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9일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나쁜 돼지들이 견고한 기득권의 성에 숨었는데 착한 새들이 몸을 던져 성곽을 깨트리는 것이 앵그리버드”라며, 앵그리버드 한마리 한마리가 유권자의 한표라고 말했다. 그리고 투표율이 70%가 넘으면 짧은 치마 차림으로 노래하고 춤추겠다고 약속했다. 적극적으로 투표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다. 그가 제시한 70%대 투표율은 2000년 이후 전국적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딱 한번 실현된 적이 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16대 대선의 투표율 70.8%다.
안 원장의 미니스커트는 누가 열쇠를 쥐고 있을까? 20대다. 20대의 투표율은 다른 연령대에 견줘 유난히 낮다. 2008년 18대 총선의 경우 28.1%로, 거의 4명 가운데 1명만 투표한 꼴이었다. 전체 투표율 46.1%에 크게 못 미친 것은 물론이고 19살(33.2%)의 투표율보다도 낮았다.
2000년 이후의 다른 선거를 봐도 20대 투표율은 5회 지방선거(2010년) 41.1%, 17대 대선(2007년) 46.6%, 4회 지방선거(2006년) 33.8%, 17대 총선(2004년) 44.7% 등으로 50%를 넘지 못했다. 전체 투표율이 70.8%를 기록했던 16대 대선 때만 56.5%로 절반 이상이 투표했을 뿐이다.
젊은층이 투표하지 않고는 기득권의 성채를 부술 길도, 안 원장의 미니스커트 차림을 볼 길도 없다. 우선 20대가 56.5%의 벽을 깨뜨리는 앵그리버드가 돼야 한다.
정재권 논설위원 jj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