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강정에 살으리랏다

道雨 2012. 4. 10. 10:52

 

 

 

백승종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

국익을 앞세워 시작한 일이다. 남쪽 바다의 안전을 위해 제주해군기지가 필요하다고 했던가. 이어도에서 중국과 맞붙을 경우를 생각해서라도 어쩔 수가 없다고 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자질구레한 구실들은 또 얼마나 많았나. 외국 함정이 찾아오고, 기지촌 덕분에 인구며 소비도 늘어나 지역개발이 절로 된다고 했다. 정부는 숫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까지 들먹였다.

그놈의 국익 소리 때문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었다. 정말 김빠지는 이야기도 있다.

강정은 군항감도 못 된다는 것이다. 해안의 지형도 불리하고 사시사철 바람이 세도 너무 세단다. 하지만 어찌된 셈인지 우리 해군은 해상교통안전법이 정한 기준에도 못 미치는 풍속을 적용해가며 기어코 기지 건설을 추진한다.

시뮬레이션 검증 과정에서도 자신이 없었던지 제주도가 추천한 전문가들을 몽땅 배제했다. 이쯤 되고 보면 군항타령이 왜 나왔는지 어안이 벙벙하다.

처음부터 정부는 비민주적 행태를 보였다. 그것도 점입가경이다. 2010년 7월 반대하는 주민들의 토지를 강제 수용한 데 이어, 금년 3월에는 제주도지사의 발파중단 요구까지 무시한 채 폭약을 터뜨렸다.

현재 제주도민의 과반수는 절차상의 오류를 나무란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는 국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300명도 넘는 시민을 체포·연행하였다. 강정의 슬픈 풍경은 독재의 뿌리가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다.

화약연기 뽀얀 서귀포는 생태계의 보고다. 아열대 어류가 많아서 천연보호구역이고, 유네스코(UNESCO)가 정한 생물권보전지역이다. 연산호 군락으로 인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서귀포 해안의 폭파는 실상 환경파괴요 국익의 포기다. 뿐더러 전 인류와 생태계 전반에 대한 폭력 행사다.

“제주도를 세계적인 관광지이면서 해군기지로 유명한 하와이같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사람은 국익의 뜻을 알고나 있나. 금년 선거에서는 구럼비도 고개를 돌릴 것이다.

백승종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