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다카기는 핵문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였다.
생명의 자리에서 다시 살펴본 방사능 찌꺼기는 “끌 수 없는 불”이었다. 설사 핵발전소가 가동을 멈추더라도 죽음의 재는 오랫동안 식지 않는다. 플루토늄은 반감기가 2만4000년이다. 방사성 물질이 반으로 줄어드는 데 그처럼 장구한 세월이 걸린다.
“켜고 싶을 때 켤 수 있지만 끄고 싶을 때 끌 수 없는 빵점짜리 기술”, 핵발전이 그것이다.
지금 당장에는 아무 문제가 없더라도 고준위 핵폐기물은 후손들에게 고통을 줄 게 빤하다. 지하수를 오염시키든가 또는 다른 방법으로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결론에 도달한 다카기는 누구보다 핵을 반대하는 핵과학자가 되었다.
핵발전은 야만스러운 공포의 기술이다.
다카기는 원자력을 “하늘의 불”이라고도 했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빛은 원자의 불이다.
지구의 탄생도 핵융합 반응의 결과였다. 그때 지구를 뒤덮은 방사성 물질이 식기까지 수억년이 소요되었고, 그런 다음에야 생명체가 지상에 출현하였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제 손으로 방사능 불을 켰다.
핵발전은 “하늘의 불을 훔친 인간의 오만”에 다름 아니다.
제발이지 우리는 천수를 누리고 싶다.
거짓말 그만하고 우선 고리 핵발전소부터 스위치를 끄자!
백승종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