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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오랜 시간과 삶의 애환이 담겨있는 곳

道雨 2011. 3. 22. 13:08

 

 

 

    집, 오랜 시간과 삶의 애환이 담겨있는 곳

                            - 연극 '1동 28번지, 차숙이네'를 보고

 

 

지난 토요일(2010. 3. 19), 집사람과 함께 부산문화회관에서 공연하는 연극 '1동 28번지, 차숙이네'를 보러갔다.  

몇 번 관람했던 부산시립극단의 연극이 늘 좋았던 터라 이번에도 내심 기대를 했는데, 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살던  집을 허물고 새로 집을 짓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여러 가지 것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집 터에 대한 얘기, 기초의 문제, 사용되는 재료들의 고찰, 그리고 무엇보다 그 집에서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오밀조밀 파헤쳐진다.

 

그리고 집 하나를 짓는데 따른 난관이 생각 외로 많다는 것도 공감하게 된다.

 

집이 속살을 보여주는 것은 단 두 번, 지을 때와  허물 때라고 하는 대사는 우리로 하여금 처연한 느낌을 갖게 한다. 물론  처음에 집을 지을 때의 속살을 보는 느낌은 허물 때 속살을 보는 느낌과 다르겠지만, 이렇게 살던 집을 허물고 다시 지을 때는 또 그 느낌이 많이 다르리라. 

 

 

집을 짓는 위치가 지적도와 다르다(자기 땅을 침범했다)는 이웃집 땅 주인의 이의 제기 탓에, 결국 집을 완성하지 못하고 연극은 막을 내리게 되는데 이르러서는 살폿 눈물이 난다.

 

 

집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을 보는 듯하다는 집사람의 평도 공감하지만, 나는 집에 담겨있는 한 가족의 삶의 여정과 애환이 그립고 안타깝게 여겨지며, 예전에 어릴 적에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과 가족들의 모습을 떠올려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