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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독재가 뭔지 아냐" 했다가 망신살

道雨 2011. 10. 18. 12:11

 

 

 

   전여옥 "독재가 뭔지 아냐" 했다가 망신살

유신독재와 싸워온 박무학 신부에게 "숨도 못쉬는 게 독재" 운운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17일 최근 강론에서 10.26 서울시장 재보선과 관련, "서울에서 사시는 여러분들이 많이 기도해주시고 홍보도 해주셔서 독재정권인 이명박정권을 무너뜨리기 시작합시다"라고 'MB 심판'을 주장한 박무학 신부(원주교구 안흥성당)를 원색 비난하고 나섰다.

전여옥 의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인터넷에 보니 한 신부님은 '이번 선거를 통해 이명박 독재를 부수자'고 하셨다는데--참 안타깝고 답답했습니다"라며 "그 신부님은 독재가 과연 어떤 상황인지를 경험하고 아시고나 계신지-저는 중학교 일학년때 10월 유신을 맞았고 대학교 때는 10.26과 12.12사태를 맞았습니다. 그때는 4명만 모여도 긴급조치 위반이었습니다. 독재란 바로 그런 것-숨을 쉬고 있어도 숨쉴 수 없는 듯한 상황, 숨쉬는 것 자체가 괴로운 것"이라며 마치 박 신부가 독재가 뭔지를 모르는 철부지인양 비난했다.

전 의원은 더 나아가 "북한의 이 처절한 인권탄압과 우스꽝스러운 3대세습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이명박 독재 운운'하는 것은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라며 "진정 독재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것 아닌지-정말로 독재투쟁을 하려면 북한에 가서 '진짜 정의구현'을 해야 하지 않을까 외치고 싶은 심정"이라고 색깔론적 공세를 펴기도 했다.

그는 "교회도 절도 스님도 목사님도 신부님도 다 고민하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어려운 시대에 우리는 모두 살고 있습니다. 이 시대를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은 '이해'이고 '포용'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식에 기반한 건강한 사고"라며 "옳은 생각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종교의 시작이었기 때문"이라고 거듭 박 신부를 힐난했다.

전 의원은 이처럼 박 신부가 유신 독재가 뭔지도 모르며 'MB 독재' 운운하는 철부지처럼 매도했으나, 박 신부는 전 의원보다 9살이나 나이가 많은 원로신부(63)인 동시에, 유신체제와 싸움을 해본 적이 없는 전 의원과는 달리 유신 시절에 박정희 독재와 치열한 투쟁을 해온 학생이자 신부였다.

그같은 사실은 문제의 'MB정권 붕괴' 강론을 한 지난 10일 월요시국기도회때 상세히 나온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따르면, 박 신부는 당시 강론에서 자신과 고 김수환 추기경, 지학순 주교 등 천주교의 큰어른들이 유신시대때 얼마나 치열한 삶을 살아왔는가를 밝히고 있다.

천주교 신자이기도 한 전 의원이 한번 읽어보아야 할 내용이 아닌가 싶다. 특히 김수환 추기경이 명동성당 기도회때 "우리가 용공주의자, 빨갱이가 아니라 우리를 용공주의자로 몰고 빨갱이로 모는 박정희 정권이 용공주의자고 빨갱이"라고 한 대목은 심독해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다음은 박 신부의 강론중 유신관련 전문이다.

"여러분들 돌아오는 10월 26일이 무슨 날이죠? 서울 보궐선거 시장 뽑는 날이죠. 맞죠! 1979년 10월 26일은 무슨 날이죠? 박정희 정권이 무너진 날이죠. 묘하게도 이명박정권이 무너지는 시작점이 10월 26일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박정희 치하에서 중고등학교 6년, 대신학교 6년, 군대 3년.. 보좌신부일 때 박정희가 죽었어요. 박정희가 만 18년을 해먹었어요. 박정희 시대 때는 계속 그렇게 박정희 치하아래 살다 죽을 줄 알았어요. 맨날 새벽이면 새마을 노래를 부르고 유신체제로 돌입하고 나서는 맨날 데모를 하고 지냈어요. 지학순 주교님이 74년 감옥에 가시면서 원주교구가 중심이 되어 또 맨 날 데모하고, 학교 올라가면 맨 날 휴교령이 내려서 집에 가고...그러다 또 학교 오라고 하면 다시 데모하고.

1974년 지학순 주교님이 감옥에 계셔서 겨울까지도 계속 데모를 했었습니다.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해 겨울방학 없이 낙제를 면하기 위해 1월, 2월에도 계속 수업을 하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굉장히 원망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난방비면 식비 시설유지비등.. 돈이 많이 들어가니깐 교수신부님들이 많이 불평을 하셨습니다. 너희들이 자꾸 데모를 하니깐 학교 운영비가 엄청 많은 비용이 든다. 이제 그만 데모하라고 타이르기도 하셨습니다. 허나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체제하에서 맨날 데모만 하고 지학순 주교님이 감옥이 갇혀 명동성당에서 기도회가 있으면 그 곳에 참여해야 되고 굉장히 힘들고 바쁜 시절이였습니다.

명동성당 기도회 때 김수환 추기경님의 강론 말씀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박정희 정권이 우리를 용공주의자로 몰고 빨갱이로 모는데 교회가 2천년을 지속해 나오면서 빨갱이 소리를 들은 것은 처음이다. 그리고 교회를 박해한 정권치고 지금까지 망하지 않은 정권이 없다. 우리가 용공주의자, 빨갱이가 아니라 우리를 용공주의자로 몰고 빨갱이로 모는 박정희 정권이 용공주의자고 빨갱이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때 제가 전역하고 2학년에 복학했을 땐데 그 말씀이 생생이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그 때가 1974년이거든요. 그런데 5년 있다가 박정희 정권이 망했습니다.

정말 그 독재자들의 말로는 참으로 비참하고 그 독재자들이 얼마나 국민을 탄압하고 죽음으로 내몰았는지...그것이 결국 전두환 정권까지 이어졌지만...이러한 모습들이 독재자들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자기네들의 권력은 영원할 것처럼 생각했는지 올바르게 의롭게 사는 지도자들을 박해하는 모습을 박정희 체제하에서 체험을 했습니다."

 

[ 박태견 기자 To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