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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김종훈, '남대문시장' 유래나 아느냐"

道雨 2012. 3. 27. 12:43

 

 

 

     전우용 "김종훈, '남대문시장' 유래나 아느냐"

"지금 사라진 건 구멍가게 아니라 가난한 상인에  대한 배려"

관료출신인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강남 을)가 "구멍가게는 이미 20년 전에 사라졌다"며 한미FTA를 감싼 데 대해 전우용 역사학자가 27일 "정말 사라진 건, 구멍가게가 아니라 ‘가난한 상인’들에 대한 정부의 ‘배려’"라고 준엄하게 꾸짖었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이날 트위터에 "김종훈 후보가 ‘구멍가게는 이미 20년 전에 사라졌다’고 했다네요"라고 김 후보 발언에 어이없어 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구멍가게 남아 있는 동네가 컴컴한 게 아니라, 그렇게 생각하는 마음이 컴컴한 거구요"라며, 강북 공천설이 나돌자 "컴컴한 데서 어떻게 하라고"라며 반발했던 김 후보의 과거 발언을 끄집어내 힐난하기도 했다.

그는 "밝은 데 있으면 주변이 어둡고 컴컴하게 보입니다. 물리적 장벽에 둘러싸인 곳만 감옥이 아닙니다. 바깥 세계에 대해 심리적, 문화적 장벽을 쌓으면, '마음의 감옥'에 갇힙니다"라며 "자기들은 '자랑스런 감옥'이라 할 지 몰라도, 감옥은 감옥일 뿐"이라고 꾸짖기도 했다.

그는 더 나아가 왕조국가였던 조선시대에도 현정부나 김 후보처럼 '가난한 상인'들을 벼랑끝으로 모는 행위는 하지 않았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18세기 무렵, 서울 종로와 남대문로 큰 길 가에 상업용 가건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 가건물을 가가(假家)라 했는데, 이 말이 변해서 ‘가게’가 된 거죠"라며 가게의 어원을 밝힌 뒤, "가건물인 만큼, 왕의 행차가 있을 때마다 헐었다 지었다 해야 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가가를 헐었다 지었다 할 때마다, 왕실은 상인들에게 그 비용을 지급했습니다"라며 "요즘 기준으로 가가는 불법 건물이었지만, 그렇다고 가난한 상인들을 못 살게 구는 건 임금으로서 차마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한 거죠"라고 강조했다.

그는 "1896년 정부는 가가를 영구 철거하여 도로의 원래 폭을 회복하기로 결정합니다. 가가 상인들에게는 돈을 주었을 뿐 아니라 안 쓰게 된 관청 건물에다 새로 장사할 공간까지 마련해 줍니다"라며 "그 공간이 지금의 남대문시장입니다"라고 남대문시장이 생기게 된 유래를 설명하며, 왕조시대에도 지금과는 달리 가난한 상인들에 대한 배려가 컸었음을 강조했다.

 

박태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