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군 의혹(정치, 선거 개입)

원세훈 국정원장의 ‘정치관여죄’ 수사해야 : 국정원, 국가정체성 부정

道雨 2013. 3. 20. 12:35

 

 

 

표창원 "국정원, 국가정체성 부정... 국정조사하라"

[이털남 306회]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직원들에게 직접 국내 정치개입을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 내부 자료가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자료를 공개한 민주당 진선미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2009년 5월 15일부터 2013년 1월 28일까지 최소 25회에 걸쳐 게시물을 올렸다. 이 자료에는 국정원 여직원 김아무개씨가 대선 당시 올렸던 글과 유사한 내용이 담겨있을 뿐만 아니라 전교조·민주노총을 '국내 내부의 적'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는 이 문제와 관련해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의 의견을 들어봤다. 표창원 전 교수는 "자유수호를 내거는 국가기관이 합법적인 단체를 적으로 규정한 것은 내란이라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들을 '적'이라는 표현으로 말살했다는 의미에서다. 표창원 전 교수의 주요 발언을 갈무리한다.

☞ 아이튠즈에서 <이털남> 듣기
☞ 오마이TV에서 <이털남> 듣기

"국정원의 '우군화'와 일베의 '산업화'는 일맥상통"

"(문건에 젊은층 우군화 전략이 언급된 것과 관련해) 일베 사이트에서 '산업화'라는 말을 쓰는데, (그들이) 종북좌빨로 여기는 사이트나 그런 게시글을 올린 사람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주입시키고 일베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을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과정을 '산업화'라고 한다. 그것이 지금 국정원에서 말하는 '우군화'라는 것과 대단히 유사한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거짓정보를 유포시키면서 정부나 여당 후보에 비판적인 사람들에게 공격을 퍼붓고, 결국 사이버 활동을 많이 하는 젊은층을 우리 편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우군화·산업화다. 상당히 무서운 이야기다."

"국정원, '적'이라는 규정으로 국가정체성 부정했다"

"(국정원이 민주노총·전교조를 '국내 내부의 적'이라고 규정한 표현에 대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민주국가에서 국가기관이, 그것도 자유를 수호한다고 내건 기관에서 조금 비판적이고, 대통령이 싫어 한다는 이유만으로 합법적으로 등록된, 수많은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단체를 적이라고 규정한다는 것이... 일부 학자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자체가 내란이다. 국가 전복을 노리는 혁명적인 것만 내란이 아니라 국가정체성을 부정하는 것도 내란이다."

"검찰도 한통속... 대안은 국정조사뿐"

"(검찰수사로 넘어가면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 전혀 없다고 봐야 한다. 현행법상 검찰에게 수사지휘권이 있고, 경찰 수사는 법적으로는 검찰이 책임지고 관장하고 지휘하는 상태다. 그럼에도 검찰은 어떠한 수사지휘도 하지 않았다. 예전 김광준 검사 비리 혐의 때 중대 사안이니 특임검사 지정하겠다면서 (검찰이) 사건을 뺏어갔다.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검찰이 지금은 완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경찰·검찰이 한통속이라고 봐야한다. (중략) 대안은 국정조사밖에 없다. 국정조사에서 성역 없이 문제가 밝혀지고, 조사를 통해 나온 증거들이 검찰이 아닌 특별검사를 통해 법정에서 판결나는 형태여야 한다."

[ 정새임 ]

 

 

***************************************************************************************************

 

 

   원세훈 국정원장의 ‘정치관여죄’ 수사해야

 

 

원세훈 국정원장의 정치개입 논란과 관련해 민주통합당과 민주노총, 전교조 등이 형사고발 등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고 한다.

국정원은 그제 낸 ‘국정원장 발언 유출 관련 입장’을 통해 “북한이 선동지령을 하달하면 고첩 및 종북세력이 대정부 투쟁에 나서고 인터넷을 통해 허위주장을 확대 재생산하는 현실에 적극 대처하도록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겨레> 보도 내용은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종북세력 대처 활동의 일환이니 업무 범위를 벗어난 게 아니라는 논리다.

 

 

그러나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겨레>에 보도된 ‘지시’ 내용만 읽어봐도 그런 주장이 얼마나 황당한 궤변인지 알 수 있다.

“4대강 사업 후속 관리와 관련,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물 확보 등 많은 이점을 감안,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하라는 게 ‘종북’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의문이다.

“세종시 등 국정현안에 대해…정공법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고, 우리 원이 앞장서서 대통령님과 정부 정책의 진의를 적극 홍보”하라는 게 정권홍보, 정치개입이 아니면 무엇인가.

또 “토착비리 근절에 앞장”서는 게 국정원이 할 일인가.

 

 

백 보 양보해 국정원의 주장대로 북한의 지령에 따라 종북세력이 대정부 투쟁에 나서는 일이 있다면, 법에 따라 수사해서 처벌하면 될 일이다. 그런 실적은 없이 엉뚱하게 야당을 비난하고 정권을 옹호하는 댓글이나 달고 있으니 이것이 바로 정치개입이 아니고 무엇인가.

 

국가정보원법에는 대공·대테러 등 국내 보안정보와 국외 정보의 수집·작성·배포, 국가보안법이나 내란·외환죄 등에 대한 수사 등만을 직무 범위로 정해놓았다. 국정원이 정부 정책이나 대통령 치적을 홍보하는 건 국정원법 9조와 18조의 정치관여죄와 선거법 위반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논란을 빚은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 사건은 3개월이 넘도록 경찰이 만지작거리고만 있다. 댓글이 김씨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드러난 이상 눈치 보는 경찰에 수사를 맡겨놓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젊은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라는 주장을 펴며 사실상 국정원 쪽을 옹호한 바 있어 수사기관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대선 이후 국정원의 조직적인 정치개입 상황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는 이상 조직 전체에 대한 포괄적 수사가 불가피하다.

 

이번 사건은 검찰 조직의 정치적 ‘중립’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첫 시험대다.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를 비롯한 검찰 수뇌부는 조직의 명예가 걸린 사안임을 자각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펴기 바란다.

 

[ 2013. 3. 20  한겨레 사설 ]

 

 

 

****************************************************************************************************

 

 

 원 국정원장 ‘지시’는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

 

 

<한겨레>가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을 통해 입수했다는 ‘국정원장 지시·강조 말씀’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지시’를 통해 선거개입과 야당 비판은 물론, 전교조와 민주노총 등과 종교단체, 언론까지 종북좌파로 몰아세우며, 대국민 여론전을 일일이 지시하고 있다.

그 내용대로라면 대놓고 국내 정치에 개입하며, 각종 불법을 저질러온 셈이다. 특히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해 “대북심리전”이라거나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며 오락가락했던 해명과 달리, 원 원장이 구체적인 방법까지 거론하며 여론개입을 지시해온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한마디로 정보기관이란 보호막을 이용해 비싼 세금을 써가며 대북정보전은커녕, 우리 국민을 상대로 정치공작과 여론조작을 시도해왔음이 폭로된 것이다.

이제 이런 뻔뻔한 불법행위의 기획·실행 주체와 책임자를 낱낱이 밝혀내지 않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지시’는 국정원의 지역지부장과 국장 등 주요 부서장이 참가한 가운데 매달 한번씩 열리는 확대부서장회의에서 원 원장이 발언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사실상 전 직원에 대한 업무 지시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원 원장은 “심리전단이 보고한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은 내용 자체가 바로 우리 (국정)원이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2010년 7월)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끝난 뒤엔 “선거가 끝나면 결과를 뒤바꿀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원이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고 했고, 총선 뒤엔 “다수 종북인물들이 국회 진출함으로써 국가 정체성 흔들기, 원에 대한 공세 예상되니 대처”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명백한 정치개입이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을 비판하는 전교조 등을 종북좌파로 낙인찍은 것은 물론 “일부 종교단체가 정치활동에 치중하는 것에 대해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종교에 대한 공작까지 요구했다.

 

 

정권 보위를 위해 총대를 메도록 독려하기도 했다.

“세종시 등 국정현안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좌파단체들이 많은데, 대통령님과 정부정책의 진의를 적극 홍보하고 뒷받침해야 한다”거나 “4대강 사업 관리에 좌파언론 등에서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물 확보 등 많은 이점을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원 원장의 ‘지시’ 내용이 논란의 당사자인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가 작성한 댓글 내용과 상당한 유사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말에 그치지 않고 조직적으로 실행됐음을 짐작하게 한다.

 

 

우리 역사에서 정보기관의 정치개입이 얼마나 불행한 결과를 낳았는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국정원의 이런 행태는 우리 국민들이 20여년간 공들여 쌓아온 민주선거와 의회정치 등 민주주의의 존립을 뿌리부터 뒤흔드는 것으로 대역죄에 가깝다.

마침 여야가 검찰 조사에 이은 국정조사에 합의했으니 민주정치 수호와 국가기강 확립 차원에서 철저히 파헤쳐 관련자들을 엄히 처벌해야 한다.

 

[ 2013. 3. 18  한겨레 사설 ]

 

 

 

**************************************************************************************************

 

 

원세훈 국정원장 ‘정치개입 지시’ 내부자료 드러났다

 

 

진선미의원 확보…선거때 인터넷 여론관련 활동 주문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댓글' 사건과 일맥상통


원세훈(62) 국가정보원장이 직원들에게 직접 국내정치 개입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국정원 내부 자료가 공개됐다. 자료에 나오는 지시 내용은 지난 대선 때 인터넷 여론조작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9)씨가 작성한 글과 매우 비슷해, 김씨의 활동이 원 원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국정원법은 국정원이 국내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만큼, 원 원장과 국정원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겨레>가 17일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보면, △선거에서 인터넷 여론에 개입 △국정원 직원 김씨가 소속된 심리전단의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 △종교단체의 정부 비판 활동 견제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에 대한 대국민 여론전 등을 지시·주문한 내용이 다수 발견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민주노총 등을 탄압하기 위해 일선 직원뿐 아니라 간부들까지 나서 정부 기관에 압력을 넣도록 한 정황도 들어 있다.

<한겨레> 취재에 응한 복수의 전·현직 국정원 직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은 국정원 본부 국장과 지역 지부장 등 주요 부서장이 참석한 가운데 한달에 한번꼴로 열리는 확대 부서장회의에서 원세훈 원장이 발언한 내용을 정리해 국정원 내부망(인트라넷)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입수된 자료에는 원 원장 취임 직후인 2009년 5월부터 2012년 11월까지의 지시사항이 담겨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된 2011년 10·26 보궐선거 직후 나온 지시사항에는 "악의적 허위사실은 선거에 미치는 영향 막대. 선거가 끝나면 결과 뒤바꿀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원이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함. 특히 종북세력들이 선거정국을 틈타 트위터 등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로 국론분열 조장하므로 선제적 대처 해야 함"(2011년 11월18일)이라고 적혀 있다. 선거 정국에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형성되는 여론에 인위적으로 개입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이다.

2010년 7월19일 지시사항에는 "심리전단이 보고한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은 내용 자체가 바로 우리 원(국정원)이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하라는 내용이 나온다. 국정원 직원 김씨가 젊은층이 자주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보배드림', '뽐뿌'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인 것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또 2011년 2월18일 지시사항을 보면 "종북세력 척결과 관련,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민노총(민주노총), 전교조 등 국내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욱 어려우므로 확실한 징계를 위해 직원에게 맡기기보다 지부장들이 유관기관장에게 직접 업무협조를 하기 바"란다고 돼 있다. 2010년 3월19일에는 "일부 종교단체가 종교 본연의 모습을 벗어나 정치활동에 치중하는 것에 대해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함"이라고 주문했다.

진선미 의원은 "믿을 만한 제보를 통해 이런 내용들을 입수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정원이 부당한 정치개입을 통해 국기를 문란하게 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반드시 엄단해야 할 사항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대변인은 "내부망에 게시된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 관련 내용이 있는지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bonge@hani.co.kr

 

 

****************************************************************************************************

 

 

 

국정원 김씨 인터넷 글, ‘지시 말씀’ 의도 충실히 따른듯

 

 

원장이 '해군기지 반대' 우려하자, 한달여 뒤부터 6차례 댓글 올려
대통령 외교성과 지속 강조에, "순방 역대 최고" 잇달아 칭송
여론 대처 구체적 방안까지

지시 내용-댓글 비교해 보니, 김씨 작성 어투에 영향 준듯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의 지시를 담았다는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내용은, 대선 여론조작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9)씨가 '오늘의 유머'(오유) 게시판 등에 올린 글과 상당한 유사성을 보인다.

지시 내용 중 방점이 찍힌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주민 비판 △이명박 전 대통령 해외순방 칭송 △야당 정치인 종북 낙인 등은 김씨가 작성한 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유사성은 김씨의 인터넷 활동이 국정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자료를 보면, 지난해 9월21일 지시 내용 중 "제주에서 개최된 세계자연보전총회 시 종북좌파들이 행사장 앞에서 방해활동"을 하고 있다며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을 비판하는 내용이 나온다.

한달여 뒤부터 김씨는 '오유' 게시판에 모두 6차례에 걸쳐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단체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진짜 무슨 생각으로 해군기지 반대하는 건지?"(2012년 11월2일), "해군기지사업 이제 와서 중단하라니"(2012년 11월12·13일), "팽 당한 구럼비바위"(2012년 11월20일), "해군기지 뭐 어쩌자는 거지?"(2012년 11월30일), "하루라도 빨리 완공하라고 쪼는 게 정상 아님?"(2012년 12월10일) 등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해외순방 칭송도 마찬가지다. 이 전 대통령이 2010년 6~7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제4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캐나다·파나마·멕시코 등 북중미 3개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 "대통령님의 외교가 국내 정세와 연계될 수 있도록 원이 더욱 역할을 다해야 함"(2010년 7월19일)이라는 지시 사항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강조하라는 홍보 방침은 2년여 뒤까지 계속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지난해 '오유' 게시판에 "이명박 대통령이 내일부터 5일간 인도네시아와 태국을 순방한다고 한다. 이번이 자그마치 48번째 해외순방이라는데 압도적인 역대 최고"(11월6일), "평창올림픽, GCF(녹색기후기금) 유치 등등 MB(엠비) 외교력이야 워낙 정평이 나있지 않나. 이번에도 UAE(아랍에미리트)의 원전 3~4호기를 우리 기업이 추가 수주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한다"(11월19일), "이명박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무려 49회의 해외순방을 했다고 한다. (중략) 외교가 바로 경제이고 경제가 외교인 시대에 사는 지금 우리 대통령이 외교에 강점이 있다는 사실이 참 다행스럽다"(11월27일) 등 4차례에 걸쳐 이 전 대통령의 외교력을 칭송하는 글을 썼다.

김씨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3차례(2012년 12월5·6·7일) 쓴 것 역시 "이번 선거 결과 다수의 종북인물들이 국회 진출함으로써 국가 정체성 흔들기, 원(국정원)에 대한 공세 예상되니 대처할 것"(2012년 4월20일)이라는 지시 사항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국정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에는 여론 개입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지시한 대목도 있다. "원(국정원)도 훈수두기식 활동을 탈피, 국정성과 홍보 확산 실행 주력할 것"(2012년 1월27일), "홍보내용도 많은 것을 하려 하지 말고 핵심적이고 중요한 것을 선별하여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홍보방법에서도 우리 시각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구체적이면서도 인과관계를 명확히 설명할 것"(2012년 9월21일) 등이다.

실제로 국정원 직원 김씨가 욕설이나 과격한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을 여러번 반복적으로 옹호한 것은 이 지시 사항에 부합한다.

지시 사항 대부분이 김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작성한 글에 반영됐다는 점에서 국정원이 지난 대선 때 정부·여당에 유리한 활동을 조직적으로 벌였다는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 1월 김씨가 '오유' 등에 정치적으로 편향된 글을 쓴 사실이 <한겨레> 보도(1월31일치 1면)로 드러나자 곧바로 "정상적인 대북심리전 활동"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국정원은 이후 "(게시글 작성은) 김씨가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고 말을 바꿨다.

정환봉 기자bonge@hani.co.kr

 

 

******************************************************************************************************

 

 

2011년 2월18일 “민노총·전교조 등 징계, 유관기관장 협조 얻어라”

 

국정원 ‘원장님 지시·말씀’ 내용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의 지시사항을 담았다는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에는 정치·사회·문화 등 광범위한 분야에 국정원이 개입하도록 지시·주문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모두 국정원 본연의 구실인 ‘국가 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한 정보활동’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독재정권 시절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 등이 야당 정치인과 민주화운동 세력에 대한 사찰과 고문을 일삼고 간첩사건을 조작했던 과거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은 법으로 엄격히 금지돼 있다.

 

 

2010년 1월22일/ 세종시 논란 간여
“우리 원이 앞장서서 대통령님의 진의를 적극 홍보하고 뒷받침해야”

 

 

2010년 3월19일/ 4대강 사업 관련
“일부 종교단체 정치 활동에 치중 바로잡으려는 노력 필요”

 

 

2011년 11월18일/ 서울시장 선거 후
“선거기간 트위터·인터넷 등 확실하게 대응 안 하니… 우리 원이 역할 제대로 해줘야”

 

 

2012년 4월20일/ 총선 직후
“선거 결과 다수의 종북 인물 국회 진출함으로써 원에 대한 공세 예상되니 대처”

 

 

■ 선거 등 정치 개입 의도 드러나

 

2011년 11월18일 지시사항에는 “선거기간 동안 트위터, 인터넷 등에서 허위사실 유포. 확실하게 대응 안 하니 국민들이 그대로 믿는 현상 발생. (중략) 선거가 끝나면 결과 뒤바꿀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원(국정원)이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함”이라고 적혀 있다. 같은 날 지시사항에는 “특히 종북세력들이 선거정국을 틈타 트위터 등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로 국론분열 조장하므로 선제적 대처”를 하라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는 2011년 10·26 재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된 직후 나온 것으로, 당시 선거에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형성된 여론이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야당 국회의원을 종북으로 낙인찍기도 했다. 2012년 4·11 총선 직후인 4월20일 지시사항에는 “이번 선거 결과 다수의 종북 인물들이 국회(에) 진출함으로써 국가 정체성 흔들기, 원(국정원)에 대한 공세 예상되니 대처”하라고 적혀 있다. 이는 4·11 총선에서 당선된 13명의 통합진보당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5월20일 지시에서는 “지난 재보선에서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던 인물이 강원지사에 당선”됐다고 언급했다. 최문순 지사를 겨눈 말이다.

 

 

또 “4월 국회에서는 주요 개혁 입법들이 모두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2010년 3월19일) 등 국회 고유 권한인 입법활동에까지 개입할 것을 지시한 내용도 나온다. 당시 4월 국회에서는 ‘세종시 수정안’, 4대강 주변 개발사업을 위한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안’ 등 정부·여당이 주도하는 법안이 논의될 계획이었다.

 

 

■ 종교단체까지 ‘종북좌파’ 낙인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을 비판하는 세력은 모두 ‘종북’으로 규정됐다. 종교계도 예외가 아니다. 2010년 3월19일 지시사항에는 “일부 종교단체가 종교 본연의 모습을 벗어나 정치활동에 치중하는 것에 대해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적시돼 있다.

 

 

그 나흘 전인 3월15일, 불교·천주교·개신교·원불교 등 4대 종단은 낙동강 상주보 건설 현장에서 ‘생명의 강을 위한 4대 종단 공동기도회’를 열고 4대강 사업 중단을 호소한 바 있다.

서울 봉은사의 조계종 직영사찰화 논란도 한창이었다. 2010년 3월11일 조계종 중앙종회는 특별분담금 사찰인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하는 안건을 찬성 49명, 반대 21명으로 가결했다.

 

봉은사 주지로서 이명박 정부의 각종 정책에 반대 의견을 활발하게 표명해온 명진 스님은 직영사찰화를 반대하다 그해 11월 주지직에서 물러났다. 명진 스님은 이듬해 3월6일 마지막 법회에서 “원세훈 국정원장이 지난달 봉은사를 방문해 리영희 교수 49재에서 내가 한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말에 대해 항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국정원이 자신의 퇴출에 개입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민주노동당에 가입하거나 후원금을 낸 전교조 교사와 공무원에 대한 중징계의 배후에 국정원이 있었다는 정황도 드러난다.

2011년 2월18일 지시사항에 “종북세력 척결과 관련,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민노총(민주노총), 전교조 등 국내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욱 어려우므로 확실한 징계를 위해 직원들에게 맡기기보다 지부장들이 유관기관장에게 직접 업무를 협조”하라는 내용이 나온다.

그 직전인 2011년 1월26일 서울중앙지법은 “민주노동당에 가입해 당비나 후원금을 낸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및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속 교사와 공무원 260명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만~50만원을 선고했다. 가벼운 벌금형에도 불구하고 이후 교육과학기술부는 일선 교육청에 이들을 파면·해임 등 중징계하라고 압력을 넣었다.

 

 

■ 4대강 보위에 앞장선 국정원

 

‘지시·강조 말씀’ 중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은 ‘4대강’이다. 2011년 1월21일 지시 내용을 보면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 책잡히는 일이 없어야 하므로 지역민들에게 최대한 성의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문이 담겼다.

당시 경남 의령군 낙동강 19공구 인근 주민들은 “4대강 공사로 농지 침수 현상이 나타난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이 지역 성산마을 주민 40여가구는 2011년 1월5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책사업 때문에 주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데도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정부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이밖에 “4대강 사업이 장마철 이전 마무리되도록 지부장들은 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공사현장의 안전문제 점검”(2011년 2월18일), “낙동강·한강변 등에 집을 지으면 4대강 사업의 완성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2011년 6월17일), “4대강 그랜드오픈이 한달여 정도 남았는데 지역단체 언론 등을 통해 행사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사전 면밀점검”(2011년 9월16일) 등 ‘4대강 사업 챙기기’ 지시사항이 다수 발견된다.

 

 

실제로 4대강 사업 반대운동을 해온 한 환경단체 간부는 “2009년부터 지인을 통해 국정원이 나를 사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2년쯤 뒤에는 해당 국정원 직원이 내게 직접 전화해 몇 번 만난 적도 있다. 국정원 직원은 나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 편하게 해주는 것, 대통령이 가장 자신있게 내민 4대강 사업을 이루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세종시 논란과 관련해선 2010년 1월22일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좌파단체들이 많은데 (중략) 우리 원이 앞장서서 대통령님과 정부정책의 진의를 적극 홍보하고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는 지시사항이 나온다. 2010년 1월11일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한 직후다.

세종시 수정안은 당시 야당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도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일로 신뢰만 잃게 됐다”며 반대해온 법안이었다.

 

 

정환봉 최유빈 엄지원 기자 bonge@hani.co.kr

 

 

*****************************************************************************************************

 

 

 

국정원장 ‘지시 말씀’ 그대로…오타까지 똑같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 내부망 게시판을 통해 지시한 내용을 그대로 실행에 옮긴 트위트.

원전홍보 내용 옮기며 IEA를 ‘IAEA’로 오타까지 똑같아
수상한 트위터계정 65개…‘댓글’ 사건 터진 날 활동멈춰

원세훈(62) 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 내부망(인트라넷)의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게시판을 통해 국정원 직원들에게 국내정치 개입을 직접 지시한 내부 자료가 드러난 가운데(<한겨레> 18일치 1·3·4면), 이 게시판에 오른 대국민 여론전 지시 내용을 그대로 실행에 옮긴 트위터 계정들이 확인됐다.

또 이 트위터 계정의 글을 리트위트해 퍼뜨린 계정 65개가 발견돼, 국정원 직원들이 트위터에서도 조직적으로 여론조작을 벌였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원세훈 원장은 2012년 11월23일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게시판에 “최근 IAEA 사무총장이 ‘한국과 같이 자원 없는 나라가 원전 활용하는 것은 현명. 관리도 잘한다’고 호평한 내용을 원전지역 주민들에게 홍보할 것”이란 지침을 게시했다.

 

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지시사항은 사실관계에 일부 오류가 있었다. 원 원장이 인용한 발언을 한 인물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아니라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었다.

원 원장이 지시를 내린 날, 마리아 판데르후번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에너지정책 국가보고서 발표 행사에서 “한국이 강력한 원자력산업 발전을 효과적으로 이뤄냈고, 높은 수준의 가용성과 신뢰성, 효율적인 원전 운영과 저비용 건설을 통해 이 부문에서 전세계 리더 반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원세훈 원장 또는 그의 지시사항을 게시판에 올리는 국정원 직원이 국제에너지기구를 국제원자력기구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닷새 뒤 두 개의 트위터 계정이 이 지시사항을 오류까지 그대로 옮겼다. 2012년 11월28일 한 트위터 이용자(wlsdbsk)는 “IAEA 사무총장, ‘한국과 같이 자원이 없는 국가에서 원전을 활용하는 것은 현명하며, 관리도 잘하고 있다’고 호평”이라는 글을 남겼다. 같은 날 또다른 트위터 이용자(taesan4)도 “IAEA 사무총장, ‘대한민국과 같이 자원이 없는 국가에서 원전을 활용하는 것은 현명하며, 관리도 잘하고 있다’고 호평... 이런 전문가 의견에도 토달고 시비걸려나?”라는 글을 작성했다.

 

 

두 계정은 지난해 6~7월 생성됐고 12월11일을 마지막으로 활동이 중단됐다. 12월11일은 인터넷 여론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9)씨의 오피스텔을 민주통합당 관계자들이 급습한 날이다. 김씨가 노출되자 트위터 활동도 일제히 멈춘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계정들의 트위터에 작성된 글 내용도 김씨가 ‘오늘의 유머’(오유) 게시판에 쓴 글과 유사하다.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제주 주민과 시민단체, 안철수·이정희 당시 대선 후보, 전교조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이 계정들은 지난 1~2월 완전히 폐쇄됐다.

 

 

이 두 계정의 글을 조직적으로 전파한 다른 트위터 이용자들도 드러났다. treatmentt*** 등은 이 두 개의 트위터 계정이 남긴 글을 포함해 하루 100여건씩 리트위트를 했는데, 이처럼 서로 상대방의 글을 리트위트해 가며 조직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보이는 트위터 계정이 65개에 이른다. 65개 계정 모두 12월11일 이후 활동을 멈췄다.

 

한편 국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내어 <한겨레>가 보도한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의 존재를 시인했다.

 

 

최유빈 정환봉 기자 yb@hani.co.kr


 *******************************************************************************************

 

 

 대북심리전→개인글→종북대응…국정원, 댓글 해명 또 바꿔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정보원의 광범위한 국내 정치 개입과 여론조작 의혹에 대한 제보 내용을 밝히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대선 여론조작 혐의 김씨 해명, 원장 지시 드러나자 ‘오락가락’
‘정부비판 세력=종북세력’ 규정해 “원세훈 지시 정당한 활동” 강변
‘민노총 징계’ 등엔 해명도 안해…검찰수사·국정조사 주문 봇물

 

국가정보원은 18일 ‘국정원장 발언 유출 관련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어 <한겨레>가 보도한 원세훈 원장의 국내 정치 개입 지시를 사실상 시인하면서도, 원 원장의 지시가 ‘국가안보를 위한 정당한 지시와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정치에 개입한 명백한 증거가 나와 발뺌하기 어렵게 되자, 도리어 ‘뭐가 문제냐’며 억지 논리를 펴는 것이다.

 

국정원의 해명에는 어설프고 자가당착적인 대목이 여럿 눈에 띈다. 특히 대선 여론조작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9)씨의 인터넷 댓글 등에 대해 “북의 선동 및 종북세력의 추종 실태에 대응하여 올린 글”이라고 해명함으로써, 김씨의 여론조작 사건에 대해 두번째 말을 바꿨다. 처음에는 “대북심리전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가 “개인적으로 쓴 글”로 말을 바꾸더니, 이번에 다시 첫 해명으로 돌아간 것이다.

 

 

■ 정부 비판세력은 간첩·종북?

 

국정원 보도자료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모든 세력을 고정간첩이나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는 편협한 색깔론의 극치를 보여준다. 보도자료는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은) 천안함 폭침, 4대강 사업 등 국가 주요 현안의 경우 북한이 선동지령을 하달하면 고정간첩 및 종북세력이 대정부 투쟁에 나서고, 인터넷 등을 통해 허위 주장을 확대 재생산하는 현실에 국정원장으로서 적극 대처토록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국가 최고 정보기관인 국정원장 지시하에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모든 이들을 종북으로 몰고 이들의 합리적인 주장과 의사표현을 틀어막아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개입한 것은 물론 국민들의 건강한 의사 판단까지 조종하려고 한 국기문란 행위”라고 비판했다.

 

 

■ 두번째 말 바꾼 국정원

 

지난 1월31일 국정원 직원 김씨가 ‘오늘의 유머’ 게시판 등에 정치적으로 편향된 게시글을 작성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국정원은 같은날 보도자료를 통해 “(게시글 작성은) 대북심리전 업무의 일환”이라고 밝혔다가, 2월12일 원세훈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는 “김씨가 개인적으로 쓴 글”이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18일 보도자료에서는 김씨의 게시글을 다시 “북한 선전 아이피(IP) 추적 등 대북심리전 활동을 하던 직원(김씨)이 북의 선동 및 종북세력의 추종 실태에 대응하여 올린 글”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이 이처럼 또다시 말을 바꾼 것은 원 원장의 지시사항과 김씨의 게시글이 내용 면에서 상당히 일치해 더 이상 ‘개인적으로 작성한 글’이라고 주장하기가 궁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 명백한 혐의에는 해명 없어

 

국정원은 국내 정치 개입이 명백한 지시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 원 원장은 선거 기간 인터넷 여론에 개입하도록 지시했고, 전교조 교사에 대한 중징계를 위해 국정원 지부장들이 직접 유관기관장들을 접촉할 것도 지시했다. 또 야당 국회의원을 비난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 성과에 대한 홍보도 지시했다.

 

장정욱 참여연대 시민감시팀장은 “원 원장의 지시사항은 결코 정상적인 국정원의 업무라 볼 수 없다. 특히 선거 여론 개입과 민주노총과 전교조 징계에 대해 지시를 내린 것은 국정원법을 어긴 것은 물론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 원장 발언은 비밀이라며

 

스스로 공개 국정원은 또 비밀에 해당하는 국정원장의 발언이 언론 보도로 공개된 것이 유감이라면서도 추가로 원 원장의 발언을 공개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정원은 원 원장이 평소 직원들에게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을 지시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원 원장이 국정원 부서장 회의에서 한 발언 7건을 공개했다. 비밀을 스스로 추가 공개한 셈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법적으로 국정원은 국내 정치에 개입할 수 없게 돼 있다. 하지만 국정원은 광범위한 국내 정치 개입을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려는 권력기관의 속성을 끊임없이 보여왔다. 이번 기회에 국정원 내에서 국내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를 아예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정치 개입의 정점에 있는 원 원장을 당장 출국금지하고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통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

 

 

뉴스타파 보도 후, 국정원 연계 추정 트위터 계정 삭제

뉴스타파가 지난 대선 시기 국정원의 트위터 여론조작 의혹을 폭로(시즌3 3회, 3월 15일 업로드분)한 직후, 보도에서 거론된 국정원 연계 의혹 트위터 계정 다수가 일제히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가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한 글과 유사한 내용의 게시글을 트위터 상에 유포해온 이들 트위터 계정이 뉴스타파 보도로 노출되자 곧바로 폐쇄됐다는 사실은 이 계정 사용자들이 국정원과 관련됐을 것이라는 의혹을 더욱 짙게 해준다.


 

뉴스타파 취재진의 확인 결과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터진 지난해 12월 11일 활동을 멈추긴 했으나 어제(3월16일)까지 계정 자체는 살아있었던 문제의 트위터 계정 17개 가운데 8개가 뉴스타파의 트위터 의혹 보도 후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일제히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라진 트위터 계정은 뉴스타파가 콘텐츠 생산자라고 지목했던 '오빤미남스타일'을 비롯해 '4대강러버', '데일리곰녀' 등으로 대부분 뉴스타파 보도화면에서 아이디가 노출된 계정들이었다.



 

삭제된 트위터 계정들은 지난해 8월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매우 활발하게 국정홍보와 종북비판 위주의 트윗 활동을 했으나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터진 지난해 12월 11일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활동이 없었던 휴면상태의 계정들이다.


 

뉴스타파는 국정원 직원 김씨가 인터넷 게시판에 남긴 글과 유사한 내용이 트위터 상에도 유포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국정원과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트위터 계정 60여 개를 찾아냈고, 이 중 40여 개는 지난해 12월 11일 일제히 삭제됐으나 10여 개는 활동은 멈춘 상태지만 계정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뉴스타파가 국정원과의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소식이 확산되자 이 문제의 계정들을 트위터 여론 조작에 활용한 세력이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아직 남아 있던 트위터 계정을 뒤늦게 삭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정원 여직원 김 모씨와 조력자 이 모씨 일행도 '오늘의유머'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는 사실이 언론보도로 알려지자 대부분의 글을 삭제한 상태다.

 

 

[ 뉴스타파 ]

 

 

**************************************************************************************************

 

 

   국정원 선거개입은 그 자체로 헌정파괴다

                                                                                       (서프라이즈 / 권종상 / 2013-03-20)


한국 법조계 소식을 다루는 '로이슈'라는 인터넷 매체가 있는 걸 몰랐습니다만, 가장 최근 뉴스에서 이번 대선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더군요.

특히 일부 법조인들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 논리가 마치 절도는 정당한 재산증식이고, 폭행은 정당한 체력단련훈련이라는 것과 같다는 식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선거개입이 분명한 국정문란행위이며, 쿠데타에 준해 처벌해야 하는 것과 같다고 강력하게 비난했습니다.

(관련기사) 법조인들 “원세훈 국정원장 ‘국기문란’섬뜩… 엄벌해야”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엉망으로 만들었던 것은 이명박 정권에서 이미 박원순 시장 선출 당시부터 제기됐던 의혹이었고, 그 당시 시민의 시장교체 열망이 너무나 강해서 이미 드러난 이른바 '디도스 공작' 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나경원 대신 박원순 후보를 시장으로 선출했던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 뒤로도 이 선거에 대한 의혹은 나꼼수 등에서 계속해 제기되어 왔고, 심지어 대선을 앞두고 있었던 공작들의 유무 여부도 계속 논란이 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총선에서도 적지 않은 부정 논란이 있었지만, 이것을 확실하게 밝혀내지 못함으로서 결국 의혹들만 더 증폭시킨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이미 정부여당은 당시 방송 장악을 통해 간접적으로 선거를 방해해 왔습니다.

언론계 전문가들은 물론 시민들도 열망했던 김재철의 퇴진이 이뤄지지 않은 MBC의 경우, 공정방송은 둘째치고 전문인력들이 대거 강제로 일선에서 물러남으로써 방송사상 최악의 모습들을 보여줬습니다.

자막에 나왔던 '할아버지 할머니 환자'는 방송이 어디까지 망가졌는지를 보여주는 잣대일 수 있었지요.

 

이번에 국정원은 도저히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행동을 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보기관이 선거에 관여하고자 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대표적인 예가 닉슨행정부의 워터게이트 사건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미 이 같은 사건이 있었을 때 어떤 식으로 저항했는가 하는 것은 3.15 부정선거와 그 바로 뒤를 이어 터진 민중의 역사적인 도도한 물결이었던 4.19를 통해 명백히 증언되고 있습니다.

 

중언부언할 필요 없이, 잘라 말합니다.

이번 대선은 부정선거입니다.

다른 모든 정황은 제쳐두고라도, 국가 안보를 책임져야 할 정보기관이 국내 선거에 대 놓고 개입했다는 것 자체로 이것은 헌정 질서의 문란, 더불어 국가 질서 파괴 행위입니다.

 

시애틀에서…

 

 

권종상