다.
저용량 발기부전 치료제와 비슷한 수준
최 교수팀은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홍삼이 가진 발기력 향상 효과는 저용량 발기부전 치료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홍삼의 유효 성분인 사포닌이 발기부전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교수팀의 분석이다. 그동안 발표된 동물실험 결과에 따르면, 홍삼의 핵심 사포닌 성분인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 Rg3는 고환에 작용해 남성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음결혈관으로 가는 혈액량을 많게 해 발기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팀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으면 심장이 심하게 뛰는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이 있는데, 특히 이런 사람들에게 홍삼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일부 위약에 대한 반응은 환자의 심리 작용 때문에 생긴 효과로 보면 된다.
이에 앞서 2004년 12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성의학회 총회에서 브라질 엔리코 안드라데 박사팀도 홍삼이 발기부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그에 따르면, 발기부전 환자 60명을 2개 집단으로 나눠 실험군은 고려홍삼을 매일 3회씩 12주간 섭취하게 하고, 대조군은 위약을 복용하게 한 결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특히 연구팀은 홍삼을 섭취하더라도 남성 호르몬이나 콜레스테롤 수치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어 부작용의 우려가 적다는 장점을 꼽았다. 화학 성분의 발기부전 치료제가 부작용을 수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삼은 천연 약물로서 강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인삼을 부작용이 없는 천연 발기부전 치료제로 개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시적인 성 자극이 아닌 원천적으로 정력을 길러 축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가 범람하고 화학 치료제의 부작용이 엄연히 상존하는 현실에서, 또한 당뇨병과 고혈압 등 성인병의 증가로 성기능 저하나 발기부전 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수치심 없이 먹을 수 있는 인삼이야말로 ‘천연 비아그라’라고 할 수 있다.
인삼에 대한 오해와 진실
주간동아 / 2010-11-01 18:01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약초이면서 고문헌들이 ‘불로장생’의 영약이라고 일컫는 인삼. 하지만 그토록 흔하게 접하고, 또 섭취하지만 정작 따지고 보면 인삼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외국삼 생산자들의 잘못된 홍보를 철석같이 믿기도 하고, 이미 과학적으로 밝혀진 잘못된 관습이나 관행을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거꾸로 조상의 지혜가 담긴 인삼 상식은 케케묵은 옛날이야기로만 치부하는 경향도 있다. 아무리 좋은 약도 알고 먹어야 제 효과를 내는 법.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인삼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파헤쳐봤다.
▶ 고려인삼은 외국삼보다 사포닌 효능이 탁월하다?
그렇다. 인삼의 사포닌은 중추신경 억제, 단백질 합성 촉진, 부신피질호르몬 분비 촉진, 인슐린 유사 작용, 해독 작용, 항염증, 혈소판 응집 억제 등의 효능을 갖고 있다. 이 밖에도 많은 효능이 보고되고 있으며, 사포닌의 종류별로 약리 효능도 각기 다르다. 여하튼 고려인삼은 외국삼과 비교해 사포닌 성분이 탁월하게 많다. (표 참조)
특히 홍삼의 특유 성분인 진세노사이드 Rh2는 여러 종류의 암세포(MH1C1, B-16, He La)를 공격하는 것(세포 독성)으로 밝혀졌는데, 이것에서 항암물질을 분리해내기도 했다. 더욱이 고려인삼에 많이 든 다당류는 면역 기능을 증진시켜 종양 생성을 억제하고,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지닌다. 중국에서는 임상적으로 인삼의 다당류 분획을 암 치료에 사용하고 있으며, 위암과 대장암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들어 고려홍삼에서 면역 활성이 강한 산성다당체가 분리됐으며, 이를 ‘RGAP(Red Ginseng Acidic Polysaccharide)’로 명명했다. 고려홍삼의 산성다당체 함량은 외국삼과 고려백삼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인삼 약효는 꾸준히 오래 먹을수록 좋아진다?
건강한 사람은 평소 건강관리와 예방 차원에서 적정 양의 인삼을 꾸준히 장기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반면, 건강한 사람에 비해 생체 기능이 저하된 노년층과 병약자는 인삼 섭취 시 호전 효과를 빠르게 느낄 수 있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약학서적인 ‘신농본초경’은 약재를 상약, 중약, 하약 3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그 중 인삼을 상약 중에 상약으로 꼽았다. 상약이란 아무리 많이 오랫동안 먹어도 독이 없고 해가 되지 않는 약을 가리킨다. 여러 학자들의 연구결과에서도 인삼은 장기간 섭취해야 효과가 좋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약물은 장기 복용하면 인체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삼, 특히 홍삼의 경우는 오랫동안 섭취하면 그 효능이 지속되는 특징을 가진다.
다만, 사람에 따라 드물게 명현반응(瞑眩反應)과 이상 증상(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한의학상의 개념인 명현반응은 약을 복용한 후 치유돼가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나타나는 일시적인 증상(사나흘 정도 지속, 길면 일주일)으로, 시간이 지나면 점차 사라지고 환자는 완쾌된다. 아주 드물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는데, 이 경우 인삼 섭취를 중단하면 이상 반응도 없어진다. 한 번에 터무니없이 많은 양의 인삼을 먹어도 부작용은 거의 없지만, 낭비적 요소가 많다.
▶ 인삼은 오래 자란 것일수록 효과가 좋다?
인삼의 주요 유효 성분 가운데 하나인 사포닌의 함량은 저년근보다 고년근이 더 많으며, 각각의 사포닌 함유 조성에도 차이가 난다. 최근 약리 활성 작용으로 주목받고 있는 비사포닌계 활성 성분의 함유 비율도 저년근보다 고년근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겉모습을 보면 6년근은 4년근에 비해 뇌두가 크고 몸통과 다리 부분이 충실하며, 지근(각 부)의 발달도 양호한 편이다. 즉, 6년근이 4년근보다 완전한 사람 모양을 갖췄다. 한편, 암 발병을 억제하는 여러 실험에서 3년근 이하는 의미 있는 결과를 나타내지 못한 반면, 6년근의 효과가 가장 우수했다.
▶ 인삼의 뇌두는 반드시 제거하고 먹어야 한다?
한방에서는 인삼을 강장제로 사용할 경우 효능이 떨어지고 구토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뇌두를 제거하는 것이 관습이었다. 이는 뇌두에 신경흥분성 독성과 지혈 작용이 있는 비단백태 아미노산이 주근(원뿌리)보다 많기 때문으로, 특히 수삼에 많이 함유돼 있다. 그 대신 뇌두에는 진세노사이드 Ro라는 성분의 유효 사포닌 성분이 가장 많이 들어 있어 사포닌 효과를 가장 크게 볼 수 있다. 홍삼 뇌두는 홍삼을 제조할 때 열처리 과정에서 성분 요소에 변화가 생기고 약성도 약화되어 오히려 보익제로 사용되며, 설사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최근에는 뇌두에서 추출한 사포닌이 구토 증상을 일으키지 않으며, 노화는 물론 각 기관의 생리적 대사 기능도 개선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인삼에는 쇠붙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예로부터 인삼을 자르거나 껍질을 제거할 때는 대나무 칼[竹刀]을 사용했다. 달이거나 먹을 때도 철기 용기나 도구 대신, 옹기 약탕관과 사기그릇을 사용하는 것이 관례였다. 심마니들도 인삼을 캘 때 나무막대를 썼다. 이는 인삼의 항산화(抗酸化) 활성 성분인 페놀성 성분(Phenolics Substances)이 철과 결합하면 그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이와 관련해서는 아직 과학적으로 정확한 연구결과가 나와 있지 않다. 옹기 약탕관이나 사기그릇이 없다면, 철의 산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스테인리스 용기를 사용하면 된다.
도움말 : 최광태 (사)고려인삼학회 감사·농학박사
스트롱, 파워풀, 원더풀! 고려인삼
주간동아 / 2010-11-01 18:01
2008년 벨기에 루베인가톨릭대학과 중국 우주인센터(CAC)가 우주비행을 마친 우주인들의 신체검사를 실시한 결과, 중국 우주인들의 건강 상태가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러시아, 미국 우주인들은 지구로 귀환한 뒤 맥박, 혈압, 심장 혈관 등의 신체기능이 정상 범위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중국 우주인들은 대부분 양호한 건강 상태를 보였다.
이에 대해 CAC 측은 “무중력 상태에서 건강에 이상이 왔을 때 서양 우주인들은 증세별로 처방을 받고, 중국 우주인들은 신체 음양의 조화를 유지하는 종합 처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은 무중력 상태에 오래 있으면 탈수, 현기증, 피로, 구토, 면역체계 약화 등의 신체 이상이 생기고,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관계로 스트레스와 두통, 불면증에 시달린다. 이때 서양 우주인들은 탈수나 구토 같은 증세에 따라 개별 처방을 받았고, 중국 우주인들은 타이쿵양신단(太空養心丹)이라는 환약을 복용하는 종합 처방을 받았다. 중국인들이 복용한 환약은 신체의 기를 조절하는 인삼, 신사나무, 오가피, 귤껍질 등 수십 가지 생약재로 만들어져 몸 안의 음양 기운을 조화롭게 하는 효과가 있다.
세계 최고의 약용식물 인삼의 성분
CAC의 연구는 결국 몸 안의 음양 기운을 조화롭게 하는 것이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인삼의 효능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신체 기능의 조화다. 특히 인삼의 주요 성분인 사포닌은 높은 것은 낮추고, 낮은 것은 높이는 균형추 노릇을 한다. 인삼의 지표 성분인 사포닌은 그리스어로 ‘거품이 일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어, 비누(soap)의 어원이 됐다.
인삼의 사포닌은 성분별 기본 구조에 따라 디올계, 트리올계, 올레아닌계 등 3계 37종으로 구별된다. 이들 사포닌은 각각 특유의 작용은 물론, 상반되는 작용도 해서 양약 등의 합성 화학약품에서는 볼 수 없는 광범위하고 다양한 효능을 지닌다.
인삼의 학명 ‘파낙스 진생(Panax Ginseng)’에서 ‘Panax’는 PAN(모든)+AXOS(의약)의 합성어로 만병통치약을 뜻한다. 특히 고려인삼의 경우, 디올계와 트리올계가 골고루 함유돼 있어 서로 상반된 성질로 신체 균형을 잡아준다. 즉, 억제 작용을 하는 디올계와 흥분 작용을 하는 트리올계가 몸의 상태에 따라 작용해, 높은 것은 내리고 낮은 것은 올려준다(31쪽 참조). 이를 항상성(恒常性, Homeostasis)이라고 하는데, 사포닌의 종류가 한쪽에 치우친 외국삼에 비해 고려인삼은 고르게 분포돼 있어 세계 최고의 약용식물로 인정받고 있다. 인삼은 사포닌 이외에도 산성다당체, 미네랄, 아미노산 등의 다양한 활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성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다양한 효능을 나타낸다.
서양의학에서 인삼의 약효를 밝히기 시작한 것은 구(舊)소련의 브레이크만 교수가 스트레스에 대한 고려인삼 및 홍삼의 효능을 연구하면서부터다. 브레이크만 교수는 1956년 “인삼은 우리 몸에 부족한 것은 보충하고 많은 것은 줄여 몸의 상태를 늘 일정하게 하는 능력, 즉 항상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많은 과학자가 인삼 관련 연구에 참여해 현재까지 600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주요 효능을 손으로 다 꼽기는 어렵지만, 대표적인 것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면역력 강화
면역력이란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인체 방어시스템을 말한다. 면역 물질은 몸 안에서 자체적으로 생성돼 병원균(세균, 바이러스)이 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다. 반대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에 잘 걸리고 염증도 잘 생긴다. 인삼이 우리 몸의 면역력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은 여러 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충남대 수의과대 서상희 교수는 2007년 열린 식품영양과학회에서 “홍삼에 조류인플루엔자(AI·조류독감) 예방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30일간 홍삼 추출물을 먹인 쥐와 그렇지 않은 쥐에게 AI 바이러스를 투입한 결과, 홍삼을 먹은 쥐는 14일 뒤 60%가 생존한 데 비해, 홍삼을 먹지 않은 쥐는 모두 죽었다. 서 교수는 “홍삼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AI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대 아산병원 조영걸 박사는 에이즈(AIDS·후천성 면역 결핍증)에 걸린 환자 70명에게 매일 홍삼 분말을 섭취하게 한 결과, 면역 기능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CD4+T 세포 수가 감소하지 않아 면역력이 지속,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면역력을 파괴하는 에이즈를 치료하는 데 홍삼이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인삼의 면역력 증강 효과를 증명한다.
북유럽 지방은 겨울이 길고 유난히 추워 감기 환자가 많은데, 인삼이 면역력을 키워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이후 인삼 성분이 함유된 약품과 건강식품의 판매가 크게 늘기도 했다. 덴마크 국립병원 카라즈미 박사팀은 2004년 10월 인삼이 신체의 면역 력을 향상시켜 염증을 빨리 낫게 할 뿐 아니라, 특히 감기에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2001년 일본의 가네코 박사는 45~90세의 외래환자 41명을 대상으로 평균 76개월 동안 매일 홍삼 분말 3g를 먹게 한 후 독감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역추적했는데, 그 결과 냉증 개선과 전신 활력 증가 등으로 감기 발병 증후가 50~60% 낮아졌다는 내용을 논문으로 발표했다.
▶ 항암
1500년 전에 나온 중국의 의학서적 ‘명의별록’은 인삼의 주요 약효에 대해 “견적(堅積)을 파(破)한다”라고 기록해놓았다. 견적이란 위, 간장, 자궁에 생긴 단단한 응어리로, 현대의학에서는 궤양이나 암 덩어리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인삼이 단단한 덩어리인 악성종양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1961년 일본의 우에케 교수가 “고려인삼에는 항암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이래 많은 과학자들이 고려인삼의 항암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1987년 윤택구 박사는 인삼 섭취군과 비섭취군 사이의 암 발병률을 비교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인삼 비섭취군의 암 발병률을 1.0이라고 할 때 인삼 섭취군의 암 발병률은 현저히 낮은 0.56으로 조사됐다.
2002년 제8회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고려대 의대 서성옥 교수팀은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홍삼을 섭취한 쪽이 섭취하지 않은 쪽에 비해 생존율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했다. 이는 홍삼의 면역 조절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서 교수는 위암 환자들에게 항암제 투여와 면역 요법제를 실시하고, 그와 동시에 인삼 섭취군과 비섭취군 간 면역 활성을 비교한 결과, 인삼 섭취군에서 암을 극복할 수 있는 생체 내 여건이 좋아졌음을 확인했다.
동물을 이용한 실험에서도 인삼의 사포닌과 다당체가 항암 효과에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의 사이키 교수는 “인삼의 사포닌 성분은 암세포를 죽이는 것은 물론,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우수하다”고 소개했다. 이 내용은 “인삼의 사포닌이 우리 몸 안에서 우수한 성분으로 변환(생물 전환)되기 때문이며, 우리 몸에서 변환된 우수한 사포닌은 현재 항암제로 사용하고 있는 약물 못지않게 암세포를 죽이고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윤현숙 박사는 “인삼 다당체는 암세포를 죽일 수 있도록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을 증강시키는 효과가 탁월하다”고 보고했다.
이 같은 결과를 종합해보면, 인삼은 사포닌과 다당체의 조화에 의해 암세포를 직접 죽이는 것은 물론, 면역체계를 강화해 간접적으로 암세포에 대항하는 등 서로 상승효과를 불러일으켜 항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 항당뇨
‘동의보감’을 비롯한 많은 한방서적을 보면 “인삼은 소갈(消渴)에 효과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 소갈병은 입이 심하게 마르고 소변을 보는 횟수가 많아지는 병으로, 당뇨병 증상과 같다. 일본의 소타 니에미 박사가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 환자들에게 인삼의 유효성을 임상연구한 결과 인삼 섭취 후 혈당이 낮아지고, 혈중 당화헤모글로빈 수치가 개선됐으며, 기분과 운동 수행 능력이 좋아지고, 부작용도 없었다.
2002년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블라드미르 벅산 연구팀과 숙명여대 성미경 교수팀은 “비만으로 생긴 성인형 당뇨병(제2형 당뇨병) 환자가 홍삼을 섭취한 결과 혈당 조절에 우수한 효과를 보여, 성인형 당뇨병 관리 개선에 인삼이 탁월한 효능을 지닌 것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벅산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루 6g씩 홍삼 분말을 3개월간 섭취하게 했으며, 그 결과 인슐린 분비 농도가 현저히 낮아졌으나 혈당 수준은 상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홍삼이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문제가 되는 인슐린에 대한 혈당의 내성을 개선함으로써 인슐린 과분비에 의해 발생하는 각종 대사 장애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보다 앞서 일본의 요코자와 교수는 동물실험을 통해 인삼의 사포닌이 혈당을 떨어뜨리는 항당뇨 효과를 지닌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일본 도야마대학의 기무라 교수는 인삼에서 혈당 강하 성분인 DPG 32를 분리한 뒤 동물실험을 통해, 이 성분이 인슐린 분비 촉진 기능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
▶ 혈류 개선
인삼이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는 이유 중 하나는 혈류 개선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인체 내에서 피가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면 세포 내 산소, 영양분, 각종 무기질 및 호르몬, 수분 등의 공급과 폐기물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치명적인 병의 원인이 된다. 피의 흐름이 좋아야 신체는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 중국 의서인 ‘본초강목’은 인삼을 강심 작용 효과가 있는 약재로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인삼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는 의미다.
중국 중일우호병원 순환기과 진은 위안 박사는 건강한 성인 남녀 75명을 대상으로 50명에게는 홍삼을, 25명에게는 위약(가짜 약)을 먹게 한 후 심장 기능을 측정하는 비교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홍삼 섭취군은 심장의 전박출, 폐모세관 쐐기압이 증가했으며 이완기 말 좌심실 압이 빠르게 회복되는 등 순환 기능이 원활해졌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충북대 약대 윤여표 교수는 실험쥐의 꼬리 정맥에 10%의 고분자 텍스트란 용액을 주사하고 4시간 뒤 심장에서 채혈한 혈액의 혈소판과 피브리노겐, 분해산물을 분석했다. 텍스트란 용액만을 주사한 실험쥐의 혈액에는 혈소판과 피브리노겐의 감소가 나타났으며, 피브리노겐 분해산물이 증가해 울혈(막힘, 정체, 응고) 현상이 생겼다. 반면, 텍스트란 용액을 투여하기 1시간 전 홍삼을 섭취한 실험군은 대조군보다 혈소판과 피브리노겐이 많았고, 피브리노겐 분해산물은 줄어들어 울혈이 억제됐다. 사람의 혈소판에 홍삼을 첨가하고 혈소판 응집을 유도했을 때 그 시간도 길어졌다.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은 응고가 억제됐음을 의미한다.
일본 오사카 긴기대학의 마쓰다 히데야키 교수는 인삼의 적혈구 변형력을 확인했다. 마쓰다 교수는 쥐의 혈액 온도를 5℃ 정도 낮춰 피의 흐름을 느리게 만든 뒤 홍삼 성분을 투여했다. 그 결과 홍삼 성분 비투여군의 혈액에 비해 혈구가 뭉치지 않고 혈류도 원활했다. 이는 고려인삼이 혈구 하나가 빠져나가기도 힘든 혈관에서 혈구 변형력을 좋게 만들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
흔히 손발이 차가운 수족냉증을 앓는 사람이 인삼을 섭취하면 손발이 따뜻해지는 이유는 혈액이 원활하게 돌기 때문이다. 이렇듯 인삼은 우리 신체 중 심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손과 발의 혈관에까지 혈액이 잘 돌게 만들어 몸의 기운을 북돋운다.
▶ 항스트레스, 항피로
육체적, 정신적 작업을 오래할 경우 능률이 떨어지는 현상을 피로라고 한다. 인체는 조화와 균형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항상성을 갖는데, 항상성은 지나친 에너지 소모를 경고하는 의미에서 피로를 통해 인체에 신호를 보낸다. 피로가 쌓이면 스트레스가 된다. 스트레스와 피로는 면역력을 떨어뜨려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된다.
브레이크만 박사는 쥐를 이용해 피로 회복 실험을 했다. 넓은 수조에 쥐를 넣어 헤엄치게 해 피로를 유발한 뒤, 지쳐 있는 쥐를 대상으로 한 마리는 위에 인삼 알코올 침출액을 투여하고, 다른 쥐에는 알코올만 투여한 뒤 계속 헤엄치게 했다. 그 결과 인삼 알코올 침출액을 투여한 쥐는 56분, 알코올만 투여한 쥐는 44분을 더 헤엄쳐 전자가 26% 정도 더 오래 버티는 것을 확인했다. 브레이크만 박사는 인삼의 이러한 효과를 아답타겐 효과라고 명했다.
한국인삼연초연구원의 연구팀은 축구선수 23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홍삼 엑기스 500mg을 하루 3회씩 12주간 섭취하게 하고, 다른 그룹에는 위약을 복용하게 했다. 섭취 전후에 4차례에 걸쳐 ‘점진 부하 최대 운동량’을 측정한 결과, 홍삼 섭취군은 섭취 12주 후 최대 부하 운동 시 평균 심박 수가 위약 복용군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또 강도 높은 운동 후 혈장의 인슐린이 낮아지는 현상이 홍삼 섭취군에서는 많이 완화됐으며, 젖산 축적량도 눈에 띄게 낮았다. 이 같은 실험결과는 홍삼을 섭취한 쪽이 그렇지 않은 쪽에 비해 근육 통증, 현기증, 피로도가 낮고, 피로도의 지표인 혈액 중 젖산 농도도 낮아 홍삼이 항피로와 항스트레스에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본초강목’에는 “인삼은 허약을 신속히 회복시켜주며 오장육부의 기능을 도와준다”고 서술돼 있어 인삼의 항피로, 항스트레스 효과는 오래전에 입증된 셈이다.
▶ 기억력 향상
인삼을 섭취한 노인들의 기억력이 섭취 전에 비해 좋아졌다는 것에 착안해 1989년 불가리아 페트코프 박사가 관련 실험을 했다. 페트코프 박사는 인위적으로 기억상실증을 일으킨 쥐와 늙은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뒤 “인삼이 기억력 증진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했다.
영국 노섬브리아대학의 케네디 교수는 18명의 성인을 9명씩 두 군으로 나눈 뒤 20주 동안 각종 테스트를 실시해 “홍삼 추출물이 인간의 기억력과 업무 수행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2006년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발표했다. 케네디 교수는 홍삼 추출물과 위약을 8주간 투여한 뒤 4주간 약효 제거 기간을 주고 투여 샘플을 바꿔 다시 8주간 투여하는 방식으로 실험했다. 그리고 홍삼을 섭취한 지 1일, 29일, 57일째 아침에 홍삼 섭취 전과 섭취 3시간 후의 작업기억력을 평가하는 실험, 그리고 공간능력을 평가하는 ‘코르시 블록’ 실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서울대 김만호 교수팀도 인삼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기능 개선에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병 환자 63명을 인삼 섭취군과 비섭취군으로 나눈 뒤 섭취군에는 하루에 인삼 분말을 4.2g 섭취하게 하고, 대조군에는 보전적 치료만 했다. 4주, 12주, 24주째에 인지 지능 정도 측정법과 치매 측정치를 이용해 인지 개선 정도를 조사한 결과, 인삼 섭취군의 상태가 훨씬 더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삼 섭취를 중단한 뒤에는 대조군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인삼이 치매 방지에도 효과가 있음을 보여줬다.
▶ 피부 미용
인삼이 피부에 항염 작용을 하고, 여드름 치료에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민간요법에 의해 오래전부터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효과를 과학적으로 밝히기 위해 많은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데, 한양대 의대 피부과학교실의 실험으로 이 같은 사실이 입증됐다. 이 실험에 따르면, 20명의 성인에게 피부 염증을 유발시키고 인삼의 사포닌 성분을 함유한 연고를 바르게 한 뒤 48시간 동안 관찰한 결과, 연고만 바른 대조군에 비해 염증 감소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삼은 주름 방지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약리학 교실의 연구에 따르면, 세포의 대사 결과로 생성되는 ‘활성산소(free oxygen radical)’는 피부 조직의 노화 및 퇴행성 변화에 중요한 구실을 하는데, 인삼 성분이 활성산소와 상호 작용해 피부의 산화 효과를 억제할 가능성이 보였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포닌의 대사물질인 컴파운드K를 생쥐에 바르고 24시간 후 피부조직을 떼어내 반응을 조사한 결과, 피부 보습 효과와 직접 관련 있는 히알루론산의 감소를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의 진피 표층에 존재하는 히알루론산은 피부가 노화되면 점차 감소해 피부의 탄력과 보습 효과가 떨어지게 되는데, 인삼 추출물이 히알루론산을 유지시키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인삼의 보습 기능을 활용해 세계의 유명 화장품 회사들이 제품에 인삼 성분을 첨가하고 있다.
이 같은 주요 효능 외에도 인삼은 정력 개선, 노화 방지, 항알레르기, 아토피 개선, 숙취 해소, 갱년기 증상 완화 같은 효능을 지닌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특히 제10회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는 간암 또는 간경변 환자들의 간 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이 같은 효능들을 더 과학적으로 밝히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을 통해 의약품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연구개발(R&D)에 적극 투자하는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한국을 ‘인삼의 향처럼 강하고도 끈기 있는 민족’으로 기억하면서 ‘스트롱 파워풀, 원더풀 꼬레아노(Strong powerful, Wonderful Corea)’라고 칭한 것처럼 ‘스트롱 파워풀, 원더풀 고려인삼’이 세계에 전파되려면 국가적 관심이 절실하다.
김장훈 건강칼럼니스트
“고려인삼은 몸에 열 올리지 않는다,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주간동아 / 2010-11-01 18:01
“인삼만 먹으면 몸에 열이 난다”거나 “열이 많은 체질이라 인삼은 내 몸에 맞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삼계탕을 먹을 때 인삼을 빼놓는 사람도 있다. 혹자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생산되는 화기삼은 몸의 열을 내리는 데 비해, 우리 민족의 영약인 고려인삼은 열이 나게 해 동남아시아 등 더운 지방 사람들이 먹으면 해롭다”고까지 말한다. 소위 고려인삼의 ‘승열(乘熱) 작용’이라 일컬어지는 이 말들은 과연 사실일까.
천연물과학과 생약 분야 연구에 한평생을 바친 서울대 약대 한용남 명예교수(이학박사)는 과학적 임상실험을 통해 승열 작용의 실체를 밝혀냈다. 7년간 이어진 이 실험의 결론부터 말하면 “고려인삼이든 화기삼이든 인삼을 먹었을 때 체온의 변화는 없으며, 사람들은 단지 주관적인 열감을 느낄 뿐”이라는 것. “이는 우리가 밥을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든든한 느낌을 받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한 박사의 설명이다. 또한 “이 느낌, 즉 열감은 인삼으로 인한 신진대사 활성화에 의한 것으로, 이는 인삼에 대한 임상실험 결과, 체온은 그대로인 채 혈류량과 혈류속도만 증가한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즉, 인삼의 승열 작용은 바로 인삼의 효능을 나타내는 지표로, 거꾸로 ‘승열 작용이 없으면 인삼이 아니다’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 한 박사는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승열’이라는 말 대신, 몸의 전체적인 기운과 힘을 높인다는 뜻의 ‘승기(乘氣)’ ‘승력(乘力)’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더 적당하다고 설명한다. 더욱이 고려인삼은 화기삼에 비해 인체의 대사 작용을 더 활발히 촉진하며, 화기삼은 고용량을 섭취할 경우 이런 작용이 오히려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도 밝혀냈다. 고려인삼이 화기삼보다 효능 면에서 월등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따라서 ‘인삼만 먹으면 몸에 열이 난다’거나 ‘열이 많은 체질은 따로 있다’, 또는 ‘더운 지역에서는 해롭다’는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명품 약초 깎아내리려는 업자들의 입방아
한 박사는 이런 승열 작용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지속했다. 2004년까지는 정부 지원을 받았고, 2005~2008년에는 자비를 들여 연구를 계속했다. 고려인삼에 대한 그의 열정을 보여주는 대목.
한 박사는 이 실험을 위해 술, 담배를 하지 않는 20~21세의 건강한 남성(평균 체중, 65~70kg) 88명을 모았다. 다른 질환이 있는 사람과 월경으로 신체 조건에 영향을 받는 여성은 실험의 정확성을 위해 제외됐다. 실험은 이들에게 고려인삼과 화기삼의 백삼 분말을 각각 2.25g, 4.5g, 9.0g(하루 권장량 2~6g)을 먹게 하고 1시간 후부터 30분 간격으로 6시간 동안 혈류량, 혈류속도, 맥박, 혈압, 체온 등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람이 생각을 하거나 일을 할 때는 중추신경계의 교감신경이 각 신경과 근육, 혈관 등에 명령을 내린다. 그럼 아드레날린 수용체가 각 신호체계를 통해 신체 각부에 혈류량을 늘리고 혈류속도를 빠르게 하라고 지시한다. 각 근육과 신경, 혈관이 활발히 움직이려면 해당 부분에 혈액이 활발히 공급돼야 한다. 따라서 인삼을 먹은 후 혈류량과 혈류속도를 측정하면 인체의 대사 순환이 얼마나 활발하게 일어나는지를 알 수 있다. 실제 체온이 올라가는지 여부는 직접 체온을 측정해보면 된다.”
한 박사는 이 실험을 하면서 “술, 담배를 하지 않는 건강한 피험자를 모집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빈속에 인삼만 먹게 한 후 오후 4시가 되어서야 뷔페로 데려가 밥을 먹이느라 비용도 많이 들었다”며 웃었다. 어려운 과정을 거친 실험결과, 고려인삼과 화기삼 모두 체온 변화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정상체온에서 0.1도와 0.3도의 진폭 사이를 오가는 결과를 보인 것이다. 오히려 두 인삼 모두 시간이 지날수록, 고용량일수록 정상체온보다 체온이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화기삼은 고용량인 9g을 먹었을 때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체온이 정상체온 아래로 떨어지는 폭이 컸다. 한 박사는 이에 대해 “워낙 소폭의 오르내림이어서 두 가지 인삼 모두 체온 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혈류량, 혈류속도는 고려인삼과 화기삼 모두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고려인삼의 증가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그만큼 신진대사가 더 잘 된다는 의미다. 화기삼은 고용량인 9g을 섭취한 그룹에서 6시간 가까이 지나자 혈류량과 혈류속도가 크게 떨어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 밖에 맥박과 혈압은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다. 인삼에 대한 연구가 속속 진행되면서 고혈압 환자도 인삼을 섭취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사실도 밝혀지고 있다.
그렇다면 ‘고려인삼을 먹으면 몸에 열이 난다’는 헛된 정보는 어디서 온 것일까. 한 박사는 이에 대해 솔깃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전 세계의 인삼이 모이는 곳은 홍콩시장이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권의 화기삼은 기업형, 공장형으로 재배되기 때문에 원가가 턱없이 싸다. 반면 고려인삼은 모든 공정이 사람 손에 의해 이뤄져 인건비가 많이 든다. 이 때문에 화기삼의 가격은 고려인삼의 10~20%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홍콩시장에서는 고려인삼이 희귀하고 비싸 명품 대접을 받는다. 약효에서도 비교가 안 되다 보니, 업자들은 중국 고문헌을 이용해 ‘고려인삼은 열이 나기 때문에 더운 체질의 사람이나 더운 지방 사람들은 고려인삼이 맞지 않는다’는 말을 만들어냈다.
고대 중국의 의학문헌에 ‘고려인삼은 온(溫)하고 화기삼과 전칠삼(중국삼)은 량(凉)하다’는 말이 나온다. ‘온’이나 ‘량’은 약물의 성격이나 성질, 즉 약성(藥性)을 가리키는 말로, 달다 씁쓸하다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데, 화기삼을 생산하는 북미 영어권 사람들은 이를 ‘따뜻하다’는 뜻의 영어 단어인 웜(warm)과 ‘서늘하다’는 뜻의 콜드(cold)로 번역했다. 업자들은 고려인삼의 약효를 깎아내리기 위해 이렇게 선전하지만, 실험으로 밝혀졌다시피 이는 사실무근이다. 이런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세계무대에서 고려인삼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작업도 시급하다.”
성분으로 밝혀진 ‘승열’의 실체
고려인삼과 화기삼에 대한 고문헌의 언급은 현대과학에서도 그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온이나 량의 개념을 단순히 열을 올리느냐 내리느냐의 문제가 아닌, 한 박사의 실험에서처럼 중추신경계에 두 가지 인삼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의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 이는 두 인삼의 대표적 약리 성분인 사포닌의 성분 구성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사포닌 성분은 화학구조의 특성에 따라 크게 중추신경계를 진작(進爵)시키는 PPT(Protopanaxatriol)계열과 진정시키는 PPD(Protopanaxadiol)계열로 구분하는데, 고려인삼에는 PPT계열의 대표격 사포닌 성분인 Rg1이 화기삼에 비해 50% 이상 많이 들어 있다. 이에 비해 화기삼에는 PPD계열의 대표격인 Rb1이 고려인삼보다 최소 3~4배 더 많다. 더욱이 고려인삼에는 Rb1 23%, Rg1 19%, Re 15%, Rc 12%, Rb2 11% 등 인삼 사포닌의 주요 약효 성분이 골고루 들어 있는 반면, 화기삼(미국삼)은 Rb1 49%, Re 26%로 전체 사포닌 성분의 75%를 차지한다.
고려인삼에는 약리 성분이 골고루 분포해 있어 중추신경계에 대한 진작과 진정 작용이 적절히 조절되는 반면, 화기삼은 진정 작용을 하는 성분이 월등히 많은 셈이다. 고려인삼이 함유한 각 성분은 중추신경 흥분 및 억제 작용, 단백질 합성 촉진, 부신피질호르몬 분비 촉진, 인슐린 유사 작용, 해독 작용, 항염증, 혈소판 응집 억제, 항암 작용 등 많은 효능을 지니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수많은 연구가 있었다.
한 박사는 “사포닌 성분 가운데 고려인삼에 많이 든 Rg1의 약성과 약효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 이 약효는 중국인도 인정했다. 제10회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중국 인삼 연구의 최고 석학인 장준텐 박사(베이징대 의대 중국의과학연구소)는 Rg1의 다양한 효과에 대해 극찬했다. 특히 그는 Rg1이 가지는 손상된 기억력의 회복과 인식 기능 향상에 주목했다. 두뇌 회전과 기억력 향상에 우리 고려인삼이 그만큼 좋다는 뜻이다”라고 밝혔다.
한 박사는 지난 8월 서울대 약대 교수로 정년퇴임한 후 한국식물자원연구소 연구원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도움말 : 최광태 (사)고려인삼학회 감사·농학박사
4년근 수삼 꿀에 찍어 한입 물면 건강 저절로
주간동아 / 2010-11-01 18:01
사람들은 보통 인삼(수삼)을 고를 때 크고 통통한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크고 통통한 인삼은 무게는 많이 나갈지 몰라도 품질과는 상관없다. 즉, 인삼 약효가 크기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외형이 크다고 약효까지 뛰어난 것은 아니라는 뜻. 전문가들은 “연근(인삼이 자란 햇수, 연수)에 비해 크기가 너무 큰 것은 오히려 속이 무를 수 있다. 연근에 맞는 적절한 크기가 가장 좋다”라고 말한다.
또한 인삼의 약효가 연수에 비례하는 것도 아니어서 오래 묵었다고 약효가 더 뛰어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인삼의 주된 유효 성분인 사포닌의 수치는 3년에서부터 올라가기 시작해 4년에 완성된다. 따라서 비록 6년근이 인삼 사포닌 성분 함량은 더욱 많지만 4년근 수삼을 먹는 것이 같은 비용이라면 실속 있는 선택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인삼 연수는 육안으로도 판별할 수 있다. 4년근 이상에서는 1년생과 2년생의 머리줄기 흔적이 관찰되지 않기 때문에 관찰 흔적 수에 2를 더해 연수를 추정한다. 이를 테면, 머리줄기 흔적이 2개면 4년근이다(36쪽 Tip2 참조).
인삼의 약효, 크기 비례 안 해
중요한 것은 모양이다. 예로부터 인삼은 사람 모습을 닮은 것을 최고로 쳤다. 사람처럼 머리, 몸통, 팔다리로 구분되고 각 부위별로 균형 잡힌 형태를 갖출수록 좋은 인삼인 것이다. 이런 사실은 홍삼을 제조할 때 증명된다. 아무리 크고 통통한 인삼이라도 전체가 사람 몸과 다르게 균형을 잡지 못한 것은 열을 가해 찌면 바람 든 무처럼 구멍이 드러나고 희끗희끗한 백태가 보인다.
몸통에 2~3개의 굵은 뿌리가 있고 모양이 완벽한 것, 몸통의 일부분만 비대하지 않고 굴곡이 심하지 않은 것, 몸통 색이 뽀얗고 빨간색 반점이나 검은색 반점이 없는 것, 잔뿌리가 원형을 유지하되 많이 붙어 있는 것이 좋다.
그러나 좋은 인삼을 고른 뒤 보관을 잘못하면 헛일이다. 수삼은 75% 내외가 수분이다. 따라서 상온에서는 수일 내에 곰팡이가 피기 때문에 냉장실에 넣어둬야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한 번 상온에 노출될 경우 눈에 보이지 않는 곰팡이 포자가 증식하기 시작하고, 냉장실에 보관해도 곰팡이가 피기 때문에 가능한 한 수일 내에 먹는 것이 좋다.
이에 반해 백삼(오른쪽 사진)은 습기를 제거한 곳에서 1년간 보관할 수 있으며, 진공포장을 하면 3년까지 보관 가능하다. 홍삼은 진공포장하면 10년 이상도 보관할 수 있다. 영양소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수삼을 오래 보관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소량을 보관할 경우, 수삼이 건조해지기 전에 흘러내리지 않을 만큼 물을 뿌리고 비닐이나 랩으로 감싼 뒤 냉장실에 보관하되, 비닐이나 랩에 숨구멍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렇게 하면 2개월까지 보관 가능하다. 이때 가끔 약간의 물을 수삼 몸통에 뿌려주면 더욱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다.
많은 양을 보관하려면 골판지로 된 과일상자에 깨끗한 모래를 넣고 수삼을 겹겹이 묻은 뒤 기온 변화가 거의 없는 광이나 지하실에 보관한다. 그럼 1개월 이상 보관할 수 있다. 이때 수삼이 움직이지 않도록 잘 고정해둬야 하며, 모래가 마르지 않을 정도로 수분을 공급한다. 참고로, 상인들은 냉장고 없이 수삼을 운반할 경우 상자나 빈 그릇에 인삼과 이끼를 겹겹이 쌓은 뒤 수분을 공급한다. 이끼가 건조를 막아서 최장 열흘까지도 보관 가능하다.
달여서 먹고, 생으로 먹고, 우유와 함께 갈아 먹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인삼을 달여 먹는다. 수삼 3뿌리, 대추 3개, 생각 1/2쪽, 물 2를 약탕기에 넣은 후 물이 3분의 2로 줄 때까지 2시간 정도 달인다. 이때 물은 생수가 좋다. 달인 인삼물은 반드시 냉장실에 보관해야 하며, 상하기 쉬우므로 2~3일 내에 먹도록 한다. 1~2회 재탕하는데, 재탕할 때는 수삼을 첨가하고 재탕에 사용한 수삼은 말려서 화훼류의 거름으로 사용하면 좋다.
인삼을 날것으로 씹어 먹기가 부담스럽다면 먹기 좋게 썬 뒤 꿀에 찍어 먹어도 괜찮다. 수삼을 깨끗이 씻어(Tip1 참조) 작게 절편해 약한 불에 30분가량 찌거나 햇빛에 말린 뒤 꿀에 재워 냉장실에 보관한다. 이것을 수시로 먹어도 좋고, 우유와 함께 갈아 먹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밖에 말린 인삼을 방앗간에서 미숫가루처럼 가루로 만들어 꿀과 함께 재워뒀다가 차로 마셔도 좋다. 잔뿌리는 쓴맛이 강해서 요리할 때 잘라내는 것이 보통인데, 이 잔뿌리를 물에 우려 쓴맛을 뺀 뒤 나물로 무쳐먹거나 차를 끓일 때 함께 넣기도 한다. 참고로, 식초를 넣은 차가운 물에 5~10분간 담가두면 수삼의 쓴맛을 없앨 수 있다.
스콜피온스도 나오미 캠벨도 “코리아 진생, 원더풀!”
주간동아 / 2010-11-01 18:01
지난 8월 현금 부족으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체코 정부에 갚아야 할 빚을 현금 대신 인삼으로 갚겠다고 통보해 관심을 모았다. 외신에 따르면, 북한이 체코에 갚아야 할 부채 1000만 달러 중 50만 달러를 그에 상응하는 인삼으로 갚겠다고 제안한 것. 50만 달러어치면 인삼 약 20t이다. 냉전시대에는 공산권 국가 간에 현물을 이용한 국제교역이 성행했다. 체코 정부는 북한의 제의를 긍정적으로 검토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는 북한으로부터 한 해에 인삼 1.4t 정도를 수입하는데, 20t이면 체코 건강식품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도 고려인삼을 중요한 천연 건강식품으로 애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인삼은 귀중한 동양의 보물 ‘루이 14세’
인삼이 서양에 알려진 것은 16세기경. 1299년 출간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은 중국, 아시아, 중동의 풍물과 문화를 담고 있지만 인삼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때까지만 해도 동양의 신비한 약초 인삼은 서양에 알려지지 않았다. 인삼이 유럽에 전파된 최초의 기록은 1575년 러시아인 신부 마르친 마르치니우스가 중국에서 얻은 인삼을 ‘신비한 풀’로 서술한 데서 비롯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전해진 동양의 신비한 풀 인삼은 입소문을 타고 유럽 상류층에 전해졌다. 태국 왕국의 사신이 프랑스 루이 14세(재위 1613~1715년)에게 헌상했다는 문헌으로 보건대, 인삼은 굉장히 귀하게 여겨졌던 것 같다. ‘태양왕’이라는 별칭을 얻은 루이 14세는 프랑스를 유럽 최강국으로 만든 전제군주로, 당시 동양에서도 앞다퉈 많은 선물을 보냈는데 그중 인삼은 ‘동양의 보물’로 인식됐다.
서양에 알려진 인삼이 중국을 경유해 중국의 귀한 약재로 전파됐다면, 고려인삼은 17세기 초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직원들이 본국에 보내는 정세 보고서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일본에 파견돼 있던 동인도회사의 쿠커르 바커르 무역관장이 조선의 특산물로 “쌀, 구리, 인삼”을 꼽으면서 “조선 해안의 한 모서리 유역에서 일본인들과 교역하고 있다”고 기록해놓았다. 이는 조선 중기 부산에서 성행하던 일본 쓰시마 도주들과의 인삼 교역을 서술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도 간간히 서신이나 여행기 형태로 유럽에 전해지던 인삼은 1711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인삼은 정열적 창작의 원천 ‘루소’ ‘고리키’
이렇게 서양에 전해진 인삼은 대중화되지 못했지만, 상류층 사이에선 동양의 보물로 인식돼 귀한 선물로 오갔다. 철학자이자 문필가인 루소(1716~1778년)와 관련된 인삼 에피소드는 당시 인삼이 얼마나 귀했는지를 말해준다. 루소의 활동 시기는 선교사 자르투가 본국에 동양의 인삼을 알려 유럽 상류층 사이에서는 그 신비한 약초가 어느 정도 알려졌던 때이다.
루소의 제자이자 문인이던 베르나르댕 드 생피에르는 1772년 블루본 섬에서 가져온 커피 원두 한 포대를 루소에게 선물로 보냈다. 블루본산 커피는 그 당시 매우 귀한 선물이었다. 고지식한 성격의 루소는 “제자에게 값비싼 선물을 받을 수 없다”며 그것을 돌려주려고 했다. 그러자 생피에르는 루소에게 커피를 돌려줄 것이 아니라 “선생님도 저에게 선물을 주시면 되지 않습니까”라며 넘어가려고 했다. 그때 루소가 생피에르에게 보낸 답례품이 인삼 한 뿌리였다. 세계적인 사상가 루소의 꼿꼿한 선비정신을 동양의 인삼이 지켜준 것이었다.
러시아의 문호 막심 고리키(1808~1936년)도 인삼 애용가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리키와 절친했던 소설가 자먀찐은 고리키가 서거한 직후 망명지인 프랑스 파리에서 그를 회고하는 회상기를 남겼다. 소련 당국에 위험분자로 지목된 자먀찐은 1932년 고리키의 도움으로 프랑스 파리로 망명하는 등 그와 막역한 친분 관계를 유지했다.
자먀찐은 문학에 대한 고리키의 정열을 보고 그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던 일을 회상하며, 고리키와 인삼에 얽힌 이야기를 전한다. 자먀찐은 줄담배를 피우고 결핵을 앓고 있던 고리키가 하루에 몇 시간밖에 자지 않고도 왕성한 문학 활동을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고리키는 비밀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자먀찐을 지하 식당으로 데려가 호리병 안에 든 인삼즙을 보여줬다고 한다. 고리키는 “나를 존경하는 어떤 사람이 만주에서 가져다준 인삼”이라고 설명했다.
서양에 고려인삼 가치 설파 ‘선교사 자르투’
중국 베이징에 파견돼 있던 프랑스인 선교사 자르투는 청나라 강희제의 명을 받고 지도 제작을 위해 조선을 답사했다. 자르투는 1709년 조선과 청나라의 국경지역(달단 지역, 만주 지방)을 돌면서 지형 자료를 수집하던 중 처음으로 조선 산삼을 접하게 된다. 그 당시 산삼은 금에 버금갈 만큼 귀했는데 ‘발견하면 중국 황제에게 바쳐지는 진상품’이라는 설명을 들은 바 있는 자르투는 1711년 4월 자신이 직접 그린 산삼 삽화와 함께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본국에 보냈다.
“우리는 조선에서 불과 40리 거리의 ‘칼가라’라는 달단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네 뿌리의 산삼을 산에서 캐 우리에게 가져왔습니다. 중국에서 고귀한 신분의 사람들은 거의 모든 약에 산삼을 배합합니다. (중략) 제가 뿌리의 절반을 날 것으로 먹은 뒤 한 시간이 지나서 맥을 짚어봤더니 맥박이 훨씬 강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식욕이 증진됐고, 전보다 훨씬 원기가 좋아졌습니다. 힘도 전에 없이 좋아졌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호전 증세가 휴식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크게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나흘 뒤 저는 무척 지쳐서 말 잔등에 앉아 있기도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이를 눈치 챈 관원이 제게 산삼 한 뿌리를 주었습니다. 저는 곧바로 그 반을 먹었는데 한 시간 뒤 피로가 말끔히 가셨습니다. 그 뒤로는 산삼을 자주 먹습니다. 언제나 같은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자르투는 이러한 내용과 산삼을 발견한 지역의 정확한 위도, 경도, 식생 환경을 전하면서 신비의 약초를 꼭 찾을 것을 요청했다. 이 편지는 영국 런던 왕립학회보에 실렸으며, 1716년 캐나다 인디언 마을에 머물던 프랑스인 선교사 라피코는 자르투의 편지를 접하고 인디언들과 인삼을 찾아 헤맸다. 인디언들은 3개월 후 몬트리올 근교에서 산삼을 찾아냈다. 이것이 아메리카 진생의 시원이 됐다. 지금도 북미 지역에서는 야생삼을 관리하고 있으며, 특히 캐나다 퀘벡과 미국 위스콘신 주에서 대규모로 인삼(화기삼)이 재배된다.
세계 정상을 감동시킨 코리아 ‘진생 파워’ ‘교황 바오로 2세’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 ‘일본 황실’
건강 때문에 인삼을 애용한 세계 명사들도 많다. 1999년 초 주 바티칸 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냈던 배양일 전 대사의 증언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4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청와대 경호실 공군연락관이었던 배 전 대사는 교황이 탑승했던 대통령 전용 헬기의 책임자로 교황의 소록도, 광주, 대구, 부산 방문을 수행했다. 공군 중장으로 전역한 후 1999년 교황청 주재 한국대사로 임명되면서 교황 바오로 2세와의 인연이 이어졌다. 배 전 대사는 교황을 알현할 때 1984년 한국 방문 당시의 인연을 밝혔고, 교황은 매우 반가워하며 더욱 친분이 깊어졌다. 배 전 대사는 교황과 인삼의 인연을 이렇게 설명했다.
“당시 교황은 파킨스병과 몇 가지 질병을 앓고 있었다. 한 번은 접견하러 갈 때 홍삼차를 선물로 전해드린 적이 있다. 이후 교황을 모시는 주교가 ‘교황님이 홍삼차를 무척 좋아하신다’고 귀띔했다. 이후 홍삼차 외에 홍삼 뿌리, 홍삼 엑기스 등을 가끔 보내드렸다. 앞서 재임했던 대사들도 가끔 교황께 고려인삼을 선물한 것으로 아는데, 내가 근무할 당시는 많이 쇠약해진 상태라 고려인삼이 더욱 귀하게 쓰였던 것 같다.”
교황 바오로 2세의 홍삼 애용이 입소문으로 번지면서 주 바티칸의 주교들과 로마에 주재하던 많은 나라의 대사들 사이에 고려인삼 열풍이 불었다. 심지어 교황 근위병까지도 홍삼을 구할 방법을 한국대사관에 물어왔다고 한다.
1995년 대통령 재임 중에 암 선고를 받은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었다. 의료진은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했다. 대통령 주치의인 필립 드 퀴페르 박사가 고려인삼이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국에서 홍삼을 구해 대통령에게 복용하게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테랑 대통령은 암을 이기지는 못했지만 시한부 생명을 6개월 이상 연장해 고려인삼의 항암 효과를 유럽에 알렸다.
1998년 일본 주간지 ‘신초(新潮)’ 12월호는 황실 업무를 담당하는 궁내청이 한 건강식품업체를 통해 정자 결핍증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인삼 엑기스를 북한 측에 특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아키히토 일본 천황은 나루히토, 후미히토 등 2명의 왕자를 뒀지만 장자인 나루히토 황태자가 결혼 6년이 지나도록 아이를 갖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1998년 일본은 천황 계승 문제로 떠들썩했다. 마사코 황태자비의 나이는 30대 중반, 후미히토도 딸만 둘을 낳아 일본 황실에서는 30년 넘게 왕세손을 보지 못해 초조한 상태였다.
황실은 이런 상황에서 북한 측으로부터 고려인삼을 대량 구입했다. 이후 마사코 황태자비는 결혼 12년만인 2001년 12월 1일 딸아이를 출산했다. 후미히토도 2006년 아들을 낳았다. 예로부터 고려인삼의 효능을 높이 인정한 일본에서 인삼이 황실 혈통 잇기에 한몫한 것이다.
환상적인 음악과 몸매의 비밀 ‘스콜피온스’ ‘나오미 캠벨’
세계적인 톱스타들의 고려인삼 사랑도 유별나다. 헤비메탈 팬들을 열광시켰던 독일의 전설적인 록 그룹 스콜피온스는 대표적 인삼 예찬론자. 데뷔 30주년 및 그룹 최초의 언플러그드 앨범 발매 기념으로 2001년 한국에 온 스콜피온스는 공항 기자회견에서 한국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느냐는 질문에 거침없이 “코리아 진생”이라며 “몸이 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해 한국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스콜피온스는 ‘스틸 러빙 유(Still loving you)’라는 노래로 유명한 세계적 록 그룹으로, 멤버 중 클라우스 마이네는 “한국에 올 때마다 인삼을 꼭 사서 가는데 그것을 다 먹으면 한국에 돌아와야 한다”는 농담으로 한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1972년 데뷔한 스콜피온스는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변함없는 실력과 체력으로 왕성한 공연 활동을 펼치다가, 올해 4월 공식 해체를 선언해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낳았다. 그들의 롱런 비결은 어쩌면 인삼의 에너지 파워였는지도 모른다.
세계적인 톱 모델 나오미 캠벨도 인삼 애용자다. 2003년 패션쇼 참석차 서울에 온 캠벨은 30대의 나이에도 아름다운 몸매와 고운 피부를 유지하는 비결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서슴없이 ‘인삼즙’이라고 답변해 화제를 모았다. 평소 캠벨은 인삼 음료를 자주 마신다고 한다. 괴팍함과 돌출 행동으로 유명한 그는 서울 방문 당시에도 숙소인 모 호텔의 디럭스룸 전체를 특정 컬러로 꾸며줄 것을 요구하고, 호텔 식당가의 모든 메뉴판을 모아오게 해 음식을 고르는 등 많은 에피소드를 남겼다.
캠벨이 인삼 음료를 좋아한다는 소식에 행사 준비팀은 즉시 홍삼 음료를 준비해 숙소 냉장고에 비치했다. 조선시대의 대표적 미인 황진이가 개성 인삼의 잎으로 목욕하고 화장했다는 이야기를 캠벨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의 탄탄하고 고운 피부는 인삼의 피부 미용 효과를 떠오르게 한다.
인삼 먹고 아이 낳고 연승하고 ‘캘러웨이’ ‘단테 존스’
프로야구,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중 인삼을 애용하는 스타도 적지 않다. 2005년부터 2007년 시즌까지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에서 활약하던 미키 캘러웨이는 고려인삼 덕을 톡톡히 본 선수. 미국 메이저리그 투수 출신인 그는 2002년 결혼했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아 고민이었다. 아내의 임신을 위해 미국에서 온갖 노력을 해봤지만 허사였다. 그러던 그가 한국 프로야구에 스카우트돼 2005년 한국에 왔고, 아내가 임신하는 경사를 서울에서 맞았다.
캘러웨이 부부는 “아이를 임신하는 데 같은 팀의 조용준 투수가 큰 도움이 됐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사연인즉, 캘러웨이는 조 선수와 친하게 지냈는데 인삼 애용자인 조 선수가 그에게 체력 보강을 위해 인삼을 복용하라고 권했다. 조 선수의 강력한 권고에 그는 인상을 찌푸려가며 인삼을 먹었지만, 실제로 스태미나 증진에 효능이 있다는 것을 느낀 후 꾸준히 섭취해 체력 증진뿐 아니라, 2세까지 얻을 수 있었다. 캘러웨이는 “조용준이 건네준 인삼 음료를 많이 먹었더니 체력이 좋아졌고, 오랫동안 안 생기던 2세도 얻었다”며 조 선수를 아이의 대부(代父)라고 불렀다.
캘러웨이 외에도 프로구단의 많은 외국인 용병들이 홍삼을 즐겨 먹는다. 프로농구 안양 KT·G 카이츠에서 맹활약하던 단테 존스도 홍삼 예찬론자다. 그는 캡슐 형태의 홍삼을 선호한다. 프로농구 사상 15연승의 위업을 달성한 존스의 점프력과 체력은 누가 봐도 발군인데, 그의 스태미나 보강에 고려인삼이 크게 기여했던 것.
지금도 많은 프로구단들이 외국인 선수들의 체력 보강을 위해 홍삼을 공급하고 있다.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거나 외국 구단으로 진출할 때 인삼의 놀라운 효능은 더욱 멀리 전파될 것이다.
옥순종 ‘교양으로 읽는 인삼이야기’ 저자, 한국인삼공사 고객만족실장
“인삼 덕분에 한국서 왕성한 활동”
주간동아 / 2010-11-01 18:01
‘쾌적한국 미수다’ 핀란드 출신 따루
“홍삼 엑기스를 따뜻한 물에 조금 타서 아침마다 먹어요. 감기 예방과 면역 강화에 좋죠. 얼마 전 홍삼 엑기스를 선물로 받았는데 떨어지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워낙 비싸잖아요.”
KBS 1TV ‘쾌적한국 미수다’에 출연하는 따루 살미넨(33·핀란드) 씨의 인삼 사랑은 웬만한 한국인을 능가한다. 인삼 뿌리를 직접 끓여서 인삼차를 만들어 먹을 정도. 삼계탕과 홍삼 엑기스는 기본이다. 말린 인삼, 인삼주, 산삼막걸리 등 그가 접한 인삼 음식도 셀 수 없다. 인삼보다 홍삼을 더 즐긴다는 그는 인삼을 처음 먹을 때 약간 쓴맛이 나긴 했지만 건강에 좋은 맛이었다고 한다.
“한국에 오기 전 인삼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먹어본 적은 없었어요. 핀란드에서는 인삼이 한약제 이미지가 강해요.”
인삼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그에겐 인삼과 관계된 사연이 있다. 7년 전 유방암에 걸린 어머니가 치료 과정에서 인삼 효과를 적잖이 봤던 것.
“어머니에게 인삼, 홍삼 엑기스와 정제를 드렸는데 도움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방사선 치료를 받았는데도 머리카락이 많이 안 빠지셨어요. 아무래도 인삼 덕분인 것 같아요.”
지금은 완치된 어머니는 여전히 홍삼 정제를 복용하고 있단다. 외삼촌과 외숙모도 인삼을 좋아해 핀란드에 갈 때마다 인삼차를 선물로 챙긴다. 한 번은 진짜 인삼 뿌리를 가져가 10시간 동안 끓여 차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이쯤 되면 그의 인삼에 대한 애정은 ‘마니아’ 수준이다. 12년 전 교환 학생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 그는 요즘 막걸리바 ‘따루 주막’ 개점 준비에 한창이다. 조만간 따루 주막에서 인삼 음식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핀란드에서는 인삼이 의약품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가져가는 것이 안 되더라고요. 한 번은 아는 사장님이 홍삼 엑기스, 정제를 한 박스 보내셨는데 핀란드 세관에 걸려서 다 뺏기고 말았어요.(웃음)”
몽골 출신 경기도의원 이라
지난 6·2지방선거에서 경기도의회 비례대표로 선출된 몽골 출신의 이라(33) 의원. 국내 1호 다문화정치인인 그는 인삼차를 즐겨 마신다.
“몽골에서는 말만 들었지, 인삼 제품을 사거나 먹어본 적은 없어요. 건강에 좋다는 정도만 아는 수준이었죠.”
그러다 한국에 온 뒤 처음으로 인삼을 접했다. 삼계탕을 처음 대했을 당시, 건강에 좋다는 생각에 전혀 거부감 없이 먹었다고 한다. 한국인으로 귀화한 지 햇수로 7년째. 이라 의원은 이제 인삼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의정 활동뿐 아니라, 아내와 어머니로서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다 보니 인삼 음식에 눈길이 자주 간다고.
“인삼 요리를 하는 수준은 아니에요. 그래도 건강, 특히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당연히 눈길이 가지 않겠어요?”
그는 최근 몽골에서도 인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삼이 약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그래서 이라 의원은 기회가 될 때마다 몽골의 부모님께 인삼 제품을 보내곤 한다.
“무척 좋아하세요. 여러 인삼 제품을 많이 보내지는 못했지만, 인삼차만 드셔도 힘이 쏟는다고 하네요.”
그는 한국의 고려인삼이 좀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삼에 대한 몽골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시장에선 고려인삼보다 중국삼이 판치고 있어 아쉽다고 한다.
“고려인삼이 외국삼보다 품질이나 효능 면에서 월등하잖아요. 그러니까 고려인삼이 좀 더 널리 알려져 세계인의 건강에 도움이 됐으면 해요.”
호주 출신 개그맨 샘 해밍턴
“인삼을 처음 입에 넣었을 때 흙맛이 나서 어떻게 먹나 했어요. 하지만 몸에 좋다는 말을 듣고 열심히 먹고 있죠. 먹고 나면 정말 기운이 나요.”
외국인 개그맨 1호 샘 해밍턴(33) 씨를 서울 명동의 한 삼계탕 집에서 만났다. 그가 삼계탕을 먹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인삼. 몸에 좋은 인삼 때문에 양반다리로 앉아 땀을 뻘뻘 흘리며 삼계탕을 먹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쓴맛도 꾹 참았다. 그는 1998년 고려대에 교환학생으로 온 뒤 한국 사람이 좋아 2002년부터 한국에 눌러앉았다. 그리고 KBS 개그콘서트 ‘월드뉴스’ 코너 등에 출연해 인기스타가 됐으며, 지금은 영어라디오 TBS eFM의 인기 프로그램 ‘드라이브 타임’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삼계탕을 먹으면서 처음 인삼을 맛봤다. 그 당시에는 삼계탕 그릇에서 인삼을 빼내 식탁 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인삼이 장식인 줄 알았어요. 하루는 한국인 친구와 삼계탕을 먹는데 이런 저를 보더니 뭘 모른다고 타박하더군요. 그러곤 그 친구가 홀라당 다 먹었어요.”
해밍턴 씨는 인삼에 대해 모를 때는 닭고기 때문에 삼계탕을 먹었다면, 이제는 인삼을 먹기 위해 삼계탕 집을 찾는다. 인삼이 몸에 좋은 식품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정력에 좋다는 것을 아니까 챙겨 먹는다”며 웃었다. 강한 체력이 요구되는 격렬한 미식축구를 즐기는 그에게 보양식 인삼은 특효약이나 다름없다.
“외국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서서 인삼세트를 사는 이유도 몸에 좋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한 번은 인삼세트를 선물로 받아 감동했어요.”
그는 한 재일교포가 북한으로 떠나는 가족이 걱정되어 북한 관리들에게 잘 보이라고 300년 된 산삼을 찾아줬다는 이야기를 책에서 접한 뒤 한국인의 인삼, 산삼 사랑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인삼에 얽힌 추억도 많다. 그는 한국에 온 직후 한국 친구들의 장난에 곧잘 속았다. 한국 친구들이 ‘맛있는 사탕’이라기에 덥석 입에 넣었다가 쓴맛(인삼 맛)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그는 “인삼으로 사탕도 만들고 비누도 만든다는데, 그 다양한 쓰임새가 놀랍다”며 감탄했다. 그가 신기하게 여기는 것은 ‘사람 닮은 인삼’.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사람의 생김새와 꼭 닮은 인삼 사진들이 무척 재미있다”며 웃었다.
“외국에도 웰빙 바람이 불어 인삼을 찾는 사람이 차차 늘고 있지만, 홍보를 더 열심히 할 필요가 있어요. 한국에서 혼자 살아가는 외국인들은 건강을 챙기기가 어렵죠. 꼭 인삼 먹고 건강하라고 말하고 싶네요.”
고려인삼 죽은 사람도 살린다, 살려!
주간동아 / 2010-11-01 18:01
인삼은 2000년 전부터 그 약효가 알려졌으며 주산지가 우리나라로 돼 있는 귀한 약재다. ‘삼국사기’에는 “당나라에 선물로 인삼을 보냈다”는 기록이 성덕왕 편과 효소왕 편 등에 나타난다. 당나라 이순(李珣)이 편술한 ‘해약본초’에는 “인삼은 신라국에서 산출한다. 왕에게 바친 것은 손과 다리 모양이다”라고 산출지와 형태가 분명하게 묘사돼 있다.
귀한 약재이다 보니, 그것을 통제하기 위한 무서운 법적 조치도 마련됐다. ‘경국대전’ 속대전을 보면 “인삼을 감춰 간 자는 국경 상에서 목을 베어라”는 구절이 나오며, 일본과의 대마도 교역에서도 “밀매 시 적발되면 효수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인삼의 어원학적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삼(蔘)은 사실 여러 약물에서 사용되는 이름이었다. 하늘에는 새가 산삼씨를 먹고 발효된 발 없는 새삼이 있고, 바다에는 해삼(海蔘)이, 땅에는 인삼이 있다. 색깔도 다양하다. 검은색으로 해열제와 소염제로 쓰이는 현삼(玄蔘), 지혈제로 쓰이는 꿀풀과의 붉은색 단삼(丹蔘)이 있다. 이 밖에도 진해거담과 강장 해독제로 쓰이는 도라지과 사삼(沙蔘), 해열제와 진해제로 쓰이는 자삼(紫蔘)이라는 약재도 있다. 구충제로 쓰이는 콩과의 고삼(苦蔘)을 합쳐 오삼이라고 불렀다(후한대 ‘신농본초경’).
사실 조선시대 이전까지 ‘蔘’이라는 글자는 초두머리를 제외한 ‘參’을 썼다.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한자로는 그렇게 썼지만 우리말로 ‘심봤다’라고 할 때 ‘심’이 인삼을 가리킨다. ‘參’은 하늘에 떠 있는 별자리 28수 중 서쪽 하늘을 관장하는 삼성(參星), 즉 오리온 별자리를 가리킨다. 사회적 의미로 풀면 나라에선 충신을 뜻하고, 집안에선 효자를 뜻한다. 인삼의 인(人)은 형태가 사람을 닮았다는 것에서 비롯됐지만, 하늘과 땅이 서로 교류하면서 만든 최고의 영물이라는 뜻도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인삼은 하늘과 땅이 만든 약초로, 충신과 효자 노릇을 한다는 깊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춘향전’에 비견되는 일본 최고의 국민문학인 ‘주신구라(忠臣藏)’에는 고려인삼이 천하의 명약으로 등장한다. 다 죽어가던 사람이 빚을 내 고려인삼을 먹고 기사회생하는데, 인삼 값이 얼마나 비쌌던지 빚을 갚지 못해 목을 매달고 죽는다는 비장한 내용이다. 이 이야기에서 ‘인삼 먹고 목맨다’라는 일본 속담까지 나왔다. 우리나라 속담으로 치면 ‘죽 쒀서 개 준다’ 정도의 의미다.
중국과 일본서 ‘최고의 명약’ 희소성과 가치 인정
그뿐만이 아니다. 겐로쿠시대 때 일본은 조선과의 인삼 수교로 막대한 양의 은화가 빠져나가 자국 내 은이 고갈되는 사태가 벌어졌는데, 이로 인해 순도가 낮은 화폐(겐로쿠 은)를 새로 발행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조선의 인삼 상인들이 이를 받아줄 리 없었다. 일본 정부가 울며 겨자 먹기로 조선과의 인삼 거래 시에만 사용할 수 있는 은화를 주조했는데, 그것이 바로 ‘인삼대왕고은(人蔘大王高銀)’이다. 인삼만을 위한 화폐가 만들어진 것이다.
당시 실상을 조선의 실학자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왜인의 풍속에 병이 생기면 반드시 인삼을 쓰고 얻지 못하는 자는 죽으니, 만일 무역을 막으면 죽음으로써 다투어 시비가 벌어지기 쉬울 것이므로 부득이 교역을 허락했다”고 전하고 있다. 또한 18세기 무렵까지도 중국에서는 부모의 병이 깊을 때 인삼을 살 돈이 없으면 약재상에 가서 고려인삼을 빌려다가 병상에 진열해놓고 문병 온 사람에게 자신의 효성이 지극함을 보이는 것이 유행일 정도였다고 하니, 고려인삼의 희소성과 가치가 대단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인삼은 땅과 지형을 많이 가리는 약재다. 마른 것, 습한 것을 모두 싫어하며 여름철에는 뜨거운 햇빛을 견디지 못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까다로운 성질이 바로 인삼의 강력한 효능의 근거가 된다. 그만큼 뜨겁고 강한 기운을 타고났기에 재배 환경이 조금만 어긋나도 스스로를 말려버린다.
금원시대의 유명한 의사 가운데 한 명으로 의왕(醫王)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동원 선생은 인삼이 원양(元陽)을 보(補)한다고 했다. 인체의 가장 근원이 되는 양기(陽氣), 즉 신체를 움직이는 가장 근본적인 에너지를 보충해준다는 말이다.
이러한 인삼의 효능이 놀라운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한 번 심으면 이동 없이 한 곳에서 4~6년을 생장하면서 지력을 모두 빨아들이기 때문에 인삼을 한 번 재배한 땅은 10년 이상 인삼을 심지 못할 정도다. 그리고 인삼은 해가 갈수록 효능이 달라진다. 1~2년산은 위장에서 소화 기능을 북돋우며, 연수가 더해짐에 따라 폐에서 호흡 기능을 돕고 신장에서 원기를 생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시간이 더해지면 간장으로 들어가 근육의 힘을 강하게 하는 데 기여하며, 5년근 이상이 되면 정신 작용과 감각 기능을 원활히 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동의보감 “심장의 구멍 열고… 피로 쌓인 질환 원기 보충”
‘동의보감’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인삼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정신을 안정시키고 눈을 밝게 하며 심장의 구멍을 열고 기억력을 좋게 한다는 것. 특히 오랫동안 피로가 쌓인 질환에 원기를 보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런 한방의 인삼 효능은 현대과학을 통해서도 속속 증명되고 있다. 최근 국내외 학자들은 인삼이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의 효과를 높이고, 간질환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인삼이 심신의 기운을 북돋워 허약한 상태를 개선하고 인체의 면역력을 증강시키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근로시간이 가장 긴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그만큼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쉬어도 피로가 쉽게 풀리지 않을뿐더러, 하루 종일 권태감을 느끼기도 하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되기도 한다. 이런 상태라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런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약재가 있다면 무엇일까. 바로 인삼이다.
임진호·한의학 박사, 한방 안이비인후 피부과 전문의
인삼요리 20選
주간동아 / 2010-11-01 18:01
항암, 면역력 증진, 피로회복 등 다양한 약효가 있지만 인삼은 일상 채소처럼 가정에서도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식품이기도 하다. 밥과 함께 먹으면 반찬류가 되고 서양요리와 합쳐지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퓨전음식이 되기도 한다. 인삼의 각 효능을 잘 활용하면 다이어트와 건강을 생각하는 영양간식, 노약자의 보약으로 쓰일 수 있는 건강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인삼호두꿀절임
재료
인삼 5뿌리, 껍질 벗긴 호두 1/4컵, 검은깨 2큰술, 꿀 1/4컵, 소금 약간
1 인삼은 1.5cm 크기로 썰고 호두는 씻어 물기를 빼둔다.
2 인삼에 호두와 검은깨, 꿀, 소금을 넣어 고루 섞는다.
3 밀폐 용기에 ②를 담고 뚜껑을 덮어 반나절 정도 실온에 두었다가 냉장고에 보관한다. 하루에 한 숟가락씩 먹는다.
인삼맛탕
재료
큰 인삼 3뿌리, 물 1큰술, 설탕 1/2컵, 식용유 1큰술
1 인삼은 씻어서 2cm 폭으로 어슷썬 뒤 찬물에 담가 전분기를 빼고 마른 면보로 눌러 물기를 없앤다. 그런 다음 160℃ 기름에 넣어 바삭하게 튀긴다.
2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물, 설탕을 넣어 약한 불에서 끓인다. 처음에는 젓지 말고 서서히 녹도록 그냥 두었다가 설탕이 거의 다 녹으면 그때부터 저어가며 끓인다.
3 시럽이 황금색이 되기 시작하면 거품이 생기기 전에 시럽을 한 숟가락 들어 올려 보는데, 이때 따라 올라오던 것이 실처럼 굳으면 불을 끈다.
4 튀긴 인삼을 시럽에 넣어 재빨리 섞은 다음 위아래를 뒤집는다.
5 ④를 기름 바른 쟁반에 쏟은 뒤 하나씩 떼어내 식힌다.
홍삼양갱
재료
물 3컵, 우뭇가사리 12g, 홍삼 엑기스 4큰술, 설탕 2컵, 꿀 3큰술, 물엿 1큰술, 취향에 따라 잣 적당량
1 물 3컵에 우뭇가사리를 넣어 3시간 정도 불린다.
2 냄비에 불린 우뭇가사리를 넣고 저으면서 녹인 다음 설탕을 넣는다.
3 설탕이 다 녹은 뒤 물이 약간 탱탱하고 끈끈해지면 홍삼 엑기스를 넣고 골고루 잘 저어준다.
4 액체 상태가 좀 되직해지면서 끓어오르면 꿀을 넣고 저어준 뒤, 물엿을 추가로 넣고 다시 저어준다.
5 물엿이 고루 섞이도록 약한 불에서 저어주고, 끓어오르면 모양틀에 부어 굳힌다.
인삼수정과
재료
인삼 2뿌리, 물 6컵, 생강 2쪽, 계피 20g, 설탕 2/3컵, 잣 1큰술
1 물 2컵에 가는 인삼 뿌리를 넣고 끓여 인삼물을 만든 다음 인삼을 건져 놓는다.
2 생강은 껍질을 벗기고 얄팍하게 썰어서 물 2컵을 붓고 매운맛이 충분히 우러나도록 끓인 다음 체에 밭쳐서 생강 건더기는 건져낸다.
3 계피는 깨끗이 씻어 물 2컵을 붓고 끓여 계피물을 만든 다음 계피 건더기는 건져낸다.
4 준비된 인삼물, 생강물, 계피물을 함께 섞은 뒤 설탕을 넣고 다시 끓여 식힌다.
5 차갑게 식힌 ④를 잔에 담은 뒤 잣을 몇 알 띄워낸다.
인삼마즙
재료
인삼 2뿌리, 마 150g, 소금 약간
1 인삼은 큼직하게 썬다.
2 마는 껍질을 벗기고 큼직하게 썰어 인삼, 소금 약간과 함께 믹서에 넣고 20초 정도 곱게 간다.
3 마는 갈아 놓으면 색이 변하므로 먹기 직전에 간다.
인삼요구르트스무디
재료
인삼 6~7뿌리, 바나나 2개, 꿀 3/4컵, 요구르트 3½ 컵, 얼음 3½컵, 장식용 민트 조금
1 인삼은 흐르는 물에 씻고 잔뿌리를 제거한 후 잘게 썬다. 바나나도 껍질을 벗겨 얇게 썬다.
2 인삼, 바나나, 꿀을 믹서에 넣고 간 다음, 얼음과 요구르트를 넣어 다시 한 번 간다.
3 컵에 따르고 민트잎으로 장식한다.
인삼주먹밥
재료
인삼 2뿌리, 밥 2공기, 달걀 1개, 소금 약간, 참기름 1큰술, 식용유 1작은술, 미나리잎 약간, 검은깨와 통깨 약간
1 인삼은 잔뿌리를 약간 잘라낸 후 필러로 얄팍하고 길쭉하게 껍질을 벗기듯 저민다.
2 달걀은 곱게 풀어 소금으로 약하게 간한 후 기름 두른 팬에 지단을 부쳐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네모지게 자른다.
3 밥을 그릇에 담고 참기름, 검은깨, 통깨, 소금 등을 넣어 고루 버무린 뒤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뭉친다.
4 밥 위에 달걀지단을 얹고 얇게 저민 인삼을 띠처럼 두른다. 미나리잎이나 새싹채소가 있으면 밥 위에 얹어 장식한다.
인삼오곡밥
재료
인삼 2뿌리, 밤콩 1/2컵, 찰수수 1/2컵, 찰흑미 1/2컵, 차좁쌀 1/2컵, 팥 1/2컵, 찹쌀 1/2컵, 곰취 20g, 대추 5개, 밤 5개
1 인삼은 잔뿌리를 떼어내 손질하고, 몸통은 뇌두를 잘라내 가늘게 채썬다.
2 찰흑미, 밤콩, 찰수수, 차좁쌀, 팥, 찹쌀을 깨끗이 씻어 몇 시간 물에 담가 불린다.
3 대추는 씨를 발라 살만 준비하고, 밤은 속껍질까지 벗겨내 불린 재료와 함께 섞는다.
4 냄비에 물을 붓고 미리 손질해둔 인삼 잔뿌리와 대추를 껍질째 넣고 푹 고은 뒤 건더기는 건져내고 국물에 소금을 약간 넣는다.
5 찹쌀 등의 재료를 찜통에 넣고 ④의 국물로 밥을 쪄낸다.
6 곰취 또는 각종 제철 채소 잎에 찰밥과 인삼채를 얹고 쌈장, 물김치를 곁들인다.
인삼자연산송이우동
재료
인삼 2뿌리, 생면 200g, 배추 1/4포기, 대파 1뿌리, 호박 1/4개, 송이버섯 100g, 오징어 100g, 연근 1/4개, 피망 2개, 새우 100g, 주꾸미, 육수 4컵, 생강술, 식용유 약간, 다진 마늘과 간장 약간, 소금과 후춧가루 약간
1 식용유 1큰술에 배추, 대파, 호박, 송이버섯, 연근, 피망, 인삼을 넣고 생강술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간장 1큰술을 넣어 볶는다.
2 ①에 오징어, 새우, 주꾸미를 넣어 한 번 더 볶아준다.
3 볶아 놓은 ①, ②에 육수를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춘다.
4 삶아 놓은 생면에 ③을 끼얹어 먹는다.
인삼고기산적
재료
인삼 4뿌리, 풋고추 1개, 쇠고기 150g, 홍고추 1개, 통깨·실고추·설탕 약간씩, 밀가루집(밀가루 2큰술, 진간장 1/2큰술, 물 1컵, 참기름 약간), 쇠고기 양념(간장 2작은술, 소금과 후춧가루 약간, 참기름 1작은술)
1 인삼은 손질해 머리 부분과 잔뿌리를 없애고, 몸통 부분을 4cm 길이로 썬 뒤 다시 0.5cm 굵기의 막대 모양으로 썬다.
2 쇠고기는 0.5cm 두께의 산적용으로 뜨고, 채소보다 약간 길게 썰어 잘 두드린 뒤 고기 양념으로 조물조물 주무른다.
3 고추는 인삼 길이로 썰어 끓는 물에 데친 다음 찬물에 헹군다.
4 꼬치에 인삼, 고기, 고추를 끼운 뒤 밀가루를 듬뿍 묻혀 잠시 둔다.
5 물에 밀가루, 간장, 참기름을 넣어 아주 묽게 가루집을 만들고, ④의 산적에 가루집을 입혀 팬에 지진다. 설탕, 통깨, 실고추를 뿌려 담아낸다.
인삼잣소스 곁들인 쇠고기롤
재료
쇠고기 300g, 깻잎 20장, 소금과 후춧가루 약간, 새싹채소 200g, 모차렐라 치즈 200g, 씨겨자 2큰술, 올리브오일 1큰술, 인삼 잣소스(인삼 1뿌리, 잣 1/2컵, 레몬 1/2개, 우유 1컵, 꿀 2큰술, 소금 1/2작은술)
1 새싹채소와 곱게 채썬 깻잎, 올리브오일, 모차렐라 치즈, 씨겨자를 한데 넣어 버무린다.
2 소금과 후춧가루로 밑간을 한 부채살에 밀가루를 뿌린 후 버무린 ①의 재료를 넣어 돌돌 말아 이쑤시개로 고정한다. 이것에 밀가루를 묻힌 뒤 팬에 지져낸다.
3 소스 재료는 곱게 갈아서 준비한다.
4 접시에 담을 때는 이쑤시개를 제거하고, 곱게 간 소스를 끼얹어낸다.
인삼닭고기강정
재료
인삼 3뿌리, 닭다리살(3조각) 300g,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파 1큰술, 매운 건고추 5개, 튀김옷(달걀 1/2개, 녹말 앙금 2큰술), 소스(물 5큰술, 간장 2큰술, 굴소스 1작은술, 식초 3큰술, 설탕 3큰술, 후춧가루 1/7작은술)
1 인삼은 3cm 길이로 잘라 준비하고, 닭다리살은 한입 크기로 준비한다.
2 인삼과 닭고기는 물기를 제거하고 튀김옷을 입힌 후 인삼은 중간 불에서, 닭고기는 센 불에서 튀겨낸다. 인삼은 하얗게 튀겨낸다.
3 팬에 다진 마늘과 파, 매운 건고추를 먼저 볶다가 소스 재료를 넣고 끓인다.
4 튀긴 인삼과 닭고기를 소스에 살짝 버무린 다음 통깨를 뿌려서 낸다.
인삼팽이버섯무침
재료
팽이버섯 1봉지, 청오이 1개, 게맛살 3줄, 인삼 1뿌리, 소스(식초 1큰술, 설탕 1큰술, 소금 1작은술, 레몬즙 1큰술, 참기름 2큰술, 통깨 1큰술)
1 팽이버섯은 잘게 찢어 준비하고, 청오이는 돌려깎기한 뒤 채썰어 놓는다.
2 게맛살은 5~6cm 길이로 자른 뒤 찢어 놓는다.
3 인삼은 오이와 같은 길이로 곱게 채썬다.
4 손질한 재료를 냉장실에 넣어 차갑게 준비한 다음, 먹기 직전에 소스에 버무려낸다.
인삼모듬간장장아찌
재료
인삼(2년근) 10뿌리, 총각무 700g, 마늘종 10대, 오이 2개, 양파 1개, 풋고추 10개, 홍고추 2개, 셀러리, 장아찌용 장물(간장 1컵, 설탕과 식초 1½컵, 다시국물 2½컵, 통후추 1큰술)
1 인삼은 깨끗이 씻어 반 토막으로 자르고 총각무는 무만 떼어 깨끗이 다듬은 뒤 0.5cm 두께로 썬다. 마늘종은 연한 부분만 5cm 길이로 자른다.
2 오이는 소금으로 문질러 씻은 후 2cm 길이로 토막썰기한다.
3 양파는 반을 갈라 한입 크기로 자르고, 홍고추와 풋고추는 서너 토막으로 자른다. 셀러리는 껍질을 벗겨 5cm 길이로 어슷썬다.
4 간장에 설탕, 식초, 다시국물, 통후추를 넣고 팔팔 끓인다.
5 준비한 재료를 내열 유리병이나 작은 항아리에 담고 장물이 뜨거울 때 붓는다.
6 2~3일 후 ⑤를 한 번 더 끓여서 식힌 다음 다시 항아리에 부어 놓는다.
인삼꿀소스무침
재료
수삼 2뿌리, 생밤 10개, 양상추 1/4통, 천도복숭아 1개, 대추 10개, 셀러리, 배 1/2개, 소스(배즙, 꿀 2큰술, 소금 1작은술, 레몬즙 1큰술)
1 수삼은 어슷하게 편으로 얇게 썰고, 잔뿌리도 길이에 맞게 잘라 놓는다.
2 양상추는 한입 크기로 잘라서 준비한다.
3 생밤과 천도복숭아, 셀러리도 어슷하게 썰어 찬물에 담갔다가 건져 놓는다.
4 배는 굵은 채로 썰어 설탕물에 담갔다가 건진다.
5 배즙에 꿀, 소금, 레몬즙을 넣어 소스를 준비한다.
6 준비한 모든 재료를 그릇에 담고, 상에 내기 직전 소스에 버무린다.
인삼연어샐러드
재료
훈제연어 300g, 양상추 1/4통, 양파 1개, 인삼 1뿌리, 치커리 50g, 씨겨자 1큰술, 올리브오일 1큰술, 소금 1/3작은술, 드레싱(다진 양파 1/2개분, 식초 1/2컵, 설탕 1/2컵, 소금 1/2큰술, 올리브오일 1/2컵, 흰 후춧가루 약간, 레몬즙 2큰술)
1 그릇을 준비해 채썬 양상추와 인삼, 양파를 넣고 씨겨자, 올리브오일, 소금을 조금 넣어 살살 버무린다.
2 얇게 썬 훈제연어에 ①의 재료를 넣어 돌돌 말아 놓는다.
3 준비한 접시에 치커리를 깔고 훈제연어를 보기 좋게 담아 소스와 함께 내며, 소스는 먹기 직전에 뿌린다.
인삼양송이구이
재료
양송이 12개, 인삼 1뿌리, 다진 햄 3큰술, 다진 마늘 3큰술, 파슬리 3큰술, 엔초비 1/2큰술
1 양송이는 물에 살짝 씻은 뒤 꼭지를 떼어내고 물기를 닦아 소금, 후추를 뿌려 놓는다.
2 인삼, 파슬리, 엔초비는 잘게 다져놓는다.
3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마늘을 볶다가 다진 인삼, 햄, 파슬리, 엔초비를 넣고 잘 섞는다.
4 양송이 속에 ③을 넣어 팬에 가지런히 놓은 다음 익혀낸다.
인삼닭꼬치구이
재료
인삼 200g, 홍피망 1개, 닭가슴살 200g, 브로콜리 100g, 양송이 50g, 소금, 후추, 식용유, 소스(인삼즙 4큰술, 레몬즙 1/4개분, 생강즙 1작은술, 간장 6큰술, 청주 1큰술, 맛술 1½큰술, 설탕 3큰술, 물 1큰술)
1 인삼은 2cm 길이로 썬 뒤 간장, 물엿을 넣고 살짝 조린다.
2 피망은 사방 2cm 크기로 썰어 기름에 살짝 볶고, 브로콜리는 한 입 크기로 떼어 끓는 물에 살짝 데치며, 양송이는 길이로 반을 자른다.
3 닭가슴살은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한입 크기로 썰어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한다.
4 꼬치에 인삼, 닭가슴살, 피망, 브로콜리, 양송이를 꽂는다.
5 냄비에 소스 재료를 넣어 걸쭉한 상태가 될 때까지 약한 불에서 은근히 조린다.
6 인삼 닭꼬치를 석쇠에 올린 뒤 소스를 앞뒤로 골고루 발라가며 윤기가 날 때까지 굽는다.
인삼난자완스
재료
돼지고기 300g, 당근 10g, 피망 1/2개, 말린 표고버섯 5장, 인삼 3뿌리, 고기 양념(굴소스 1큰술, 다진 수삼 1큰술, 표고버섯 3장, 물 2큰술, 청주 2큰술, 전분 2큰술, 생강즙 1큰술, 달걀 1개, 다진 파 3큰술, 설탕·소금·후춧가루 약간), 소스(중국스프 4g, 청주 2큰술, 설탕 1/2큰술, 간장 1큰술, 물 2컵), 물녹말(감자전분 1큰술, 물 2큰술, 굴소스와 설탕 약간)
1 인삼 2뿌리는 깨끗이 씻어 강판에 갈고, 표고버섯은 미지근한 물에 불린 후 3개는 곱게 다지고 2장은 납작채로 썬다.
2 돼지고기는 다진 후 고기 양념 재료를 넣는다.
3 ②에 물과 전분을 넣고 끈기가 생길 때까지 반죽을 치댄 후 동글납작하게 빚어 가운데를 살짝 눌러 모양을 만든다. 이것을 센 불에서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낸다.
4 냄비에 소스 재료를 넣고 표고버섯, 남은 인삼, 피망, 당근을 납작채로 썰어 넣은 뒤 끓인다. 맛이 어우러지면 물녹말을 섞어준다.
5 ③에 ④의 소스를 뿌려 접시에 담아낸다.
인삼너비아니생채
재료
인삼 2뿌리, 당근 30g, 상추 50g, 쑥갓 20g, 깻잎 1장, 오이 1/2개, 쇠고기(등심) 300g, 녹말가루 적당량, 너비아니 양념(간장 3큰술, 배즙 1큰술, 설탕 1½큰술, 다진 파와 마늘 약간, 깨소금과 참기름 약간, 후춧가루 약간), 소스(간장 2큰술, 식초 2큰술, 물 2큰술), 인삼꿀(갈아 놓은 인삼 2큰술, 꿀 2큰술)
1 인삼은 솔로 깨끗이 씻어 껍질을 칼등으로 벗긴 뒤 필러로 길게 썰어 얼음물에 담가 둔다.
2 상추와 쑥갓은 손으로 뜯어 얼음물에 넣고, 깻잎은 채썰어 얼음물에 담근다.
3 오이와 당근은 0.3cm 두께로 동글납작하게 썰어 얼음물에 담근다.
4 쇠고기는 0.2cm 정도의 두께로 썰어 너비아니 양념에 30분 정도 재운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녹말가루를 묻혀 노릇하게 지진 다음, 먹기 좋게 썰어 놓는다.
5 다진 인삼에 꿀을 넣어 하룻밤 재운 뒤, 나머지 양념을 넣어 소스를 만든다. 너비아니 구운 것과 채소를 섞고, 먹기 바로 직전에 소스를 끼얹는다.
글·사진 자료 제공 : 농촌진흥청 ‘인삼요리 100선’
삼계탕… 양삼탕… 맛있는 스태미나
주간동아 / 2010-11-01 18:01
어떤 음식과 같이 먹었을 때 영양이나 효과가 배가되는 음식, 이를 두고 ‘음식궁합’이라고 한다. 인삼과 궁합이 맞는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인삼과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음식들을 알아봤다.
꿀
궁합이 잘 맞는다는 표현을 할 때 ‘꿀단지에 인삼 한 뿌리’라는 말을 쓰곤 한다. 음식궁합 측면에서 꿀은 높은 열량(100g당 300kcal)으로 인삼의 낮은 열량(100g당 98kcal)을 보완해 체력 보강 효과를 낸다. 또한 꿀의 단맛이 인삼의 씁쓸한 맛을 덮어서 먹기 좋게 해준다. 결국 에너지원인 꿀과 신체를 활성화하는 인삼의 조합은 찰떡궁합인 셈. 특히 꿀을 넣으면 소화가 잘 되어 노인이나 환자에게 좋다. ‘동의보감’과 ‘향약집성방’에 따르면, 꿀은 오장육부를 편하게 해주고 기운을 돋우며, 비위를 보강하고 아픈 것을 멎게 하며, 독을 풀어준다.
닭고기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의 보양식은 삼계탕. 더위도 일종의 스트레스다. 이 스트레스를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는 인삼을 백숙과 함께 요리한 우리 조상의 지혜는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더위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 안에서 단백질과 비타민C의 소모가 많아진다. 따라서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C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닭고기는 훌륭한 고단백질 식품이다. 여름 별식인 삼계탕은 인삼의 약리 작용과 찹쌀, 밤, 대추 등의 유효 성분이 어울려 영양의 균형을 이룬 훌륭한 스태미나식이다.
돼지고기
돼지고기는 소화가 잘 되고 맛도 좋은 고단백, 고열량 식품으로 유럽과 중국에서 가장 선호하는 육류다. 인삼에 들어 있는 사포닌이 지방을 미립화해 소화를 촉진시킨다. 또한 인삼 특유의 씁쓸한 성분이 고기의 누린내를 중화해 거부감을 줄여준다.
인삼은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미네랄이 풍부하며, 식이섬유가 있어 돼지고기의 결점을 보완한다. 특히 인삼의 사포닌 성분은 열에 강해서 구워 먹어도 그 성분이 유지된다.
사과
인삼과 사과를 함께 갈아서 마셔보라. 사과는 인삼에 부족한 비타민C를 보충해준다. 이와 함께 인삼의 씁쓸한 맛을 중화해 인삼을 먹기 쉽게 해줘 인삼의 다양한 효능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아침에 먹으면 좋다.
해삼
인삼은 땅, 해삼은 바다에서 난다. 하지만 이 둘은 궁합이 잘 맞는다. ‘바다의 인삼’이라고 불리는 해삼에는 칼슘, 요오드, 알긴산 등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절단 부위가 3개월 만에 다시 날 만큼 재생력도 뛰어나다. 해삼은 병으로 허약해져 소변이 잦거나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 좋다.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단단해져 씹는 맛도 일품이다. 인삼과 해삼의 찰떡궁합을 이용한 ‘양삼탕’이라는 요리가 있는데, 한방에서는 이를 ‘불로소양삼’이라고 부른다.
민물고기
‘음식디미방’ ‘규합총서’ 같은 옛 문헌에 따르면, 우리 조상은 5~6월에 입맛을 돋우려고 민물고기 요리를 자주 먹었다. 그중 ‘인삼어죽’은 보양식으로, 인삼과 민물고기의 이상적인 조합이다. 여기에 찹쌀, 대추, 생강 등을 넣으면 영양 성분이 조화를 이루고 맛도 훨씬 좋아지며 영양 측면에서도 우수해진다. 인삼어죽은 고단백, 저지방, 저칼로리 음식이면서 비타민과 무기질도 풍부해 영영가가 높다. 반유동식이라 소화 흡수가 잘 되어 환자나 노인, 어린이, 임산부, 빈혈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 체질적으로 소화기가 차고 약한 사람에게도 좋다고 알려졌다.
대추
수천 년간 한방에서 사용돼온 대추는 영양가가 풍부한 생약으로 취급된다. 대추에는 당질이 24~25% 들어 있어 열량이 많이 필요한 사람에게 특히 좋다. 또한 성질이 부드럽고 섬유질이 많아 소화기를 자극하지 않는다. 아울러 몸을 따뜻하게 하며 약해진 장 기능을 회복시키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다. 익은 대추를 쪄서 말렸다가 차처럼 달여 마시면 열을 내리고 변비에도 좋다.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어, 특히 소음인 체질은 인삼과 함께 달여 먹으면 더욱 좋다.
우유
인삼을 갈아 우유에 섞어 먹으면 인삼 특유의 쓴맛이 적어져 먹기 편하다. 우유와 인삼은 궁합이 잘 맞는 편으로, 인삼을 깨끗이 손질한 뒤 우유와 함께 갈아 마신다. 기호에 따라 꿀을 첨가해도 좋다. 인삼을 손질한 다음 동글납작하게 썰어 그늘에서 24시간 말린다. 그것을 꿀에 재웠다가 우유와 함께 갈아 마시면 좋은 음료가 된다. 인삼 맛에 익숙하지 않은 청소년에게 특히 권하는 방법이다.
맥문동과 오미자
맥문동은 사시사철 푸른 약초다. 5~6월에 보라색 꽃을 피우며 검정콩 같은 모양의 열매가 달린다. 약재로는 뿌리를 쓰는데, 뿌리에 덩어리처럼 달린 모양이 보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맥문동이라고 부른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맥문동은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몸에서 열이 나고 입이 마르며 갈증이 나는 것과 열독으로 몸이 검어지고 눈이 누렇게 된 것을 치료한다. 또한 마음을 보하고 폐를 맑게 하며, 정신을 진정시키고 맥기를 안정시킨다. 맥문동 2 : 오미자 1 : 인삼 1 비율로 달여서 여름에 상복하면 더위로 인한 갈증이나 기력 저하를 막을 수 있다. 글자 그대로 맥을 살리는 처방으로, 더위와 땀을 물리치는 음식궁합이다. 인삼은 진액을 만들고, 맥문동은 폐와 기관지를 강화한다. 그리고 오미자는 피로를 풀어줘 여름철 음료로 제격이다.
장어
장어는 미용과 스태미나식의 대명사로 통한다. 펄떡펄떡 뛰는 장어를 보기만 해도 힘이 절로 난다. 장어는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A, 불포화 지방산이 듬뿍 들어 있는 영양 덩어리다. 이런 장어에 인삼을 넣고 당귀, 천궁 등 한약재와 찹쌀, 은행, 밤 등을 곁들이면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장삼탕’이다. 장어요리는 대부분 숯불에 구운 ‘장어구이’가 일반적인데, 뚝배기에 끓여낸 장삼탕은 부드럽고 담백하다. 장어와 인삼, 그리고 당귀, 천궁, 백작약 등 기와 혈을 북돋우는 한약재의 절묘한 조화는 특히 병후 회복과 산후조리, 정력 증강, 미용 측면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
황기, 마, 숙지황
인삼과 황기는 폐 기능을 좋게 하고 땀을 조절한다. 인삼과 마의 조합에는 자양 강장 효능이 있으며, 기관지를 튼튼하게 한다. 숙지황과 인삼의 경우, 혈압 조절을 돕고 몸의 진액을 보충하는 데 효능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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