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동네 치킨집-서민 소비자 싸움 붙이나

道雨 2010. 12. 22. 14:40

 

 

 

    동네 치킨집-서민 소비자 싸움 붙이나 

 

 

엠비는 치킨값 운운하기 전에 가계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등록금 반값 공약’ 등을 왜 거부하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얼마 전 ‘강부자’ 정부여당에 의해서 충격적인 예산 날치기 폭거가 자행됐다.

심지어 여당 예결위 의원들마저도 최종적으로 어떻게 예산안이 짜여졌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본회의를 통과했다.

 

더 심각한 것은 날치기보다도 그 내용이다.

부자감세와 막대한 4대강 사업비가 그대로 관철된 것은 물론이요, 형님 예산, 실세 예산, 영부인 예산 등은 다 챙겼으면서도, 반드시 챙겨야 할 민생복지교육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방학 중 결식아동 급식 지원예산, 청소년 공부방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차상위 계층 대학생 장학금도 내년 2학기엔 전격 폐지된다.

빈곤층 생계급여 예산 32억원 삭감, 영유아예방접종 확대 예산 상임위 증액분 339억원 삭감, A형간염 백신지원 예산 63억원 상임위 증액분이 전액 삭감됐고, 약속했던 양육수당 2744억원도 전액 삭감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전부터 공개적으로 신속한 예산안 처리를 주문했다. 당일은 직접 이재오 특임장관을 보내 이번 날치기를 사실상 지시하고, 가공할 폭력을 휘두른 의원에게 격려전화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입으로는 ‘친서민’을 이야기한다. 반서민적인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하고도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예산안이 ‘서민희망예산안’이라고 칭한다.

그리고 롯데마트 통큰치킨 논란에도 끼어들었다. ‘나도 이 주에 한번씩 치킨을 먹는데, 치킨 값이 너무 비싸다’고 짐짓 값싼 치킨을 환영하는 서민들의 편에 서는 모양새를 연출한다.

 

올 한해를 정말 시끄럽게 했던 기업형슈퍼마켓(SSM) 사태는 결코 해결된 것이 아니다. 관련 규제법이 통과되긴 했지만, 허술한 법적 규제를 피해 지금도 재벌기업들은 곳곳에서 추가 입점을 시도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슈퍼나 마트를 경영하는 동네의 중소상인들만 생존 위기를 겪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재벌·대기업들은 슈퍼뿐만 아니라 주유소, 정비소, 빵집, 서점, 천원숍, 심지어 공구상 진출까지 선언했다. 피자집, 치킨집, 떡집까지 재벌들이 하겠다고 마구 나서고 있다.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중소상인들에게 비수가 될 말을 아주 쉽게 내뱉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

이 대통령에게 묻겠다.

막대한 이윤을 벌어들이는 재벌·대기업들이 동네 상권, 지역 자영업자들의 생존권까지 무참하게 짓밟으면서까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라고 존중해주어야 하나?

 

 

전체적으로 현 정부여당의 ‘재벌 프렌들리’ 기조 속에서 재벌·대기업들의 불공정한 전략은 최근 롯데마트 ‘통큰치킨’ 출시로 이어졌다.

재벌·대기업들이 중소 상인들의 생존권을 앗아간다는 범사회적 비판 여론도 동시에 제기됐다.

롯데마트는 1주일 만에 통큰 치킨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

 

솔직히 말하면, 많은 서민들과 상당수 소비자들은 생활이 워낙 팍팍하다 보니 재벌의 값싼 치킨에 대한 지지를 보내기도 한다.

임금은 더욱 떨어지고, 일자리는 불안하고, 보육·교육·의료·주거·통신 등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에서의 과도한 가계 부담은 계속된다. 서민 소비자들이 절박한 심경으로 값싼 치킨을 찾는 것이다.

문제는 이 대통령이 늘 노골적으로 재벌과 ‘강부자’들의 편을 들면서도, 치킨값을 두고는 정반대로 ‘친서민’ 생색을 낸다는 것이다.

 

그렇게도 서민들이 걱정되면, 서민들이 정말 큰 부담을 느끼는 분야에 정책과 예산을 집중했어야 한다.

 

이 대통령이 반값 등록금 공약을 지키게 되면, 당장 내년 1학기에 대략 500만원의 등록금 중 250만원을 직접 지원받게 되거나 등록금이 줄어든다. 서민가계에 무려 250만원이 생긴다.

이 대통령은 치킨값 운운하기 전에 이렇게 가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정책을, 그것도 공약까지 한 정책을 왜 거부하고 있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이명박 정권이 부자감세, 토건족 지원, 4대강 죽이기에는 수십, 수백조원씩 ‘올인’ 하면서 서민들의 진짜 큰 고통은 외면한다는 데 있다.

그 강부자 정권 때문에 서민 소비자들과 동네 치킨집들의 사이가 벌어진다.

 

실제로 서민들의 가계가 햇볕을 느낄 수 있도록 아동수당 도입, 친환경 무상급식, 물샐틈없는 결식아동 급식 지원, 고교까지 무상교육과 대학 반값 등록금 구현, 집 없는 서민들을 위한 주거비 보조와 중소형 장기전세 대폭 공급 등의 정책을 시급히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당신이 걱정해주는 척하는 서민들이 그나마 삶의 희망을 얘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안진걸/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