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탁구)를 통해 남북을 하나로 물들게 하다
- 영화 '코리아' 관람 후기
어제(2012. 5. 3) 저녁, 진료를 마친 후 집사람과 함께 해운대 장산 메가박스로 영화를 보러갔다.
영화는 막 개봉한 하지원, 배두나 주연의 <코리아>인데, 우리가 속한 탁구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단체로 관람하는 자리였으며, 참석한 인원은 17명으로 모두 탁구를 하는 사람들이며, 부부가 함께 온 팀도 여럿이었다.
1991년에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서, 탁구 역사상 최초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여, 여자단체전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한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까지 중국은 여자 단체전에서 8회 연속 우승을 하고 있던 세계 최강팀이며, 현재도 중국의 독주는 계속되고 있다.
88올림픽 이후, 남북의 정치적 긴장 완화라는 상황으로 인해 성사된 단일팀 <코리아>.
그리고 여자 단체전 우승이라는 눈에 보인 성과 외에도, 남과 북이 하나의 민족이라는 인식과 함께, 남북이 힘을 합치면 이렇게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이루어낼 수가 있다는 희망을 불러 일으킨 점이 더욱 귀한 성과라고 할 수가 있겠다.
당시 코리아 팀에서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한 선수가 현정화와 이분희, 유순복 선수 등이다.
영화의 긴장도와 극적 효과를 위해 일부 각색한 점이 있지만, 멜로와 감동, 스포츠를 적절히 결합한 전체적인 내용면에서 꽤 괜찮은 영화였다는 평이 많았다.
지금 특히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달라지기를 기대하는 바가 스며있다.
한편 탁구를 새로 배우느라 고생했을 하지원(탁구수업 몇 개월에 여자 3부 수준까지 되었다고 하니 놀랍다. 거의 십년 동안 탁구 친 우리 집사람과 비슷한 수준?)과 오른손잡이임에도 왼손잡이인 이분희 역을 위해 왼손으로 탁구치는 배두나의 엄청 고생했을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내가 탁구를 하는 사람이라 이 영화의 흥행을 바라는 바도 있지만, 남북관계의 호전을 위해서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영화를 보고 나와 모두가 스톱(호프집)에서 한 잔 하면서 관람평을 나누고, 영화의 제작 중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은 것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고, 이렇게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게 해준 해인 동호회 회장단과 여러 회원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영화를 보던 중 여러 사람들이 눈물을 쏟았다고(나도 약간 찔끔거릴 정도이기는 했다) 하며, 500만 명 돌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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