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감상문, 관람후기

고통스런 삶, 그리고 이방인

道雨 2011. 2. 21. 12:06

 

 

 

       굶주림으로 신음하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스런 삶, 그리고 이방인

                                                       - 황석영의 바리데기를 읽고 -

 

 

 

『바리데기』는 2007년에 발표된 황석영의 장편소설인데, 집사람이 주부독서회에서 읽고 토론한 이후, 한의원 대기실 책장에 몇 년간 그대로 꽂혀있었다.

지난 토요일 오후, 불현듯 이 책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집어들고 읽게되었다.

 

이 책에는 두 개의 영역이 있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을 이룬 두만강 인근에서의, 굶주림으로 인한 북한 주민들의 참담한 생활이 그 하나이고, 또 하나는 탈북한 이후 영국의 런던에 오게까지의 고난과 영국에서의 이방인으로서의 삶이다.

 

또 다른 두 개의 영역이 있는데, 하나는 현실의 삶에 대한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무속인의 후손이라는 영적 능력에 의한 초현실(꿈, 환상, 영매, 서천 따위)의 세계이다.

 

이 두 개의 영역이 나에게는 뭔가 모르게 서로 이질감을 느끼게 되는데, 아마도 공간과 차원을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작가는 첫번째의 두 영역에서 보여주는, 굶주림의 처참한 삶과 이방인으로서의 고단한 삶을 하나의 작품에서 모두 보여주고 싶었기에 그리하였다고 생각된다.

또한 이들의 처참하고 힘든 생활을 현실 사회에서는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영적 차원을 끌여들여 자신의 주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어쨌든 약간의 어색함은 있지만, 현실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과 이의 해결책을 우회적으로 표현한듯이 여겨지며, 같은 동족으로서 분단된 반쪽의 고통을 모른체 하지 말고, 이방인에 대한 차별 등, 우리 모두가 함께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을 주문하는 듯 하다.

 

 

책의 끝부분에 부록형식으로 작가와의 대담을 적어놓은 것을 보니, 집의 뒤쪽(북한을 의미하는 듯)도 같은 집이므로 방치하지 말고 잘 살펴서 대대적인 집수리에 대비하여야 한다는 말이 의미있게 다가오기도 한다.

 

"지금 돌아보지 않는 뒷마당도 우리집이니 집수리할 때를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