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건설이 부당한 7가지 이유
(서프라이즈 / 독고탁 / 2012-03-08)
제주 강정마을은 지금 전쟁 중입니다. 구럼비 바위 발파를 위해 화약탑재까지 마친 경찰은 반대하는 활동가들에 대하여 무차별 강제진압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긴급히 강정마을을 찾아 경찰병력 앞에서 연좌농성 중이라고 합니다.
▲ 사진제공 : 헤드라인제주 www.headlinejeju.co.kr (진실의길 제휴 매체) |
구럼비 바위에 발파용 구멍을 뚫던 중 용천수 발견
지난주 저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저지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단체의 요청으로 자문에 응하게 되었는데 회의 도중 제주에서 긴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내용인즉슨, 해군 측에서 발파준비를 위하여 구럼비 바위에 구멍을 뚫던 중 ‘용천수’가 솟아 긴급히 제주도청에 관계자들을 보내어 도와 협의에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오늘 발파를 강행하는 것으로 보아 당시의 협의가 별 의미없이 끝난 것 같습니다만, 간과하고 넘어갈 사안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리 교과서에 많이 소개된 내용입니다만, 제주도는 화산지대라 구멍이 숭숭한 현무암으로 조성되어 있어 산악지역과 중산간으로 스며든 빗물이 지하수가 되어 흐르다가 해안가에서 솟아오르는 ‘용천수’가 널리 분포하고 있습니다.
용천수는 상수도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던 1980년대 이전까지 식수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생활 및 농업용수로 이용되었던 제주도민의 생명수였습니다. 제주도의 마을들이 해안가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유도 '용천수'라는 식수확보 때문입니다.
이번에 해군 측에서 구럼비 바위 폭파를 위해 구멍을 뚫던 중 용천수가 솟았다는 것은 구럼비 바위 일대가 서귀포 일대 지하 수맥과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을 높게 합니다.
만약 구럼비 바위 일대를 폭파하게 되면 지하 수맥에 교란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그렇게 될 경우 서귀포 일대 주민의 식수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지요.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부당한 7가지 이유
1. 제주해군기지가 해양수송로를 지켜준다?
중국 등 주변 연안국에 의한 ‘해양수송로 위협론’ 자체가 허구이며 20년 전 냉전시대 사고방식입니다. 이미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은 상품과 에너지 수입 등 대외경제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해상수송로가 자유로워야 그들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아니어도 해양수송로의 안전을 지키기에 중국이 더 혈안일 것입니다.
설사 중국이 해상수송로를 차단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해군력으로 돌파하거나 방어해 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위기 상황이 온다는 가정하에 어마어마한 국방비를 쏟아 넣겠다는 발상자체가 무모한 것입니다. 더구나 제주도를 기지화하는 것은 제주도를 전장의 중심에 두겠다는 것과 다름아닌 참으로 위험천만한 계획이 아닐 수 없습니다.
2. 제주해군기지의 군사전략적 가치는?
결론은 “없다”입니다. 한반도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가 초강대국뿐입니다.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즉 한국이 상대해야 하는 국가들은 모두 슈퍼파워 국가들뿐인 것이지요. 그런 국가들과의 전쟁을 가정한 군사전략이 얼마나 유효할까요? 이러한 국가들을 견제하기 위하여 해상기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논리가 타당한 것일까요?
돈이 넘쳐난다면야 자기집 담벼락에 철갑을 두르든 상관없는 일이겠지만, 국민의 혈세로 국방비를 쏟아 부어야 할 곳과 역으로 평화공존의 장을 만들어야 할 곳 정도는 구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제주도는 군사기지화 하는 것보다 주변의 강대국들과 평화롭게 교류하고 공동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평화공존 장’을 만드는 것이 훨씬 더 국익에 부합하고 동북아 평화와 안전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이 정권은 깨달아야 합니다.
3. 고립된 지역의 군사요충지는 'No.1 Target'이 된다
초강대국에 둘러싸인 지역적 특성을 가진 국가에서 고립된 지역에 군사기지를 구축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리 멀리 갈 것도 없이 2차 대전 당시 일본의 해상 전략기지로 구축되었던 괌, 사이판, 과달카날, 오키나와의 운명이 어떠했는지 조금만 살펴보면 그 안에 해답이 있습니다.
본토로부터 고립된 지역의 전략기지는 즉각 점령목표 'No.1 Target'이 되고 막강한 병력과 화력이 집중되어 섬 전체가 초토화되는 것은 물론, 적의 손에 들어간 후 오히려 본토를 공격하기 위한 훌륭한 보급기지와 전초기지로 사용되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만약 일본이나 중국과의 전쟁이 발발한다면 (1) 집중된 화력에 제주도는 초토화되고 (2) 국방비로 구축한 기지들은 한반도를 공격하는 적의 전략기지로 둔갑하는 것이지요.
4. 해군기지는 필연적으로 공군기지를 부른다
현대전은 해군력만으로 전쟁을 치를 수 없습니다. 해군력은 반드시 공군력의 뒷받침이 있어야 하며 그래야 승산이 높다는 것은 현대전의 교범과도 같은 이야기 입니다.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건설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공군기지 건설문제를 대두시킬 것이 분명합니다.
특히 미 항모가 기착할 경우, 항모가 비행기를 늘 품 안에 넣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육상에 풀어놓을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제주도는 한 공간 한 공간 군사기지화의 길로 접어드는 것은 필연의 수순인 것입니다.
5. 해양오염이 심각해 질 것
군함에 있어 속력(Speed)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늘 바닷물 속에 잠겨 있는 선체하부나 외판에는 불가사리나 따개비 등 조패류가 달라붙어 선체의 속도를 저하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것을 제거하기 위해 수리시 선체 하부에 중방식도료와 방오도료(Anti-Fouling Paint)를 다량 사용하게 됩니다.
방오도료의 특성은 첫째, 부착되어 있는 조패류들을 폐사시킬 만큼 독성이 강하며, 둘째, 일정기간이 지나면 페인트가 부착된 조패류와 스스로 떨어져 나가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간이 흐를수록 서귀포 일대의 청정해역은 독성을 머금고 있는 페인트 조각들과 오염된 채 폐사된 조패류들로 인하여 초토화될 것이 자명합니다.
▲ 오폐물의 방출을 막기 위해 오일팬더를 친 미 해군기지의 모습 |
6.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허구의 논리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논리 중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미 항모 기항으로 인한 관광수익 증대>입니다. 군의 주장에 따르면 항모 기항시 6천 명의 미군이 제주관광에 나서 1회(3일간) 입항 때마다 60여 억원의 수익을 올려 줄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만약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불편한 심기와 미 항모의 자유로운 기항을 못마땅하게 여긴 중국이 제주 관광을 보이콧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미 항모 6천 명이 올려주는 관광수익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의 손실을 제주도민에게 끼치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도시 가운데 군사기지가 들어서서 경제적으로 나아졌다는 곳이 단 한 군데라도 있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군사기지로 있는 동안에는 경제가 피폐해지다가 군사기지가 떠나고 난 후 황폐화된 지역이 얼마나 많은지 간단한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보시기를 권합니다.
7. 군사문화 확산에 따른 인문 사회적 평가 저하 우려
만약 제주도에 군사문화가 확산된다면 그 영향으로 가장 먼저 나타나게 되는 변화는 도심 유흥 환락시설의 증가일 것입니다.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요즈음 잘은 몰라도 동두천, 포항 등 기존의 군 주둔지 부근에서 유흥업을 하였던 많은 분들이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여부를 눈여겨 보고 있지않을까 싶습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분명 제주와 서귀포의 중심가를 빠른 속도로 유흥 환락가의 모습으로 변모시켜나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는 필연적으로 제주도의 인문 사회적 평가를 현저히 떨어뜨림은 물론 제주도민의 생활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귀하는 자연경관보다 유흥환락문화의 비중이 더 커지는 제주에 귀하의 자녀를 신혼여행 보낼 마음이 나시겠습니까?
독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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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권종상 / 2012-03-08)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발파와 다시 생각해보는 천안함 사태
구럼비 바위 폭파 작업이 있던 시간, 저는 일을 마치고 집에 도착해서 씻고 저녁을 먹을 즈음이었습니다. 인터넷으로 강정마을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계속 지켜보면서, 아내와 저는 이 몰상식에 화가 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매주 화요일, 미주에서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이들이 함께 다자 통화로 전화 회의를 갖는데, 회의가 거의 끝날 무렵 구럼비 바위 발파 제 1보가 인터넷에 떴고, 그 때문에 회의는 더욱 서둘러 끝이 났습니다.
구럼비 바위 발파 작업의 속보가 뜨자, 우리들은 어떤 식으로든 구럼비 바위 폭파를 막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당장 외신들이나 혹은 외국인 운동가들에게 연락을 해서 이 상황에 대해 알려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당장 워싱턴 DC의 친구들은 이 사태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했고, 행동에 들어갔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언젠가 읽었던 경향신문 구정은 기자의 블로그, ‘딸기의 오들오들 매거진’ 에서 읽었던 기사 하나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http://ttalgi21.khan.kr/2968) 그 내용은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 후텐마 기지에서 문제가 있을 경우, 한국에 미국 기지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는 일본 보수잡지 ‘문예춘추’ 의 보도를 인용한 것이었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2010년 6월 캐나다 토론토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하면서 미국에 먼저 후텐마 기지로 인해 미·일 동맹이 파국에 이를 경우 우리나라의 군사 시설을 미군 기지로 제공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청와대에서는 이를 ‘당연히’ 부인했지만. 정작 문제는, 같은 해 3월 천안함 침몰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이때 미국의 행보는 말 그대로 갈지자였죠. 처음엔 북한의 개입설을 스스로 부인하던 미국이 갑자기 말을 바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나서 FTA 와 관련한 대화들도 함께 급물살을 탑니다. 미국이 왜 갑자기 말을 바꿨는지, 그리고 당시 주한 미국대사와 장성들이 한주호 준위의 장례식에 나타났는지, 의문이 드는 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리고 한겨레 신문 곽병찬 논설위원은 지난 2월 23일자 칼럼에서 ‘우주 무기 및 원자력 반대 세계 네트워크’의 브루스 가뇽 사무총장이 워싱턴 한국 공관에 전화를 걸어 강정마을 주민의 투쟁에 지지를 전하려 하자 “우리에게 전화하지 말고 미국 정부에 전화하라. 해군기지를 요구하는 건 그들이니까”라는 대꾸가 돌아왔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전쟁의 기원’의 저자이자 세계적인 석학 브루스 커밍스 교수 역시 강정에 지어질 해군기지가 결국 한국이 아닌 미국의 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강정 해군기지를 관광도 겸하는 항구 조성 사업의 일환이란 이야기는 모두 허위인 것이고, 미국의 대중국 견제용 기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천안함 사건을 둘러싸고 이해할 수 없는 일련의 사태, 그리고 미국의 이해상의 필요가 모두 맞물린 상황입니다.
굳이 억측을 하나 하자면, 결국 천안함 사태에서 뭔가 물린 것이 있는 한국정부가 미국에 뭔가 내주기로 작정하고 추진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강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만들어질 접안시설은 국내에서 건조되는 초계함이나 구축함보다는 항모를 위한 것이 아닐까요.
우리가 스스로 안보를 위해 짓는 기지가 아니라 ‘미국의 필요’에 의해서 건설되는 기지라면 즉각 중단해야 마땅합니다. 또, 만에 하나라도 이것이 ‘천안함’과 관련된 사안이 있어서 이것이 추진된다면, 그것은 언젠가는 진실의 이름으로 단죄받게 될 겁니다.
‘뼛속까지 친미 친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위키리크스를 통해 알려진 이명박 대통령과 정권이 유네스코 세계 비경으로까지 지정된 구럼비에 폭탄을 심어 부숴가면서까지 억지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과연 누구의 해군 기지입니까? 정부가 자국민이 아니라 미국 정부를 위해 일한다는 의심, 뭔가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진실을 감춘다는 의심을 사는 자체가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겐 정말 큰 비극일 것입니다.
시애틀에서…
권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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